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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알렉산더 매컬 스미스 
옮긴이 | 이수현(정원사) 
펴낸곳 | 문학동네 
펴낸날 | 2007년 5월 

맛보기 | 123~125쪽
다음날 친구는 돈을 보관하고 있는 친구의 집으로 갔다. 친구 아내가 슬픈 낯으로 그를 맞이하더니 불행히도 남편이 몹시 아파서 오랫동안 자리보전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이는 돈을 내드릴 수가 없어요. 그러기엔 너무 아프답니다.”
   “그럼 기다리지요. 회복할 때까지 친구 옆에서 기다리겟습니다.”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데요. 굉장히 아프다고 했거든요.”
   “그 정도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친구의 아내는 그를 설득해 돌려보낼 수 없었고 남편의 방으로 그를 안내해야 했다. 아픈 친구는 담요 아래 누워 있었는데, 발가락만 남기고 머리까지 담요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친구가 말했다.
   “내 여기서 기다리겠네. 자네 몸이 나아지면 그 사람들에게 받은 돈을 나눌 수 있겠지.”
   자리에 누운 친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가면서 점점 더워졌다. 담요 아래 누운 친구는 찜통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결국 담요를 걷어치우고 시원한 공기를 마셔야 했다. 친구가 말했다.
   “자네가 회복하니 기쁘군. 이제 그 돈을 나눌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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