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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 전후로 온 나라가 시험 이야기에 휩싸이고, 정치적으로 굵직한 일들이 끝없이 터지는 현실에서 작가분들의 창작 의지가 다른 곳으로 많이 전환이 된 탓이었을까요. 다른 달에 비해 많지 않은 편수로 심사단의 어깨는 조금 가벼운 달이었습니다. 그러나 올라온 글들은 대부분 일정 수준을 넘는 수작들로, 읽는 즐거움이 있는 달이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힘들 때에 글이 더 잘 써진다는 사람도 있고 현실이 괴로움이 깊으면 창작할 여유조차 없다고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창작의 마음에 변함이 없이 꾸준히 글을 써 나갈 때 작가의 실력도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102호에서는 우수작 없이 가작으로 천공의 도너츠 님의 ‘채취선’을 선정하였습니다. 더욱 건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10월 16일부터 11월 15일 자정까지 올라온 총 14편의 글 중 심사대상이 된 글은 7편이었습니다. 심사대상에서 제외된 작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분량미달: 달의 깊은 크레이터와 작고 아담한 토끼 시신에 대하여 (술펀하루, 원고지 60매), 피리 명인(먼지비, 원고지 9매), 시간 죽이기(밤조심, 원고지60매), 회한의 궁정(먼지비, 원고지 39매), 해를 지키는 별(먼지비 원고지 7매), 인어공주(황당무계, 원고지 14매), 밤을 태우는 별(먼지비, 원고지 9매)



시메트리(symmetry) by 술펀하루

A: 용사냥을 떠난 사냥꾼의 이야기가 최근 유행이 되고 있는 걸까요? 좀비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트랜드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동양에서 ‘용’의 이미지와 서양의 ‘드래곤’의 이미지는 다르고,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지면 또 다른 용의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겠지요. 이 글의 ‘용’은 동양의 초월적인 존재로서의 무게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양의 소탕해야 될 대상으로서의 ‘드래곤’이 섞이면서 작가의 개성이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쪽도 아닌 묘한 느낌만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집단이 용사냥에 성공하는 이야기와 그 뒤의 환각 장면들을 뒤섞어 배치하면서 사건의 전후가 모호해지고, 그 결과 글의 시작부분과 중반의 환각이 얼른 연결되지 않는 점이 아쉽습니다. 시간을 엇갈리게 배치하는 방법이 글의 역동성을 가져오는 장점은 있지만 독자가 사건을 파악하기에는 어려워 질 수 있지요.
마지막 장면에서 아내와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시킵니다만, 다소 진부하고, 그 전까지 삶과 존재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던 글의 여운을 오히려 감소시키고 맙니다. 오히려 그 전에 주인공이 자신의 행동에 죄악감을 느끼며 결국 자살에 이르기까지의 갈등을 보다 내실 있게 파고들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탄탄한 문장력이 평범한 주제에 묻혀 버리는 것이 아쉽습니다.
덧붙여,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글에 ‘Symmetry’라는 제목이 과연 적절했을까요? 글의 시대상에 맞는 다른 제목은 생각할 수 없었을지. 글 안에 제목의 의미가 제대로 잘 녹아나 있는지 고민해 보시면 더 좋겠습니다.


B: 인간은 언제나 외부에 있는 적을 향합니다. 하지만 증오해서 칼을 들고 쫓아가는 적이 사실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검은 그림자의 투영임을 깨닫지 못합니다. 끝없이 쫓아가는 용감한 자는 자신의 그림자와 마주하고, 그와 동시에 한없이 역겨운 자신을 깨닫게 되지요. 그것을 이겨내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 바로 다음 단계를 향한 성장일 것입니다. 수많은 신화에서 이러한 모티브를 차용하여 같은 교훈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이 글 역시 이러한 모티브의 변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글 속에서 주인공의 적이자 그림자는 ‘용’에 해당되겠지요. 하지만 결말은 ‘용자의 승리’가 아니라 자기혐오에 빠진 주인공의 자살로 맺어집니다. 모티브를 잘 이어갔지만, 노골적인 주제 표현이나 구태의연한-신선하지 못한-소재 선택과 구성이 아쉬운 글입니다. 문장력이 탄탄하고 기본적으로 골격 있는 글을 쓰시는 인상을 받습니다. 자신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글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by 김진영

A: 수능이 이제 끝나고 학생들은 성적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만, 작가분의 입시는 아직도 진행형이군요. 글이 작성된 것은 11월 초순이니 수능 직전에 그만큼 더 입시에 대한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우셨기 때문일까요. 전작들 중의 다수와 마찬가지로 입시와 경쟁사회에 대한 노골적인 상징과 비유가 이번 글에도 변함없이 등장합니다. 경쟁에 내몰려 인간성을 잃어가는 인물들의 심리에 깊이가 부족하다 보니 작가분이 깊이 고민하신 무게감에 비해 글은 가볍게 겉돌기만 합니다. ‘로그’ ‘스쿨’ ‘폐인’ ‘스틸’ 과 같은 이름들의 노골적인 상징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의 개성이 살아나지 못하다보니 등장인물들은 ‘나’와 친구 한명 밖에는 없는 것만 같습니다.
공놀이를 다시 할 수 있는 것만으로 좋다, 는 것은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이 아니지요. 인물들의 갈등도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힘든 상황은 계속되고 탑이 완성되면 모두들 뿔뿔이 흩어지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공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자 하는 것은 고3 생활의 힘든 부분이나 친구들 사이의 갈등을 모두 덮어둔 채 잠깐의 즐거움으로 만족하고자 하는 고3의 심리 같아서 쓸쓸하네요.


B: 주제가 계속 반복되는 느낌이 듭니다. 탑이나 벽, 닿지 못할 곳, 넘어야 할 곳 등 지금까지의 소재나 주제가 작가의 상황과 많이 결부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아마 이런 점은 작가의 상황이 달라져야(...그리고 앞으로 달라질 것으로 예상이 되고...) 해결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재가 작가에게 매우 중요한 주제를 담고 있다 보니 글이 자꾸 소재에 잡아먹히는 것 같습니다. 소재와 그에 담긴 주제가 너무 뚜렷하고 무거워서 나머지 줄거리나 인물들이 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열꽃 by 김진영

A: 이번 달에 올라온 작가의 두 글은 상당히 문체가 대조적이어서, 다른 분의 글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사회적인 성공을 얻은 뒤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경험을 겪고, 광장공포증에 시달리며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버린 남자가 아내와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고 다시 살아야 할 희망을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는 따뜻하네요. 하지만 문체 자체가 글 자체에서 언급하고 있는 ‘다자이 오사무’를 떠올릴 정도로 작가의 일반적인 문체와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좋은 글을 읽고 나면 그 글의 영향을 받기 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만의 문체를 잃지 않도록 휩쓸리지 않는 것도 필요하지요.
현관문의 손잡이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광장공포증이던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아내와 전화통화를 통해서 밖으로 나갈 약속을 잡고 외출하는 상황은 그 전까지 심각하던 갈등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글에서의 설정을 뒤엎어버리는 결과가 됩니다. 주인공이 외출을 결심하고 문 밖으로 나가기까지의 고통이 전혀 그려지지 않기 때문에, 그러려면 왜 광장공포증의 설정이 앞에 나타났는지 의문스러워 지는군요. 나가보려 했지만 나갈 수 없어서 ‘현관문에 서서 눈을 감고 눈물 없는 울음만 내뱉을 뿐‘이라던 절절함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아내와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대화만이 이어지다니요. 남자의 증상을 아는 아내 역시 남자의 외출에 그리 놀라지 않는 것도 의아하지요. 일반적인 작가의 문체에 비해 문장이 길어지면서 호응이 되지 않거나 맥락이 흐트러지는 부분이 간간히 보이는 것도 아쉽네요.
세상을 보는 긍정적인 시선, 모든 것이 다 잘 될 거라는 낙관적인 관점은 아름답습니다. 사랑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주제 역시도 진부하지만 항상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주제기도 하지요. 다양한 글을 읽으시되 중심을 잡으시고 자신만의 글을 써 내시기를 기대합니다.


B: 여전히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반갑습니다. 열꽃을 소재로 피었다 지는 인간의 희망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글이지요. 하지만 주인공인 작가의 성공과정이 보다 더 치밀하게 그려졌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희망과 절망의 교차를 그릴 때는 그러한 상황이나 감정이 뚜렷하게 대비될 때 효과가 커지지 않을까요? 이 글에서도 작가의 절망과 좌절이 극한에 가까우면 가까웠을수록 결말이 주는 감동이 컸을 것 같습니다.


한때 그곳에 심장이 뛰었다 by 쿼츠군

A: 종말의 상황에서 생존과 고독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상황과 행동이 리얼합니다. 여자가 자신을 죽이라고 하기까지의 심리에 좀 더 파고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시체 앞에서 먹을 것을 챙기면서까지 삶에 집착하던 여자가 생존 대신 ‘혼자 남지 않기’를 선택하는 심리가 보다 타당성 있게 느껴지게 하려면 여자가 ‘외로운 것이 싫다’고 말하기 이전부터 여자가 외로움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글 전체에 복선으로 깔아야겠지요. 살고자 하는 것은 누군가가 분명히 살아 있을 거라는 희망 때문이었고, 그래서 소년에게 그토록 집착했고, 소년의 죽음은 여자에게 미칠 것 같은 고통이었고, 남자를 만나서 새 희망을 느꼈다가 결국 둘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차라리 자신이 먼저 죽는 편을 택하는 전개 말입니다. 여자의 감정적인 변화가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다보니 글의 초반에 소년에 대한 에피소드는 사족처럼 느껴지는군요. 아니면 타인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남자의 심리에 더 파고들어 보시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B: 몇 달째, 인류 종말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한 두 편은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인류 종말은 항상 인간의 근원적인 존재에 대한 불안과 연결됩니다. 이 글 역시 인간이 가지는 근원적인 고독과 닿아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이들을 죽이고 싶은 증오는 사실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의 그림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자가 심장소리를 들으며 사람을 쫓아다니는 이야기는 매우 인상 깊었는데, 주제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바람에 인물이나 이야기가 묻혀버리는 점이 아쉽습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여자 주인공이 너무 수동적이어서 이야기가 가지는 박력에 비해 다소 맥이 빠지는 느낌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이 이야기는 심장을 쫓아다니는 남자의 관점에서 진행이 되었다면 긴장감도 살아나고, 반전도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싶어집니다. 남자의 칼칼한 욕망과 그에 대비되는 고독을 쫓아가는 것이 독자로서는 훨씬 더 매력적일 것 같기도 하고요.


Knights of Cydonia by 빈군

A: 현실 상황을 연상시키는 가상적인 상황을 사실성 있게 써 내려가는 솜씨는 전작과 다름없이 돋보이고 있고, 능청스럽게 일인칭 시점으로 사건을 서술하는 입담도 멋집니다.
외계에 침공에 대한 공포감이 사회를 지배하면서 새로운 권력이 세워지고 저항이 나타나는 가상적인 상황이 사실적이고 맛깔스럽게 묘사되었습니다. 저항 세력인 아버지의 실종과 그 아버지의 복수를 하도록 몰리는 아들이 마주치는 적이 다름아닌 아버지라는 것은 오래된 클리세처럼 보이기도 하는군요. 그러나 이 조우가 너무 돌발적이고 가볍게 다루어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아버지는 과업에 실패한 영웅이었는데 아들과 만난 순간에는 이미 변절자가 되어 있지요. 아버지의 변절에 아들이 느끼는 감정이 만남 장면 이전에 다루어졌어야 하지 않을까요.
기사단 해체와 인류의 공황상태 가운데 외계인들은 사실 지구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는 반전이 특이하군요. 그런 반전이 마지막의 ‘몇년 뒤’ 장면 때문에 빛이 바랩니다. 세계전쟁의 결말 이후에 우주선이 지나쳐 버리는 장면이 보다 임팩트 있는 결말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요. 부모님이 사실 살아 있었고 지구를 떠난 사람들 중에 있었다는 사실보다는 독자에게 보다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 두 심사위원의 평이 살짝 엇갈린 글이었습니다. 서술이나 소재에 대한 관찰력, 주제에 대한 깊이, 안정된 문장 등은 여전히 반갑습니다. 구성도 맛깔스러운 편입니다. 하지만 외계, 기사단, 항공모함 스카이-스크레이퍼호 등의 소재가 천안함 사건을 자꾸 연상시켜서 그것이 이야기에 오버랩이 되어버리는군요. 사실적이고도 현실적인 사건이 오버랩 된 순간 이야기의 재미가 줄어들어서 아쉽습니다. 이 점은 개개인에 따라 관점 차이가 있을 부분이기 때문에 참고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내 by 강민수

A: 단막 드라마로 만들면 딱 좋을 것 같은 이야기입니다. 인물의 대사도 ‘오, 맙소사, 당신을 잊어버리다니’ 와 같은 어색한 대사가 가끔 나타나긴 하지만 대치한 두 인물의 말투가 특성있게 잘 그려지면서 대화 위주로 이야기를 진행해 속도감이 느껴지네요.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에 어디서 본 것 같은 전개, 마지막의 여운 까지 어떻게 보면 새로움이 떨어질 수 있는 글인데 글의 속도감 때문에 가독성 있는 글로서 완성되었습니다. 다만 수환의 기억상실이라는 우연한 사건에 이야기 전체가 기대고 있다는 점은 아쉽네요. 반전과 반전에 꼬리를 무는 전개는 소설보다는 드라마 대본에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B: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소재, 다소 식상한 구성...이라고 혹평을 할 법도 한 글인데, 잘 쓰인 글입니다. 단락을 끊어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호흡이나 장면, 장면의 긴장감을 잘 살려서 마치 짧은 서스펜스 영화 한 편을 본 기분을 독자에게 느끼게 하지요. 소설보다는 오히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다소 흔한 소재라도 작가의 필력이나 구성에 따라 재미있게 읽힐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글입니다.


채취선 by 천공의 도너츠

A: 극한의 상황에서 일하는 남자들의 강함과, 그러한 상황에서 인간의 심리를 사실성 있게 묘사하고 있군요.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주변의 남자들을 부리는 것처럼 보이는 ‘레나’가 자신의 의지로 채취선의 항해에 동행했다가 인신공양의 대상이 되는 전개는 소름끼치는 반전입니다. ‘레나’가 원통 안에서 외치는 목소리와 비명은 강간의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그 장면을 바라보는 남자 승무원들과, 레나에게 부하처럼 휘둘리던 ‘토드’가 느끼는 쾌감은 그 때문이겠지요. 승무원들과 토드가 몸을 떨면서 접신의 상황과도 같은 쾌감을 느끼는 부분은 글 전체에서 가장 강렬하게 느껴지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전작의 작품에 비해 속도감이 더 붙으면서 글의 전개가 명확해지고 인물들의 심리 변화가 생생해 작가분도 접신의 상황과 같은 격정 속에서 글을 쓰신 게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인신공양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다는 점이나, 승무원과 ‘토드’의 쾌감이 여성에 대한 남성의 악의 짙은 판타지로 읽힐 가능성 등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글이기도 합니다만, 작가분이 이 글을 쓰시면서 보여주신 열정과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계속 건필하시기를 기대합니다.


B: 할 말이 많은 글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하고 싶지 않은 글이기도 합니다. 언제나 건조하고 리듬감이 없는 점을 기 작가의 약점으로 자주 지적했던 것 같은데, 읽어본 글 중 가장 생동감 있고 악에 받친 듯 격정으로 내달리는 작가의 호흡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이 잘 느껴집니다. 남성들로만 구성된 우주선 안에서 이익을 위해 한 여자를 희생하면서 벌어지는 의식은 마치 원시적인 제례를 연상시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 글의 제례는 신성하기보다 작가가 투사한 사디즘과 결합된 성애의 의식이라는 점인 것으로 보입니다. 표현이나 서술, 긴박한 분위기 묘사, 구성도 좋았으나 작가가 감정에 압도되면서 주제가 실종된 점이 아쉽다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글에 담긴 생생한 감각은 유지되면 좋겠습니다.


102호 독자 우수단편 가작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거울 독자우수단편에 선정되신 분들께는 책을 한 권씩 보내 드립니다. euseoha @ gmail. com 으로 우편물 수령할 주소, 성함, 전화번호 (택배 발송시 필요)를 보내 주세요.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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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펀하루 11.11.27 18:40 댓글 수정 삭제
    평 감사합니다. 어렴풋이 글의 문제점이나 단점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정제된 평으로 보게 되니 더 확실하게 알게 됐습니다. 더욱 독창적인 소재를 찾기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사족이지만, 시메트리는 조선시대가 아닌 많은 판타지에서 다뤄지는 중세시대가 배경입니다. 아마 '태조'라는 단어 때문에 그렇게 보신 게 아닌가 싶은데, 이것은 제 불찰이지요. 건국의 시조라는 의미를 생각하고 택한 단어인데, 지나고 생각해보니 태조는 조선의 건국 시조지 절대로 일반 명사로 지칭될 수 없겠더군요. 그렇다고 바꾸자니 게시판에 올린지 너무 오래 되었고... 뭐, 그런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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