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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이경희 작가님께서 거울 필진으로 합류하셨습니다. 최근 장편SF 『테세우스의 배』를 출간하시는 등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고 계시는 작가님이십니다. 오래 전에 거울 독자단편란에서 활동하신 적이 있어 더욱 반가운 새 필진입니다.

1. 독자들께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경희입니다. 거울에서는 닉네임을 수차례 바꾸었는데, 주로 ‘우르술라’ 또는 ‘바보다람쥐’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했었습니다. 우르술라는 르귄 선생님의 이름에서 따온 필명이에요. 다람쥐는 그냥 귀여운 다람쥐고요. 어려서부터 이런 저런 장르 덕질을 일삼다 결국 직접 글을 쓰기에 이르렀고, 그로부터도 십수년이 걸려서야 작가라는 타이틀에 겨우 턱걸이하게 되었습니다.

2. 어떻게 거울에 대해 알게 되셨나요? 또, 거울의 필진으로 활동하려고 결심한 계기가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부정확 한데, 대략 2007년부터 거울에 게재되는 단편들을 읽어왔습니다. 당시 간간이 출간되던 장르 앤솔로지의 참여 작가님들 중에 거울 필진이 많았던 터라, 제 마음속에서 거울은 마치 데뷔의 문턱처럼 여겨졌던 것 같아요. 2008년에는 생애 처음으로 SF 단편을 써서 올렸는데 가작으로 뽑혀서 기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거울은 제가 지금까지 계속 글을 쓰게 만들어준 원동력이었고, 목표였어요.

3. 언제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하셨고, 그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으로 창작한 소설 내용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등학교 시절엔 만화가를 꿈꿨었지만 그림이 전혀 늘지 않아 결국 포기했고, 그 다음엔 게임 쪽에 잠시 눈을 돌렸어요. 아마추어 팀에서 프로그래밍과 시나리오를 담당했는데, 개발이 엎어지면서 써둔 시나리오가 아까워 소설로 고쳐 쓰기 시작했어요. 당시 유행이었던 라이트노벨 스타일로 습작을 두 편 정도 썼는데, 하나는 우주에 납치된 소녀가 거대 로봇을 훔쳐 타고 명왕성에서 지구까지 되돌아오는 이야기, 다른 하나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찌질한 남자의 망상이라는 것을 깨달은 주인공들이 우주를 여행하며 남자의 자화상 캐릭터와 맞서 싸우는 이능력 배틀물이었어요. 이후 몇 년간은 글을 쓰지 못했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 게 2008년 거울에서였죠.

4. 소설을 창작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나 자신의 부족하고 뒤틀린 관점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글을 쓰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잘못된 방향으로 세상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가?

5. 주로 관심을 가지는 장르는 무엇인가요? 작가님이 그 장르에 매료되는 이유와 그 장르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SF예요. 이야기의 본질은 유사하며, 장르는 겉을 감싼 포장지일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 장르 중에서도 SF에 나오는 소재들(워프! 광선총! 초능력!)이 제 취향에 가장 잘 맞는 것 같아요. 또 가장 전복적인 장르라는 점도 특징이에요. 결말에 도달하면 세상이 파괴되고 뒤집혀버리는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SF가 이런 이야기를 하기에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6. 좌우명이나 가장 좋아하는 글귀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것을 좌우명으로 삼거나 가장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일희일비 하지 말자.’ 감정적으로 쉽게 흔들리는 편이어서 맘속으로 항상 되뇌는 말입니다.

7. 작가님을 화나게 하는 것과 행복하게 하는 것을 하나씩 꼽아 본다면 각각 무엇인가요?

화나는 것 : 부를 대물림 하는 모든 종류의 편법들
행복하게 하는 것 : 만남과 소통, 외로움이 해소되는 순간들

8. 올해에 ‘이것만은 꼭 이루고 싶다.’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출간된 장편이 1쇄만이라도 다 팔렸으면…

9. ‘앗, 이것은 내 인생 소설이다!’라고 느낀 소설이 있으신가요? 어떤 소설이며 왜 그렇게 느끼셨나요?

좋아하는 작품이 너무 많아요…. ㅠㅠ 국내/해외, 장편/단편 하나씩만 꼽겠습니다!
댄 시먼스 『히페리온』 - 가장 완전하고, 가장 빼곡하게 채워진 스페이스 오페라
코드웨이너 스미스 「황금의 배가 오! 오! 오!」 - 1959년에 이런 단편을 썼다는 게 믿어지십니까?
듀나 『민트의 세계』 - 언제나 최신작이 최애작이 된다는 점에서 듀나는 진정 SF의 신이 아닐지
이서영 「센서티브」 - 읽고 울음을 터뜨린 유일한 소설. 여운을 평생 떨치지 못할 것 같아요

10.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어슐러 르귄의 『밤의 언어』입니다. 르귄이 한창 활동하던 당시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에세이집이에요. 여러분, 르귄 같은 거장도 작품이 발표되기 직전엔 불안에 떨었대요! 그것도 무려 『빼앗긴 자들』을 쓰고서!

11. 거울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영원불멸

댓글 6
  • 경희 19.10.15 06:18 댓글

    와, 작품의 링크를 다 걸어주셨네요. 판타스틱까지... 정말 대단하십니다! ^^

  • 아이 19.10.15 23:10 댓글

    작품 링크 걸기가 어떤 분 주특기시니까요..;;

    그나저나 경희님이 저 때문에 화가 나실 일은 없겠어요. 저는 오히려 가난을 대물림.. 아악..;;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경희님을 속속들이(?) 알게 됐어요!! ;;

  • 아이님께
    경희 19.10.16 16:07 댓글

    걱정 마세요! 4차 산업 '혁명'이 일어나 세상의 가난이 사라지고 나쁜 부자들은 댓가를 치를것입니다. :)

    감사합니다!

  • No Profile
    pena 19.10.16 02:58 댓글

    궁금했던 부분이 해결됐어요. 하하... 다시 한 번 환영합니다!

  • pena님께
    경희 19.10.16 16:08 댓글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

  • No Profile
    赤魚 19.10.16 16:08 댓글

    함께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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