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심사위원을 맡으며


赤魚

 안녕하세요. 赤魚 김주영입니다. 엉겁결에 독자단편란 심사위원을 맡게 되었습니다. 지난 달치 독자단편을 출력해서 읽으면서 수준 높은 글과 글에 대한 열정에 많이 놀랐고, 또 기뻤습니다. 출력한 종이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읽고,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열차 속에서 장장 6시간에 걸쳐 또 한 분의 심사위원과 열 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글쓰기에 열정적인 분들과 함께 하게 되어서 굉장히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사위원을 맡으면서 그간 독자단편심사란을 훑어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심사평의 목적은 여러분의 글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다른 이의 시선으로 자신의 글을 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시간과 열정을 들여 쓴 글을 ‘공격’하거나 ‘흠집’을 내려는 목적으로 행하지 않음을 분명히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흔히 온라인에서 글을 읽다보면, 댓글이라는 무지막지한 시스템 덕분인지 자신의 글에 대한 평을 읽고 자존심이 상해서 ‘분노의 키보드질’로 글을 남기는 장면을 곧잘 봅니다. 사실 온라인에는 제대로 된 비평이 드뭅니다. 칭찬일색인 지인들의 평이나 고만고만한 수준에서 추켜 세워주는 감상을 듣다보면 대개의 작가들은 ‘내 글이 천하제일’이라는 오만함을 지니게 됩니다. 그렇기에 가혹한 비평을 들으면 비평을 분석하고 자신의 글에 적용하여 발전해 나가려고 하기보다, 우선은 분노의 키보드질로 방어하거나 가혹한 비평을 폭력이라고 느끼기도 합니다. 심지어 비평가를 인신공격하여 깔아뭉개려는 시도도 서슴지 않습니다.
 나르시시즘에 빠져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그저 그런 작가로 남지 않으려면 그런 태도는 지양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작가는 비평가보다 훨씬 더 가혹하고 냉철하게 자신의 글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비평이 옳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심사평 역시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아서 비평이 틀리다고 여긴다면, 자신의 글이 발전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어떤 비평이라도 그 속에는 더 발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언이 하나쯤은 들어있습니다. 냉정하게 비평을 분석해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면서 계속 진지하고 치열하게, 꾸준히 작업하셔서 글의 발전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심사평에 열을 받으면 그 열을 작품에 쏟아주시기 바랍니다. 뜨겁게 달궈진 분노가 문장을 따라 뜨거운 피처럼 흘러 훌륭한 작품으로 승화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결국 글쟁이는 글로 승부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정면승부겠지요. 쉽지 않은 일임은 압니다만, 이를 악물고 그러한 고행의 과정을 넘을 때 ‘장족의 발전’이라는 영광이 있을 것입니다.
 언제나, 어디에서나 웹진 거울의 독자단편심사단에게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고 하면, 읽어볼 필요도 없이 높은 수준의 글임을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그 날까지, 항상 뜨거운 가슴으로 읽고, 차가운 머리로 심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정면승부합시다!

원경

 반갑습니다, 갈원경입니다. 독자 우수 단편 선정에 두어 번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만 정식으로 이름을 걸고 단편 심사단을 맡게 되었습니다. 인사드립니다.
 처음으로 통신망에 글을 올렸던 때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단말기’로 통신망의 글들을 읽으며 두근두근 했던 시절이 지나고 처음으로 컴퓨터에 모뎀을 설치하고, 써놓은 글을 한 게시판에 올렸었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내 글을 읽는다는 긴장감, 어떤 반응을 받게 될까 하는 기대감, 누군가가 내 글을 좋아해 주면 좋겠다는 설레임. 그 시절과 지금을 생각해 보면 모뎀은 인터넷 고속선으로 바뀌었고 그 시절 존재하던 푸른 화면의 통신망은 사라져 버리고 말았군요.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의 누군가에게 글을 보일 수 있다는 것, 사람들의 반응을 두근거리며 기다린다는 것은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힘들게 쓴 글에 대해서 매서운 화살이 날아오면 그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기도 했고, 때로는 왜 내 뜻을 읽어주지 못하느냐고 언성을 높이고 싶어지기도 했습니다. 글 쓰는 사람에게 자신이 쓰는 글은 작든 크든 하나의 세계이고, 소중한 자식 같은 것이겠지요. 글에 대한 비평이 비판으로 읽히고, 공격으로 읽히고, 곧 나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여겨질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전도, 지금도, 글을 쓰고 올렸을 때 가장 서글펐을 때는 아무런 반향도 돌아오지 않을 때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글을 제대로 이해해 주지 못한다는 안타까움보다, 누구도 무엇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아팠습니다. 한 때는 내 글에 대해서 매섭게 지적하는 독자가 서럽고 야속하고 속상하더니, 지나고 나니 그 말 때문에 내가 성장한 부분이 있었구나 여겨지기도 합니다.
 저 역시도 글을 쓰는 입장이기 때문에 심사단이라는 이름으로 앉으려고 하니 부담스러운 마음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자신의 글도 만족스럽게 쓰지 못하면서 타인의 글에 대해서 말할 수 있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감히 말씀드리지만, 심사단의 이름으로 앞으로 쓰게 될 모든 글에 대해서 글쓴이들보다 저 자신이 우월하다고 여기는 마음, 다른 이들의 글을 깎아 내리려는 마음은 한 톨도 섞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내 글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렇게 읽어 주길 바랐던 기분으로 읽었으며, 읽을 것입니다. 내 글을 퇴고하는 마음가짐으로 다른 분들의 글을 곱씹어, 보다 나은 글을 쓰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지 진지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소설을 쓰는 것에 완성이라는 것, 완벽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소설도 완벽한 소설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조금 더 손질하고 조금 더 다듬어 낼 수 있는 곳은 없을지 숙고하겠습니다. 감탄한 부분, 배워야겠다고 여긴 부분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하겠습니다.
 독자 단편 심사단을 맡은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저 자신이 성장하고 싶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객관적으로 읽어 나가면서 저 자신의 글을 되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독자 단편란의 모든 작가분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미흡하나마 여러분과 함께 이 게시판, 이 공간을 더욱 알찬 곳으로 채워 나가기를 소망하며, 소견을 마칩니다.


댓글 2
분류 제목 날짜
선정작 안내 독자우수단편 선정7 2014.03.31
선정작 안내 독자우수단편 선정3 2014.03.01
선정작 안내 독자우수단편 선정3 2014.02.01
선정작 안내 독자우수단편 선정4 2013.12.31
선정작 안내 독자우수단편 선정3 2013.11.30
선정작 안내 독자 우수단편 선정3 2013.10.31
선정작 안내 독자 우수단편 선정1 2013.09.30
선정작 안내 선정작이 없습니다. 2013.09.30
선정작 안내 독자 우수단편 선정3 2013.08.31
선정작 안내 선정작이 없습니다. 2013.07.31
선정작 안내 독자우수단편 선정2 2013.07.31
선정작 안내 독자우수단편 선정2 2013.06.30
선정작 안내 선정작이 없습니다. 2013.06.01
선정작 안내 독자우수단편 선정3 2013.05.31
선정작 안내 독자우수단편 선정3 2013.04.30
선정작 안내 독자우수단편 선정4 2013.03.29
선정작 안내 독자우수단편 선정2 2013.03.01
선정작 안내 독자우수단편 선정6 2013.02.01
선정작 안내 꼭지 소개 2003.06.26
선정작 안내 독자우수단편 선정3 2012.12.28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