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얼마 전 볼라벤에 별 탈 없이 모두 무사하신지요? 혼자 심사해야 하는 처지를 가엾게 여기신(...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많은 필자들께서 글 올리기를 잠시 멈춰주신 덕분에 심사해야 할 글의 양이 줄어 다행스러운 달이었습니다. 감사드리고, 계속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111호에서는 우수작을 선정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다음 달에도 작가분들의 건필을 기원합니다.  
7월 16일부터 8월 15일 자정까지 올라온 총 10편의 글 중 심사대상이 된 글은 4편이었습니다. 심사대상에서 제외된 작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분량미달:
        살아난 대리들의 밤 - moodern (원고지 11매)
        슈뢰딩거의 디버깅 - moodern (원고지 13매)
        초단편_공범 (Accomplice) - 아스라한 (원고지 16매)
        꼬까신 위령제 - 쉐도우 크로우 (원고지 46매)
        불의마녀 노라 이야기 - SIN (원고지 27매)
2) 분량초과:
        애들한테 무슨 죄가 - 빈군 (원고지 158매)


그 별을 졸업 - summer
일부 사람만이 확실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종말적인 배경과 대비되는 관조적이고 담담한 서술이 인상적인 글입니다. 화자는 배경 외에도 하나의 실종이나 그 애에 대한 느낌 등 관심이 가는 주요 인물에 대해서도 시종일관 담담한 어조를 유지합니다. 그런데 하나의 실종이나 내가 그 애에게 가지는 호감 등 화자가 지구에 귀향하기 전에 겪었던, 화자를 유일하게 자극했던 사건들마저 담담하게 묘사해 버려서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은 밋밋한 글이 되지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은 지구를 오기 전에 보았던, 종말을 맞았을지 살아남았을지 모를, 심리가 건조한 화자가 유일하게 관심을 가진 인물들인데도 하나의 사소한 풍광 묘사처럼 묻혀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중반이 넘어갈수록 담담한 어조와 내면 묘사가 개성을 잃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화자는 오직 자신이 처한 상황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지요. 그래서 이 글이 살아남은 자의 회상과 회한에서 멈춰버린 점이 아쉽습니다. 그러나 흡입력 있는 문장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소 갑갑한 느낌으로 끝나버려도 개성적인 분위기가 남는 글입니다.


외로움에 대하여-  정이
하나의 소설과 같은 인생을 초현실적으로 묘사하려는 시도가 엿보이지만, 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흠입니다. 드러내려는 주제에 적합한 장면 배치와 각 장면을 관통하면서 연결되는 주제나 알레고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음모론 - 오파랑
우울한 여러 이유 때문에 자살을 시도한다(발단)-그런데 아무리해도 죽지 않는다(발단)-박사를 소개 받는다(전개)-자살에 실패한 자는 음모가 없음을 알게 된다(절정)-음모를 민다(결말). 이 글은 이상과 같은 골격을 지닙니다. 그렇다면 의당 여기에 알맞은 이야기의 양을 적절하게 분배하여 이야기를 끌어나가야 겠지요. 그런데 이 글은 ‘우울한 여러 이유 때문에 자살을 시도한다’는 발단 부분에만 다소 긴 이야기-그것도 주로 자살을 하려는 이유들-가 덧붙여질 뿐입니다. 동음이의어인 음모(陰毛)와 음모(陰謀)를 유쾌하게 사용해 보려는 의도는 엿보이나 자살실패와 음모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군요. 독자단편 게시판을 검색해 보시면 동음이의어인 음모(陰毛)와 음모(陰謀)를 사용한 ‘음모가 자란다’(dcdc)가 있습니다. 두 단어를 작가 특유의 느낌으로 은유적으로 풀어낸 글입니다. 같은 소재의 글이므로 자신의 글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다음은 내 차례인가 - 오파랑
이 글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화자가 ‘환갑을 앞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십 대 남학생처럼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화자가 뿜는 에너지나 삶이나 죽음에 대한 태도에서는 이미 조직에서 30년 이상 산전수전을 다 겪은 연륜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무 것도 모르고 혈기왕성하기만 한 젊은 애송이 조직원의 설익음이 느껴지는 것은 어째서일까요? 또한 ‘죽음’을 다루고 있음에도 그에 걸맞은 무게가 없는 점도 아쉽습니다. 어떤 형태든 죽음은 무겁게, 또는 반대로 지나치게 유머러스하고 가볍게 다루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것이 죽음의 인상을 또렷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글에서는 이도저도 아닌 평범함으로 인해 재기발랄한 분위기 외에는 글의 개성을 찾기 힘든 점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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