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리뷰 [비판]장강명의 '표백'

2016.01.14 11:5801.14

[비판]장강명의 '표백'




장강명은 요즘 핫한 작가고 SF의 팬이고 거울에도 들르는 사람이다.


난 장강명의 소설 중 '표백' 밖에 보지 못 했다. 그럼 시작한다.


표백은 소설의 구성이나 서사를 보면 그냥 무난한 한국 요즘 소설이다.


내가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은 사상이다.


표백은 '그레이트 빅 화이트 월드'라는 표현을 쓰면서 현 사상이 완전하기에 젊은이들이 절망한다는 소리를 하고 있다. 성취감을 어떤 수단으로도 얻을 수 없는 젊은이들이 자살까지 하게 된다는 줄거리를 표백은 담고 있다.


이는 내가 보기에 매우 어이없는 주장이다.


장강명은 현 체제인 자유민주주의가 완성된 사상이라는 프란시스 후쿠야마의 주장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도 이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사상이 완성되었다고 해서 체제가 완성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아직도 법질서엔 구멍이 많고 사람들이 다 계몽된 것도 아니고 경제가 가능한 최고의 상태에 도달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현 체제엔 가꾸고 고치며 지탱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 또한 인생을 걸 가치가 있는 일이다. 그런데 왜 장강명은 등장인물들을 자살까지 시키는가?


심지어 현 사상조차 완성형이 아닐 수도 있다. 프란시스 후쿠야마도 언급했고 SF 팬들에겐 익숙한 주제인 트렌스 휴머니즘이 평등주의를 크게 해칠 수도 있는 바 이에 대한 대응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우주를 개척해야 하는 미래 세대에게 자살이라는 공허한 방책을 제시하는 장강명은 대체 무슨 속셈인가.


이과인 장강명이 왜 이런 논조로 책을 썼는지 난 알 수가 없다. 난 문과인데도 SF 작가랍시고 애쓰고 있는데 장강명은 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긍정적인 글을 써야 할 것이 아닌가. 뭐 짐작가는 이유가 있지만 이 글에서 밝히지는 않겠다.


마무리로 내 글 하나 링크한다. 장강명 논리에 대한 반대명제로서 작동할 법한 글이다.


http://mirror.pe.kr/index.php?mid=novel6&page=2&document_srl=109260

댓글 0

자유 게시판

어떤 이야기든지 자유롭게 이야기하실 수 있는 자유 게시판입니다. 스팸성 글은 경고 없이 삭제됩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자유 거울 글의 저작권과 거울 글을 퍼가는 등의 일에 대한 원칙 mirror 2013.06.04
317 리뷰 김이환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 리뷰 ㅁㄴㅇ 2020.10.24
316 리뷰 [영화] 물리4등급이 본 <인터스텔라> 리뷰 참붕어 2016.10.27
315 리뷰 장강명 [표백] 비판 - MK II1 니그라토 2016.02.26
리뷰 [비판]장강명의 '표백' 니그라토 2016.01.14
313 리뷰 [영화]매드맥스:분노의 도로-신화 없는 이들을 위한 새로운 신화 세뇰 2015.06.01
312 리뷰 [책] 잃어버린 것들의 책 초극성 2015.05.11
311 리뷰 인터스텔라: 감상2 정도경 2014.11.29
310 리뷰 [리뷰] 절망의 구 (김이환) 장강명 2014.11.02
309 리뷰 [리뷰]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 (김보영 외) 장강명 2014.11.02
308 리뷰 [리뷰] 백만 광년의 고독 (김보영 외) 장강명 2014.11.02
307 리뷰 [리뷰] 심연 위의 불길 (버너 빈지)1 장강명 2014.11.02
306 리뷰 [영화]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다가올 과거의 나날들(큼직한 스포 있음)1 세뇰 2014.07.29
305 리뷰 [영화]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저-하이드라는 거기에 있다(큼직한 스포 있음)1 세뇰 2014.07.29
304 리뷰 [영화]겨울 왕국-All hail Queen Elsa! 세뇰 2014.07.29
303 리뷰 [영화]로보캅(1987)-기계의 몸, 경찰로서의 의무, 인간으로서의 실존 세뇰 2014.07.29
302 리뷰 부라노보 할머니들 (유로비전 2012) 정도경 2013.12.12
301 리뷰 [리뷰] ZOM-B : 당신이 좀비를 좋아한다면1 날개 2013.07.21
300 리뷰 [리뷰] 컴퓨터 커넥션 – 불꽃놀이 같은 베스터 스타일의 매력1 날개 2013.07.08
299 리뷰 [리뷰] 『K·N의 비극』(『제노사이드』의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 작품) 날개 2013.06.24
298 리뷰 [영화] 서칭 포 슈가맨 감상 날개 2013.03.11
Prev 1 2 3 4 5 6 7 8 9 10 ... 16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