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톨스토이의 단편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두 명의 독실한 정교회 신자가 있었습니다(이하 A와 B). A는 일상 생활에 있어서도 대단히 경건하고, 욕을 하거나 싸움을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는 일은 절대 없었습니다. 매일 기도하고 빈민들을 위한 헌금도 꼬박꼬박 내는 건 기본. 덤으로 부자. 반면 B는 신앙심 자체는 진실하지만 일상 생활에 있어서는 상당히 헐렁하고 게으른 편입니다. 술도 잘 마시고 성격도 괄괄하고 ㅇㅇ
이러한 성격 차에도 불구하고 절친이던 둘은, 어느 날 동지절 대예배(...였던가?)에 참가하기 위해 수도로 떠납니다. 하루 종일 물만 마시면서 기도하며 걷는 A와는 달리 B는 걸핏하면 코담배 피운다 뭐한다 하며 뒤처집니다. 그러던 둘은 어느 산 속에서 병 때문에 마을에서 추방당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작은 마을에 도착하는데, A는 대예배 날짜에 맞추기 위해 걸음을 재촉합니다. 그러나 B는 며칠만 이 사람들을 돌보다가 따라가겠다고 하고는 여행을 멈춥니다. A는 일부러 천천히 가면서 B가 쫓아오기를 기다리지만 B는 결국 오지 않습니다.
결국 혼자서 수도에 도착한 A는 친구 없이 허전한 마음으로 대예배에 참석하면서도 내내 마음 속 한 구석이 허전한 느낌을 받고, 꿈 속에서 추방당한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 조촐하게 예배를 올리는 B의 모습을 본다... 는 이야기입니다.
워낙 읽은 지가 오래되어 내용이 많이 가물가물한데... 퇴근하고서 술 마시다 문득 생각났뜸. 저 단편 제목 아는 분 계시나요?
톨스토이의 <두 노인>인 것 같네요.
오... 감사합니다. 이게 맞나 보네요. 기억하던 것과는 내용이 많이 다르긴 한데 뭐, 어렸을 때 읽은 거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