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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 pena
진행자 : 라키난(feat. 한별)
정리 : 라키난, 한별

쌀했던 3월 저녁에 인터뷰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새롭게 거울의 3대 편집장이 되신 페나 님입니다. 웹진 <거울>과 ‘편집장’에 대해서, 그리고 필진이자 편집자로서의 페나 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인터뷰에는 주로 라키난 님이, 정리는 라키난 님과 한별 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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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울 편집장의

라키난 좀 늦었지만, 거울의 3대 편집장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거울의 편집장은 어떤 자리라고 생각하시나요?

페나 일단 초대 편집장님은 설립자였고, 거울의 방향을 다 결정하는 역할이었죠. 2대도 그렇고. 제가 3대인데, 그건 달라지진 않았죠. 1대 박애진 편집장님이자 설립자님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지만 전 선례가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좀 다르겠고요. 
음. 그리고 거울이라는 사이트를 지휘하는 사람이죠. 작은 일들은 각각 맡은 사람이 있는 편이지만 예를 들면 이번 리뉴얼이라든가, 업데이트 날짜를 바꾸는 것 등의 큰일은 편집장만이 할 수 있고요. (웃음) 이번 호는 특집호를 합시다, 그런 거? 그에 대해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사람. 그리고 결정을 한다는 건 방향을 잡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되죠. 거울의 나아갈 방향을 봤을 때 이런 식으로 나아가는 게 좋겠다 하는.

라키난 거울이 회사가 아니고 위계관계가 있는 곳이 아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담당자가 필요한 것 같아요. 누군가는 방향을 결정해야 하니까.

페나 그게 거울은 두 가지 의미가 있거든요. 거울은 필진의 집단이죠. 또 한편으로는 웹진이죠. 편집장으로서는 웹진을 책임지는 웹진의 장이라는 의미가 강한데, 그렇다고 해서 이 편집장이 작가 집단의 우두머리라는 의미는 아닌 거죠. 다만 거울에 한해서는 좀 더 대표하는 자리에 있긴 해요. 굳이 명칭을 나누자면 집단에는 얼굴마담, 웹진에는 편집장, 그렇게 되겠죠.

라키난 거울에 오래 계시면서 계속 어떤 역할을 맡으셨잖아요? 그래도 그렇게 역할을 분담하는 것과 편집장의 위치는 다를 것 같은데, 편집장이 되니 어떤가요.

페나 편집장이 됐을 때 다른 거라면 역시, 결정을 할 때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예전에는 어쨌건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던 거죠. 전에는 내가 제안을 하는 입장, 또는 편집장이 제안을 하면 대답을 하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반대가 되는 거죠.
라키난 책임의 맛은 어떻습니까?

페나 책임의 맛은… 바쁩니다. 거울 일의 문제는 주5일제가 아니라는 거예요. 언제 뭐가 터질지 모르고. 심지어는 이미 결정이 내려진 일에 대해서도 다른 이야기가 오가고 하니까. 다른 의견을 갖고 있었는데 이야기하지 못했던 사람의 말이 들리기도 하고. 사람이 많으니까요. 책임의 맛이라, [악어의 맛] 같습니다. 앤윈 님 단편 소설인데, 읽어보면 그 맛도 참 씁쓸한 게.

라키난 편집장이 되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페나 초대 편집장님이 물러나고, 2대 편집장님이 사정이 있어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을 때 달리 할 사람이 없었던 거죠. 사실 거부할 이유는 많았는데 아무도 안 하면 그래도 내가 해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죠.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든가 하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편집장을 뽑을 때가 되면 사람들이 거울의 체제와 의미에 대해 거창한 생각을 해요. (웃음) 그런 의미에서 이걸 뒤엎을 새로운 사람이 나오면 좋죠. 원래 초짜가 세상을 바꾸는 거기 때문에 그런 사람이 나오길 바라기도 했는데. 다들 사정이 안 된다고 한다면 무리 없이 하던 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나일 테니까. 그래서 뭐 제 임기 동안 거울을 어떻게 만들겠다, 그런 큰 야망은 없고. 되면 하겠습니다, 하고 있습니다.

라키난 저는 거울이 책임이나 할 일이 뚜렷하지 않다 보니까 오히려 새로운 사람이나 초보는 뭘 해야 할지 몰라 자리를 맡기 어렵기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해야 할 일을 파악하려면 잘 알고 있어야 하잖아요. 특히 매뉴얼화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페나 그건 다르다고 생각해요. 초짜라고 해서 책임을 안 지는 건 아니거든요. 하지만 저는 1호부터 붙어있었던 사람이라서 이전까지의 거울에서 많이 벗어날 수가 없어요. 이미 지금의 거울에 제 생각도 많이 들어가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현상 유지는 할 수 있지만 개혁은 안 된다는 거죠. 
매뉴얼이 있진 않았지만 일을 하던 사람들은 그대로 있어서 인수인계는 할 수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새로운 사람이라면 그 과정에서 “이 일은 왜 이렇게 하고 있었을까?” 할 수 있었다는 거죠. 그 과정에서 발상의 전환이 일어나서 새로운 게 태어날 수 있고.

라키난 그게 확실히 세대교체가 될 때 갖는 장점일 것 같네요.

페나 하지만 아직 세대교체를 안정적으로 짊어지겠다는 사람이 나서질 않았으니, 그냥 이어야죠. 그러다 보면 새 사람이 나오겠죠.

라키난 후보자를 확실하게 키우세요. (웃음)

페나 그래서 부편집장을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제가 유일한 부편집장이었거든요. 한두 명 정도는 있어야죠. 분야별로 나누면 부담도 덜하고.

라키난 또 분야별로 일이 확립되어 있으면 편집장을 그중에서 뽑는다고 해도 또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뽑으면 안정적으로 인수인계가 되는 거잖아요.

페나 그렇죠. 하지만 언제나 인력난에 허덕이죠. 사람은 많은데 이미 전업이 있으신 분들이 많고, 우리가 돈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까 전업을 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 다들 생활이 있고 일이 있고 쓸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잖아요. 누구든 이 일로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돈을 얻지 않는 한, 아니면 그런 걱정 필요 없이 이 일에 내 꿈이 걸려있다고 할 정도로 달려들 수 있지 않는 한 그러기에는 한계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겸허히 한계를 인정하고 (웃음) 할 수 있는 만큼. 그리고 사람이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부담이 많을 것 같으면 그냥 안 하는 방향으로, 이런 패기 없는 승계를 하였습니다.



2. 거울에 대한 고민

라키난 이번에는 필진과 다른 새로운 자리를 맡게 된 거잖아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거울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거울이 어떤 곳이고, 어떤 곳이 되어야 하는지,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겠다 싶은데요.

페나 예를 들면 종이책 판매 페이지를 쇼핑몰처럼 만들어서 더 접근성을 높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든가, 전자책으로 뭔가를 해볼까 하는 생각은 있어요. 거울이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편집장이 되기 전에는 별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죠. 지금도 아직 막연하긴 한데, 왜냐면 모든 건 자금력이 필요해서. 그러니 일단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는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긴 해요.

라키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그리고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웃음)

페나 저는 곳간이 중요한 타입이라서. (웃음) 아직까지는 시간을 많이 들일 수 없다 보니까, 뭘 결정한다고 진도가 확확 나가지는 않아요. 혼자서 결정해서 혼자서 진행하는 건 쉬운데, 거기에 되도록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고자 한다면 시간이 필요하죠. 또 거울이 매일매일 뭐가 나오는 데가 아니다 보니까. 거울은 채팅방이 상시 운영된다거나, 자유게시판에 매일 글이 올라오는 곳이 아니잖아요. 심지어 잡담도 용건이 있는 잡담을 하는 곳이라서, 뭔가 확 터뜨리는 데에는 약한 것 같아요. 그게 한쪽을 얻으면 한쪽을 잃는 거라, 그것도 고민이고요. 이전까지는 시끄러워서, 혹은 회원 간의 분란으로 커뮤니티가 없어지는 쪽보다는 차라리 조용한 게 낫다고 결정됐던 거거든요. 이것도 하나의 결정이죠. 이 분위기가 낫다. 우리는 이런 분위기로 가겠다.

라키난 그게 거울이 10년째 유지되는 이유이기도 하겠고요.

페나 그건 장점이죠. 필요 이상으로 가까이 가지 않으니까 필요 이상으로 다치지도 않죠. 그렇기에 추진력이 약하다든가 등의 문제가 있긴 해요. 그걸 어떻게 상쇄할 것인가, 아니면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게 뭔가. 전에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는데. (웃음)
그리고 지금 10년을 꾸준히 책을 내왔는데 결과로만 보면 달라진 게 없기도 하거든요. 숫자로만 보면 우리는 60명이 넘는 필진과 100호가 넘는 웹진, 여러 권의 책을 내는 눈부신 성장을 이뤘어요. 그러나 우리는 아직 비영리 웹진이고, 책은 내지만 그 판매량이 획기적인 변화가 있는 게 아니고. 단편선을 내던 회사가 한때는 많았는데 이제는 없고요. 어떻게 보면 힘 빠지는 제자리걸음의 시기이긴 하거든요. 대체 왜 그런가. 꼭 나쁜 짓을 하거나 남을 착취해야지 돈을 벌 수 있나? 그 전엔 솔직히 이런 생각은 안 했었는데, 왜 장르문학이 인정을 못 받나? 여기서 어떻게 사람들의 주의를 더 끌어야 판이 커지나? 우리가 우물 안의 개구리인가. 지금 인터뷰 하는 라키난 님도 원래 다른 곳에 속해 있던 분을 데려온 거잖아요. 이렇게 매체들에 사람이 겹치는데 이걸 어떻게 쓸 수 없나. 그냥 같은 기사를 공유한다든가 하는 거 말고, 좀 더 크리에이티브하게, 윈윈할 수 있는, 그런 길은 없나? (웃음) 편집장이 이렇게 외래어 섞어 쓰네요.

라키난 창의적으로 서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페나 (웃음) 그런 걸 생각하게 되죠. 이게 쉬운 문제도 아니고. 이 생각에 전념을 할 수도 없어서. 아직은 가닥이 안 잡혀요. 그냥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려고요. 그래서 지금 주안점은 연간 중단편선하고 매 호 업데이트만. 제 공약이 이 두 가지만은 꼭 지키겠다는 거였어요. 나머지는 내가 여력 되면 한다. 밑밥은 많이 깔아놨어요. 소재별 단편선도 이거 어떠냐든가, 절판된 거울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만드는 건 어떤가, 쇼핑몰도 그 밑밥 중 하나고.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 하나는 장르문학의 문예지를 만드는 거예요. 원고료를 순문학 문예지 수준으로 줄 수 있는, 그리고 원고를 실으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문예지. 물론 이걸 거울에서 이룰 수 있을지 다른 출판사를 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이걸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장르문학을 한탕으로 보지 않고 지속적으로 장르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서 계속 버틸 수 있는 어떤 출판사가 있다면, 거울은 그 출판사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인 작가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집단으로 남으면 되고요. 그런 출판사가 없으면 우리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하고. 하지만 지금 안 좋은 선례가 너무 많은데, 아무 데서도 못 한다면 우리가 협동조합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지만 돈이 끼면 사람 관계라는 게 모를 일이 되어서. 사실 돈을 쥔 관리자하고 분리되는 게 제일 좋고요. 안 분리된다면 이걸 진짜 진짜 진짜 신경 써서 투명하게 만들어야 하거든요.

라키난 신경도 많이 써야하고, 일 자체도 늘어나고.

페나 네. 일이 늘어난다는 건 들어가는 돈과 시간이 늘어난다는 거죠. 최소한 열정 페이라도 주면서 사람을 쓰거나. 그것도 자기가 하고 싶다고 선택하고 결정한 사람이 있으면 몰라도 우리가 할 수 있겠냐고는 못 하죠. 그런 기타 등등 문제가 많기 때문에, 웬만하면 분리되면 좋겠어요.

라키난 ‘햇살과나무꾼’이라고, 원래 번역 조직인데 출판도 하는 곳이 있잖아요. 저는 내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모르지만, 그 생각이 나네요.

페나 번역 집단 중에는 이익집단으로 기능하는 곳이 많아요. 왜냐면 번역은 나눠서 하는 게 가능하니까. 하지만 거울의 장점이자 한계점은 이거예요. 작가 각각이 다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고 인정해주는 곳이 거울이고, 그렇기 때문에 일을 분담해서 뭘 쓰라고 할 수는 없는 곳이 거울이에요. 어찌 보면, 기업적 마인드가 없는 거죠. 우리가 워낙 돈을 못 버니까 기업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거울에 들어오면 좋겠다는 말이 있어요. “그런 사람이 잘도 이런 데 들어오겠다, 그런 마음가짐이 있으면 여길 왜 오겠어.” 저는 언제나 그렇게 말해요. 하지만 일확천금이 안 되는 거지 돈을 벌 수 없는 건가? 그런 생각은 들어요. 한 1쯤 투자해서 10쯤 뽑아야 좋은 투자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도, 계속 하다가 물을 붓는 양이 밑으로 빠져나가는 양보다 많아지면 물은 차오르잖아요. 그런 정도의 투자가 필요한데, 이거 진짜 돈 있는 개인이 있어야 하는 건가.
전에 PIFAN 때, 만약 누가 로또가 당첨 되거나 거금을 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야기했었잖아요. (거울 특집기사 ‘PIFAN 2012 장르문학 북페어’ 참조 ./39272, ./39270) 전에는 별로 그런 생각이 없었는데, 거울 편집장에 대해 고민했을 때부터 재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재단을 만들어서 원고료로 기본 생활이 가능해야 해요. 88만원 세대 말이 많은데, 전업 작가 88만원 못 벌어요. 그렇지 않아요? 연 수입이 2~300만원이 안 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글로만 따지면. 그 상황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 1단계의 끝이 문예지인 것 같아요. 지면과 돈이 한번에 들어오는 거니까.

라키난 거울은 무료에 웹진이긴 하지만 계속 잡지를 만들어왔던 거잖아요.

페나 사실 처음에 왜 잡지 형태로 구상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마 단편을 위해서였을 거예요. 장편은 그 당시에도 지금에도 연재 사이트가 많잖아요. 단편을 한 달에 한 번 실으려면 종이책 아니면 힘들죠. 온라인 연재는 그거보다 기간이 짧아야 할 테고. 그래서 단편을 싣기에는 한 달에 한번 정도가 좋지 않겠나. 두 달 정도면 사람이 늘어지거든요. 작가에게 한 달에 한 번 글을 쓰라는 자극을 주려고 한 게 아니었나 싶고.
처음에는 단편을 쓰는 작가들을 위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기사 필진에게도 그런 자극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자기도 공부를 하고, 그걸 거울의 기사로 정리해서 거울의 컨텐츠로 만들고, 그럼 그걸 보고 남도 공부가 되겠죠. 그렇게 다른 사람들도 거울에 뭔가 도움이 되는 게 있구나 하고 찾아오는, 그런 선순환이 가능할 거라고 봐요. 
소설은 지금으로서는 딱히 제가 관리할 필요가 없어요. 여러 멋진 필진들이 들어오시고,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있거든요. 그리고 무조건 글을 싣기만 하면 우리는 책을 만들어줘요. 글을 안 쓰면 자기 손해야, 작가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 하지만 기사 필진에게는 그런 게 약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야심을 갖고 움직여보고 싶은 건 그런 부분이에요. 기사들을 가지고 책을 만드는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라키난 기사 쪽으로는 어떤 걸 생각하고 있어요?

페나 예를 들면 국내 소설 리뷰. 해외 소설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이 없어요. 해외 소설은 좋은 책 많이 나오고, 해외 소설 내는 출판사도 많고, 알아서 리뷰어 모집하고. 그래서 정보가 많아요. 우리가 변별력을 가지려면 해외소설을 다룰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고. 물론 하지 말라는 건 아니고요. 제일 중요한 건 국내 소설을 발 빠르게 리뷰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국내 소설 리뷰는 출간되자마자 빠르게, 이게 어떤 책이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쪽으로 할 거고.
지금 비소설 리뷰가 제일 적은데, 사실 비소설 리뷰가 작가나 작가 지망생에게도 제일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자료가 되는 경우도 있고 생각의 확장을 느끼는 경우가 있거든요. 소설보다는 이론서를 보면서 얻는 점이죠. 그런 점에서 비소설 리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따로 메뉴를 만들지는 않더라도 알아서 전문 분야를 연재하는 식으로. 그래서 비소설 리뷰는 한 세 명 정도가 각각 자기 주제를 가지고서 연재를 하게 될 거예요. 주기는 2개월이나 3개월에 한 번 식으로 띄엄띄엄하게.
예를 들어 저는 어쩌다 보니 계속 글쓰기 책을 많이 다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글에 관한 글을 집중적으로 연재를 하게 될 거고요. 예전에는 주로 비교 리뷰였는데 앞으로는 심층 리뷰가 되겠죠. 이 책은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될 것 같은지, 아니면 다른 어떤 책이랑 같이 읽으면 좋을지 등등. 나머지는 아직 정확히 밝히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아요. 한쪽은 신화 관련으로 쓰게 되겠고, 한쪽은 정치학, 정치철학 쪽. 무급이긴 하지만 본인이 좋아서 본인이 공부하는 김에 다른 사람들도 얻어갈 수 있는 식으로 글의 질을 높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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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거울에서 글쓰기

라키난 거울에 오래 계셨잖아요? 거울에 관여한 것도 많이 있고, 그만큼 거울에서 영향을 받은 면도 많을 것 같은데. 자기에게 거울이 어떤 위치에 있는 것 같아요?

페나 거울 창립 멤버들은 다 아는 사이였어요. 글 쓰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같이 놀고, 글 이야기 하고, 글 쓰는 모임을 하고, 같이 공모전에 내고, 이런 것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나중이 되니까 혼자 글 쓰시던 분들이 많이 들어왔어요. 그분들이 거울이 너무 고맙다고 그러는 거예요. 이런 곳이 있어서 좋다. 거울이 소중하다. 그 이야길 들으면서 저는, 사실 이런 거 느끼는 것도 건방진 것 같은데, 아 내가 되게 배불렀구나 싶었어요. 예전에 내가 쓰는 글에는 자신이 없고, 직업에는 염증을 느끼고, 거울은 내 노동력을 착취하는 모임 같고, 그런 때가 있었거든요. 그분들이 그때 거울에 대해 했던 말들이 힘이 됐어요. 그런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딱히 뭔가 주는 게 없어도 힘이 되잖아요. 저를 수렁에서 끌어내줬죠.

라키난 그 생각이 나네요. 용사가 보스전에서 좌절했을 때 그때까지 만났던 친구들이 나타나 힘이 되어주는 거. 제가 사고의 기반이 RPG라…. (웃음)

페나 그, 그렇군요. (웃음) 저는 초반에는 좀 흑막이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잘 몰라요. 거울 창간할 때도 현직 편집자였거든요. 편집자인데 작가 집단에서 글을 내는 건 안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고. 여기저기서 다 글을 쓰다 보니까 너무 몰리는 것 같아 필명도 여러 개로 썼어요. 이번 호에 뭐가 없다고 연락이 오면 뒤적뒤적 해서 글을 주는 땜빵 역할을 한 거죠. 원래 남의 일에 참견하기가 더 쉽기 때문에 이런 건 했죠. 원래 잘 하는 사람인데 벽에 막혔을 때, 남 입장에서는 벽이 잘 보이잖아요. 구멍이 어디인지도 알려줄 수 있고. 그 정도 역할을 했어요.
그런데 중간에 좀 바뀌었죠. 예를 들어 연간 대표 중단편선에 교정교열을 부탁 받았다, 그런데 나는 교정교열을 돈 받고 해주는 사람인데 거울에는 무임금으로 이걸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안 한 적도 있고. 이사를 가서 좀 멀리 살게 되니까 잘 안 나오고. 그래봤자 부천인데. (웃음) 그리고 결혼하고 나니까 주말에 잘 안 나가게 되고. 그러는 사이에 합평회도 생기고. 저는 초반에는 합평회에 나가본 적이 없어요.
거울의 연간 중단편선은 제가 아이디어를 내긴 했어요. 거울 연간 단편선 1호는 모든 필진이 그때까지 썼던 글을 들고 왔기 때문에 그거 자체로 작품집 같았어요. 그 뒤로도 글이 쌓이면 책을 내면 좋겠다고 하길래 1년 단위로 끊으면 거울의 변화가 잘 보이지 않겠느냐 했죠. 그리고 표제작을 정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2004년 단편선, 2005년 단편선 이러면 다 똑같아 보이니까. 구별하기 위해서라도 표제작이 있는 게 좋을 것 같다. 표제작은 작가로 골라야 하고, 제목도 끌려야 하고, 작품의 퀄리티도 그 해를 대표할 만한 걸로. 또 편집은 거울의 그동안의 행보와 앞으로의 방향을 알려주는 지표가 되어야 한다.
초대 편집장님이랑 이야기하면서 그런 식으로 초기 기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긴 했어도, 제가 없는 동안 개인지도 많이 나오고 거울이 많이 변해가더라고요. 그 사이에는 제가 한 일이 별로 없어요. 오히려 멀리서 바라보며 질투만 하고 있었던? (웃음)

라키난 질투군요?

페나 왜냐면 자기 글에 자신이 없으니까. 나는 맨날 땜빵만 하는 사람인가 봐. 내가 글을 안 써서 그런 건데도. 창작 글을 안 쓰니까 맨날 기사만 쓰는 거죠. 물론 기사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나중에는 기사조차도 못 쓰게 됐었어요. 글을 아예 못 쓰게 된 때가 있었거든요. 자기에게 자신이 없을 때 다른 모든 것들이 같이 안 좋아지는 거였죠. 그랬는데, 오히려 가장 큰 일이 났을 때 남아있던 건 거울밖에 없었어요. 그러고 거울에 돌아왔죠.
외부의 평가에 상관없이 글을 좋아하고 계속 쓰기만 한다면 거울에서는 받아준다고나 할까요. 인간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안 만나면 되고요. (웃음) 거울은 친목 모임은 안 하니까. 다른 분들도 거울에 온다면 그런 식으로 오면 좋겠어요. 그건 초대 편집장님이 확실하게 잡아뒀던 거고, 지금도 잘 했다고 생각해요. 그냥 친목 모임은 안 했어요. 꼭 일이 있어야만 만나고. 예를 들면 우리는 송년회라고 안 하고 출간 기념 파티라고 했었고. 오프모임은 합평회만 하잖아요. 물론 친한 작가들이 생길 수 있고 서로 만날 수도 있죠. 하지만 거울에서 모임을 주최하지는 않아요. 사람이 매개체라기보다는 글이 사람을 이어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배명훈 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인데, 그런 점에서는 망할 이유가 없는 거죠. 별로 가진 것도 없고. 다만 아까 말한 야망들과 관련해서는, 이걸 지키면서 거울을 좀 더 성장시키거나 아니면 거울에 있는 작가들을 먹여 살리려면 (웃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게 정말 골치 아픈 문제죠. 요새 계속 눈앞의 일을 처리할 때 빼고, 내 글 생각할 때 빼고, 이 부분을 생각하고 있어요.

라키난 그냥 한 사람의 필진으로서도 활동했었잖아요. 시간의 잔상 필진이기도 했고, 말씀하신 대로 리뷰와 기사도 쓰고, 1차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으로도.

페나 네. 1기였어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도 정말 만들길 잘 한 일인데, 힘든 일이긴 하죠. 그래도 그걸로 건진 필진이 참 많으니까요. 처음에는 진짜로 몇 편만 평했어요. 하지만 예전에, 우리는 잘 몰랐지만 문예창작 전공하고 글 잘 쓰던 분이 독자단편란에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그 글을 읽으면서 이 분은 조금만 더 나갔으면 이런이런 작가 급인데, 하면서 책을 보냈어요. 제가 현직 편집자였잖아요. 이 사람에게는 이 작가 글을 정말 보내주고 싶은데, 그러면서 책을 보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이거 계속 보내자, 이거 우리가 작가 키우려고 하는 일 아니냐, 그렇게 됐어요. 또, 한번 평을 하다 보니 전부 평을 하게 되는 거예요. 글이 올라가면 전부 평이 달리니까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어요. 끊을 수가 없더군요. 이런 것도 느꼈어요, 이 바닥에서 제대로 된 평 받기가 이렇게 힘든 거구나. 문예지도 없고 비평가도 없으니까.
그게 거울을 키워준 일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그때에도 제 이름이 나간 게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은 박탈감에 시달렸어요. (웃음) 내가 일을 했는데 인정받지 못한다는 그런 거 있죠. 왜냐면 그때 정리해서 쓰는 사람은 편집장님이었기 때문에, 편집장님한테만 감사하다는 말이 들어오더라고요. 하지만 내가 나서서 이야기하면 웃기잖아요. 선정단 인터뷰를 해도 변하질 않아! ...
그래도 보람은 있었어요. 원석이 많았으니까. 물론 이런 글을 보고 있으면 내 글이 나빠질 것 같다 싶은 글도 있었고요. 이건 독자우수단편 선정단 맡는 분들이 많이들 느끼는 거고, 그걸 오래 하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해요. 작가로서 내지는 편집자로서 자기 기준이 확고해진 다음에 해야 하고, 그때에도 오래 하면 안 돼요. 남의 나쁜 글을 보다 보면 옮아요. 아니면 자기 안의 기준이 좀 무너져요. 그런데 저는 그걸 이르게 맡았던 것 같아요. 내가 남에게 말을 해줄 수는 있지만 흔들리지 않을 순 없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중요한 일인 줄 알면서도 많이 툴툴거렸고, 되게 하기 싫어하고 그랬죠.
저는 부끄럽게도 거울 들어와서 쓴 창작 글은 한두 편밖에 없어요. 나머지는 다 옛날에 썼던 글을 투척한 거죠. 글을 별로 못 썼어요. 장편을 연재하다가 한 번 엎고, 한 번 새로 쓰다 다시 엎고 그만뒀고요. 그렇게 제 글은 못 쓰고 있으니까 시간의 잔상 필진은 안 되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주위의 몇 명은 좋아해주셔서 작가의 일원이 된 거고요. 그나마 100호 때는 글을 쓸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글을 못 쓸 줄 알았는데 썼어요. 그 뒤로 어쨌든 1년에 한 편은 쓰고 있는 거잖아요. 작년에는 <홍대기담> 덕분에 썼고. 그래서 제가 자꾸 제 글을 쓰려고 기획을 하고 있는 거예요. 제가 좀 기분파라 흥이 돋지 않으면 못 해서. 기획을 해서 사람이 북적북적하면 기분이 좋으니까, 기분이 좋은 족쇄니까 글을 쓰게 되더라고요. 

라키난 그렇게 보면 글을 쓰는 데 있어서도 거울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네요.

페나 네. 글을 쓰라고, 네 글이 좋다고 말해주는 데가 여기밖에 없어요. 우리 출판사 사장님은 저보고 “작가라고 주장하십니다” 그래요. 세상 어머니들이 가혹한데 우리 어머니가 참 가혹한 게, “너 소설 재미 없잖아, 비소설이 더 재미있잖아” 그랬어요. 저에게 그 정도까지 말하는 사람은 엄마밖에 없어요. 뭐, 반대로 말하면 그런 어머니도 인정하는 기사 솜씨인 거죠.

라키난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페나 네. 분석하는 게 재미있으니까. 저는 그래서 그냥 소개하는 글은 재미없어서 안 쓰게 되고요. 역시 기분파라서, 책을 보고 떠오르는 다른 이야기가 있을 때만 쓰게 돼요. 초기에 적은 것 중 제가 명문이라고 생각하는 (웃음) 몇 개가 있어요. 하나는 [고리골]이라는 책을 보고 리뷰를 쓰면서 ‘여성 작가가 쓰는 판타지’에 대해서 썼고요. 다른 건 [스티븐 킹 단편집]을 보고 ‘호러 단편이란’ 글을 썼어요. 그 뒤로는 떠오르는 게 없어서 기사도 못 쓰거나 써야 해서 억지로 쓰다가. 가끔 편지글도 썼어요. [판타스틱]에도 편지글로 썼을 걸요. 폐간된다고 그랬다가 복간됐을 때, ‘살아 돌아온 연인에게’ 이러고 닭살스럽게 썼는데… 아무 반응 없었고. 그런 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떠오를 때 쓰긴 해요. 제가 좀 프로스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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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장르문학 전문 편집자

라키난 글쓰기와는 별개로, 프로로서는 이미 다른 걸 하고 있었잖아요.

페나 네. 근데 내가 프로로서 상태가 나쁠 때도 편집자 일을 할 수 있구나 하고 느낀 건 얼마 안 됐어요. 한 2년 됐나.

라키난 그건 어떤 뜻이에요?

페나 일단 기계적인 일이라서. 같은 책이 아니라 계속 다른 책을 맡게 되잖아요. 원고는 다른데 내가 하는 일은 똑같다고 느낀 적이 있어요. ‘있었다’를 없애고 있다거나. 맨날 ‘고’하고 ‘도’하고 오타가 많이 나기 때문에 그걸 고치고 있다거나. 이건 창조적인 작업이 아니라 장인의 노가다구나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걸 깨닫고 자존감이 낮아졌을 때가 있어요.

라키난 거기서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건 역시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어서?

페나 네. 그거에 가치판단을 하고 있었다는 것도 오만인데. 제가 창조적인 일을 하는 게 아니라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분업하는 사람 중 하나라는 느낌. 이 일을 해도 내 이름은 나오지 않는구나.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건방진 거죠. 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슬럼프가 왔었어요. 그래서 전업 작가를 해보겠다고 집에 있었던 적이 있어요. 한동안 일 안 해도 되냐고 집에 이야기해가면서 장편소설을 썼는데, 완성을 못했죠. 결국 다시 외주 일을 시작했어요.
다행히 운이 좋은 편이라 외주 일은 바로 할 수 있었고요. 외주 일을 하면서, 좀 신경 써서 윤문을 해달라고 부탁을 받은 책이 있었어요. 저는 소설 말고도 TRPG 마스터를 했으니까 대사 치는 데 자신이 있단 말이에요. 그걸 열심히 했더니 너무 잘해줬다고 고맙다고 번역자 선생님이 전해달랬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런데 번역자가 알고 보니 예전에 알던 사람인 거예요. 인사를 했다가 회사 들어가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어요. 그렇게 들어간 게 ‘폴라북스’에요. 그때 그냥 느낀 거죠. 열심히 해서 쌓인 건 보답이 온다는 거.

라키난 나한테서 힘이 안 나올 때야말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페나 그게 중요한 줄 이번에 알았어요. 전에는 자존감이라는 게 중요한지 몰랐죠.

라키난 앞에 편집자로 일하던 이야기 조금 나왔었는데, 거울에서 편집자로 일하는 사람 잘 없잖아요.

페나 네. 전에 있던 동호회에서도 작가나 번역자, 게임회사 다니는 사람이 많았어요. 의외로 저처럼 출판사 다니던 사람이 잘 없었어요. 저는 편집자로서 운이 있어요. 편집자로 면접 봐서 떨어질 거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폴라북스’ 들어갈 때는 떨어지면 계속 외주하지 뭐, 했고요. 원래는 회사를 다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좋을 것 같고 남편도 집에만 있는 것보단 나가는 게 좋지 않겠냐 했었거든요. 떨어뜨리면 할 수 없는 거고. 
어쨌건 편집자로서의 자존감은 낮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상한 일이죠, 사실 그쪽에서도 꼼꼼하지 못하단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그 면에서는 이게 내 천직이란 생각도 들었어요. 전에는 아까 말했듯 전에는 건방지게도 ‘이건 공장에서 하는 일과 똑같아’고 생각했다가 그게 건방지다는 생각도 했고. 공장에서 일하는 게 하찮은 것도 아닌데. 그래서 지금의 직업을 좀 더 좋아하게 됐죠. 그러면서 한 10년을 하다 보니 이 일에 대해 약간의 자신이 생긴 거죠.

라키난 편집자가 그렇게 기계적인 면도 있고, 자기 이름을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일을 계속할 수 있는 동기가 있다면?

페나 전 계속 교정교열을 좋아했어요. 같이 작업한 국내 작가들에게 제가 지적하는 점에 대해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 신기하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게 내 편집자로서의 재능인가보다 생각했어요. 되게 아픈 말을 하는데 기분 나쁘지 않다는 거잖아요. 직설을 하는데 시비 같지는 않다고 할지. 제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는 몰라요. 물론 국내 작가를 많이 안 만나봐서 그렇기도 해요. 그런 면에 자질이 있다고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정도의 단계에요. 10년차 편집자인데. (웃음)
인사치레일 수 있지만 처음에 갔던 직장에서 좋은 편집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놀고 있다고. 그 말을 들었을 때 내가 놀고 있긴 하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다른 데만 정신이 팔려 있고 내 이름 박힌 걸로 인정받고 싶고, 그래서 버려뒀던 거지 사실은 이 일이 내게 맞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편집자랑 작가를 동시에 하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라키난 편집자는 남의 글을 보는 일이잖아요. 작가는 자기 글을 쓰는 사람이고.

페나 그게 제 작가로서의 자존감이 낮은 것과도 연결이 되는데. 제가 빙의를 잘해요. 뭐 하나에 꽂히면 그 방식대로 사고하게 돼요. 그래서인지 남의 글에 빠져서 읽을 수는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도 약간은 자기 자신이 남아있어야 하는 일이더라고요. 
회사를 나와서 한동안 책을 못 읽었어요. 모든 책을 검토서처럼 읽었던 거죠. 앞표지 보고, 뒷표지 보고, 추천사 보고, 앞에 조금 읽어보고, 재미가 없으면 ‘이건 안 되겠어’. 모든 책이 팔릴 책, 안 팔릴 책, 조금 팔릴 책, 많이 팔릴 책, 이렇게 보이더라고요. 많이 팔릴 책이 아니라는 게 보이니까, 그럼 뭐 하러 쓰냐는 생각이 작가로서의 나한테도 영향을 주고요. 그게 좀 병이었는데, 자존감이 나아지는 과정에서 그것도 나아졌어요. 사람 하나하나가 소중한 거라면 사람 머리에서 나온 이야기도 그런 거라고. 그렇게 마음이 바뀌었어요.
이전에 그런 마음에서 거울을 볼 때는 ‘돈도 안 되는, 쓰잘데기 없는’ 하는 느낌도 받은 적 있어요. 거기에서 벗어나고 나니까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고 보이더라고요.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는 열망이 대단한 거니까, 그리고 이를 끝맺을 수 있는 건 노력 아니면 능력이니까. 다들 대단하게 보이기 시작했죠. 편집자가 되면 자기는 못 하는 건데 작가가 가볍게 보일 때가 있어요. ‘이런 쓸데없는 데서 자존심을 부리다니’ 이런 식으로. 그게 확실하게 없어졌죠. 
저는 글 쓰는 능력을 쉽게 얻은 것처럼 느꼈어요. 남의 글 보는 능력도 쉽게 얻은 것처럼 느껴져서 그랬는지. 오만과 낮은 자존감이 합쳐진 사람이었죠.

라키난 어쨌건 남의 글을 보는 훈련이 된 거잖아요?

페나 이게 훈련된 거라는 걸 몰랐던 거죠. 원래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러니까 남한테 가르쳐줄 수도 없고. 내가 능력을 가진 게 나도 노력을 한 건데, 노력을 해서 얻은 귀중한 능력인데 그런 줄을 모르고.

라키난 천재과였군요?

페나 자기 생각엔 그랬나 봐요. (웃음) 글을 보는 면에 있어서는 천재과였다고 생각해요. 많은 훈련을 거치기 전에 이미 알았으니까. 그리고 지금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몰라요.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도 그냥이라고밖에 대답할 수가 없어서. 왜 그렇게 느꼈는지 정리해서 말하는 연습을 더 해야 해요.

라키난 독자우수단편 선정에도 잘 쓰였을 것 같아요.

페나 그때도, 제가 느끼는 대로 말하면 같이 이야기하던 편집장님이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거기서 갑자기 <대장금>인 거죠. 곶감 맛이 나서 곶감이라고 하였을 뿐이온데. (웃음) 아무튼 그거 하는 동안 한편으로는 겁이 났죠. 내가 택도 없이 잘못 읽는 건 아닐까 하고. 대체로는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글감이나 주제는 되게 잘 잡았는데 기본적인 훈련이 부족하다든가, 그런 게 보이면 재미있죠. 재미도 있고,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그 보람이 없으면 남의 나쁜 글 보기가 힘들어요.

라키난 현실적으로도, 편집자 일을 하면서 거울에서도 그런 역할을 하니까 편한 점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페나 그건 좀 조심스러워요. 거울의 일원으로서 거울의 작가를 대하는 것과 편집자로서 작가를 대하는 게 분리가 되어야 하니까. 정도경 님과 이야기하다 느낀 건데, 저는 회사는 그만둘 수 있지만 아마 거울을 그만두지는 않을 거거든요. 회사의 이익을 위해 거울 작가들을 속이거나 무리하게 설득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 정도의 원칙을 두고 있는데, 잘 모르겠어요. 아직은 충돌한 일은 없었고. 지금은 도움이 된다기보다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어쨌건 거울에서 쌓은 경력 때문에 거울 작가들이 보다 쉽게 내가 있는 회사에 오고 하니까. 믿어주기도 하고. 생판 모르는 사람이 의견 내는 것보단 더 잘 듣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게 있어요.

라키난 그럼 더 크게 봤을 때, 장르문학 편집자로 활동했던 거잖아요. 거울도 장르문학 쪽이고. 같은 동네에서 경험이 쌓이고 자료가 쌓이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별개인가요?

페나 음. 그게 독이 되기도 하니까요. 요새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다독가는 아니에요. 좋아하는 걸 계속 보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심지어 이렇게 겹치잖아요. 그래서 공부도 별로 하지 않은 채로 너무 장르문학 쪽으로 굳어진 거 아닌가 하는 위험을 느끼죠. 아예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쪽에 너무 익숙해져서 시야가 좁아지는 건 아닌가.
대신 장르문학에 관해서는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경험은 쌓았죠. 아까 말한 생각의 변화를 통해서 각각의 글쟁이들과, 각각의 글들과, 각각의 세계가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되기도 했고요. 좁은 곳에 계속 있던 게 경력으로는 작용해요. 계속 했던 사람이 없으니까. 제가 ‘폴라북스’ 들어가기 전에 사람을 2개월 동안 찾았다고 하더라고요. 저보다 경력이 많은 사람은 많았는데 장르 쪽으로 일을 한 사람이 없어서. 그런데 저는 주변이 다 장르문학이다 보니까 제 경력이 마음에 들었던 거예요. 처음에 외주를 그쪽으로 시작했더니 계속 하게 된 경력이 지금 와서는 도움이 됐죠. 전문가겠거니 생각하게 해주고. 실제로는 그리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요.
저는 계속 중간 위치에 있는 것 같아요. SF 골수 마니아가 아닌데 SF를 계속 편집하고 있고. 편집자인데 작가도 하고 있고. 작가면서 편집자를 하고 있고. 나는 맨날 경계에 서있어서 손해다, 외롭다는 느낌이 많았어요. 나는 이도저도 아냐! 하고. 이도저도 아닌 게 10년쯤 쌓이니까 경력이 되더군요.

라키난 천 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웃음)

페나 (웃음) 그 소리를 남한테 하면 나쁜 사람이고요. 그러니까 더 흔들려야 한다고 하는 건 나쁜 사람이에요. 하지만 작년부터 든 생각은, 정말 10년은 해야 하는구나. 지금까지의 삽질은 내공이 부족하기 때문구나, 였어요. 사람이 성장과정의 사춘기만 있는 게 아니고, 직업에도 사춘기가 따로 있어요. 처음엔 룰루랄라 하다가, 내가 이런 일을 하려던 게 아닌데 하고 방황하고. 그러다 한 고비 넘어서는 게 직업 인생에도 있는 것 같아요. 이제 사춘기를 지나 스무 살쯤 된 느낌이에요. (웃음)

라키난 (웃음) 그럼 이제 스무 살 성인으로서, 편집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페나 우리나라에서는 편집 관련 일 하는 사람을 전부 편집자라고 하는데, 기획 전문, 진행 전문, 원고 검토 편집자가 따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타입이 달라요. 편집자를 하고 싶다, 책 관련 일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해요. 세 분야 다 기본은 해야 하지만 그다음에는 자기가 잘하는 쪽에 투자를 해야죠. 기본적으로 맞춤법은 알아야죠. 하지만 원고 담당이 아니라면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 줄 알기까지는 할 필요가 없어요. 기획 전문이면 좋은 기획을 해서 남을 잘 설득할 줄 알면 돼요. 진행 전문은 관련된 업계와 사람들 사정을 잘 알아서 조율을 할 줄 알면 되죠. 원고 보는 사람은 다른 외부 요인에 상관없이 원고만 평가하고 보완해서 낫게 만들면 돼요. 저는 원고 쪽에 가까워요. 기획은 가끔 기분파로. 가장 기복 없이 할 수 있는 건 원고인데, 그걸 되게 늦게 알았고 남이 알려줘서 알았거든요. 자기가 잘 모르겠으면 옆에 물어보고 알면 될 거 같은데요. 만약 자기가 책 읽는 게 좋아서, 작가님이 너무 좋아요 해서 편집자를 지망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편집자가 될 사람은 좀 변태에요. 책을 봤는데 책 내용은 안 보고 글자만 보고 있다거나 해도 변태죠. 종이가 좋네, 이러고 있는 것도 변태죠. 그런 식으로 책을 만드는 과정이나 책이라는 결과물에 집착하는 사람이 편집자가 되어야지, 그게 아니라 ‘책은 좋으니까요’ 하는 사람은 편집자는 아니죠. 매일 작가를 보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거나 하는 일이 아니니까. 작가가 자기는 봐주지도 않고 이상한 짓 하고 있고 글만 쓰고 그래도 좋은지. 그러니까 편집자가 책을 읽는 직업이 아니라 만드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책은 물리적인 실체가 있다는 것을 꼭 알고서 선택해야 해요.
그리고 불후의 명작으로 남을 이번 [텍스툰] 13호의 정세랑 님 칼럼에 따르면, 작가란 위험한 인종이에요. 무해해 보이지만 유해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에요. 유해할 수밖에 없어요. 자존감이 센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괴롭게 하더라고요. 작가들은 남을 괴롭게 해서라도 자존감을 유지해야 글을 쓸 수 있거든요. 작가들은 그럴 수밖에 없어요. 나는 성격 나쁜 사람하고는 일 못 하겠어, 그러면 안 돼요.
이야기하다 보니 팍팍 찔리긴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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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마무리: 앞으로

라키난 마무리로, ‘거울의 편집장으로서 앞으로’ 어떻습니까. 예를 들면 나는 어떤 편집장으로 남고 싶은지.

페나 사실 먼 미래의 일은 잘 모르겠어요. 거울이 어쨌든 독자우수단편에서 보이고 있는 그런 정신은 변하지 않게 지키고 싶어요. 다른 사업을 벌이거나 아니면 더 후퇴를 할지라도, 글쟁이를 위해서 있는 곳,  글 쓰는 사람을 무조건 존중해주고, 글은 무조건 받아주고, 까기만 하는 게 아니라, 칭찬도 해주고 희망을 주는 그런 집단. 글 좋아하고 책 좋아하는 사람들. 이런 부분들만은 남기고 싶어요.
거기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잘 모르겠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창립자 이후로는 거울이 별로 변한 게 없거든요. 제가 거울의 변화를 가져오거나 한 단계 올라서게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거죠. 사실은 제가 언제 그만둘지도 모르는 거고. 그러니 그냥 닥치는 대로 하려고요.

라키난 거울은 오래 유지된 만큼 변화의 가능성은 줄어든 거잖아요. 그런 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페나 정확히 어떤 점이 변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급격하게 변할 수 없는 건 확실하고요. 갑자기 다 뒤엎을 수 없는 것도 확실하고요. 다른 형태의 웹진이나 다른 형태의 모임을 원한다면 거울로는 안 될 것 같아요. 그 부분이 내가 포기하고 있는 부분이고. 하지만 거울의 특징으로, 거울만이 할 수 있는 지점은 아직 달성 못 한 것 같아요. 지금은 작가집단이잖아요. 다른 환경이 갖춰지면 그냥 집단으로 남아있는 게 좋을 수 있어요. 그게 아니라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하겠죠. 에이전시라든가, 자체적으로 출판사가 될 수도 있겠고, 재단이 될 수도 있겠죠. 그게 거울 차원에서 이루어지려면 선행 조건이 너무 빡세니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거울이 할 수 있는 건 지면이거든요. 글에 관한 한 어떤 편견도 없이, 장르문학을 낮게 보지 않고, 모두를 작가님으로 보는 지면이거든요. 지금까지 그것도 못 가졌던 사람이 많았던 거죠. 10년 동안 이룬 건 그거고, 장르문학에서 단편을 발굴하는 거고, 장르문학에서 성장하는 작가들을 끌어들여 왔다는 것. 하지만 [B평]을 만들 때쯤부터 느꼈던 문제점 중 하나는, 장르 작가만이 아니라 담론을 만드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담론을 만들려면 시장을 키워야 하나? 시장을 키우는 역할까지 우리가 해야 하나? 이런 종류의 많은 문제점이 남아있죠. 해결책 중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다른 환경이 점점 나빠지면 거울의 짐이 커질 거고, 짐을 나눠서 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거울은 한쪽에 집중할 수 있죠. 지금은 과도기라고 생각해요. 한 계단을 올라왔는데 다음 계단이 어디인지는 몰라요.
전 그냥 우리가 확실한 다른 길이 있는 게 아니라면, 변하지만 말고 버티자,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편집장이 된 거라서 앞으로의 거울 하면 잘 떠오르질 않아요.
또 개인적으로 어려운 점이, 제가 장르문학계 출판사 종사자라는 거죠. 그러면서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과 거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좀 뒤죽박죽이 되고 있어요. 이걸 분리해야 하나, 아니면 이렇게 된 이상 같이 좋아지는 길을 찾아야 하나. 장르문학 시장을 키우거나, 아니면 이미 있는 시장이 사분오열 흩어져 있는데 이걸 묶는, 탄탄한 매니아 집단이라도 굳힐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 하는지, 편집자로서 고민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장르문학에서 경지를 이룬 출판사는 다 해외문학으로 일어섰거든요. 작가를 키울 수 있는 출판사는 어떤 걸지를 고민하고 있어요.

라키난 개인적인 것과 공적인 게 얽혀 있군요.

페나 네. 얽혀 있어요. 사실 그래서 편집장을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하게 됐네요.

라키난 하지만 아까 이야기했듯 좋은 점이자 나쁜 점이 있다고 보여요. 여러 모로 묶여 있으니까, 일을 해야만 하는 필요성이 생기는 거잖아요.

페나 뭐, 물론 출판사에서 잘 해보려고 하겠지만. 저는 뒤를 생각하면 일이 잘못되더라도 절대로 잠적을 하거나 할 수 없어요. 남을 속이거나 나쁜 짓을 할 수 없다는 걸 전제로 깔아요. 깨끗이 거울에 돌아오기 위해서 일을 하는 동안 깨끗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아주 작은 차원에서 약속할 수 있는 건 비소설 리뷰 같은 거. 주변 사람들 좀 찔러서 “공부하면 글로 남기시죠.” 라고 하는 거. 큰 차원에서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받았던 자극을 줘서 계속 글을 쓰고, 이 길을 가게 만들고 싶다는 것. 
제가 좀 다중이 같네요. 정체성이 몇 개야.



하다 보니 꽤나 긴 인터뷰가 되었습니다. 새 편집장님께서 여러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할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정말로 거울이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어떤 모습이 되든 거울로 남아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싶습니다. 거울과 편집장님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댓글 6
  • No Profile
    정소연 13.03.30 12:03 댓글

    잘 읽었습니다. ^^

  • No Profile
    정도경 13.03.30 13:05 댓글 수정 삭제

    화이팅 ^^/

  • No Profile
    as 13.03.30 14:59 댓글 수정 삭제

    잘 읽었습니다 :)

  • No Profile
    pena 13.04.02 11:32 댓글

    식사 후의 자리에서 인터뷰를 했더니 왠지 편집장의 맛은 물맛, 설탕맛, 빵맛이 되는 것 같네요!! ... ...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 ... 정말...? ...

    격려해주신 덧글들 감사합니다 흑...

  • pena님께
    No Profile
    미로냥 13.04.05 14:54 댓글

    제일 밑에 커피맛 추가요 (소곤소곤)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긴데 엄청 잘 읽혀요 우왕'ㅂ'!

  • No Profile
    리메랄 13.04.08 00:07 댓글 수정 삭제

    와아... 와아...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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