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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이달의 후보작을 선정합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연말에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 후보작은 아쉽지만 선정하지 못했습니다.
다음은 지난 2월에 독자단편란에 올라온 두 작품에 대한 평입니다.

• 사랑의 묘약 (MadHatter)

잔인하고 폭력적인 묘사와 주제 때문에 읽어내려 가기가 쉽지 않은 글이었습니다. 같은 이유로 독자들도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히 나뉘겠지요. 작가는 '공포, 사랑, 분노는 한 식구였다.'는 문장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명확히 하는데, 보다 구체적인 주제는 사랑에서 파생되는 공포와 분노입니다. 사랑은 흔히 아름답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대상이 있는 애착의 이면에는 버려짐에 대한 공포와 분노가 자리 잡기 마련입니다. 아버지에게서 버림 받은 민혁은 우주선에서 아버지를 목격한 후에 끔찍한 사건에 휘말립니다. 스너프 필름을 찍는 포르노 업자가 난입하여 그의 아이를 임신한 미희를 끌고 가서 임산부 포르노 찍으려고 시도하기도 하고, 그녀를 도와주려던 남자는 약물에 중독된 상태에서 스스로의 뇌를 뭉개버리기도 합니다. 이 모든 끔찍한 난장판이 모두 사랑과 연결되어 있고, 난장판을 통제하는 사람은 욕망을 따르며 지극히 상식적인 이성을 유지하는 업자라는 점, 아버지에게서 버림 받았던 민혁이 결국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린다는 점, 사랑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를 지워버린 미희가 홀가분하게 자유로워지는 점 등에서 주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상징을 잘 배치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플롯보다 주제가 강조된 글이기 때문에 추상적인 요소가 강하게 드러나는데, 추상적인 정서와 사고가 펼쳐지는 흐름이 현실의 실제적인 장면과 단절감을 일으키는 지점이 간혹 있어서 조금만 더 매끄러우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의문이 남습니다. 왜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은 우주선이어야만 했을까요. 주제를 생각하면 오히려 현실적인 열차, 비행기, 버스가 더 나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랬다면 오히려 비현실성이 더욱 도드라지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었을 것 같네요.

• 버추얼 펫 도그마 (목이긴기린그림)

버츄얼 펫, 즉 로봇 개들이 버려져서 집단을 이루게 되면서 벌어지는 현상을 빌어 인간사회와 군상을 풍자하는 한편으로 반전 있는 이야기를 시도한 의도가 읽힙니다. 버츄얼 펫이라는, SF적이고 매력적인 소재가 제시되었지만 잘 살리지는 못한 느낌입니다. 버츄얼 펫에게 부여한 디지털적인 개성과 속성이 지나치게 보편적이고 전형적입니다. 그들 무리에서 벌어지는 일들 역시 디지털 냄새를 풍기는 용어를 사용했을 뿐, 디지털이 가지는 개성을 독창적으로 창조해 내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플롯이 단조롭고 결말에 이르러서 작가가 깊이 개입하여 모든 것을 독자에게 친절히 설명하는 부분도 매우 아쉽습니다. 설명하기보다 플롯을 이용하여 보여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았을까요?

댓글 2
  • No Profile
    목이긴기린그림 18.03.15 00:26 댓글

    평가 감사합니다. 후반부를 다시 쓰면서 앞서 드러났던 단점들도 만회해봐야 겠네요.

  • No Profile
    MadHatter 18.03.15 14:39 댓글

    평 감사드립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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