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호에 올라갈 얘기를 쓰면서 옛날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노래를 찾아보다가 생각이 났습니다. 독일어를 두 학기 배운 적이 있는데 (지금은 전혀! 못 합니다.) 두 번 다 선생님이 달랐어요. 두 분 다 좋은 분들이었는데 첫 학기 선생님은 그냥 학교에서 정해준 교재로 상당히 건조하게 수업하셨지만 2학기 때 선생님은 독일 남자하고 결혼해서 독일에서 7년 살다 오신 분인데 아이를 키우는 분이라서 그런지 귀여운 동시나 동화를 부교재로 많이 사용하셔서 수업이 재미있었습니다.
그 때 배웠던 동시 중에서 늑대인간이 밤에 시체를 찾아가서 문법을 배우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마음에 들어서 여기에 소개합니다. 독일어는 명사 격변화를 하는데, 그 점을 이용한 일종의 언어유희입니다.
Der Werwolf 누구늑대 (*wer는 독일어 의문사 "누구?")
Christian Morgenstern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
Ein Werwolf eines Nachts entwich
한 늑대인간이 어느 날 밤
von Weib und Kind, und sich begab 아내와 아이에게서 벗어나
an eines Dorfschullehrers Grab
마을 선생님의 무덤에 가서
und bat ihn: Bitte, beuge mich! 부탁했다. "저를 격변화해 주세요!"
Der Dorfschulmeister stieg hinauf 마을 선생님은 일어나서
auf seines Blechschilds Messingknauf 관의 놋쇠 뚜껑 손잡이에 앉았다
und sprach zum Wolf, der seine Pfoten
얌전히 앞발을 모으고 선 늑대인간에게
geduldig kreuzte vor dem Toten: 죽은 선생님은 말했다.
"Der Werwolf", - sprach der gute Mann,
"누구 늑대" - 착한 선생님이 말했다. (* 일부러 직역했습니다.)
"des Weswolfs"- Genitiv sodann, "누구의 늑대" - 이건 생격
"dem Wemwolf" - Dativ, wie man's nennt,
"누구에게 늑대" - 소위 말하는 여격
"den Wenwolf" - damit hat's ein End.' "누구를 늑대" - 이게 전부, 끝이다.
Dem Werwolf schmeichelten die Fälle, 늑대인간은 격변화에 기뻐하고
er rollte seine Augenbälle.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Indessen, bat er, füge doch
하지만 그는 부탁했다
zur Einzahl auch die Mehrzahl noch! 단수와 함깨 복수형도 해 주세요!
Der Dorfschulmeister aber mußte 학교 선생님은 그러나 그것은
gestehn, daß er von ihr nichts wußte.
모른다고 고백해야만 했다.
Zwar Wölfe gäb's in großer Schar, 늑대는 여럿이 큰 무리를 지어 다녀도
doch "Wer" gäb's nur im Singular. "누구"(Wer)는 오로지 단수형 뿐이라고.
Der Wolf erhob sich tränenblind - 늑대는 선 채로 눈물을 글썽거렸다.
er hatte ja doch Weib und Kind!!
그에겐 아내와 아이가 있는데!! (싱글이라니!ㅠㅜ)
Doch da er kein Gelehrter eben, 그러나 늑대는 학자가 아니었으므로
so schied er dankend und ergeben. 감사를 표하고 가 버렸다.
예 뜬금없는 얘기였습니다;;; 가족이 있어도 "누구"는 단수 뿐이라니 은근히 실존적이군요. (먼산)
번역은 구글번역기가 해줬습니다.
재밌네요 낄낄 저를 격변화해주세요!
"약사님이, 약사님의, 약사님을, 약사님에게, 약사님과, 약사님에 대하여..." (엄숙)
'모르겐슈테른'이라고 읽습니다. 영어로는 'Mornning Star'. 시적인 성이로군요('새벽의 명성'이라고 해석해 버리면 종교적으로 꽤나 위험한 성이 되기도 합니다).
넵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