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명에서 나온 겁스의 신간입니다. 개인적으로 호러 팬이기도 해서 야광봉 흔들면서 읽고 있습니다(....) 다음 달 리뷰 원고는 이게 될 듯.
'자연에 대한 공포' '우주에 대한 공포' '과학 기술에 대한 공포' '국가에 대한 공포'라는 식으로 기존의 호러물에서 제시된 '공포의 근원'을 분석한 챕터가 있는데, '지옥에 대한 공포' 뒤 쪽에 작게 '지옥의 부재에 대한 공포'라는 파트가 붙어 있습니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에 관한 내용인데, 여기 쓰여 있는 내용이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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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는 신들로부터 불의 비밀을 훔쳐 인류를 신들의 억압으로부터 구해냈습니다. 셸리가 보기에, 인류를 기독교의 신으로부터 비슷하게 구해낸 것은 이성과 과학의 힘입니다. 그러나 그 뒤에는 다른 질문이 따랐습니다. 신이 없으면 인간은 선악의 경계를 어떻게 알 것인지? 인간이 알아서는 안 될 것이 이제 없다는 것인지?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화학을 이용해 시체를 이어붙인 괴물을 일으키고, 불경스럽게도 그 이름을 아담이라고 짓습니다. 아담은 백지 상태로 시작하여, 스스로 공부한 결과 인간 사회가 자기를 증오하고 두려워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은 창조주를 미워하게 되고, 빅터를 미치게 만들고, 아내를 죽이고, 마치 (셸리가 생각하기에) 인간이 신을 죽인 것처럼 빅터를 죽이려고 합니다. 아담은 지옥이라는 것이 없음에 대한 공포를 나타냅니다. 인간이 정말로 자기 운명의 주인이고, 그래서 영원히 이기적 오만에 빠져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