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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더미가 가득한 서점에서 책을 쌓아 올리듯이 층층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쌓아오신 지현상 작가님께서 거울 필진으로 합류하셨습니다. 솔직하고 쾌활함이 넘치는 인터뷰 속의 지현상 작가님을 만나보세요.
 
 
 

1. 독자들께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지현상
 

안녕하세요. 8년 차 전직 서점인. SF와 공포, 환상문학을 주로 쓰고 있는 지현상이라고 합니다.

 
 
 

2. 어떻게 거울에 대해 알게 되셨나요? 또, 거울의 필진으로 활동하려고 결심한 계기가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지현상
 

처음 거울을 알게 된 건 서점에서 처음 근무를 하면서였던 것 같아요. 이런저런 단편을 끄적이던 시절이었는데 사실 그때도 필진이 되고 싶어서 거울에 글을 올렸던 적이 있었답니다. 며칠 올려놓았다가 괜스레 부끄러워서 냉큼 지웠었지만요. 아마 그때 올렸던 글이 작년에 황금가지 공포 단편선에 수록된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의 초고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최근에 공포소설 작가분들과 모임을 갖게 되면서 거울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했어요. 누가 독자 우수단편에 선정되었다더라 뭐 그런 이야기였죠. 아무래도 예전부터 ‘거울’ 하면 장르 문학 쓰는 분들에게는 어떤 로망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로망은 여전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저도 ‘다시 도전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여차여차, 연이 닿아 지금 이렇게 행복하게 인터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3. 언제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하셨고, 그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으로 창작한 소설 내용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현상
 

처음에 소설이랍시고 글을 적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때였습니다. 그때는…… 대여점에 온갖 무협과 판타지가 난무하던 시대였거든요. 물론 고교 시절에는 정말 생각 없이 자판을 두드렸습니다.
제대로 글을 써보자 결심했던 건 역시 서점에서 근무하면서부터였어요. 매일 쌓고 정리하고 판매하는 책들을 보면서, 내 이름 박힌 책도 저 가판대 위에 하나쯤 진열해 놓고 싶다 생각했거든요.
그때는 ‘내 이름 박힌 책!’ 즉, ‘내 책!’ 이 목표였기 때문에 겁도 없이 장편을 쓰기 시작했었습니다. 인간의 상상력과 믿음으로 힘을 얻는 ‘신’이란 존재들이 지구의 운명을 놓고 박터지게 머리 쓰는 소설이었어요. 설정도 무척 복잡하고 인물도 너무 많았습니다. 지금 그 글을 다시 보면 그때는 너무 욕심이 많았구나 싶습니다. 필력도 많이 부족했고요.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여전히 마음에 들기 때문에, 언젠가 제 필력이 그 아이디어를 소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오르게 된다면, 꼭 한 번쯤 선보이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4. 소설을 창작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지현상
 

개연성입니다. 하지만 신경 쓰는 것과 잘 쓰는 것은 항상 다른 문제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5. 주로 관심을 가지는 장르는 무엇인가요? 작가님이 그 장르에 매료되는 이유와 그 장르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현상
 

주로 관심을 가지는 장르는 딱히 무어라 집어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저 재미있고 마음에 들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이거든요. 다만 SF든 판타지든 공포소설이든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법한 이야기들을 주로 보는 편입니다.
재미있고,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편견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교훈과 메시지를 담고 있어도 읽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법한 이야기들. 즉 ‘환상문학’이라 표현할 수 있는 이 장르는, 그 설정과 소재만으로도 일단 사람을 끌어당길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6. 좌우명이나 가장 좋아하는 글귀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것을 좌우명으로 삼거나 가장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지현상
 

좌우명은…… ‘모르는 것은 아는 척하지 말자’ 입니다. 친한 친구 중에 반면교사가 한 명 있거든요.(소근)
볼 때 마다 ‘아,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합니다. 하하하하.
솔직하게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요. 괜히 아는 척 했다간 바닥이 금세 드러나지 않나요?

 
 
 

7. 작가님을 분노하게 하는 것과 행복하게 하는 것을 하나씩 꼽아 본다면 각각 무엇인가요?

 
지현상
 

분노하게 하는 것이라면 ‘부당한 대우’와 ‘무시’를 뽑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끄럽지만 간혹 이 부분에서 크게 열이 받거나 동기부여가 되는 것을 느끼거든요. ‘네가 감히? 나를? 어디 두고 보자!’ 와 같은 식입니다.
행복하게 하는 것은 너무 많아서 콕 집어 뽑아내기가 어렵습니다. 통틀어서 표현해보자면 ‘운 좋은 나의 인생’ 입니다. : )

 
 
 

8. 2019년이 시작됩니다. 새해에 ‘이것만은 꼭 이루고 싶다.’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현상
 

무울질적인 성공입니다. 저는 속물이거든요!

 
 
 

9. ‘앗, 이것은 내 인생 소설이다!’라고 느낀 소설이 있으신가요? 어떤 소설이며 왜 그렇게 느끼셨나요?

 
지현상
 

스티븐 킹의 단편집 『옥수수밭의 아이들』입니다. 아직도 글 쓰다가 문장이 막히면 머리 식힐 겸 옆에 두고 꺼내 보는 책입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술술 내려가는 묘사에 감탄을 하곤 합니다. 수록된 단편 중 가장 좋아하는 글로는 「트럭」을 뽑습니다.

 
 
 

10.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지현상
 

켄 리우 의 단편집 『종이 동물원』을 읽고 있습니다. 주변의 많은 추천을 받고 읽고 있는 책인데, 솔직히 아직 다 읽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읽어 본 단편만으로도 믿고 추천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분명 뒷이야기들도 재미있을 겁니다.
혹시 안 보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11. 거울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현상
 

같은 자리에서 꾸준히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울에게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혹은 더욱 발전하는 멋진 모습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댓글 2
  • No Profile
    후안 19.01.01 01:41 댓글

    항상 긍정적인 모습이 부럽습니다! 응원합니다!

  • No Profile
    앤윈 19.01.23 10:20 댓글

    함께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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