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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이달의 후보작을 선정합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연말에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 후보작으로는 너울 님의 「한 터럭만이라도」가 선정되었습니다. 「한 터럭만이라도」는 2018년 3분기 독자우수단편 우수작 후보가 됩니다. 축하드립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은 2018년 8월 1일부터 2018년 8월 31일 사이에 창작 게시판 단편 카테고리로 올라온 작품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모르타 님의 「상실형」은 범죄자에 대한 형벌로 신체의 일부분들을 단계적으로 제거하는 '상실형'을 채택하고 있는 미래 사회의 교도소를 배경으로 합니다. 살인죄를 저지른 한 수감자가 상실형을 당하면서 점점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공포를 실감나게 그리고 있습니다. 형벌에서 빠져나올 열쇠가 되리라고 믿었던 것이 실은 형벌의 일부였음을 깨닫는 부분이 기발했습니다. 이 사회가 어째서 '상실형'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지, 그 철학적, 윤리적, 사회학적 배경에 대한 고찰이 주인공의 고뇌를 더 뒷받침해주었다면 소품으로 끝나지 않았으리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김성호 님의 「Y의 딸」「분리수거」는 모두 사회적으로 궁지에 몰린 젊은 여성의 고통스러운 삶을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반성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들입니다. 잘 짜여진 단단한 문장들과 절제된 묘사가 그들이 처한 곤경을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주변 어디에선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을 듯하고, 분리수거가 되지 않는 문제의 그 쓰레기 봉투가 지금도 어디선가 쓰레기차에 실려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감이 듭니다. 그러나 두 남자 주인공도, 소설의 세계관 자체도 이야기의 진행 과정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맞지 않고 애초의 문제 의식을 유지하고만 있어, 소설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가상의 수기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우리가 실화보다 소설을 읽고 싶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조금만 더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사회적 타자들'의 고통을 통해 '타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반성을 유도하는 글쓰기는, 타자들의 고통을 아무리 사실적으로 존중하여 묘사한다 할지라도, 애초부터 그 프레임 때문에 그들을 타자화-대상화하는 글쓰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생각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맥인산 님의 「공터에 하차」는 주인공들이 만드는 영화 속 세계와 주인공들이 처한 실제 세계가 맞물리는 초현실적인 액자 구성이 매력적인 단편입니다. 그들의 시나리오는 미지의 벌레가 출현해 '외계'에 대한 성찰을 촉발함으로써 주인공이 관여하고 있던 우주 좀비 프로젝트에 대한 구상을 완성한다는 내용인데, 이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던 인물들의 앞에 실제로 벌레가 출현해 그들의 구상에 개입한다는 아이러니가 벌어집니다. 어느 쪽에서든 카메라를 들이대고 촬영하고 SNS에 올리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구분이 흐릿해집니다. 그러나 '외계'에 대해 이민지가 봉착한 질문은 벌레를 둘러싼 사건들에도, 벌레가 불러일으키는 공포감이나 혐오감의 근간에도 잘 녹아 있지 않아, 직관적이기보다는 그저 추상적인 의문으로 남습니다. 공터로 가는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이 하는 생각과 대사 들은 집중선을 이루지 못하고 산만하게 흩어집니다.

너울 님의 「한 터럭만이라도」는 배양육이 보편화된 미래 사회가 부딪친 윤리적 딜레마를 매우 그럴듯하게 그리고 있는 SF소설입니다. 배양육 산업이 공장식 축산업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그에 따라 기존 축산업계와 가축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되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지만, 여기서 자기 결정권을 존중한다는 패러다임으로 인해 사람들이 인육을 먹게 된다는 전개는 무척 기발하면서도 설득력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가서 주인공이 아끼는 반려동물의 고기를 상용화하는 결정을 내리는 결말은 섬뜩한 울림을 주면서도,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도덕적 감수성을 뒤집어 엎어주는 진기한 경험을 선사하네요. 적당한 블랙 유머가 담긴 대사들, 능란하게 치고 빠지며 결말로 달려가는 서술도 재미를 더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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