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우수작 옆집 남자

2007.02.24 00:0302.24

Inkholic님의 "앱솔루트 바디(Absolute Body)"는 일단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미스테리와 스릴러가 필요한 글인데 일방적인 편지글이라는 형식으로 썼기 때문인지, 좀 밋밋하고 리듬감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화자가 하류계급이라고 나오는 것에 비해 편지투가 너무 예의바르고 정중하다는 점도, 인물을 보여주는 방식면에서 눈에 걸렸습니다. 테드 창의 '이해'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라반디스 님의 "치유되지 않는 상처"는 '과거가 있는 용병'이 나오는 모험물에 나올 법한 패턴 (예를 들면 호감을 가진 여자 검사라든지)은 다 충실하게 답습하면서 진짜로 알려줘야 할 부분은 소홀했습니다. 핵심이 아닌 부분에 더 많은 공이 들어갔습니다.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만, 단서를 너무 많이 보여 주면 글이 싱거워지고, 단서를 너무 적게 주면 아무도 못 알아듣는데 이 글은 후자에 좀 더 가까웠습니다. 단서들이 짜맞춰졌을 때 얼마나 그럴듯한 상이 만들어지고 얼마나 설득력이 있게 될지에 대해서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M.Mori의 "알퐁스 필리에 씨의 죽음"은 중세 장례 풍속 중 하나를 보여줬을 뿐, 이야기가 빠져있었습니다.


에테르님의 "리바이어던"은 굉장히 관념적인 글이었는데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세 사람의 이야기를 밀고 나갔으며 긴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풀어 써낸 점이 돋보였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맞춤법이나 문장에 오류가 너무 많아 읽다가 맥이 끊기곤 했습니다. 또한 '괴물 안에 세 사람이 있다'는 상황을 지금보다 훨씬 빨리 보여 줘야 독자를 이야기로 끌어들이기 쉽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자우수단편 선정 여부를 놓고 많이 고심했었습니다. 다음 글이 기다려집니다. 건필하세요.

화룡님의 "기억 - 남은 용량 없음"은 일상의 에피소드로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깨달음으로, 이렇게 긴 설정을 늘어놓을 만한 반전이나 이야기거리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설정이 나온다면 그것만으로밖에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어야합니다.

귀우혁님의 "고전적인 모험가"는 아쉬운 글이었습니다. 귀우혁님의 글을 봐오며 한계 이상으로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항상 한 발 앞에서 멈추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문영님의 "양의 장미"는 주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읽을 수 있는 게 끝부분뿐인데 앞부분이 다만 배경인 것처럼 여겨질 정도로 급박하고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주제를 나타낼 수 있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법을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異衆燐 님의 "어떻게 처리해야 잘 처리했다고 소문이 날까."는 일상에 갑자기 침입한 비일상에 대해 지극히 일상적인 반응을 함으로써 경이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이었습니다. 러브크래프트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즐겁고 상쾌하게 읽을 수 있는 요소가 보였습니다.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옆집 남자"는 아이디어도 재치있었고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마지막 반전의 반전까지 깔끔하고 군더더기없이 진행되었습니다. 미스터리를 끌고 가는 솜씨도 좋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놓칠 부분이 없는 꽉 짜인 것도 돋보였습니다.
독자우수단편으로 선정되신 걸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작품 볼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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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인


그물에도 걸리지 않고
밧줄에도 걸리지 않는
물 속의 달                -蕪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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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집 남자
          Bad Ha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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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일]

햇볕이 유난히 강한 날이다.
아파트 단지 내의 놀이터는 비어 있다. 놀이터 바닥에 깔린 모래
를 밟으며 마치 사막을 횡단하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놀이터를 직진으로 횡단하여 나오는 아파트 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더운 바람은 건물 안에도 가득 차 있었다.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로 다가가려던 나는 왼편의, 우편함 앞에
서성거리고 있는 사람이 낯설다는 느낌에 고개돌렸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옆집 남자였다.
나는 그에게 다가섰다.

-안녕하세요.
-아, 네...안녕하세요.

그는 시선을 피하며 멋쩍은 듯 인사했다. 나는 그를 알아보는 데
왜 그렇게 시간이 걸렸는지 깨달았다. 이 더운 날 그는 긴 소매
남방을 입고 있었다. 봄도 다 안지났을 때부터 반팔티를 입고
구릿빛 피부에 근육이 잘잡힌 팔을 자랑하던 평소의 그답지 않은
차림이었다.

-요즘 통 안보이시더니...
  어디 다녀오셨어요?
-네, 네.

아무래도 내가 알던 그의 느낌이 아니다.
내 눈도 제대로 못보고 대답하는 그를 호기심이 생긴 나의 눈이
살피기 시작했다.
그의 팔을 감싼 긴소매의 끝에서 나는 이질감의 최대 원인을 알게
되었다. 그는 나의 시선을 눈치챈 듯 소매 속으로 손을 더 밀어
넣어 감추었다.
손가락 마디가 없어진 상처투성이의 손.
그는 더 이상 내가 보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긴소매에
파묻힌 손을 청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잠시 흐르는 어색한 침묵이 싫어 나는 그에게 인사했다.

-그럼 다음에 뵙죠.
-저기...

무슨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말머리를 꺼내던 그는 입을 다물었다.

-네?
-아닙니다.
  다음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교복을 입은 학생 둘이 나온 뒤 그 안
으로 올라탄 나는 문이 닫힐 때까지 우편함 앞에 멍하니 서 있는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5월 09일]

봄도 중반에 들어서고 있지만 그렇다해도 꽤 더운 날이다.
이 더운 날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아파트 앞 놀이터의 아이들은
시끄럽게 소리치며 뛰어다닌다.
앞도 안보고 달리다가 자신에게 부딪힐 뻔한 아이를 아슬아슬하게
비켜서며 놀이터를 빠져나온 그는 아파트 입구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 앞으로 다가가던 그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발길을
돌려 왼편의 우편함 앞에 다가섰다.
이곳의 우편함은 그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에게는 최적의 장소
였다. 이 건물의 같은 동내 모든 집의 우편함이 모여있고 경비실
에서도, 건물 밖에서도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다. 엘리베이터의
움직임만 주의하면 몇시간도 편안히 취미를 즐길 수 있다.
그는 10층의 우편함에 꽂혀있는 편지를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오른손의 엄지와 검지로 편지봉투의 윗쪽 부분을 잡고
얇게 찢어나가기 시작했다.
빈 편지봉투를 우편함에 걸쳐놓고 편지를 펼쳐보았다. 갖가지
형광펜으로 알록달록 쓰여진 고등학생의 연애편지였다. 저번에
뜯어서 읽었던 편지의 내용에 이어지고 있는 부분을 확인하며
그는 소리죽여 웃었다.
다시 봉투에 편지를 넣어 10층 우편함에 꽂아놓은 그는 다른
우편함에 무작위로 손을 뻗기 시작했다.
815호, 614호, 213호...
414호. 옆집의 편지였다.
지금까지 옆집에 온 편지를 몇통 읽어 본 적이 있지만 재미는
별로 없었다. 지방에서 근무중인 애인에게서 오는 평범한 내용의
연애편지들 뿐이었다.
그런데 이번 편지는 보내는 사람 이름이 안적혀 있었다. 비밀이
있는 편지에는 재미있는 내용이 들어있기 마련이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8층의 누군가가 내려오고
있는 모양이다.
그는 414호의 편지를 마저 읽을지 아니면 원래대로 꽂아놓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엘리베이터 앞에 다가갈지 순간적으로
고민했다.
그동안에도 그의 손은 버릇 그대로 편지의 윗쪽 부분을 잡고 얇게
찢어내기 시작했다.
폭음이 들렸을 때 그의 눈동자는 엘리베이터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가 바닥에 떨어진 편지와 살덩어리를 황망히 집어들고 밖으로
달려나간 후,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사람이 밖에서 용무를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자신이 끌고 다니던 강아지가 아까부터 물고 있는
것이 사람 손가락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비명지를 때까지는 꽤
많은 시간의 간격이 있었다.
  


[5월 07일]

-아니,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하는 거야!

반장을 맡고 있는 211호 아줌마의 비명에 가까운 외침에 엘리베
이터를 타려던 나는 고개돌렸다. 아줌마는 나의 얼굴을 보더니
반갑다는 듯이 손에 들고 있는 편지를 흔들어 보였다.

-아저씨, 이것 좀 봐요.
  세상에...누가 이걸 다 요렇게 뜯어놨어.
-...편지를요?
-이게 한두번도 아냐! 글쎄...
  맨날 이래요. 맨날 이래.
  어느 집 애새끼들이 이딴 짓
  하나 모르겠어. 교육을 어떻게
  시켜놨길래...

실체가 드러나지도 않은 범인을 타인의 귀한 자녀로 상정한 후
상스러운 막말로 몰아붙이고 있는 그녀의 교양넘치는 추리에 나는
냉소를 그리려는 안면근육을 억지로 자제시켜 무표정으로 일관
하며 내 집, 414호의 우편함에 손을 뻗었다.
편지가 한통 와 있었다. 보내는 사람 이름이 적혀 있지 않은 편지
였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나는 편지를 그대로 놓아둔 채 엘리베
이터에 올라탔다.

-어, 이 편지 안가져가요?

211호 아줌마는 나의 행동을 유심히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우편함에 그대로 놓아둔 편지를 가리키며 묻는 그녀에게 나는
대답하지 않았고 엘리베이터는 무심히 닫혔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다시 열렸을 때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415호. 옆집에 사는 남자다.
소매가 없는 운동복으로 근육이 잘 잡힌 구릿빛 팔을 강조하는
운동선수 스타일의 그는 나를 보더니 아는 척 했다.

-어디 다녀오시나보죠?
-네...
-날도 더운데
  언제 같이, 맥주라도 한잔해요?
-그렇게 하죠.

나의 대답을 들은 그는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내가 내린 엘리베이터는 그를 태우고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211호 아줌마가 아직 그곳에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다.



[5월 03일]

4번째다.
어제도 뜯어져 있는 편지를 손에 든 채 집에 들어선 나는 바닥에
편지를 내팽개쳤다.
나의 그녀가 손수 정성들여서 쓴 글자들이 곱게 접혀서 보내어진
편지를 나보다 먼저 누군가가 읽은 지도 벌써 4번째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나보다 먼저 읽으려 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녀에게 편지를 그만 쓰라고 할 경우 어떤 오해를 할 지 또는
얼마나 상심할 것인지에 대해 예측할 수가 없다. 그러니 그녀가
지금 이 상황을 모르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제 밤을 새운 끝에 드디어 해결책을 마련했다.
4통의 편지를 앞에 두고 보자 확연했다. 4개 다 똑같은 방법으로
찢어져 있었다. 거칠게 찢어낸 자국이 아닌 얇고도 섬세하게
만들어진 그 단면은 어린 아이들의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어른
의 악취미에 의한 소행일 것이라는 심증을 굳혀 주었다.
그렇다면 나로서도 편했다. 조금 잔인한 방법을 써도 죄책감이
덜할 것이기 때문이다.
군대있을 때 배운 화약에 대한 지식이 사회에서도 가끔 필요할
수 있다던 고참의 말은 사실이었다. 재료는 문방구와 철물점,
동대문의 노점상을 한바퀴 돌고 나니 모두 준비되었다. 부대 내
에서 칭찬받던 빠른 손놀림이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사실은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편지는 금방 완성되었다. 수신인란에 내 이름을 쓰고 발신인란은
비워두었다. 이제 우편함에 갖다놓기만 하면 된다.
4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한없이 길게 느껴졌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마자 우편함으로 향한 내 시선은 믿을
수 없는 것을 보았다.
우편함 앞에 서 있는, 옆집 남자의 옆모습이 보였다.
그가 손에 들고 있는 편지. 윗부분만 살짝 찢어낸 편지와 운동
으로 다져진 근육질 팔뚝이 내 눈동자 안에 들어왔다.
그의 손은 황급히 편지를 우편함에 밀어넣었다. 7층이었다.
그는 내 쪽으로 고개돌리며 아는 척 했다.

-아이구, 오랫만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요즘 바쁘신가 봐요.
  통 안보이시던데...
-하하. 좀 그렇네요.

그의 눈은 나의 기색을 살피고 있었다. 그의 행동을 내가 보았는
지에 대해 염려하고 있는 듯 했다.
나 역시 그의 시선을 살펴야 했다. 내 손에 들고 있는 편지가
그의 눈에 띄지 않도록 뒷짐지면서 기억도 나지 않는 가벼운 내용
의 대화를 약간 더 나눈 뒤 황급히 건물 밖으로 나왔다.
단지 입구를 지나 버스로 두 정류장 거리에 있는 우체통에 편지
를 넣고 나서야 편지봉투에 우표를 붙혀두길 잘했고 이렇게 해서
우체국 소인을 받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흐리기는 하지만 비가 오지 않을 날이다.



[7월 13일]

이제서야 장마철다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어있는 아파트 앞 놀이터의 모래가 젖어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1층 복도에 서서 밖을 보고 있던 그는 긴소매로 가린 자신의
손으로 시선을 돌렸다.
왼손 검지와 오른손 엄지와 검지는 모두 한마디만 남아 있었다.
줏어들고 간 손가락은 붙힐 수 없는 상태였다. 그나마 한마디도
남지 않은 오른손 중지는 찾아내지도 못했다. 712호의 강아지
주인이 성가신 일이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쓰레기봉투에
조용히 담아버린 것을 그로서는 알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 앞으로 다가가던 그는 발길을 멈추었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왼편의 우편함 앞에
다가섰다. 멍한 표정으로 우편함을 마주보고 선 그는 꽂혀있는
편지들을 눈으로 살폈다.
주위를 둘러본다. 다시 우편함을 본다.
주위를 둘러본다. 다시 우편함을 본다.
한참동안 아무도 없는 1층 복도에서 같은 동작을 반복하던 그는
211호의 편지를 집어들었다.
뭉툭해진 엄지와 검지에 닿는 편지봉투의 질감이 이질적이었다.
그는 손가락 끝에 피가 쏠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천천히
편지를 찢기 시작했다.
편지의 찢어지는 단면은 예전같이 얇지 않았다. 엄지와 검지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그 고통에 입술을 깨물며 그는 편지를 조금씩
찢어나갔다.
등 뒤에 맺힌 땀이 차갑다.
더 이상 남의 편지를 찢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물론 알고 있다. 병원에 누워서 손을 내려볼 때만 해도 그것은
확고하게 마음 속에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폭음, 서서히 쏟아져 나오는 핏물, 참을 수 없는 고통.
그리고 고통 속에 느껴지는 쾌감.
이전에 편지를 뜯으면서 느낄 수 없었던 그 감정에 대한 열망이
그에게 또다시 편지를 찢도록 종용하고 있었다.
죄책감? 자신이 아니었으면 414호 남자가 다쳤을 것이다.
병원에 달려갈 때 들고 있던 편지를 택시에서 내리면서 흘리는
바람에 증명할 수는 없었지만 그가 414호 남자를 구한 것이다.
즉, 이것은 남의 생명을 구하는 숭고한 행위일 수도 있다.
적어도 415호 남자에게 이것은 숭고한 행위이다.
211호의 편지 윗부분이 다 찢어졌다.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終>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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