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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거울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봄이 지나가는 꽃길이 제주도에서는 시작되었다지만 찬 바람이 아직 매섭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2017년 1월 16일부터 2017년 2월 15일까지 독자단편란에 올라온 작품을 대상으로, 1분기 두 번째 후보작을 선정합니다.

이번 달에는 유난히 소재 면에서 괴물이나 기이한 현상을 소재로 한 글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 164호의 추천작으로 의심주의자 님의 「개나 고양이」를 선정합니다.

「하수구에는 악어가(제프리 김)」에서는 악어를 중심 소재로 삼아 자본주의 속에서 벌어지는 생존과 경쟁을 표현하고자 한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악어, 하수구, 악어의 아가리 등에 부여한 상징과 의미를 깊이 있게 풀어가기엔 주인공의 의식과 감각이 얕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또한, 무겁고 진중한 주제에 비해 이야기의 분위기가 시종 명랑하고 가벼워서 주제의식이 효과적으로 표현되거나 전달되지 못한 점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벨벳 거미와 뻐꾸기(MadHatter)」는 우리 속에 숨어있는 외계인이 중심소재입니다. 다양한 이야기가 가능하므로 작가들이 선호하는 소재 중 하나입니다. 주인공이 가족의 기이한 비밀을 알게 되고 이를 파헤쳐 나가는 과정이 지나치게 일상적으로, 평이하게 진행되어 독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점이 큰 약점입니다. 미스터리 장르라면 이 약점은 매우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언니가 자신에게 올 애정을 훔쳐가고 있다고 내내 느껴온’ 주인공과 언니와의 갈등을 부각하는 등 독자의 흥미를 끌 만한 요소를 배치하면 조금 더 흥미 있는 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에게에게(공상과잉력)」에는 청춘의 절망 그리고 자살이라는 암울함이 담겨있습니다. 이러한 소재는 청춘을 처음 맞는 자들에겐 새로운 경험이지만 문학적 소재로는 신선하다고 하기 힘듭니다. 또한, 동일한 소재를 다룬 기존 작품과 차별화되는 정서를 표현하기도 매우 힘든 소재이기도 합니다. 이 글 역시 유사한 소재와 주제를 가진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깊은 사유와 농밀한 감정을 현학적으로 표현해 나갑니다. 그 표현에서 작가의 진솔함이 느껴지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개나 고양이(의심주의자)」는 사건을 심화하지 않는 채로 주인공의 비슷한 경험과 의심이 반복되는 바람에 독자의 긴장을 효과적으로 고조시키지 못하는 점이 크나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독자가 가장 긴장한 상태로 맞았어야 할 결말이 덤덤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인 듯합니다. 그러나 독자를 붙잡은 채로 흡입력을 유지하는 문장과 표현이 장점인 글입니다. 비록 긴장이 크게 고조되지는 않았지만, 화자의 감각과 감정이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 독자의 긴장을 떨어뜨리지 않고 지속하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독자단편란 작가 여러분의 지속적인 건필을 기원합니다.

댓글 1
  • 의심주의자 17.03.14 10:46 댓글

    감사합니다. 제 자신은 써놓고도 정말 답답한 글이라고 느꼈는데, 그 이유를 정확히 짚어주셨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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