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대담 텍스툰 인터뷰

2012.03.31 02:3803.31



68_icon_2.gif
※이 인터뷰는 2월 중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현재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거울의 자유게시판과 텍스툰의 자유게시판에 글이 올라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진 부분에 대해 2부를 추가했습니다.


0. 텍스툰Textoon:

텍스툰은 창작집단 몽니에서 기획 제작하는 계간 웹진이다.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웹진과 더불어 7호부터는 종이책으로도 출간하고 있다. 지향점은 형식을 가리지 않는 종합창작으로, 글과 그림을 비롯하여 성우 더빙, 만화, 음악 등을 싣는다. 가짓수는 가능한 한 더 늘려갈 예정이라고 한다. 현실이 어떠하든 포부는 크다. 그리고 실제로 텍스툰은 벌써 통산 3년을 넘기며 야금야금 목표를 이루고 있다. 3월 1일에 9호가 업데이트 되었고, 현재 종이책 출간을 준비 중이다. 텍스툰의 편집장이자 몽니의 대표인 송한별 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판타스틱의 대중성, 거울의 폭넓은 필진, 미래경의 전문성 사이에서 밸런스를 찾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봐요. 자리잡기가 언제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사이 어딘가에 텍스툰이 있어요. 아직 확정은 못 하겠지만."


1. 한 마디로:

라키난(이하 라)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송한별(이하 별)  네, 만나서 반갑습니다.

 넵. 이번엔 텍스툰 편집장으로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요. 텍스툰이 어떤 잡지이고 어떤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한 마디로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텍스툰 초기 기획할 때부터 내걸었던 슬로건은 딱 하나입니다. 종합창작. 이름에서도 알다시피 텍스툰은 영어 Text와 Toon을 합쳐서 만들어진 어휘거든요. 처음엔 그림과 글. 그런 식의 “종합창작"을 지향했어요.

처음 웹진 기획을 한 건, 꽤 됐던 것 같아요. 2008년, 09년쯤부터 “잡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어떤 의미에서의 잡지냐면, 작업물을 만들었을 때 이를 공개할 수 있는 발표지면이요. 발표 지면이 필요하기 때문에 잡지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했어요. 그 당시에 이미 인터넷에서 소설 창작 커뮤니티 매니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내가 만들면 좋겠지만 나는 돈이 없으니까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세상에나, 세상엔 PDF 파일이라는 게 존재하는 거 있죠. 공짜더라고요?

 네, 그리고 웹진이라는 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거 있죠.

 넵. PDF 파일 만들기 어려운 줄 알았는데 한글 워드에서 찍으면 나오더라고요. 우와, 이건 신세계다. 그래서 이걸 안 다음부터 그 당시에 몸 담고 있던, 제가 매니저였다는 그 인터넷 카페에서 인력을 긁어모아서 기획을 했어요. 처음엔 웹진을 만들 생각은 아니었고, 그냥 작품집을 하나 만들려고 했어요. 그 카페가 꽤 오래된 카페였는데, 그 동안의 활동을 정리하는 셈 해서 선집, 작품집을 만들어 보려고 했어요. 그러는 과정에서 “그럼 나도 할래" 하고 아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그 때부터 이건 좀 작품집으로 끝내기만은 아깝다, 내가 좀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 카페에 모였던 사람들이 애초에 그림도 하고 글도 하고, 그런 식으로 종합창작이 가능한 사람들이 모였던 건가요? 아니면 하다 보니 그렇게 발전한 건가요?

 기본적으로 그 카페에는, 소설 창작하는 지망생들이 모여 있는 카페였고요. 거기서 제가 작품집을 한다고 사람을 모으기 시작하니까 그 카페 구성원들이 나도 나도 하면서 아는 사람 데려오고, 아는 사람 데려오고 했어요. 주로 그림 그리는 분들 모셔왔어요. 그런 식으로 구성이 된 거죠. 지금 잠시, 텍스툰 1호를 잠깐 봤으면 좋겠는데요.



▲ [텍스툰] 1호.

1호 구성 같은 경우는 소설이 7편 실려있는데, 이 중 3편은 장편 연재의 일부고, 단편 4편하고 일러스트레이션 5점이 실려있어요. 사실 이 지점까지만 해도 종합창작이라기보다는 정말로 그냥 작품집에 가까운 발표지면이었죠. 그렇게 시작했지만, 현실은 비루해도 꿈은 높게 가지라고. 우리의 꿈은 이 정도로 끝내는 게 아니다. 우리의 꿈은 여기에 뭐 만화도 넣는 거고, 노래도 넣고, 다 넣어보자. 기술이 인간을 자유롭게 하리라. 언젠간 넣을 수 있겠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현재도 텍스툰은 종합창작이라는 어휘를 북극성 보고 따라가듯이, 지향점으로 삼아 가고 있죠.


2. 웹진 텍스툰이 만들어지기까지

 그럼, 1호를 낼 때, 1호는 거의 작품집에 가까웠던 거잖아요. 그러면 1호를 낼 때부터 이걸 잡지로, 정기적으로 내자는 생각이 섰던 건가요?

 1호가 나오기 전에는 생각이 없었는데, 1호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이걸 잡지로 만들어야겠다 정간지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전 개인적으로 전공이 문헌정보학인데, 도서관 관련 학문이거든요. 도서관에서 잡지 같은 것들, 저희 용어로는 정기간행물이라고 하는데, 이 정기간행물의 신뢰성을 측정하는 방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얼마나 꾸준히 끊이지 않고 제 때 잘 나오는가, 그런 요소가 있거든요. 저는 또 시기적절하게 그걸 학교에서 주워들었기 때문에, 이걸 무크지처럼 만들면 정말로 그냥 작품집이 되어버리겠다 싶어서.

 정기간행물로.

 네. 어떤 주기가 가장 좋을까 고민을 많이 해봤어요. 월간은 죽을 것 같고, 뭔가 그럴싸하게 나오지도 않을 것 같고 해서 처음엔 격월간으로 만들었어요 한 1년 정도는 격월간으로 계속 만들고, 2011년 9월부터 재개된 7호부터는 3개월에 한 번씩 나오는 계간지로 바뀌었죠. 처음 말씀하신 질문에 다시 한번 답을 드리자면, 처음부터 정간물로 만들 생각은 있었어요.

 정간물로 만들면서 좋은 점, 혹은 정간물로 만들면서 목표로 했던 점 같은 게 있나요? 사실 꼭 정기적으로 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물론 정기적으로 냈을 때 높이 평가 받는 부분이 있겠지만. 그런 많은 요소들 중에서 정기간행물로 가야겠다, 격월간으로 가야겠다 하고 선택해야 했던 이유가 있었나요?

 음, 정기간행물로 가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요, 사람들이 달성감이 없으면 절대 일을 하지 않거든요? 텍스툰 같은 경우에는, 사실 솔직히 말해서 필진들에게 돈이 가는 건 아니잖아요. 순수 열정으로만 움직이는 건데, 그럼 특히 달성감이라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내 이름이 실린 웹진이 주기적으로 나온다는 건 굉장한 동력원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죠. 그리고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마감?

 네, 처음 만들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무서운 줄 몰랐어요, 마감이라는 게.

 네... 마감이 진짜.

 이젠 제가 마감을 관리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2개월이라는 작업 기간이 주어지고 기간에 따라서 결과물이 나오니까. 이로 인해 사람들이 확실히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한 달은 작품을 쓰고 한 달은 편집을 하니까, 언제 작품을 써야겠고 언제까지 나와야 하고. 그런 식으로 하니까 필진이고 편집진이고 감을 잡아가는 게 있고. 아무튼 간에 작품집이 나오는 거니까 동기 유발도 되고.

이건 실리적인 부분이고요. 이상적인 부분에서는요, 사실 좀 오기였어요. 우리가 뭐 대단한 걸 하는 건 아닌데, 우리가 약속한 공개일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이건 우리가 굉장히 찔리는 일 아니겠느냐.

 네, 사정없이 찔리네요.

 그런 식으로. 설령 좀 부족하더라도 공개일만은 지키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격월간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는 우리가, 이건 독자에게 하는 약속이다, 하는 식으로 스스로를 몰아세웠던 것도 있어요. 그러면서 약간은 자존감을 억지로 만들어 챙긴 거죠.

 정기간행물로 만듦으로써 뭔가 강제성을 부여하고, 계속 동기 유발을 하고, 계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아서… 사람들이 계속 여기에 계속 빠져들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었군요?

 네, 어, 그걸 말씀으로 하시면 안 되는데, 사실은 그렇습니다.


3. 변신!

 6호까지는 격월간으로 하다가 7, 8호는 계간으로 바꿨다고 하셨는데, 바꾸게 된 이유바꾸면서 달라진 점, 그런 게 있나요?

 1호부터 6호까지는 디자인이 매번 바뀌었어요. 디자인과 구성과 편집이 정말 매번 바뀌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내가 생각하고 할 수 있는 걸 한번, 할 수 있는 형식대로 만드는 거죠. 그럼 그에 대한 피드백이 들어와요. 그 중에 나쁜 점, 개선할 점이 있었으면 그걸 다음 호에 과감하게 고쳐요. 그렇게 피드백을 받아서 개선하고 개선하고 하면서 5호까지 만들었어요. 근데 지난 다섯 호를 돌아보니까 굉장히 중구난방이고 분량도 제멋대로고, 통일성이 안 보이는 거죠. 이대로라면 처음에 꿈꾸었던 정기간행물로서의 통일성이 떨어진다, 정비가 필요하다, 하고 판단을 내리고 필진들과 협의한 끝에 6호를 한 달 늦게 냈어요. 원래 6호가 2010년 12월에 나올 예정이었는데 2011년 1월호, 신년호로 탈바꿈해서 나왔어요. 6호에서 선언을 때린 거죠. 우리 이대론 안 되겠어요. 좀 쉬어야겠어요. 여러분 나중에 봐요.

그리고 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편집장 입장에서 이런저런 잡지들을 분석을 했어요. 없는 돈으로 4종에서 5종 정도의 정기간행물을 사서 분석했던 것 같아요. 뭐 굉장히 치밀하게 분석한 것 같진 않지만. 내부 필진만으론 한계가 있다 싶어서 외부 필진도 영입을 하고. 이제 슬슬 종합창작이라는 우리의 지향점을 향해서 한 발 더 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서, 6호까지는 글과 그림이 거의 다였다면 7호부터는 아마추어 성우 더빙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조금씩 들어가기 시작해요.



▲ [텍스툰] 6호, 텍스툰 시즌 1 최종회. 숨고르기를 한 뒤 7호부터는 시즌 2가 시작되었다.

저희 내부에서는 그렇게 불러요. 1호에서 6호까지를 텍스툰 시즌 1, 그 다음 7호부터 그 이후를 시즌 2. 그렇게 1기 2기라고 부르거든요. 1기에서 2기로 넘어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한계점을 느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충전이 필요했고. 그리고 1기와 2기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일단 판형이 바뀌었어요. B5에서 신국판으로 바뀌었고요. 그리고 1기에서는 매 호 디자인, 편집이 달랐다면 2기에서는 서로 굉장히 강한 통일성을 가지고 쭉 연결이 돼요. 그래서 2기 내부에는 책들 간 편집 방향성이 일치합니다. 그리고 1기에는 없던 칼럼, 외부 필진들의 칼럼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좀 더 종합창작에 가까운 컨텐츠들이 입수되기 시작됐고. 아, 그것도 빼먹을 수 없죠. 7호부터 종이책이 같이 나오고 있어요. 해서, 7호부터는 꾸준히 종이책이 나오는 중이고요.


4. 목표점

 격월간에서 계간으로, 1기에서 2기로 바뀌면서 확실히 어떤 변화의 지향점이 있었고, 그게 반영된 거 같은데, 잡지들을 분석하면서 혹은 내부의 회의 단계를 거치면서 나온 거잖아요.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었는지 궁금한데요.

 1기에 비해서 2기에 보강된 부분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게 편할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는 일단 칼럼이 들어오기 시작했죠. 그 전까지는 단발적으로 리뷰가 올라온다든가 누군가의 분석이 올라온다든가, 그런 단발적인 기획이 있었는데. 7호부터는 본격적으로 칼럼 코너가 생기고, 코너 이름과 공간이 주어지고. 그런 식으로 정기적인 칼럼이 들어오기 시작했고요. 사실 그 부분이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이었어요. 우리가 웹진을 복간하면서 세 분께 원고 청탁을 드리는데, 그 분들과 뭐 일면식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어렴풋이 알고 있는 그런 사이였어요. 이 분들께 청탁 메일을 보내면서, 속으로 이렇게 결심을 했어요. 이 세 개의 청탁 메일이 다 OK 사인이 떨어지면, 이건 뭔가 있는 거다, 난 종교를 가지겠다. 전 무교인데.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보냈는데 다 OK 사인이 떨어졌어요. 그 중 하나가 필진 분 사정으로 없어지긴 했지만. 그래서 현재 정세랑 작가님의 <정세랑의 말랑몰랑>과 전홍식 관장님의 칼럼이 그런 식으로 저희가 받게 된 칼럼이고요. 그리고 김의성 님이 <예술 나누기>라는 타이틀로, 전시회 등에 관련해 좀더 편하게 예술에 접근할 수 있는 그런 글을 써주고 계세요. 그렇게 칼럼에 가장 신경을 썼어요.

 왜 칼럼이 중요했나요?

 잡지라는 건, 작품집은 아니잖아요. 잡지 전체를 읽을 때 밸런스 완급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어요. 지금까지처럼 작품만 막 들어가 있다 보면, 뻑뻑하거든요.

 단편집이 그렇듯이.

 네. 굉장히 뻑뻑하고, 천천히 두고 봐야 하고. 그것보단 좀더 가볍게 접근하고 쉽게 읽을 수 있고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구성이 되었으면 했어요.

그리고 7호부턴 특집이란 게 생겼죠. 커버스토리 같은. 7호 같은 경우는 <목소리의 왕국>, 성우 특집이었어요. 성우 특집이란 타이틀로, 성우에 대한 간단한 상식부터, 성우 지망생 분 인터뷰, 애니메이션 아마추어 더빙, 이런 것들이 들어가 있죠. 이런 식으로 하나의 집중된 테마를 가지고 특집 코너를 넣는 것도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거기 때문에 과감하게 열심히 때려넣었어요. 일단 특집과 칼럼의 유무가 1기와 2기를 가르는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고요.

그 다음은 통일된 편집 방향성. 7호와 8호는 웹진 상으로 봤을 때 거의 일치하거든요. 물론 그 사이에서 약간 개선된 점은 있어요. 변한 점도 있고. 하지만 기본적인 방향성은 같거든요. 사실 1호부터 6호까지 보면, 독자가 더 혼란스러울 거라고 생각을 해요. 매번 바뀌니까. 그에 비하면 2기부턴 좀더 독자 분들이 편하게, 안심하고, 놀라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방향성을 추구합니다.

 그러면 말씀대로 1기는 창작 동인에서 분발한 정도였다면, 2기부터는 잡지로서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1기 같은 경우는. 모르겠어요. 시간이 지나면 흑역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 내부에서는 흑역사지만, 나름대로는 예쁜 애들이니까요.



▲ 특집과 칼럼이 실리기 시작한 [텍스툰] 7호.

 종합창작이라는 게 굉장히 광범위한 매체들을 포함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과연 최대한 다양한 종류의 창작품을 담는 것이 좋은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드는데, 텍스툰은 어느 정도를 지향하는지. 지금 상태로는 되는 대로 많이, 인지 아니면 기준점이 있는지?

 웹진, 종이책에 담을 수 있는 형태라면 가리지 않기로 했어요. 지면이 허락하는 한 어떤 종류의 창작품이든 간에 받을 거고요. 그렇게 되면 굉장히 정신 사납고 난잡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다양한 형태의 창작 사이에 합의점을, 콜라보레이션을 일구어내는 것까지가 저희가 말하는 종합 창작의 영역입니다. 다른 예를 들면, 작곡가와 소설가가 같이 작업을 해서 노래와 함께 듣는 소설 같은 게 나올 수 있겠죠. 어떤 작품과 그 작품만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 나올 수도 있는 거고. 다양한 형태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조합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창작자들 사이의 협업을 이끌어내는 것까지가 저희가 생각하는 종합창작의 영역에 속합니다. 이 정도까지 되면, 그런 자유분방하고 정신 산만한 것들이 또 나름대로 방향성을 찾아서 통일을 이룰 거라고 생각해요.

 네, 그게 가능하게 되면 한 시즌 3이 되겠죠.

 3에서 되면 좋겠는데요.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요. 그래서 당장은 그런 가능한 창작 장르를 많이 확보하고, 그게 시즌 2의 역할이 될 거에요. 말씀하신 대로 그 안에서 협업이 이루어지는 게 시즌 3이 되겠고. 시즌 4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그쯤 되면 이제… 그걸로 돈을 버나?

 하기 나름이죠. 그쯤 되면 대중화가 가능하겠죠. 더 많은 형태의 그리고 더 많은 영역의 창작이 가능하게 되겠죠.

 네, 그런 자유분방하고 얽매이지 않은, 최소한의 형식만을 갖추는 성격을 지금으로서는 유지하고 싶어요.


5. 여기 종이책 추가요

 네, 그럼 텍스툰은 2기, 그리고 종이책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인쇄라든가 출판이라든가 책 판매 같은 새로운 문제들이 생겼을 텐데요. 그런 건 어떻게 해결하는지.

 출판 같은 경우는, 제가 학과에서 문집을 담당해서 만들었었거든요. 그 때도 편집장이었는데. 그 때 경험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종이책을 편집할 때 파일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은 있었어요. 정말 간단한 것들인데 안 해본 사람들은 모르는 것들 것 있거든요.

 예를 들면?

 표지 파일을 넘길 때 원래 이미지보다 좌우 상하 여백을 3mm씩 늘린다. 한글 워드에서는 쪽맞춤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상관이 없지만, 인쇄하면 달라지니까, 이걸 맞쪽 보기 같은 식으로 해서 페이지 넘버링 위치를 선정한다. 이런 것들. 혹은 편집 상에서 좌우 여백을 너무 줄이면 인쇄해서 보면 안 보인다. 그런 사소한 팁들은 좋은 기회를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시행 착오를.

 네, 좋은 시행착오였죠. 그런 자잘한 것들은 괜찮았어요. 그런데 웹진의 유통이라든가, 인쇄 같은 것들은 여기저기서 많이 도움을 받았어요. 거울의 pena님께도 많은 조언 받았고요, Nox & Lux의 현서 님께서도 많은 조언 해주셨고. 여기저기 비비면서.

 갑자기 스페셜 땡스가 되었는데, 많이 말씀하세요. 그 외 다른 분들께도.

 뭐, 시상식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여러 분께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고. 전홍식 관장님께서도 많은 조언 해주셨고, 비전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래서 정말 운이 좋았다고밖에 늘 할 말이 없는 게, 늘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분들이 와서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딱히 착하게 산 것 같진 않은데 복을 많이 받고 있어서, 앞으로도 착하게 살아야지 하고 생각을 가끔 하곤 합니다.



▲ [텍스툰] 8호.

 사실, 종이책으로 나오면 웹진이랑 느낌이 많이 다르잖아요. 손에 잡히는 무게도 있고, 인쇄돼서 나오는 글자의 힘 같은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텍스툰의 제작동기랄까, 동력은, 거기서 받는 달성감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종이책으로는 그게 더 커졌을 것 같아요. 물론 품은 더 많이 들어가겠지만. 그런 점에서 텍스툰 내부 혹은 외부에서 오는 반응들은 어떤지.

 일단 8호 표지가 저 개인적으로는 회심의 역작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일러스트레이션을 맡아준 친구하고 저하고 의견이 굉장히 잘 맞았어요. 그래서 8호 표지가 그 당시 나올 수 있는 최고조로 나왔다고 생각을 하는데, 다행히도 이 표지가 반응이 좋아서. 필진들은 일단 거의 다 좋아하고요. 외부에서도 괜찮네 하는 반응을 해주세요.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8호는 실물로 봤을 때 반응들이 좋았어요.

 네, 책이 손에 잡히니까 “아, 진짜 잡지가 되었구나"하는 느낌이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요, 홍보 나갈 때 좋아요. 우리가 이런 거 만드는 사람이다, 하고 딱 주어졌을 때 느끼는 느낌이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자부심 같은 것도.

 좀 더 고취되는 것 같고. 여러 권 사서 주변에 나눠준다는 사람도 있고. 음, 종이책이 나오니까 일단 모르는 분들이 보기에는, 저 사람들이 뭔가 제대로 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것도 같고. 그래서 인터뷰 따내거나 새로운 필진을 받기에 유리해진 것 같아요.


6. 비영리, 선순환, 가치기준

 네, 근데 종이책엔 가격이 있잖아요. 그런데 견적은 나오는지.

 비밀은 아니니까요. 일단 저희가 가격 책정을 어떻게 하는지부터 설명을 드릴게요. 저희 가격은요, 해당 호에 글을 주신 외부 필진들께 원고료 대신 책을 드리거든요. 그런 증정본과 다음 호에 글 실어주셨으면 하는 분들께 홍보용으로 또 책을 드려요. 이런 증정본을 제외한 순수 판매본을 팔았을 때 본전이 나올 만큼으로 가격을 책정합니다.

 정말로 비영리군요.

 비영리랄까 이 정도면 재능기부랄까.
그래서 저희는 정말로 팔면 땡전 한푼 안 남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7호 같은 경우는 완판했는데요, 만 이천 원 정도 남겼어요. 물론 그 과정에 제가 오다가다 쓴 차비는 계산하지 않았으니까 아마 마이너스로 보는 게 맞는 것 같고. 8호는 차마 합산을 못 하고 있는 게, 재고가 좀 많이 남았어요.

 아… 네, 7호는 완판했는데 8호는 재고가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증쇄했거든요. 딱 열 권 더 뽑았을 뿐인데 그 열 권이 남아버려서. 네, 여러분, 배고픕니다, 좀 팔아주십쇼.

 네, 그 열 권 팔면 땡전 한 푼 안 남는 상태가 되는 거죠…?

 그럴 겁니다. 다음 인쇄비가 그 때쯤 되어서야 나오는.

 정말 땅 파서 만들고 있군요. 아니 그보다는, 마음을 파서, 손가락을 팔아서 만들고 있군요.

 생명의 불꽃을 불살라가면서 만들고 있는데요. 이건 그런 의미도 있어요. 여러 필진 분들께서 호의를 가지고 도와주시면서 만드는 책인데, 이걸 팔아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건 이치가 안 맞는 거죠. 물론 이걸 영리를 목표로 삼아서 판다고 해서 큰 돈이 벌리는 건 아니잖아요. 큰 돈이 벌리는 것도 아닌 걸 어떻게 나눠줄 수도 없는 거고. 그럼 나도 이분들 호의에 힘을 얻어서, 호의를 때려박아서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로 만들자, 그런 생각이긴 합니다.

이건 저희 기본 마인드 중 하나인데요. 손해도 아니고 득도 아닌 선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의 선을 맞춰가는 게 저희 행동 양식 중 하나입니다.

 득도 아니고 손해도 아닌 선이 어떤 건가요?

 일단 손해는 안 되죠. 하지만 그렇다고 득을 보게 해드리긴 또 쉽지 않아요. 지금은 그 득이 되는 부분을 저희가 받을 예정입니다. 어떤 분이 글을 써서 좋은 반응을 얻고 성장하게 되었다, 고 치면 이 부분은 작가에게 있어서 득이 된 거잖아요? 그 득이 된 부분을 다시 텍스툰에 돌아오게끔 하는 재투자 과정을 거치는 거죠. 그래서 선의 재투자가 일어날 수 있게. 손실은 나면 안 되는 거고, 득이 생기면 다시 텍스툰에 돌아올 수 있게끔.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라는 건 그런 의미입니다.

 텍스툰에 득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좋은 원고를 받을 수 있다면 그건 텍스툰에 득이 되는 일이죠. 그 원고를 통해 독자층이 확산되거나 새로운 원고를 받을 수 있게 된다면 그건 더 큰 득이 되는 거고요. 텍스툰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의 ‘득’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텍스툰에 득이 된다’는 말은 ‘텍스툰을 성장시킨다’는 말과 비슷한 것 같네요.

 하지만 글을 싣는 입장에서도 경험치 면에서는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그렇죠.

 그럼 이제, 웹진으로는 8호 종이책으로는 두 권이 나왔고 이제 다음 호를 준비 중인데. 이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계속 업데이트 업그레이드가 된 거잖아요. 이를 통해 깨달은 요령이라든가 생각 같은 게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음, 글쎄요. 전 사실 아직도 제가 배워야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순 없는 부분인 것 같은데. 일단 자기가 사용하는 툴,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필요한 만큼 기능을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이건 당연히 기본인 것 같고. 워드는 물론이고 이미지 편집 툴도 약간은 다뤄야 하고. 그런 기본 요건만 있다면, 요즘 좋은 세상이니까, 전자책 만드는 건 어렵지 않은 것 같고. 그런 PDF 파일 찍어내는 건요.

다만 “웹진"을 만드는 데 어려운 점은, 혹은 좀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자기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는 거죠. 저희도 인원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항상 열 명에서 스무 명 가량이 매 호 동원이 되고, 그럼 그 열 명에서 스무 명을 관리하고 최적의 상태를 이끌어내서 최고의 원고를 뽑아낼 수 있게 지원해야 해요.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서 님께서 주신 조언 중 하나인데, 편집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일이기 때문에,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신 적이 있어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특히 저희는 비영리 웹진이기 때문에 그런 소통이 어긋나서 관계가 어그러지는 순간 그 사람은 영원히 안녕하는 거고, 그럼 웹진의 안녕한 미래와는 요원해지는 거죠.

그런 걸 떠나서도 신뢰관계가 정말 중요한 거죠. 이 사람이 나를 신뢰하고 믿고 원고를 준다면 나도 거기에 힘을 얻어서 거기서 더 많은 아이디어를 뽑아내고 더 괜찮은 편집을 해낼 수 있는 거고. 신뢰관계 구축이 정말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신뢰관계만 구축이 된다면 당장은 웹진의 퀄리티가 낮아도 점점 나아질 거라고 생각을 해요. 반대로 당장은 웹진의 퀄리티가 좋지만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깔려있지 않다면 그 웹진은 결국 사라질 거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것보다도 필진과 편집진 사이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어요.

 뭐랄까, 아직은 작은 단체기 때문에 그런 인간관계가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은 데요. 사실 인간관계와 신뢰관계는 좀 다른 것 같아요. 그 신뢰관계가 정확히 어떤 걸 의미하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예를 들면?

 가장 기초적으로는, 내가 이 사람에게 원고를 넘기면 이 사람은 원고를 정말 제대로 읽고 피드백을 해준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항상 정해진 시간에, 약속한 시간에 나온다. 그게 1차적인 신뢰관계죠. 필진 분들이 편집진에게 주는 신뢰의 모습이고. 거기에 대해 편집진은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작품을 잘 읽고 적합한 형태로 편집을 해서 약속한 시일에 공개한다. 그게 편집진이 신뢰에 부합하는 거고. 그런 거죠, 가장 뻔하게 말하자면, 믿고 맡길 수 있다. 이 사람이 내 발목을 잡지 않고 나를 방해하지 않고 내 길목을 막지 않고.

 혹은 오독하지 않고.

 오독하지 않고. 그럴 수 있는 신뢰를 말하는 거죠.

 그러면, 텍스툰이라는 잡지를 이끌어나가는 편집장으로서 가장 어려웠던 점 같은 건 무엇인가요?

 6호 만든 직후가 가장 힘들었었죠. 방향성도 좀 미묘했고, 지금까지 만들어온 결과물이 썩 성에 차지도 않았고, 내 이상은 저 위에 있는데 현실은 그 중간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고. 그 때가 가장 혼란이 많았던 시절인 것 같은데.

네, 6호 편집장의 말에 그런 말이 있어요. 절대로 사라지지는 않겠다고. 선언을 해버린 부분이기 때문에 좋으나 싫으나 돌아왔어야만 했죠. 그런 자기 선언이 때로는 족쇄가 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좋은 지침, 기준점으로 작용해준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런 게 아니면, 언제나 저희 필진과 독자 분들께 정말로 무한한 사랑과 감사를 드리고 있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거의 다 상쇄가 되는 것 같아요. 힘들어서 못해먹겠네 하는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고요. 저는 팔불출이라 필진 자랑을 좀 열심히 하는데요. 그런 말 자주 하고 다녀요. 내가 정말 이 글을 만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은 글들이 들어올 때가 있다고. 편집자를 뿌듯하게 만들어주는 글들이 있어요, 그런 컨텐츠들이. 그런 면에선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질리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어서. 힘들지 않다면야 거짓말이지만, 힘든 것보다 재미있는 게 많습니다.

 (웃음)

 네, 하지만 안 팔리고 쌓여있는 재고를 볼 때마다, 힘들긴 하네요. (울먹거림)

 (다시 웃음)


7. 만드는 이야기

 그럼 텍스툰 구성에 대해서요. 사실 구성에 대해서는 아까 대충 말이 나왔죠. 칼럼이나 특집이라든가 그런 것들.

 가장 기본적으로는, 특집, 칼럼, 소설과 그림, 그리고 기타 창작물들로 구성되어 있죠.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요?

 일단… 여러 사람에게 알려야지 의미가 있는 작업인데, 홍보가 되게 힘들고요. 한정된 필진으로 계간지를 만들다 보니까 쓰는 사람이 계속 쓰게 되잖아요. 그래서 약간 우려먹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미안하기도 하고. 새로운 필진 영입이 가장 어려워요.

처음 웹진 만들었던 때보다는 기술이 좋아져서, 링크나 OR코드 등을 사용해서 동영상 음원 이런 거 제공하기는 쉬워진 면은 있지만, 여전히 종합창작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껄쩍지근한 상태고. 하지만 이것도 결국은 새로운 필진 영입과 이어지는 얘기니까. 그러네요. 지금은 더 몸집을 불려야 하는 상태라고 생각하는데, 그러기가 좀 힘든 것 같아요.

 새로운 필진 영입은 어렵죠. 네. 지금까지 새로운 필진이 들어온 경우는요?

 지금까지 꾸준히 계속 들어왔었는데. 대부분은 직접적인, 공격적인 헤드헌팅을 통해 낚아온 사람들과, 인맥을 통해 한 다리 두 다리 건너서 들어온 사람들과, 그런 식이죠, 대부분.

어려운 점에는 새로운 필진 영입하는 거, 매 번 특집 정하는 거, 부록 만드는 거. 사실 종이책 구매자 분들께는 좀 미안함이 있어요. 기본적으로는 웹진하고 거의 같은 컨텐츠니까. 그래서 종이책 구매자 분들만을 위한 부록을 준비하고자 했는데. 그게 8호에서는 텍만지라고 솔로 죽이는 보드게임입니다. 부록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텍만지 설명 좀 해주세요.

 텍스툰 종이책 구매자에 한해서 텍스툰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보드게임인데요. 기본적으로는 주사위 두 개만으로 즐길 수 있는 뱀과 사다리 류 게임입니다. 1칸부터 100칸까지 있는데,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수만큼 이동해서 100까지 가장 먼저 가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절대로 곱게 만들지 않았죠. 그 때 마침 크리스마스 시즌이었기 때문에, 이 인간들 한번 죽어봐라 커플 죽어 하는 마음으로 만든 게임이기 때문에. 그런데 분명히 커플 죽어 하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었는데 만들고 보니까 솔로 죽어가 되어있더라고요.

 어째서일까요?

 모르겠어요. 어쨌든 권장 플레이 인원은 3-4인이고요. 우정 파괴라든가, 인간의 존엄성 상실이라든가, 한없이 작아지는 나라든가, 그런 현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네, 텍스툰 8호 부록이고요. 아직 재고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 [텍스툰] 종이책 8호 특별부록 ‘텍만지’.

 종합창작을 지향하는데, 혹시 더 넣고 싶은 영역 같은 게 있나요?

 개편 때부터 웹툰은 꼭 하나 넣고 싶었어요. 정확히는 만화. 만화가 정말 반드시 꼭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넣고 싶었는데, 아까 말씀드렸던 그 하나 엎어진 청탁이 만화였기 때문에 서글프게도 한동안은 보류했어요. 하지만, 무려, 놀랍게도! 텍스툰 9호에는 만화가 들어갑니다!

 네!

 드디어!

 홍보 좀 하시죠. 어떤 내용인가.

 아직은 1화까지 내용이니까 제가 섣불리 말하기보다는 기다렸다가 직접 보시는 게 나을 것 같고요. 제가 출간일쯤 라디오처럼 보이스 티저를 만들어서 공개를 할 겁니다. 그 쪽에서 자세한 이야기가 들어갈 거에요. 만화는 아직까지 다듬기 단계기 때문에 함부로 코멘트는 할 수 없을 것 같고. 다만 그 만화가 분이 8호 표지를 하신 분이시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이분의 스타일을 정말 좋아하고, 감성을 찌를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는 분이라 생각하고요. 아직도 좀 자괴감에 시달리기 때문에 반대로 오히려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그리고 무엇보다 어리고 파릇파릇한 미녀 일러스트레이터 분이십니다.

 오오오오오.

 네, 그렇습니다. 저희 유망주에요.

 오오오오오.

 작품 홍보가 아니라 사람 홍보를 하고 있네요.

 네, 혹시 뭐 애인 구함 그런 건 아니죠?

 어…

 넘어가죠.

 네, 넘어갑시다.


8. 권장사항

 9호가 기대가 되네요. 9호는 언제 나오죠?

 9호는 2012년 3월에, 정확히 3월 1일에 공개됩니다.

 다음 달이네요.

 벌써 다음 달이네요.

 네, 8호 열심히 팔아야겠네요.

 (괴로워한다)

 괜찮습니다. 새 호가 나오면 이전 판도 다시 잘 팔려요.

 그래야 되는데 말이죠. 네, 저, 여러분, 솔드아웃 좀 붙여보고 싶습니다.

 7호에서 붙이셨잖아요.

 다시 한번 붙여보고 싶습니다. 이번엔 솔드아웃도 예쁘게 만들어 볼게요.

 알겠습니다. 그럼 텍스툰 구매는 어떻게 가능한가요?

 텍스툰 홈페이지가 있거든요. 아마 이 인터뷰에는 “홈페이지가 있거든요" 하고 괄호치고 주소가 들어갈 것 같은데(textoon.mireene.com), 홈페이지에 주문 게시판이 따로 있습니다. 그럼 직접 구매 혹은 배송 구매로 구매가 가능하시고요. 그 외에 텍스툰 트위터 계정이 있어요. 그쪽으로 연락을 주셔도 상관이 없고요. 아니면 편집장인 저에게 전화, 문자, 쪽지, 메일 기타등등 모든 가능한 수단으로 연락을 하시면 제가 매우 기뻐하며 판매를 합니다. 굉장히 한정된 판매 경로긴 하지만, 네.

 아니, 홈페이지가 있으면 충분히.

 오프라인 매장을 하나 뚫어보려고 그렇지 않아도 여기저기 열심히 눈치를 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확정된 게 없고요.

 오프라인 판매를 한다면 어떤 식으로 가능할까요?

 기존의 서점에 끼어들어가는 형식이 되겠죠? 서울 홍익대학교 근처에는 독립출판물 전문 서점들이 있는데, 그쪽 입점을 하거나, 그런 식으로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이제 판매가 책정이라든가 정산이라든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아직은 좀더 생각해보는 중이고요.

 네, 아무래도 좀 더 자리를 잡아야.



▲ 홍대 근처 독립출판 전문서점 “유어마인드"와 “더 북 소사이어티"

 이쯤에서 마무리해도 좋을 것 같은데요. 제가 안 다룬 부분이 있나요?

 텍스툰의 지향점에 대한 이야기를 몇 번 했었는데요. 종합창작. 저희는 열린 조직을 지향하거든요. 굉장히 열려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본인이 만든 괜찮은 게 있다면 어떤 것이라도 찔러주시면, 저희가 봤을 때 받아들이기 무리가 없다면 협의를 통해서 웹진 게재가 결정이 됩니다. 종합창작이라 다룰 수 있는 것도 굉장히 넓고요. 그런 표현을 쓸 수 있겠네요. 잡식입니다. 가리는 게 없어요. 지금도 많은 필진 분들을 기다리고 있고요. 실제로는 수행할 일이 없는 기획 단계의 아이디어들도 모집하고 있어요. 기획자도 모집하고 있고. 저희는 언제나 사람에 목마른 사람이기 때문에 관심 있고 재미있어 보이고 한다면 한번쯤 찾아보고 연락이 되면 좋겠어요. 웹진은 공짜니까요.


9. 인사말

 마지막 인사말도 해주세요. 보통 인터뷰를 하는 입장이었을 텐데, 인터뷰를 당해보니까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사실 아직도 별로 실감이 안 나고요. 내가 인터뷰를 해도 되는 건가 그런 마음이 들고요. 여튼 인터뷰는 이미 했잖아요? 여기서부터는 제가 손댈 수 없는 부분이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하하하 그런 느낌입니다.

 본인이 정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

 하지만 그걸 누군가 정리해야 한다는 걸 안다는 슬픔!

 (웃음)

 재미있네요. 이 인터뷰 덕분에 텍스툰도 좀 힘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네, 저도 텍스툰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종합창작이라는 목표 참 좋은 것 같고,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상으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인터뷰는 이렇게 훈훈하게 끝났으나 업데이트는 제 시기에 되지 못하였다. 시간이 지나 달라진 점을 보강하고자 추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름하야 A/S. 두 번째 인터뷰인 만큼 처음보다 훨씬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가 나왔다.


1. 업데이트 후의 이야기

 저번 인터뷰 때와는 달리 9호가 나왔는데요. 9호에 대한 감상은 어떠신지

 생각했던 분량보다 두껍게 나와서 감동하고 있고요. 사소한 것들이지만 약간의 시도를 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소한 시도들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시도들이죠?

 특집기사를 한 가지 테마를 가지고 일관되게 쭉 해봤다든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만화 형식의 원고를 넣어본다든가, 아니면 연재 작품에 삽화를 추가로 집어넣는다든가, 그런 사소한 시도들이 은근히 여기저기 조금씩 있었죠.

 네, 그 미모의 만화가 분이 그리셨다는 만화는 어떤가요.

 넵. ‘텍스툰이 사랑하는 미모의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한시훈 씨’가 그린 만화는 ‘구망’이라는 제목으로, 이번에 프롤로그와 1화 분량이 함께 연재가 되었는데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마족과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신족이 공존하는 세계관이에요. 그런 세계에서 조금은 독특한 마족과 신족이 만나는 이야기를 그렸는데요. 처음 해보는 시도인 만큼 한시훈 님과 대화를 해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호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화 형식을 싣는 건 처음이라고 하셨는데 그런 점에서의 어려운 면은 없었나요?

 판형 문제와 함께 해상도, 이미지 크기, 길이 등이 문제가 됐었죠. 이 만화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하는 것도 고민이었고. 하지만 다행히 한시훈 님께서 그런 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맞춰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조금 첨언하자면, 이번 9호 같은 경우는 평소보다 10시간 늦게 오전 10시에 업데이트가 되었는데요. 한시훈님의 원고 같은 경우는 당일 아침에 수정쇄가 들어왔기 때문에 굉장히 아슬아슬 아찔아찔한 쫄깃한 기분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또 한 페이지가 파일이 잘못되는 바람에 중간에 재빨리 고쳐서 다시 올리기도 했고요. 이럴 땐 웹진이라 행복합니다.

 쫄깃한 마감이었군요.

 쫄깃한 마감이었죠. 듣고 있어요 한시훈씨? 쫄깃했단 말이죠.

 (웃음) 아끼는 분이라면서요!

 아끼지만 쫄깃한 건 쫄깃한 거에요. 나 혼자 쫄깃할 수 없잖아요.

 쫄깃이라고 하니까 말이 미묘해지네요.

 네, 어감이 쫄깃쫄깃 하네요.



▲ [텍스툰] 9호 표지.

 맞다, 표지요. 잡지처럼 나왔다는 그 표지요.

 네. 표지요. 정세랑 님께서 수고해 주셨죠. 잡지 표지처럼 나와서 놀랐어요. 사실 이번에 딱히 표지를 그릴 만한 친구가 없어서 사진으로 대체하기로 한 거였거든요. 촬영을 하고, 만화처럼 일러스트레이션처럼 꾸미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작업을 해서 봤는데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 거죠.

그렇게 분위기를 정하고 작업을 해보니까 어떤 이미지를 넣는 게 좋을지 확신이 서고, 그 후부터는 목차를 어디에 넣을 것인지 정보들을 어떻게 매치할 것인지 굉장히 빨리 떠올랐어요. 그런 면에서는 작업하는 데 즐거운 표지였고요. 특집 코너와도 잘 어울리고. 제가 농담 삼아 하는 말이지만 잡지 표지 같은 잡지가 나와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네, 지금까지 중에 처음으로 잡지 같은 표지였던 것 같은데.

 놀랐다니까요. ‘뭐야 이거 잡지스러워! 뭐야 이거 책 같잖아!’

 지금까지 뭘 만든 거에요!

 …네, 전 텍스툰 1호에서 8호까지를 고루 사랑합니다. 아빤 너희들을 사랑한단다.

 인터뷰 기사가 9호보다 늦게 올라가는데요, 괜찮으신가요.

 이렇게 A/S 하고 있으니까 괜찮을 것 같고요. 그래도 안 올라가는 것보다는 낫겠죠?
아, 얼마 전에 트위터에서 그런 분을 발견했어요. 텍스툰 공식 계정을 팔로우하고 계신 분인데요. 프로필에 ‘거울 읽는 텍스툰 독자’라고 적어놓으신 분이 있더라고요. 검색하다 우연히 그 분 트윗을 봤는데, “텍스툰이라는 괜찮은 곳이 있는데, 업데이트가 잘 안 되다 보니 자주 까먹는다. 안 까먹게 아예 프로필에 박아놔야겠다." 고 하셨더라고요. 누군진 모르겠지만 사랑합니다 고객님.

 사랑함니다 고갱님. (웃음)

 사랑합니다 고갱님. 두 번 사랑합니다. 그런 분들을 발견해서 참 좋았어요.

그 외에도, 트위터 텍스툰 공식 계정을 반 자동 계정으로 돌리면서, 9호에 실렸던 각 텍스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넣어놨거든요. 이게 아마 약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까 하고요. 그리고 본인 글 홍보가 올라오면 RT를 하시면 됩니다. 안 하시더라고요. 하셔야 합니다 RT. 두 번 하셔야 합니다. 우리 돕고 돕는 좋은 세상이 되어봐요.


2. 웹진의 형태: 업데이트의 다른 변형들

 스마트폰 판형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전부터 조금씩 요구가 있었거든요. 텍스툰은 e-pub 형태가 아니라 pdf 형태로 배포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는 읽는 게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요. PC, 웹 클라이언트나 태블릿 PC에 최적화된 버전인데. 그 동안 꾸준히 스마트폰 버전은 없느냐, 스마트폰에서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새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이즈가 작다 보니 페이지가 어마무시하게 나오더라고요. 태블릿 PC 판에서는 330페이지 정도 나오는 게, 스마트폰 판형에서는 900에서 1000페이지 정도 나오더라고요. 편의상 A, C, S 세 개의 권으로 나눠서 업로드를 했습니다. 각각의 파일이 20메가 전후로 용량이 꽤 되기 때문에, 3G로 다운받고 원망을 하시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왜 A, C, S죠?

 분책을 하는 데 기준이 있어야 하잖아요. 단순히 앞에서부터 1, 2, 3이라고 자를 순 없었기 때문에 A, C, S라는 태그를 달아서 분류를 했습니다. A는 article, 특집기사와 칼럼들이 실려있고요. C는 creation, 창작물들. S는 series라고 해서 연재물들이 들어가 있어요. 같은 창작물이라도 연재되고 있는, 혹은 연재할 작품들은 S로 들어가요. 예를 들면 미첼라이아의 용병들, 만화 구망, 그 외에 새로 시작한 작품들도 있고. 이게 페이지 상으로도 용량 상으로도 셋 중 가장 큽니다.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이대로 계속 가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e-pub 형태라든가, 아이북스에서도 텍스툰을 찾아보실 수 있게 꾸준히 다양한 포맷을 연구 개발하고 있습니다. 접근성 문제는 디지털 시대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니까요. 아마 좋게 흘러간다면 텍스툰은 종이책, 태블릿PC 판형, 스마트폰 판형, e-pub, 아이북스 판형까지, 총 5개 버전으로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컨버전하는 과정은 힘들지 않나요?

 당연히 쉽지는 않죠. 당장 스마트폰 판형으로 건너갈 때도, 일러스트 배치라든가 글자 조절부터 손 볼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고요. 하지만 책을 아예 처음부터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에, 추가의 노력을 기울여서 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볼 수 있다면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단 접근성은 좋고 봐야 하는 거니까요.

 9호는 분량이 많아서 더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 그런 식으로 형식을 한번 만들어 놓는다면 다음부터는 더 쉽지 않을까요?

 고정된 포맷을 만드는 게 중요하겠죠? 이번 스마트폰 판형을 제작할 때도 그런 걸 염두에 뒀어요. 태블릿 PC 판형을 스마트폰으로 자연스럽게 가져오는 데에도 노력을 했고요. 그렇게 다양한 판형이 존재하게 되겠지만서도 통일된 편집 방향성은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큰 틀에서의 접근법도 필요한 것 같아요.

 e-pub으로 나오면 어떻게 될까요?

 e-pub으로 나오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모두에서 볼 수 있게 될 거에요. 아마 e-pub 형태가 가장 가볍고 가장 보기 편하고 단촐한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로 컨버팅되는 만큼 특화작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죠. 그런 면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럼 스마트폰 용으로 따로 만들 필요는 없어지겠군요.

 네. 장기적으로는 pdf 판, e-pub 판, 아이북스 판 세 가지로 나올 거 같아요. 아이북스는 iOS에서 되겠고, e-pub은 안드로이드에서도 열리겠고, pdf는 기본이 되겠죠.

 e-pub이나 아이북스나, 1호부터 올라가는 건가요? 아니면?

 e-pub의 경우에는 아직 확정된 게 없고요. 그래서 정확히 말씀을 못 드리겠어요. 하지만 아이북스로 앱스토어에 등록이 가능할 것 같은데, 아직 해보진 않아서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9호부터 7, 8, 9호를 우선적으로 등록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여유가 생기면 1호부터 등록하겠죠. 하지만 1-8호는 스마트폰 판형으로 컨버팅할 생각은 없어요. 인력이 딸리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든요. 추가로 요청이 들어온다면 제작할 수는 있겠지만요.

복간이랄까, 과월호들 컨버팅 이야기가 나온 김에. 1호부터 6호까지는 고민 중이에요. 종이책을 만들어야 할까, 합본판을 만들까, 아니면 지금 나와있는 7-9호(신국판) 판형으로 재편집을 할까. 이쪽은 잘 모르겠어요. 지나간 것들은 나름의 매력이 있고 역사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선집을 만드는 건 어떤가요? 연재물은 앞부분도 필요하고.

 2012년 6월호가 텍스툰 통권 10호에요. 햇수로 3년이고 통권 10호이기 때문에 특집을 꾸미고 있는데, 10호 종이책 특전으로 텍스툰 선집이 전자책으로 따라갈 겁니다. 그런 식으로 선집을 제작할 생각은 있어요. 이벤트성으로 하기는 선집이 괜찮을 것 같지만, 복간을 위해서는 영인본이라는 느낌으로 통합판을 만드는 게 어떨까 생각을 해요. 영인본, 볼 사람만 보게. 1-6호가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사실 텍스툰이 웹진이라서, 그리고 컨버팅이 되고 있어서 좋은 점이, 잡지는 사실 중간에 빠지거나 하면 미묘하잖아요? 읽을 순 있는데 연재물이 미묘하게 연결이 안 된다든가.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볼 수 있다던가, 접근성이 좋다던가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런 이야기도 해 봤어요, 종이책이 나온 다음, 예를 들어 9호가 나왔다면 8호까지는 내리는 게 어떻냐는 의견도 있긴 했어요. 그런데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을 했고, 뭐니뭐니해도 지금 당장은 홈페이지 용량에 여유가 있으니까. 그래서 그냥 올려놓자는 쪽으로 갔어요. 그것 자체가 아카이브가 되기도 하고요. 하나만 딸랑 올라가 있는 것보다는 보기도 예쁘니까요. 중요하죠, 게시판에 뭔가 글이 많다는 건.

 그렇죠, 그리고 웹진은 아무래도 계속 찾아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니까.

 개인적으로 지금 나와있는 웹진들에 불만이 있다면, 호수별로 묶어보기 힘들다는 거죠. 분명히 호 단위로 콘텐츠가 제공이 되는데, 잡지로서의 구심점이 약하다는 느낌? 시간이 지난 다음에 그 콘텐츠를 찾아보게 되면 그 콘텐츠를 찾아보는 거지 그 잡지의 그 호를 찾아보지는 않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PDF 전자책 형식으로 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웹진하고는 오히려 다를 수도 있어요. 전자책, 전자잡지가 가까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전 이게 웹진의 또 한 가지 방향이고 저는 이 형태가 저하고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 종이책: 소량제작 예약특전 프리미엄 한정판매

 9호 종이책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종이책 일정은 현재 다른 일들이 있어서 늦어지고 있는데요. 편집은 3월 안에 끝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책이 나오는 건 4월 중순 정도? 첫째 주에서 둘째 주 사이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8호 종이책 판매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에, 9호는 주문 제작 식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 예약도 3월 말에서 4월 초쯤 받기 시작할 것 같아요.

이렇게 되면 정말 프리미엄이라고요. 주문 제작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살 수가 없어요. 네. 팔아달란 말이죠.

 네, 네에. 노력하겠습니다. 9호 부록은 어떻게 되었나요?

 아직까지도 종이책 부록은 미정 상태인데요. 계속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럴싸한 걸 찾아내서요,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저작권 문제가 관련 있는 부록인가요?

 저자가 있는 부록이기 때문에.

 뭔가 있긴 있는 거군요?

 그래도 올해로 햇수로 3년 차 만들어내고 있는데, 비장의 카드 하나쯤은 있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비장의 카드인가요?

 비장의 카드랄까요, 마지막 한 수랄까요, 파도를 막기 위한 호미랄까요.

 여기서 써도 괜찮은 건가요?

 여기서 쓰지 않으면 안… 그러게나 말입니다? 하지만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종이책 구매자 분들께는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게다가 이번엔 무조건 예약구매, 특전, 프리미엄이라면, 당연히 부록도 프리미엄 해야죠.

 네. 하다못해 책갈피 하나를 만드는 한이 있어도 뭔가 하나 만들긴 하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정 안 되면 정세랑님 개인 화보집이라도!

 (웃음) 저, 저작권은. 아니, 초상권은.

 모릅니다! 으아! 그런데 땡기네요. 개인 화보집.

 모델 정세랑님께…

 미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4. 평가 및 예고

 9호에서 마음에 드는 건 뭔가요?

 그렇게 물으시면.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이번에, 7호부터 해오던 아마추어 성우 더빙이 정식 칼럼으로 올라오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고요. 드디어 정세랑님이 조금은 말랑한 글을 쓰시게 되어 만족하시고 있는 것 같아 저도 기쁩니다. 외부에서 기사, 특집 거리를 가져오게 된 것도 긍정적인 방향이라 생각해요. 짜집기, 재활용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하나로 묶음으로써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생각하거든요. 창작의 의미도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좀 뻔뻔하게 가기로 했습니다.

 재활용이라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특집기사에 실린 정세랑님 인터뷰나 합평회 녹취록은 거울에도 한번 올라왔던 글이거든요. 그 기사를 제가 작성하긴 했습니다. 저작권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긴 합니다. (웃음)

 앞에서 나왔던 텍스툰의 지향점은 종합창작이었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이번 9호는 어땠나요?

 일진일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나왔던 창작물들이 꽤 온전히 들어가 있지만, 원래 들어가 있던 작곡 코너가 없어졌고요. 작성하시던 분이 생업으로 바쁘셔서. 이번 호에는 문학 관련으로 특집을 맞췄기 때문에, 저번처럼 다양한 분야에 계시는 분들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는 없었기 때문에, 일진일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들어온 만화가 장기 연재물이라는 점에서는 좋은 일이네요.

추가로 욕심이 있다면, 텍스툰 홈페이지 활성화 같은 게 있겠네요. 그러려면 일단 홈페이지를 개편해야 할 텐데, 네, 쉽지 않네요.



▲ 종합창작지 [텍스툰] 공식 홈페이지(textoon.mireene.com).

 10호에 대한 계획은 어떤가요?

 일단 텍스툰 10호 특집으로 예정되어 있고요. 낯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런 건 자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년 동안 생존했고, 10호밖에 안 됐는데 복간도 한 번 했잖아요.
군대 가 있던 저희 필진 한 분이 전역할 예정이기 때문에 인원 충당이 됩니다. 하지만 또 한 분이 군대를 가시기 때문에, 그 분은 어떻게든 글을 싣고 보내는 게 목표고요. 아까 말씀드린 선집도 부록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이쪽에 힘을 줄 것 같고요. 틀은 나와있어요.

5. “판…." 에 대해서 말인데요.

 인터뷰 전문에 판타스틱과 거울과 미래경이 언급된단 말이죠? 그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면 좋곘습니다.

 사랑합니다! (웃음) 판타스틱은 제가 고등학생 때 처음 접했는데요, 저는 그때 굉장히 억울했어요. 왜 내가 묶인 몸일 때 이런 게 나와서 나를 가슴 아프게 하나. 그래서 저는 야자 시간에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판타스틱을 보면서 처음으로 잡지의 필요성이라든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잡지에 대해 가지고 있는 발상이나 아이디어, 이미지는 판타스틱에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고, 그런 면에서는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판타스틱이 없었다면 제가 웹진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못 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거울은 하나의 이상향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기도 해요.

 어떤 이상향인가요?

 저렇게 오래, 잘, 주목 받고 싶다는 면에서 이상향이죠. 물론 텍스툰은 거울하고 방향성이 조금 다르긴 해요. 아까 말씀드린 그런 웹진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도 있고요. 그런 차이가 있긴 하지만 거울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거울에서 기사를 받아오고 있기도 하고. (웃음) 다양한 필진들이 활동하고 다양한 글들이 나올 수 있는 생태환경은 굉장히 훌륭하고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미래경은요?

 미래경은 실질적은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조언도 많이 들었고요. 거울에서 비전을 얻었다면 미래경에서는 실질적인 행정을 많이 배웠달까요?

 듣고 계십니까 편집장님!

 (웃음) 미래경은 전자책이라는 텍스툰의 성격에 조금 더 많은 영향을 끼쳤어요.

 미래경은 전자책이 아닌데도요?

 ‘책’이잖아요. 책이란 성격에 더 큰 영향력을 끼쳤어요. 거울을 보면서 책을 만들어야겠다, 고는 생각하기 쉽지 않단 말이에요? 하지만 미래경은 분명 종이책으로 나오고 있는 책이고, 또 종이책이 메인이니까. 특집이라는 아이디어도 사실 미래경에서 얻어온 거였고요. 그런 면에서는 많이 도움을 받았죠. 제가 일방적으로 얻어온 도움도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의아해 하실 분들도 있을 텐데요, 그게 그렇습니다.

 무엇인가요?

 충분히 말씀드린 것 같아요. 하하하.

 뭔데요?

 끈기...? 근성...?

 이쪽에서 빨아가서 없는 거군요!

 아뇨 농담이니까 진정하시고요! 종이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미래경을 보고 하게 됐어요. 저를 적자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습니다.

 이야. 책이라는 게 그렇죠.

 (웃음) 만드는 건 더 하죠. 그 외에도 여기저기서 많이 도움을 받고 있는데, 일일이 언급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제가 다 인식하고 얻어온 건 아닌 것 같기 때문에. 앞서 말씀드린 판타스틱, 거울, 미래경 말고도 전자책에 대한 비전을 꾸준히 제공하고 계신 분이 계시고요, 덕분에 전자책 실무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공부하고 있고, 그런 식으로 많은 분들께 비전을 얻어오고 현실을 배우고, 잘 빨아오고 있습니다. 스펀지처럼요, 쭉쭉.

 해면체! 다 먹으면 딱딱해지는 건가요?

 토해내겠죠.

 네, 이 정도면 될 것 같고요. A/S까지 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 두 번째 인터뷰도 끝났다. 변경사항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두 번째에서는 자잘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웹진의 안녕한 미래를 기원하며, 이상으로 인터뷰를 마친다.


댓글 2
  • No Profile
    앤윈 12.03.31 02:53 댓글 수정 삭제
    9호 표지 예뻐요. 분명 겨울에 찍었을텐데 봄 냄새가 나요. 얼른 오프라인 매장을 뚫을 수 있길 :)
  • No Profile
    한별 12.04.05 01:10 댓글 수정 삭제
    앤윈/ 벌써 봄 냄새가 난다니, 외투도 벗고 고생해주신 세랑님께서 좋아하실 것 같아요 :) 오프라인 매장 쪽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25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