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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거울 독자 여러분께서는 올 한 해 동안 어떠셨나요? 좋았던 일도, 아쉬웠던 일도 있으셨을 텐데요. 거울도 좋았던 일은 간직하면서, 아쉬웠던 일은 내년에 더 잘 해보자고 다짐하면서 한 살 더 나이를 먹으려 합니다. ^^

   2008년의 마지막 달에, 한 해 동안 거울에 있었던 사건 다섯 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 콜린님께서 찍으신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 사진입니다.

   거울과 황금가지가 함께 기획한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김이환 외, 황금가지, 2008년 7월)이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교양도서에 선정되었습니다.
   거울은 그 동안 자체적으로 열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해왔지만, 이번 단편선은 정식으로 출간하는 첫 번째 책이었습니다. 엄정한 시장의 논리 속에서 독자 여러분의 눈에 거울이 어떻게 비칠지 설레는 만큼 두렵기도 했습니다. 거울 5년간의 성과를 평가받는 자리처럼 느껴지기도 했고요.
   결과적으로 놀랄 만한 판매고를 올리지는 못했습니다만,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에 선정되는 예상치 못한 성과를 올렸습니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뻐서 몇 분간 진짠가, 하고 모니터만 쳐다봤더랬습니다. ^^;



  

   두 번째 사건은 거울 리뉴얼입니다. 거울이 문을 연 지 몇 년이 지나자 불편한 인터페이스 등, 미처 신경쓰지 못했거나 고쳐야 할 점 등이 많이 드러났지만, 거울은 게시판 수도 많고, 작지 않은 홈페이지이다 보니 너무 거한 작업이라 선뜻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죠.

  
   ▲ 창간호부터 55호까지의 환상문학웹진 거울.

   리뉴얼을 청탁드렸을 때 고민하시다가 결국 안 되겠다고 말씀하신 분들도 계셨고, 디자인 작업이 반 넘게 진행되다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유서하님께서 리뉴얼을 맡아주셔서 거울이 근 5년 만에 새단장하게 되었습니다.
   거울 로고도 새로 만들고, 우측에는 필진들 소개도 걸었습니다.
   메뉴도 편하게 정리했고, 새 글이 올라오면 빨간 색 ‘up’ 아이콘이 떠서 잠시 빨간 불 켜기 놀이가 생기기도 했지요. ^^

  
   ▲ 거울 메뉴 중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게시판들. 거울은 독자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불을 켜주세요~

   서하님께서 거울 리뉴얼 작업을 맡으시게 된 과정은 서하님의 인터뷰 기사에서 이미 밝혀진 바 있습니다.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살짝 붙여넣습니다.

   진아 역시 권님께도 여쭸던 거지만, 제가 리뉴얼해달라고 했을 때 무슨 생각 하셨어요? ^^;
   서하 권님께서도 같은 대답을 하셨던 것 같은데, 올 것이 왔구나...
   진아 (쓰러진다)
   서하 필진으로 가입하고 나서 리뉴얼 이야기를 들었는데, 외주가 아닌 이상 내부 인원으로 리뉴얼을 소화한다면 잘은 모르지만 홈페이지 제작이 가능할 것 같은 분은 ida님, jxk160님 정도가 아닐까... 그리고 한 분 한 분 못하겠다고 말씀하시는 상황을 보며 어라, 그럼 정말 내가 하게 되는 건가? 하고 생각했어요.


―――거울 60호 기획 기사, {유서하 인터뷰: 스파게티, 리뉴얼, 플라스틱 프린세스}에서 발췌



  

  
   ▲ 5주년을 기념해 첫 페이지에 걸렸던 대문.

   거울이 2008년 6월, 61호로 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0명이 채 되지 않는 필진 규모로 시작한 거울은 이제 50명 가까이 되는 필진들이 매달 소설과 기사를 업로드하는, 14권의 책을 낸 웹진으로 성장했습니다.
   5주년을 기념해서 오멜라스, 황금가지, 판타스틱, 기적의책 뿐만 아니라 교류중인 일른, 환타지 읽기 등의 웹사이트들에서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61호를 맞이해 그림책 이벤트도 했었지요. 글과 그림을 모아 동화책 형태로 기획 꼭지에 올렸더랬습니다.

  
   ▲ 거울 필진들의 짧은 소설에 삽화를 더해 그림책처럼 꾸민 5주년 이벤트의 일부. 구경하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시거나, 상단 메뉴에서 ‘기획’ 꼭지를 누르셔서 ‘그림책 이벤트’를 찾으세요~



  

   거울 대표 중단편선인 [눈 늑대: 2008 환상문학웹진 거울 중단편선]이 나왔습니다. 올해로 다섯 번째 나온 대표 중단편선이지요.
   지금까지 열 권 넘는 책을 만들었습니다만 한 번도 사고 없이 지나간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한 번도, 같은 사고가 일어난 적은 없답니다...;
   이번에는 표지가 예정보다 늦어져서 발을 동동 굴렀더랬습니다. 선입금 예약을 받으며 제작하는 책인지라 출간일을 맞춰 독자와 한 약속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oz님께서 작업하시는 화실까지 쫓아가 일러스트가 얼마나 진척되었는지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oz님은 표지를 그리시느라 며칠을 고생하셨고, 서하님은 밤을 새며 디자인을 하신 후 새벽에야 잠이 드셨다가 오전 중에 수정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일어나셔서 추가 작업을 하시는 일도 있었습니다. 제가 직장인이기 때문에 oz님께서 혼자 인쇄소에 달려가시기도 했지요.
   고생한 보람이 있는 걸까요? 이번 책은 특히 표지가 예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답니다.

  
   ▲ [눈 늑대: 2008 환상문학웹진 거울 중단편선], 그리고 그 밑에 깔린 [앱솔루트 바디].



  

   거울 소재별 앤솔러지 세 번째 책인 [달과 아홉 냥]이 출간되었습니다. 고양이를 소재로 한 아홉 편의 단편소설이 실린 책이었죠.
   수록작 중에서 표제작을 고르는 대표 중단편선과 달리, 소재별 앤솔러지는 제목을 따로 지어야 해서, 제목을 짓는 것도 매번 쉽지 않답니다. 열세 편이 수록되어 [혈중환상농도 13%]가 된 흡혈귀 앤솔러지와 열다섯 편이 실려 [제15종 근접조우]가 된 외계인 앤솔러지처럼, 이번 소재별 앤솔러지도 아홉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었으니 9라는 숫자를 넣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고양이 목숨은 아홉 개라는 이야기처럼 마침 수록작 갯수가 딱 맞는다고 좋아했지만, 9라는 숫자를 넣어야 한다는 제한 때문인지 오히려 제목을 짓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얼른 생각난 [고양이 목숨 아홉]은 진부한 감이 있어 금방 제외되었고, 의논 끝에 가능한 한 제목에 ‘고양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여러 필진분들께서 많은 의견을 주셨고 중간에 나왔던 [아홉 번째 꼬리에 리본을]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으나 너무 길어 제외되었습니다. 소재별 앤솔러지는 책도 작아 제목이 너무 길면 디자인하기도 애매할 것 같았어요.
   그냥 [냥] 혹은 [아홉 냥]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나온 후 최종적으로 [달과 아홉 냥]으로 결정되었지요. [달과 6펜스]에서 따온 제목인데요, ‘냥’이라는 게 한 냥, 두 냥 할 때도 쓰이지만 고양이라는 의미로도 읽히니 딱 좋았습니다.

  
   ▲ 어렵게 이름붙인 [달과 아홉 냥].



   이렇게 2008년에 거울에 있었던 중요 사건 중 다섯 개를 꼽아 정리해보았습니다.
   거울 독자 여러분께서도 올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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