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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필진 곽재식 작가님의 미스터리소설 『가장 무서운 예언 사건』 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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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주인공들의 동선을 따라 펼쳐지는 지적 만담의 향연
• 현실과 SF적 추리 사이를 오가는 기묘한 예언 추격전
• 이야기의 본질과 인생의 의미를 묻게 되는 추리 풍자극

“예언이 이루어진 것을 확인하셨습니까?
다음 예언은 다음 주 금요일, 13시 13분에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반드시 기다리고 있다가 전화가 오면 받으십시오.”

◈ 특이점 1: 선명한 캐릭터들이 딱 1시간 단위로 이동하는 설정
- 무한한 과학적 상상력과 유머

이 소설의 눈에 띄는 특이점은 이야기가 한 시간 단위로 전개된다는 점이다. 오전 9시에 시작된 이야기가 한 시간 단위로 착착 이어져 자정에 끝난다. 왜 굳이 이렇게 설정했을까. 곽재식은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원래 내 야심은 문장 하나하나가 꼭 10초 또는 1분 정도의 아주 짧은 시간을 나타내는 소설을 써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국 그렇게까지 시간과 글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소설을 쓰지는 못했다. 대신에 소설을 구성하는 한 도막이 60분이란 시간을 나타내도록 하는 정도로 이야기를 짜 넣어보았다.

작가는 읽는 방법까지 제안한다. 아침 9시부터 정확히 한 시간에 한 도막씩 읽어보라는 것. 그러면 극중 시간 흐름과 독자의 시간 흐름이 일치하며, 소설 속에 묘사돼 있지 않은 부분에서 인물과 사건이 어떻게 펼쳐질지 직접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것은 작가의 실험이기도 하다.
이렇게 한 시간 단위로 진행되는 소설에는 개성 강한 캐릭터 세 명이 사건 관계자 세 명을 차례차례 만나가며 과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만담을 이어간다. 사실과 데이터 중심으로 사고하는 냉철한 이인선 사장, 사기에 쉽게 현혹될 법한 순진하고도 성실한 직원 한규동, 허술한 듯 예리한 의뢰인 오현명 기자는 ‘모든 걸 끝장내는 엄청난 예언을 완벽한 정확도로 하는 예언자’의 정체와 ‘세상이 정말 오늘 자정에 끝나는가’를 두고 예리한 추론을 거듭한다. 독자는 이들의 유머러스한 입담에 웃고 과학적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 특이점 2: 작가가 자기 소설 속으로 걸어 들어간 이야기
- 메타픽션으로 이야기와 삶의 의미를 묻다

『가장 무서운 예언 사건』의 또 다른 특이점을 꼽자면 ‘작가의 말’이 소설 중간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작가의 말은 집필 후기 성격이 강해서 보통 권두나 권말에 들어가지만 곽재식은 2부와 3부 사이에 떡하니 집어넣었다. 독자는 어리둥절해진다. 인쇄가 잘못되었나? 편집 오류인가? 곽재식은 또 한 번 ‘작가의 말’에서 해명한다.

이 책에서는 내용의 구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간에 넣게 되었다. 혹시 혼란 을 느낀 독자가 계시다면 이런 것도 색다른 맛의 재미려니 하고 너그러이 이해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 전체 내용과 결말은 지금 나에게도 미래의 일이 며, 나는 도대체 그게 어떤 이야기일지 현재 정확히 알지 못한다. (...) 그렇지만 이 책을 집어 들고 있는 여러분 입장에서는 그 내용이 이다음 페이지부터 이미 완성되어 붙어 있을 것이다. 그런 점은 지금부터 열심히 남은 글을 써서 마무리 지어야만 하는 내 입장에서는 무척 부럽다.

대관절 얼마나 색다른 재미이길래 싶지만, 다 읽고 나면 소설의 의도를 이해하게 된다. 1부와 2부에서 주인공들은 혜성 충돌, 외계 생명체의 지구 파괴 실험, 암흑물질, 진공 붕괴, 시간 여행, 양자론 등으로 접근해가다, 위 작가의 말을 기점으로 추리의 성격을 달리한다. 등장인물들이 마치 위 글을 읽었다는 듯, 이 세상이 만약 게임과 같은 가상현실(이야기)이라면 누군가 우주 전체를 한순간에 끝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추리하며 3부가 펼쳐지는 것이다. 『가장 무서운 예언 사건』은 이 순간부터 메타픽션이 된다. 한규동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잠깐만요. 지금 이 순간에 이 부분의 이야기를 작가가 지어내고 있는 중이라면 아직까지는 소설이 완성된 게 아니잖아요. 그러면 아직 내용이 공개가 안 되었 을 수도 있고요.”

독자와 작가에게 등장인물이 말을 건네는 셈이다. 하다하다 곽재식은 자신의 모습을 소설에 집어넣기까지 한다.

길 건너편에 분명히 커피 가게가 보였고, 그곳에서 검정색 휴대용 컴퓨터를 펼 쳐놓고 소설이라도 쓰고 있는지 부지런히 타자를 하고 있는 좀 뚱뚱한 남자도 한 명 보였다.

예언자와 예언의 정체를 파헤치다가 이 세상은 허구일지도 모른다고 진지하게 말하는 전개를 독자로서는 짐작하기 어렵다. 작가도 소설 중간에 튀어나와 결론을 아직 모른다고 고백하면서, 독자와 주인공과 작가(곽재식)는 일심동체가 된다. 세상이 게임 속 가상현실이라면, 정말 이 우주는 망할 수도 있는 거야? 이 소설의 결론이 그런 거야?
하지만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진상을 파헤치는 이인선의 노력은 현실과 과학적 상상력 사이에서 빛을 발하고, 등장인물들과 독자는 깜작 놀랄 만큼 다이내믹한 결론을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메타픽션 설정은 이야기의 본질과 삶의 의미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작가가 소설 속에 갑자기 등장해 결론을 모른다고 고백하고, 등장인물은 자신들이 허구일지도 모른다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독자는 질문하게 된다. 이야기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이야기를 읽고, 작가는 왜 이야기를 지어내는가. 소설은 이렇게 답함으로써 독자에게 당신은 어떤 자세로 살고 있는지 또다시 묻는다.

“우리는 그냥 주변 인물일 뿐이라서 재미없는 것 아닐까요? 우리 같은 사람들 이 세상에 잔뜩 있어야지 이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서 재미있게 살 수 있는 무슨 정치인이나, 장군이나, 재벌이나, 왕자, 공주 같은 사람들이 있는 거겠죠. (...)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게 살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면, 바로 그 사람이 이 세상의 모든 운명을 알고 있는 예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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