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http://www.huffingtonpost.kr/2014/03/29/story_n_5053660.html



예전에 제가 들은 얘기가 생각납니다. 



"까뮈는 ~~~~~해서 총을 쏜 얘기로 소설 한 편을 썼어요."



그런데 총을 쏜 이유가 틀렸다니!



하지만 이런 프랑스어 번역 고문제라면 프랑스 등지에선 오역이고 자시고 그냥 처음부터 잘 이해하고 있었을 텐데, 우리만 여태 그걸 몰랐다는 게 말이 되나 싶기도 하네요.



아무튼 사실이라면 제겐 굉장히 충격적이네요.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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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경 14.03.31 18:16 댓글 수정 삭제

    끄악 아니 이런 모든 번역자의 악몽 같은 예가 ㅠㅠㅠ

    기사도 보고 얼른 찾아보기도 했는데 영어판 위키에도 "해가 눈부시고 날이 더워서"라는 이유 외에는 뫼르소가 독자한테 살인의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고 되어 있는 걸 보니 한국어판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지금부터 불어를 공부해서 [이방인]을 원어로 읽어야 하는 걸까요!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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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xk160 14.03.31 22:22 댓글

    음 독어 위키에는:

     Als Meursault zufällig einen Schritt nach vorne macht, wie er selbst aussagt, zieht der Araber ein Messer, dessen Klinge in der Sonne aufblitzt und Meursault blendet, der eine Waffe Sintès’ im Anschlag hält. Aus der Waffe löst sich (angeblich versehentlich) ein Schuss, der den Araber tötet. Wegen des Abstands der beiden scheint es jedoch keine direkte Bedrohung gegeben. Nach etlichen Sekunden gibt Meursault vier weitere Schüsse ab, was vor Gericht letztlich zur Verurteilung als Mörder führt. Das Thema „möglicher Notwehr“ wird von Camus nicht weiter ausgeführt. Meursaults mögliche teilweise Unzurechnungsfähigkeit, nach Stunden in praller Sonne, steht im Raum. 뫼르소가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을 때, 그가 스스로 밝힌 바와 같이, 그 아랍인은 칼을 뽑았으며, 그 날이 햇빛에 반사되어 뫼르소의 시야를 멀게 했는데, 뫼르소는 마침 Sintes(...인간 이름인 건 알겠는데 발음을 모르겠습니다)의 총을 장전해두고 있던(im Anschlag halten: 바로 쏠 수 있는 상태로 준비) 참이었다. 그 총으로부터 한발이 (말하자면 실수로) 발사되었고, 이로 인해 아랍인이 죽었다. 그러나 둘 사이의 거리로 미루어 보아 어떤 직접적인 위협이 오갔던 것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몇초 뒤 뫼르소는 네 발을 더 발사했는데, 이 때문에 법정에서 살인자로 판정을 받게 되었다. "가능한 정당방위"라는 테마는 카뮈로부터(카뮈의 이 책에서는) 더 이상 거론되지 않는다. 단 뫼르소가 따가운 햇빛에 아래서 몇 시간을 보낸 탓에 부분적으로 심신 상실의 상태였으리라는 점은 고려되고 있다. 

    대충 번역했는데 이쯤 됩니다. 제가 알기로는 프-독 번역은 대부분 내용적으로는 정확한 편이라, 독어 위키가 이리 되어 있으면 에... 저 지적들 중 '칼날에 반사된 햇빛'이라는 지적과 그와 관련된 해석들은, 최소한 어느정도 일리는 있지 싶네요(옳다 아니다 이전에 실제로 논쟁거리가 될 만 한 거 같단 이야기). 물론 당연히, 정확히 알려면 1. 원본을 보고 얘기해야겠으며 2. 저 새로 번역하셨다는 분이 뭐라고 하셨는지도 원본을 봐야겠지만요. (귀... 귀찮다 근데) 일단 1번에 대해서는, 다음에 불어 잘 하는 친구한테 한번 물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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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경 14.04.01 10:38 댓글 수정 삭제

    원문 찾아서 그 부분 읽어봤는데요 (북미/캐나다 쪽은 저작권 기한이 50년이라서 원문이 퍼블릭 도메인이더라구요.. 한국에선 불법;;;;) 

    제가 불어를 막 엄청 잘 하는 건 아닌데 그래도 긴박한 분위기와 약간 미친 것 같은 주인공 심정이 잘 전달이 되는 걸 보면 새 번역에서 주장하는 "정당방위"라는 논리적인 이유 딱 하나만으로 가볍고 깔끔하게 정리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태양이 너무 뜨겁고, 해변에 광기가 가득 차 있고, 아랍인이 등에 햇살을 가득 받고 있고, 그러니까 아랍인에게 역광이지만 마주보고 있는 주인공에게는 정면에서 햇살이 똑바로 비치고, 안 그래도 견디기 힘든데 아랍인은 앞에 서서 움직이지도 않고 그대로 노려보고 있고, 주인공은 아까 얘기 다 끝난 줄 알고 방심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돼 버려서 도망칠 수도 없고 맞설 수도 없고... 그러다가 "햇살을 견딜 수 없어서" 한 걸음 앞으로 움직였는데 아랍인이 칼을 꺼냈고, 그 칼날에 햇빛이 번쩍 반사되었고, 총을 쐈고, 뭐 그렇습니다. 

    까뮈가 알제리 출생이라서 유럽의 태양이나 해변 분위기하고는 전혀 다른, 잡아먹을 듯 사나운 햇살을 묘사한 것도 고려해야 할 것 같고, 본국 프랑스에서는 자기 나라 작품이니까 단검을 들고 다니는 아랍인에 대한 이미지라든가 이런 것도 고려해서 프랑스 사람 입장에서는 "아 그래서 햇볕에 잔뜩 익었고 약간 돌았고 상대방이 칼 꺼냈으니까 먼저 쐈구나" 이렇게 논리적으로(?) 이해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번역자가 여기에 대해서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번역에 녹여 넣었다면 딱히 오역이라고 매도할 수는 없다는 게 ... 번역하는 입장에서 ㅠㅠ 하고 싶은 말입니다.

    그나저나 까뮈가 알면 좋아하겠군요. 죽은 지 50년 더 지났는데 지구 반대편에서 자기 작품 가지고 이렇게 싸워 주다니 ^^;;;

  • 정도경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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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xk160 14.04.01 12:15 댓글

    아 저도 위의 독일 위키 보면서 정당방위 운운 하는 건 해석의 문제겠구나 생각했어요. 다만 원문에 '칼날에 햇빛이 반사되었다'는 부분을 그냥 생략해서 '햇빛에 반사되었다'로 처리했다면, 역자 나름의 해석에 따라서 그렇게 번역한 것이라 해도, 여하튼 논쟁의 여지 자체는 있겠다고 생각한 거구요. 특히 다른 쪽의 해석을 지지하는 사람들 쪽에서 보면 그렇죠. 이 또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부분을 삭제해버린 거니까요. (근데 정말로 김화영씨 번역은 칼날을 생략하고 햇빛~으로만 되어 있나요? 저 기사에서는 저 다른 번역자분의 간접 지적밖에 볼 수가 없어서... 아놔 지금 저는 아직 독일에 있어서 한국어 번역본의 이 부분이 실제 어케 처리되어있는지 알 수가 없네요... 흑흑;)

    그러니까 저도 딱히 '오역'이라고 얘기할 생각은 없었는데... 내용적 해석 없이 번역한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고... 그래서 나름 '논쟁의 여지는 있겠다'고 조심해서 쓴다고 쓴 건데... 혹시라도 제 댓글이 그렇게(김화영씨 번역이 오역이라고) 얘기하는 걸로 보였나 해서 댓댓글 달아봅니다  힝힝 ㅠㅜ 

  • jxk160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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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경 14.04.01 21:20 댓글 수정 삭제

    아뇨아뇨 죄송합니다!!! (진땀 많이)  저는 jxk160님 댓글에 대해서 반대한 게 아니고 원글에 미독님 링크하신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기사에 대해서 한 얘기였어요. 허핑턴포스트 기사가 좀 지나치게 새 번역 편을 많이 들어줘서 마치 김화영교수 번역은 권위주의자가 자기과시하려고 출간한 오역 덩어리처럼 써 놨더라구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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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별 14.04.15 23:09 댓글

    이 건에 대해서, 최근 이런 기사가 떴습니다. 머리 한 구석이 띵해 오는군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4152119195&code=960205

  • 한별님께
    No Profile
    정도경 14.04.15 23:50 댓글 수정 삭제

    하하하....하. -_-;;;  그렇군요. 어쩐지 말이 너무 지나치더라니. 쓰레기 같은 출판사 + 사기꾼 대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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