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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은 ‘서사’를 읽는 것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 주는 전개가 매력적인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이나경 님의 「다수파」가 이 달의 후보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음악, 외침 – IMAC」

행성과 행성 사이를 오가는 광활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쾌락과 윤리 사이의 간극에 대해 한 가족의 공연 관람을 중심으로 서술한 소설입니다. 주제가 무척 흥미롭네요. 인간은 어디까지 자극적 쾌락을 추구할 수 있는지, 자극은 인간을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를 묘사하기 위해 ‘거인들’이라는 밴드가 등장하고, 밴드의 퍼포먼스는 압도적인 ‘폭력’입니다. 메탈, 슈게이징, 코어 등, 현대의 자극적인 대중음악들이 갈 수록 더 인간 본연의 신체를 고통스럽게 자극하는 방향으로 나아왔다고도 볼 수 있겠죠. 그러나 왜 이렇게까지 광활한 우주적 시공간을 선택했는지는 쉽게 알 수가 없습니다. 이 광활함이 작중인물의 고민과 윤리에 대해 특별히 더 큰 무게를 실어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쾌락을 누리며 오래 살 수 있다’는 설정과 밴드 거인들의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모든 해석을 맡겨버렸습니다. 소설은 당연히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이 정도까지 많은 설정을 깔아두었다면 어느 정도 이 광활함에 대한 답을 도출하고 ‘떡밥을 회수’해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다수파 – 이나경」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내려가다 마지막에 가서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딸이 아버지의 ‘아주 사소하지만 놀라운 능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전개는 매끄러우면서도 유려합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지극히 평범하다는 것이 능력인 아버지의 별 것 아닌 자부심이 세상을 해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에 그 ‘능력’이 폭발하는 부분까지 문장도 구조도 캐릭터도 훌륭합니다. “내가 찍은 사람들이 다 된다”는, 흔한 어른들의 자기자랑이 이렇게까지 상상력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수도기업’이라는 기업의 상징이 명료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다는 점 정도가 굳이 흠을 잡자면 잡을 수 있겠으나, 이야기의 전개에서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도 모르는 다수파”로 존재하는 아버지의 역설이 소설의 구성이 내포한 충격과 함께 무척 아름답게 드러납니다. 좋은 소설을 만나게 되어서 무척 기쁩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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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나경 16.12.01 21:22 댓글

    고맙습니다.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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