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김유정 외
펴낸곳 | 드림필드
펴낸날 | 2001년 12월
실린글 | 최현숙(은림), {Sistory} / 김희정(플루토), {그는 그것을 자유라고 불렀다} / 박든든나름(날개), {날개}
맛보기 | 58쪽, 최현숙(은림), {Sistory}
“가장 큰 복수는 용서라고 누군가 말했지만 그는 아마 진짜 복수를 해보지 못한 것일 게다. 이 손으로 직접, 나를 핍박한 상대를 베는 그 짜릿함. 손끝에 배어 오는 진득한 체액의 쾌감을 네가 이해할까? 아니, 넌 영원히 모를걸. 신중하고 현명하신 내 왕이여!”
나는 그를 비웃고 있었다.
“너도…… 너도 왕이다.”
그의 음성이 떨리는 건 분노 때문일까. 아니며 정말로 진한 슬픔이 저 당당하고 아름다운 자를 흔들고 있는 걸까.
“나는 왕인 적이 없다. 내가 무성인 것을 제외하고라도 두 명의 왕은 존재할 수 없어. 선택받은 것은 너이고, 나도 그것을 원했다. 함께 인간들을 제압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나까지 왕일 수는 없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