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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작 안내 심사평

2018.02.15 00:0002.15

안녕하세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이달의 후보작을 선정합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연말에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 후보작으로는 목이긴기린그림 님의 「타임 패러독스」가 선정되었습니다. 「타임 패러독스」는 2018년 1분기 독자우수단편 우수작 후보가 됩니다. 축하드립니다.

우선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은 2018년 1월 1일부터 2018년 11월 31일 사이에 창작 게시판 단편 카테고리로 올라온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여 후보작을 추천하였습니다. 단, 의심주의자 님의 ‘얼음뿔’의 경우 원고지 326매로 단편으로 보기 어려운 분량이어서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였습니다. 긴 길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서사의 긴장과 힘을 유지하는 인상적인 작품이었으나 단편이라고 볼 수 없어 심사에서 제외하였으니 이해 바랍니다. 심사 대상이 된 두 작품은 서술 방식이나 구성 면에서 대조적인 면이 있어서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두 작품 다 짧은 분량 안에서 특징이 분명하게 구별되고 두 분 다 게시판에서 오랫동안 작품을 공개해 온 분들인데, 서로의 글을 읽고 자신의 글을 한 번 객관화 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MadHatter 님의 「눈을 떴을 때...」는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납치당한 사람의 관점과 그를 납치한 이들의 관점 두 가지로 진행되는 짧은 꽁트입니다. 탄탄한 서술을 바탕으로 한 이 글은 인간이 우주의 의미를 인식할 수 있을 것인가, 우주인은 존재하는가, 우주인이 존재한다면 왜 인간에게 보다 공개적으로 접근하지 않는가, 여러 가지 의문에 대한 작가의 한 가지 견해를 보여 줍니다. 고전 SF를 연상시키는 즐거운 작품이었습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현재의 결말에서 그치지 않고 그로부터 진행되는 이야기나 등장인물의 변화 같은 것을 볼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것도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목이긴기린그림 님의 「타임 패러독스」는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것이 존재의 본질이라는 개념과 타임 패러독스를 결합한 신선한 작품으로, 누구나 한번쯤 가져본 적 있던 어린 시절의 비밀친구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보이는 듯이 구는 고양이들의 행동의 이유를 설명해 주는 방식에 웃음이 배어나지만 글의 주제는 꽤 무거워서, 인간관계에 대한 작가의 고민은 결코 가볍게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점점 잊히고 결국은 누구도 인식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을 이 글에서는 선천적인 불치병으로 등장시켰습니다만, 실제로 어렸을 때는 너무나 소중했던 관계가 어느새 무심해지고 아예 없었던 것처럼 되어 버리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요. 이 글과 다른 것이라면 현실에서는 아무도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이 아니라 서로의 노력으로 다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다만 여러 가지로 생각에 잠기게 되는 주제에 비하여 이야기의 서술이 다소 가볍고, 갈등이 단조롭게 이어진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글의 시작 부분에서 엔딩을 짐작하게 되기도 하지요. 원고지 92매 정도의 짧은 글입니다만 서술을 조금 더 보강하면서 살을 붙여보시면 어떨지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음 달에는 더욱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좋은 작품 나누어주신 여러분들의 건필을 기원합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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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이긴기린그림 18.02.15 04:27 댓글

    심사평 감사합니다. 설 지낼 생각에 피곤했는데 심사평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ㅎ

  • No Profile
    MadHatter 18.02.15 14:10 댓글

    평 감사드립니다. 늘 비슷한 단점을 지적받는 것을 알기에 송구스럽습니다. ㅠㅠ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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