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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

아이작 아시모프, 김선형, 오멜라스, 2008년 11월



책 소개

과학소설의 달인
아이작 아시모프가 말하는 창작의 모든 것!


작고한 뒤 외계의 고향별로 돌아갔다는 소리를 듣는 아시모프.
500권의 책을 낸 ‘글 쓰는 기계’의 비결은 무엇일까?

과학기술이 우리의 일상에서 점점 커다란 비중을 차지해가고 있는 21세기. 그리고 그런 추세를 직접적으로 반영해온 장르인 과학소설. 과연 과학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기왕이면 ‘잘’ 쓰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여기 당신의 고민을 명쾌하게 해결해줄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 있다. 교양과학서, 과학소설, 판타지, 추리, 역사, 셰익스피어 연구, 문학 비평, 만담 등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500권이 넘는 책을 쓴 전설적인 소설가이자 문필가, 우리 시대 가장 치열했던 이야기꾼 아이작 아시모프(1920~1992)가 쓴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원제: GOLD)이다.
이 책은 {과학소설론}과 {과학소설 창작론}, 그리고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이자 1992년 휴고상 수상작 {골드}를 포함한 15편의 중단편 과학소설까지 모두 3부로 구성된 완벽한 과학소설 창작 가이드인 동시에, 이제 막 과학소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들을 위한 유쾌한 입문서이다. 또한 비단 과학소설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의 창작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훌륭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과학소설계에서 아시모프의 이름은 곧 최고를 의미한다.
―――뉴욕 타임스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느냐는 동료 과학소설 작가의 질문에 아시모프는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못해 창문에서 뛰어내려 죽고 싶을 때까지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내가 들은 창작론 중 가장 와 닿는 말이었다.
글이 막힐 때마다 항상 그 말을 생각한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라, 결국 생각이 날 때까지.

―――박애진 | 소설가, <환상문학웹진 거울> 편집장

국내 최초!  ‘올-인-원(all in one)’ 형식의 창작백과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과학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인식과 이해, 즉 “과학소설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에 1부를 할애하고, 그다음 2부에서는 본격적인 과학소설 창작론을 펼쳐 보인다. 마지막 3부는 아시모프 본인이 쓴 중단편 과학소설들이 수록되어 있다. 1, 2부에서 서술된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및 창작에 대한 생각들이 실제로 작품에는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3부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론과 실제가 떠먹기 좋게 한 상에 차려진 셈이다. 3부에 수록된 중단편들은 이 책과는 독립적으로 쓰여 발표된 것 가운데 엄선한 작품들이다.

“<스타워즈>는 SF가 아니다?”
―――1부 {과학소설론}

[스타워즈]는 가장 유명한 SF 영화라고 할 수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비과학적’이다. 초광속 우주선이란 현재로서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단순한 상상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서는 살아남을 과학소설이 별로 없다. 아시모프는 1부 {과학소설론}을 통해 과학소설에서 가장 흔하게 채택하는 각종 배경이나 설정 등을 흥미진진한 실례를 들어가며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그에 더해서 과학소설 업계나 동료 작가들의 이야기, 또 과학소설의 변천사와 사회적 영향력까지도 조목조목 짚어가며 그만의 솔직하고 경쾌한 문체로 조망해나간다.

“아시모프는 플롯이 뭔지 몰랐다?”
―――2부 {과학소설 창작론}

어느 대학교수로부터 ‘플롯 감각이 훌륭하다’는 칭찬을 듣자 아시모프는 뜻밖이라며 반가워한다. 사실 그는 작품을 쓸 때 플롯에 대해서 그다지 의식하지 않았던 것이다. 2부 {과학소설 창작론}은 이런 사소한 계기로 정리해본 아시모프의 플롯 구성론을 비롯해, 작가는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는가, 등장인물의 이름 짓는 법, 상징과 은유, 아이러니와 서스펜스를 다루는 방법, 퇴고를 많이 하는 작가와 하지 않는 작가, 표절에 휘말리지 않는 법, 자신의 작품에 대해 누가 마음에 들지 않는 서평을 썼을 때의 대처법(!) 등 실제 창작 현장에서 그야말로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온갖 팁들을 하나하나 풀어간다.

“로봇공학의 3원칙을 거부한 로봇이 있다?”
―――3부 {GOLD: 아시모프 최후의 소설들}

아시모프의 소설에 나오는 모든 로봇은 로봇공학의 3원칙을 준수하지만, ‘칼’은 그것을 거부한다. 그 이유는 뭘까? 이 책의 3부 소설 부분은 과학소설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휴고상 수상작 {골드}처럼 가장 뛰어난 수준의 걸작에서부터 말장난에 가까워 보이는 개그 초단편에 이르기까지 아시모프 과학소설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모두 담고 있다. 과학소설의, 그리고 아시모프라는 걸출한 작가의 광범위한 작품세계를 앉은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사실상 ‘아시모프 월드’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는 선집인 것이다.

대한민국 과학소설 팬들의 열정과 정성이 담뿍 담긴 방대한 부록

앞에서 언급한 본편의 내용 외에 한국어판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만의 독보적인 강점을 꼽으라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 먼저, ‘글 쓰는 기계’ 아시모프의 인생을 일람할 수 있는 원고지 200매 분량의 상세한 연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각 다른 필자가 쓴 세 편의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내 과학소설 작가 김창규, 배명훈이 쓴 두 가지의 ‘아시모프의 창작론(論)’을 통해 실제 창작 현장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은 이 책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작가들의 생생한 육성을 들어볼 수 있다.
DVD의 경우라면 서플먼트에 해당할 만한 이 부록 부분은 거의 80여 쪽에 달하며 책의 4부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학술서를 제외한 국내 번역서로서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이다.
이 책은 십여 년 전 원서에서 일부가 누락되고 편역된 채 두 권으로 나뉘어 국내에 출간된 바 있지만 그나마 얼마 뒤 절판되어 그 후로 오랫동안 과학소설 팬들이 애타게 헌책방을 뒤지며 찾던 책이었다. 이번에 나온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는 원서의 내용을 일백 퍼센트 담았음은 물론, 원서에는 없는 상세한 작가 연보와 충실하고 다채로운 해설까지 추가해 오히려 원서를 능가하는 질적, 양적인 완성도를 추구했다. 마지막으로, 책의 서두에 덧붙여진, 아시모프를 추억하는 국내 장르문학계 인사 23인의 헌사는? 뒤늦게나마 고(故) 아시모프에게 바치는 자그마한 화관(花冠)이다.

과학소설의 아이디어는 기성작가의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작가가 미래 세계의 후손들에게서 빌려 쓰는 것이다.
일찍 태어났다는 이유로 그걸 다 캐내고 써버리면 안 된다.
나는 뭐 먹고 살라고. 그런 면에서 아시모프는 악덕 작가다.
―――배명훈 | 소설가

은하연방민속박물관 XRQ1533522-20호실에는 20세기 지구를 대표하는 세 가지 사물과
간단한 설명판이 부착되어 있다. (1) 코카콜라: 인류가 은하연방에 기여한 유일한 발명품,
(2) 콘돔: 은하연방 철학계에 생식과 쾌락의 이원론 문제를 제기한 이니그마, 그리고
(3)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이것이 호모 사피엔스가 터득한 우주의 미래다.
―――조현 | 소설가

그리고 I. A.가 말하기를,
“SF가 있으라!”
그러자 SF가 있었다.
―――김명철 | 과학소설 전문 출판사 <기적의 책> 대표



⎆ 저자 소개

과학소설의 달인을 만나다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1920~1992)



러시아 태생의 미국 작가로 과학소설과 교양과학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공을 거두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20대 초반에 작가로 데뷔한 뒤 작고할 때까지 과학소설사에서 중요하게 평가받는 작품들을 다수 발표하여 아서 클라크, 로버트 하인라인과 함께 과학소설계의 ‘3대 거장’중 하나로 일컬어진다. 또한 유머가 넘치는 독창적인 문체로 과학은 물론 신화, 종교 등 여러 분야를 알기 쉽게 설명하여 논픽션 작가로서도 독보적인 경지에 올랐다. 무엇보다도 지칠 줄 모르는 필력을 과시하여 500여 권에 달하는 책을 낸 다작가이며, 그가 쓴 책이 듀이 십진분류법에 따른 도서관의 열 가지 장서 분야에서 아홉 군데에 걸쳐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생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보스턴 의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다가 30대 말부터는 강의를 하지 않고 집필에만 전념했으나, 대학에서는 그의 활동을 높이 평가해 종신교수 직을 보장했다. 오로지 글 쓰는 것 외에는 다른 취미나 잡기도 즐기지 않았다고 하며, 고소공포증이 있어 비행기도 타지 않았다.
그의 이름을 딴 소행성, 잡지, 초등학교(뉴욕 소재)가 있고, 과학소설 및 교양과학 분야에 각각 그의 이름이 붙은 상이 있다. 미국인본주의자협회(American Humanist Association) 회장도 역임한 바 있다. 대표작으로 [아이, 로봇], [영원의 끝], ‘파운데이션’ 시리즈 등의 과학소설이 있다.

⎆ 역자 소개

김선형
1994년 아시모프의 [골드]를 첫 작품으로 번역문학과 인연을 맺었다. 그리하여 옮기게 된 책으로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 [재즈],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여류 시인 실비아 플라스의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그리고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등이 있다. 르네상스 영시를 공부하여 2006년 서울대학교 영문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세종대학교 영문학과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 차례

헌사: 대한민국 과학소설계의 ‘생존자’23인이 ‘아이작’을 말한다

1부 과학소설론 On Science Fiction
가장 긴 시간 여행
우주 창조
비행접시와 과학소설
외계인의 침입
과학소설 바람총
로봇 연대기
미래의 황금기
인간만이 사는 은하계
심리역사학
시리즈
생존자들
존재하지 않는 곳!
외부인, 내부인
앤솔러지
과학소설의 영향
여성과 과학소설
종교와 과학소설
시간 여행

2부 과학소설 창작론 On Writing Science Fiction
플롯
은유법
아이디어
서스펜스
연재물
우리가 다루는 분야의 이름
힌트
청소년을 위한 작품
이름
독창성
서평
작가의 고난
퇴고
아이러니
표절
상징주의
예견
베스트셀러
가명
대화

3부 GOLD: 아시모프 최후의 소설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낙심
환각
불안정성
신이 되려 한 알렉산더
협곡에서
지구여 안녕
전송가(戰頌歌)
페그후트와 법정
오류 불허
키드
우주 공간의 나라들 : 현대의 우화
칩퍼의 미소
골드

옮긴이의 말
작품 해설
1   어느 (과학)소설가의 노파심 / 김창규
2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 오해 없이 읽기 / 배명훈
3   More Than Gold… 거장의 마지막 선물 보따리 / 김선욱
작가 연보



⎆ 책 속에서

과학적으로 가능한 장거리 우주여행은 광속보다 상당히 낮은 보통 속도로 탑승인 전부를 냉동시키지도 않고 여행하는 것이다. 이는 가까운 항성에 도착하는 데만도 수천 년이 걸려 여러 세대가 우주선에서 전 생애를 보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주선이 충분히 넓고 사람들이 하려고만 한다면 반대할 까닭은 없지만, 골치 아픈 리얼리즘은 이 정도로 해두자.
―――p. 20

길이와는 상관없이 모든 읽을 가치가 있는 이야기에는 주제가 한 가지씩은 있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쓰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있게 마련이다. 독자도 의식적으로 찾지는 않지만, 놓치지 않을 것이다. 주제가 잘 드러나지 않거나, 사소한 내용이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야기에는 큰 장애가 되며 독자는 치명적인 반응을 나타낼 것이다.
―――p. 39

이야기의 핵심은 두 가지 사이의 투쟁이다. 비정한 우주에 대한 생물의 투쟁, 생물의 다른 생물에 대한 투쟁, 생물의 한 가지 측면과 다른 측면 사이의 투쟁.
모든 경우, 독자가 적어도 투쟁하는 한 편을 자신과 동일시하도록 만들어 흥미와 공감을 유발시켜야 한다. ‘적어도’ 한 편이라고 한 것은 재주가 좋으면 두 편 모두와 동일시하고 양분된 감정을 갖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p. 90

1940년대 양전자 로봇 단편을 쓸 무렵 내 의도는 분명하고 단순했다. 그저 단편을 좀 써서 잡지에 팔아 대학 학비를 좀 벌고 내 이름이 인쇄된 책을 보고 싶었을 뿐이다. 과학소설 이외의 것을 썼다면 일어난 일은 그게 전부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과학소설을 썼고, 이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p. 105

어느 날 작가인 한 친구를 만났다. 그가 당혹스런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과학소설 작가인 친구가 어느 날 당혹스런 표정으로 이렇게 물었다.
“자네는 어떻게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나?”
나는 대번에 문제를 알아차렸다. 그는 생각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아이디어를 얻는 재주를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아니면 처음부터 그런 재주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 하고 나의 도움을 기대한 것이다. 어쨌거나 나는 글을 무진장 많이 쓰니까 적어도 아이디어를 얻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혹은 다른 사람들도 써먹을 수 있는 특별한 체계적 수단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아주 진지한 태도로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느냐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못해 창문에서 뛰어내려 죽고 싶을 때까지 생각한다네.”
“자네도 그런가?”
친구의 얼굴에 노골적인 안도의 표정이 떠올랐다.
―――p. 137

글을 계속 읽게 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제일 뚜렷한 이유는 ‘서스펜스’이다. 이는 ‘매달려 있다’ 또는 ‘유보되어 있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온 단어이다. 독자는 읽고 있는 글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확신할 수 없는 고통스런 상황에 놓이게 되고, 필사적으로 알아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p. 143

쓰고 쓰고 또 썼는데 나아지는 것 같지도 않고 거절 편지만 잔뜩 쌓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역시 당신은 작가가 될 재목이 아니니 대법원장같이 약간 열등한 직업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p. 163

작품을 한 편도 팔아본 적이 없고, 그저 언젠가는 꿈이 이루어지겠지 하는 희망을 품고 끝없이 출판사에 작품을 보내는 이들, 그저 열심히 글을 쓴다는 점에서만 작가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이들. 우리는 이 그룹을 ‘진짜’ 작가가 아니라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영원히 ‘실패자’로 남아 있으라는 법은 없다. 모든 작가들은 성공하기 전에 (갑작스럽게 샛별처럼 등장한 작가라 해도) 실패자였던 도제 기간을 거친다.
―――p. 187

글쓰기에 있어서 나는 ‘원시인’이다. 창작을 시작했을 때도 그렇고, 내 작품을 책으로 펴낼 때까지도 제대로 된 창작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강의를 듣지도 않았다. 작법에 대한 책을 읽은 적도 없다.
내 자랑을 하려는 의도도, 오만방자하게 굴 생각도 없다. 그저 작문 강의나 작문 교본이란 게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뿐이다. 그저 순진하게, 앉아서 쓰면 되겠거니 하고만 생각했다.
―――p. 193

2차 세계대전 중 로버트 하인라인과 함께 필라델피아의 해군 공창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한번은 그가 어떤 식으로 글을 쓰느냐고 묻기에 (두 번에 걸쳐 고쳐 쓴다고) 대답해준 적이 있다. 그랬더니 그가 말하기를 “두 번씩이나 타이핑을 한단 말이야? 처음부터 안 틀리고 타이핑하면 되잖아” 하는 것이다.
무척 부끄러웠다. 그래서 다음 작품을 쓸 때, 최대한 처음부터 틀리지 않으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하지만 결국 실패였다. 아무리 신중하게 써도 여전히 고칠 것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하인라인만큼은 재능이 없나 보다 생각하고 말았다.
―――p. 194

작가들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 중 한 가지가 상징주의이다. 하나의 이야기에 두 개의 차원을 주는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단순한 이야기일 뿐이다. 누구나 단순히 읽고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심지어 어린이들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겉보기에 단순해 보이는 인물과 사건들은 보다 미묘하고 섬세한 것들을 상징한다. 한 껍질 밑에는 어린아이나 소양이 부족한 어른들은 보지 못하는 더 깊은 의미층이 숨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숨겨진 내부의 의미 구조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이중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첫째, 대개 내부 구조는 표층보다 더 기발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머리를 쓰면서 더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둘째, 내부 구조를 찾아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독자는 스스로 발견해나가는 흥분과 스스로의 영특함에 대한 도취적 즐거움을 모두 느낄 수 있다(그러니 상징적 의미 구조를 구축할 때 작가가 얼마나 즐거울까 쉽게 상상할 수 있다).
―――p. 212

“엄청난 자아를 가지고 있구나, 칼.”
이 책에 수록된 인상적인 단편 {칼}에서,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로봇이 주인공의 정체성에 자신의 자아를 투영한 것을 보고 주인이 하는 말이다.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를 다 읽고 나면 아마 이 말을 고스란히 아시모프에게 돌려주고 싶어질 것이다. 거리낌 없이 찬탄하고 경외하며, 또 어쩔 수 없이 사랑에 빠져.
―――김선형, {옮긴이의 말} 중에서

동종업계 종사자의 관점에서 판단하건대 일단 이 책은 진품이다. 아시모프 본인이 쓴 게 맞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아시모프가 상당한 애정을 들여서 쓴 글이라는 점에서 진품이라는 뜻이다. 복잡한 플롯을 짜는 방법이나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것만큼 등장인물의 이름을 짓는 것도 까다롭고 중요한 작업이라는 말은 아무데서나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친하게 지내지 않던 작가가 과학소설로 베스트셀러를 내거나 동료 작가가 성공하는 모습을 보더라도 질투하거나 화내지 말고 서로 화목하게 지내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디테일인데,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부분이다.
―――배명훈,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 오해 없이 읽기}

(과학)소설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골치 아픈 직업을 선택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과학소설 작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 유명 과학소설 작가의 입심이 어느 정도이며 재미는 있는지, 과학소설이란 물건이 도대체 뭔 얘기를 다루는 건지, 아시모프는 어떻게 거부감을 주지 않고 잘난 척을 하는지를 책 한 권 값의 두 배 정도로 즐길 수 있다.
―――김창규, {어느 (과학)소설가의 노파심}



⎆ 추천사

대한민국 과학소설계의 ‘생존자’ 23인이 ‘아이작’을 말한다

(‘가나다’ 순)

그가 없었다 해도 과학소설은 번영을 누렸으리라. 하지만 그만큼 흥미진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작품 평에 일일이 희비를 드러냈던 천재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과학소설이 단지 과학의 힘을 빌린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자체에 관한 이야기임을 펄프시대부터 일찍이 보여주었다.
―――고장원 | SF 카페 ‘안드로메다’ 대표 (http://cafe.naver.com/sf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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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겨우 세상을 알아가던 시절 아시모프는 내게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세상을 비춰주는 빛이 되었다.
―――고호관 | 번역가, 월간 <과학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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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도 아니되는 짧디짧은 인생을 살면서 넘치는 SF적 상상력과 천연덕스러운 익살, 그리고 도무지 겸손할 줄 모르는 박학다식함을 뽐내며 마치 200살을 살다 간 듯한 당신은 우주 최강의 자랑쟁이에 욕심쟁이 아이작 아시모프! 외계인일지도 모르는 아시모프가 지구별 인류에게 남긴 유산이 세 가지 있으니, 하나는 태양계 너머 은하계의 모든 과학 지식이 집대성된 ‘은하대백과사전’이요, 또 하나는 로봇공학 3원칙이 양전자 두뇌에 내장된 충실한 반려자 ‘로봇’이며, 마지막 하나는 한 사람의 독자가 평생을 읽어도 다 못 읽고 죽을 500여 권밖에 안 되는 ‘저서’들이라.
―――김두경 | SFace 블로그 운영자 (http://galaxian.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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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I. A.가 말하기를,
“SF가 있으라!”
그러자 SF가 있었다.
―――김명철 | 과학소설 전문 출판사 ‘기적의 책’ 대표 (http://www.mb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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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500권이 넘는 책을 낸 작가 아시모프. 너무 부지런해주신 작가님 덕에 그의 작품 전 권을 읽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넓은 바다에 조약돌 하나 던져 그 깊이를 재볼 깜냥에 유작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 Gold]를 집어 든다. 고향 별로 돌아가기 전 아시모프가 지구인들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는 무엇일까? 창작의 고통에 괴로워하는 지구인들에게 남긴 창작의 비밀은? 그의 유고집 한 권이나마 온전하게 나오는 건 지구인의 입장에서 참 감사한 일이다.
―――김민식 | 번역가, MBC 드라마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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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아시모프에게 인류의 미래에 닥칠 위험에 관해 물었을 때, 그는 환경오염이나 전쟁이나 온난화 대신 50억 년 후에 태양이 사라지는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그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하고 진심으로 답하며, “물론 그때 인류는 이미 우주로 진출하는 법을 알고 있겠지만요”라고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낙관주의에도 어두운 면이 있겠건만, 그처럼 위대한 낙관주의에는 같이 유쾌하게 웃을 도리밖에 없다. 믿건대 이 한 교양인의 범우주적인 낙천성이 인류의 미래를 약간 더 밝은 방향으로 바꾸었으리라.
―――김보영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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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아이작 아시모프. 그가 없었다면 SF의 지형도 역시 심하게 바뀌었을 것이다.
―――김봉석 |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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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아시모프는 수재나 천재가 많기로 유명한 SF 문단에서도 손꼽히는 폴리매스이며, 박학다식함에서 그와 비견할 만한 동시대인이라면 콜린 윌슨과 스타니스와프 렘 정도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엄청난 다작으로도 유명하지만 아시모프 만큼이나 질과 양 사이의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작가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 결과, 1980년대 이전에 태어난 SF 작가들은 거의 예외 없이 어린 시절에 아시모프를 읽고 지적인 자극을 받았다고 술회하고 있다.
―――김상훈 | 번역가, 과학소설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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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아시모프의 글을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아시모프를 빼놓고 SF에 대해 이야기할 순 없을 겁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그의 글은 여전히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소설가를 꿈꾸는 작가와 과학소설에 막 눈을 뜬 독자들이 그의 글을 읽는 것은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의 글을 읽으면서 과학소설가들이 글과 독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김이환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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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모프는 외계인이었다는 소문이 있다. 그가 지은 책은 과학소설과 미스터리, 일반과학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며 그 수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편집에 참여한 서적까지 포함하면 더욱 많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아시모프의 아이디어는 과학과 논리와 미래와 과거를 어느 하나 건드리지 않은 것이 없으며, 재치와 유머가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아시모프가 전지전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아무리 시공을 초월한 외계인이라고 해도 약점은 있을 테니까. 사실 아시모프에게는 신과 천지장조 역시 하나의 아이디어이자 상상력의 기폭제에 불과했으며, 이는 모든 과학소설 작가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김창규 | 소설가,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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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기계Writing Machine 아시모프. 상상력의 끝을 알 수 없던 그의 비결을 엿볼 수 있는 책.
―――박광규 | 계간 <미스터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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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아시모프를 두고 ‘집필가writer이지 예술가artist는 아니었다’고 평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유작「골드」를 읽고 나니 더 이상 그런 견해에 동의하기 힘들다. 게다가 그의 삶 자체가 독보적인 예술의 경지 아니던가. 과학소설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구축한 과정, 작가로서 더없이 철저하면서도 즐기던 태도, 다정다감하고 유머러스한 인간 됨됨이 등등. 아시모프야말로 인류사에서 가장 독창적으로 발현된 예술적 삶의 한 전범이다.
―――박상준 | 서울SF아카이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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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아이디어를 얻느냐는 동료 과학소설 작가의 질문에 아시모프는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못해 창문에서 뛰어내려 죽고 싶을 때까지 생각한다”고 대답했다고 술회했다. 내가 들은 창작론 중 가장 와 닿는 말이었다. 글이 막힐 때마다 항상 그 말을 생각한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라, 결국 생각이 날 때까지.
―――박애진 | 소설가, 환상문학웹진 거울 편집장 (http://mirror.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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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지구는 우리 것이 아니라 지금 세대가 후손에게서 빌려 쓰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과학소설도 마찬가지다. 과학소설의 아이디어는 기성작가의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작가가 미래 세계의 후손들에게서 빌려 쓰는 것이다. 일찍 태어났다는 이유로 그걸 다 캐내고 써버리면 안 된다. 나는 뭐 먹고 살라고. 그런 면에서 아시모프는 악덕 작가다.
―――배명훈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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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모프는 우리에게 과학을 보여주고 로봇을 데려다주었다. 그 로봇은 아시모프의 3원칙에 따르는 로봇이었다.
―――송경아 | 소설가,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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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가 끝났을 때 원서로 찾아본 [파운데이션] 마지막 권은 실망과 더불어 어떤 대단한 작가라도 결국에는 사람이라는 깨달음을 선사했다. 어떤 의미에서 그건 한 시대의 끝과 비슷했다. 그러나 그가 내 어린 시절을 풍요롭게 해주었고, 다닐과 지스카드를 선물해준 작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유머 감각이 뛰어난 작가라는 사실도. 마냥 즐겁게만 책을 읽던 시절을 돌아볼 때마다 그에게 감사하리라. 그리움을 담아, 안녕히.
―――이수현 | 소설가,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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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의 모든 즐거움이 그의 소설에 담겨 있다. 처음 읽기 시작한 SF도 아시모프요, 나중에 뒤돌아볼 SF도 아시모프다. 그가 아니었다면 나는 SF 팬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임지호 | 장르문학 평론가, ‘북스피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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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의 위대한 기둥’으로 자기 자신을 꼽고, 본인 스스로를 인터뷰하는 가상 인터뷰까지 했던 아시모프도 자신을 위한 추천사는 써놓지 않았나 보다. 그랬더라면 내가 아시모프를 위해 추천사를 써야 하는 이런 황송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이제 아시모프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으려면 아시모프보다 더 유명해지는 수밖에 없다!
―――임형욱 | ‘행복한책읽기’대표, happySF 운영자 (http://www.happysf.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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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아시모프는 넓은 상상의 바다를 자유롭게 질주하며 우리를 안내해주는 친절한(그리고 유머가 넘치는) 안내인이다. 그와 함께 하는 SF 여행은 베네치아의 곤돌라 여행보다 즐겁고 편안한 시간이 될 것이다. 아시모프가 없었다면 과연 나는 SF를 편하게 접할 수 있었을까?
―――전홍식 | SF 동호인 모임 ‘JoySF’ 대표 (http://www.joys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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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연방민속박물관 XRQ1533522-20호실에는 20세기 지구를 대표하는 세 가지 사물과 간단한 설명판이 부착되어 있다. (1) 코카콜라: 인류가 은하연방에 기여한 유일한 발명품, (2) 콘돔: 은하연방 철학계에 생식과 쾌락의 이원론 문제를 제기한 이니그마, 그리고 (3)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이것이 호모 사피엔스가 터득한 우주의 미래다.
―――조현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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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모프의 죽음을 아쉬워하지 않아도 될 한 가지 이유를 찾는다면, 아직도 읽지 못한 그의 책이 수백 권이나 남아 있다는 것이다. 아시모프를 빼고 SF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흰 건반이 빠진 피아노로 교향곡을 연주하려는 것과 같다. SF의 역사상 그만큼 많은 책을 쓴 작가도, 그만큼 많이 인용되는 작가도, 그만큼 많은 영향을 준 작가도 다시는 나오기 힘들 것이다. 그가 썼던 책들의 머리말만으로 SF의 역사책을 만들 수 있을지도. 아시모프를빼고 과학소설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뉴턴을 빼고 과학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게 쉬울 것이다.
―――최세진 | 번역가, 전 <미디어충청>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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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big three” 중 아시모프는 가장 친절한 작가다. SF 작가로서, 저술가로서 쌓아온 오의奧義를 문맹이 아닌 이상 누구나 체득할 수 있게 해주었으니 이제 책을 펴고 바깥 우주와 우리 안의 우주를 소통시키자. 처음엔 서로 낯가리던 그 둘은 어느새 태극처럼 뒤엉킬 것이다.
―――최원택 | 월간 <판타스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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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시절, 아시모프의 [로봇]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과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아시모프는 제 SF 인생(?)의 알파이며, 비록 지금은 고향별로 돌아갔지만 SF계에서 영원히 빛날 폭발하지 않는 초신성과 같은 존재입니다.
―――홍인수 | 번역가, SF 동호인 모임 ‘멋진 신세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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