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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a12@naver.com 거울 기사 필진을 소개합니다: 77

 거울은 환상문학웹진이며 단편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환상문학 단편에 있어서 최고의 허브 로서 근 8년을 자리매김해왔다. 이런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종이책 출간이나 특집 기사는 단편과 작가 위주로 꾸며진다. 그러나 매달 올라오는 거울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기사이고, 리뷰이자 비평이다. 거울의 기사는 거울을 지탱하는 아주 일상적인 기반이고, 독자에게는 책을 소개받고 추천받고 이해에 도움을 주는 친구이며, 글을 쓰는 작가와 작가지망생에게는 자신이 발한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되돌려주는 동반자이다.
  그래서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울의 기사를 책임지는 필진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속내를 조금이나마 들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글은 지난 1월 새해벽두에 한 자리에 모였던 기사 필진들의 답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며, 오랜 시간 소개가 미루어졌던 것은 전적으로 필자의 탓이다. 오랫동안 기다린 참여 필진들게 사죄의 말씀 올린다.
  이 글을 통해, 기사로서만 알 수 있었던 필진들을 좀 더 알고 사랑하게 되길, 또한 매달 올라오는 기사들을 조금 더 가깝고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 이 글에서 소개하지 못한 기사 필진들의 더 깊은 이야기나, 아직 소개하지 못한 다른 분야의 필진도 소개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니 기대해주시기 바란다.




 2011년 1월, 서울 사당동 SF 판타지 도서관
참가: askalai, 연심, LuNa, 박가분, 박종수, 잠본이, 라티루스, 아프락사스, 콜린, 유서하, pena
사진: 콜린
기사 작성: pena






1. 원래도 글을 쓰셨나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질문에는 예전부터 개인적으로든, 많은 사람이 활동하는 곳에서든 꾸준히 글을 써왔다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황금드래곤 문학상과 환상서고, 딤비, 워터가이드에서 거울까지 함께 활동한 박종수님과 유서하님, 이매진과 워터가이드를 거쳐 거울에서 활동하는 pena, 블로그에서 리뷰를 쓰며 활동한 LuNa님과 잠본이님과 askalai님, 장르문학과 비평 사이트 여러 곳에서 활동하신 라티루스님과 아프락사스님 등 활동한 곳은 달라도 거울에 오기 이전부터 리뷰와 비평을 꾸준히 써왔다. 거울에 와서 거의 처음으로 리뷰를 썼다는 연심님도 다른 장르의 리뷰는 계속 써왔다.
  자기소개를 하는 과정에서 pena와 askalai님의 숨겨왔던 필명 이야기도 공개되었다. pena의 경우 거울 초반 기사에서는 ecrir라는 필명을 썼으며, askalai님은 여전히 기사와 번역용으로 정원사라는 필명을 따로이 쓰고 있는데, 초반에는 필명이 또 있었으며, 둘이 합작해서 번역했던 단편의 경우 또다른 필명을 썼다는 사실을 각기 폭로(?)했다. 리뉴얼을 담당했던 유서하님은 데이터를 옮기면서 누군지 알 수 없는 필명이 몇 개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오늘 밝혀졌다며 기뻐하셨다고.
  소개 시간에는 또 거울에서 주로 써온 리뷰가 무엇이었는지, 또는 기억에 남는 리뷰를 기준으로 서로를 알아보기도 했다. 이제껏 얼굴을 본 적이 없고 글로만 봤던 사람들의 첫 대면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



2. 거울에는 어떻게 오시게 되었는지요?

전 편집장님의 제의를 받았거나
현 편집장님 추천으로 전 편집장님의 제의를 받았거나


  pena와 askalai님은 전 편집장이자 거울 창립자인 진아님과 인연이 있어 창간호부터 시작해서 각종 활동을 했다. 박가분님은 거울의 초창기 작가와 인연이 있어서, 박종수님은 유서하님과의 인연으로 거울에 발을 들인 경우이다.
  다른 필진들 사이에서는 전 편집장님의 제의를 받고 처음 거울과 인연을 맺었다고 하는 대답이 절대 다수였다. 화성의 공주 서평을 쓰고서 제의를 받은 라티루스님, 공개합평회에 오셨다가 낚인 연심님, 블로그의 방대한 서평과 책 해설로 눈에 띄인 잠본이님이 모두 그러하다. 그중 LuNa님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거울 초기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져온 거울의 특징 중 하나인 독자우수단편 때문에 우연히 발을 들인 경우이다. 독자우수단편에 뽑힌 분에게 책을 보내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전 편집장 진아님이 검색을 통해 동명이인인 LuNa님에게 연락한 것. 비록 찾던 그 사람은 아니었지만, 블로그의 글을 보고 프로포즈(딴다다단)하여 거울의 기사 필진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우연과 필연이 조화된 에피소드.
  아프락사스님의 경우 전 편집장님의 제의를 받아 합류했지만 추천한 사람은 따로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고, 현장에서 그것이 현 편집장인 유서하님이라는 답을 듣기도 했다. 유서하님은 개인적으로 끌어들인 필진도 있지만, 전 편집장님에게 추천을 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기사 필진 구성의 숨은 공로자였다고 할 수 있다. 가엾은 우리 편집장님, 이제 혼자 추천하고 혼자 제의하셔야 하네, 하는 농담이 나왔고 유서하님은 잠시 낙담한 후 외쳤다.

 “기사 필진 추천받습니다!”



3. 원고는 먼저 주시나요, 아니면 청탁을 받아서 쓰시나요?


알아서 하거나
받아야 하거나


  청탁을 받아서 쓴다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처음에는 알아서 썼으나 나중에는 청탁을 받아야만 썼다는 귀여운 답변도 나왔는데, 듣는 입장에서는 귀여웠지만 청탁해야 하는 사람은 낙담한 얼굴이었다. 알아서 먼저 원고를 준다고 답했던 거의 유일한 사람인 박가분님은 그러다 군입대를 하셔서 공백이 있었고.
  2010년 한해 국내소설 리뷰를 가장 많이 쓰신 잠본이님의 경우에는 청탁을 거절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리뷰를 쓰게 되었다는데, 본인은 거절하지 않은 게 아니라 못한 거라고 부언했다. 이 보잘것없는 사람에게까지 들어올 정도면 얼마나 급했을까…… 하는 건 농담이고, 시일이 촉박하다 보니 메일을 통해 전해지는 급박함에 차마 거절을 못하셨다고.


청탁을 거절하거나
청탁을 받아도 맘대로 쓰거나


  청탁하는 입장인 유서하님은 인터넷 서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정형화된 리뷰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청탁을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전까지의 글로 봤을 때 경향상 그런 글을 써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청탁할 때가 있고, 구체적으로 이런 관점과 이런 의미를 발견하고 공표했으면 좋겠다고 굉장히 구체적으로 청탁할 때도 있다고 했다. 자리에 없어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지 못한 전 편집장 진아님의 경우에도 종종 시기상, 또는 의미상 필요한 작품의 리뷰를 청탁하기도 했다고 들었다.
  청탁받는 입장에서 기사 필진들은 당연히 받아들이기도 하고, 거절하기도 한다. (거절하지 않는, 아니 못했다는 잠본이님을 제외하고)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청탁을 받으면 틀을 세울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하는 필진도 있고, 이렇게 써줬으면 한다는 청탁에 청탁 자체를 거절하는 필진도 있으며(자진신고하자면 pena가 이런 짓을 했다. 제시한 방향이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그 책에 대해 할 말이 없었던 것이라고 변명해보지만 어쨌든), 당신에게 이런 글이 어울릴 것 같다는 말에 그 청탁은 받아들이지만 제시했던 방향은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글을 쓰는 필진도 있다. 청탁이 어떤 식으로 들어왔든 상관없이 본인의 일정이 바빠서 거절하는 경우도 물론 많다.
  손님이자 사진사로 이 자리에 함께 자리했던 콜린님은, 본인이 기사 필진은 아니지만 기사 필진도 글을 쓰는 작가이기 때문에 그렇게 쓰는 것보다 이렇게 쓰는 게 낫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서하님 또한 본인이 제시한 방향이 아니라도 다른 방향이 더 낫다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은 말릴 수 없고, 더 좋은 글이 나올 수 있으므로 괜찮다고 했다.



4. 마감에 대처하는 자세는?


내 사정에 맞추거나
거울 사정에 맞추거나


  당연하게도 마감은 대체로 자기 사정에 맞출 수밖에 없다. 무급웹진이고 생업에 종사하면서 글을 쓰는 분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청탁받은 걸 거절하지 못한다고 했던 잠본이님은 그래서 급한 원고를 맡기 일쑤인데, 2주일 정도 남은 책을 리뷰한 경험도 있다. 또한 마감이 다가왔을 때 빈 꼭지를 메우는 땜빵의 달인 또한 거울에는 존재한다.
  이렇듯 본인이 바쁠 때는 미리 거절하거나 마감을 늘리고, 받는 한 마감을 지키는 것이 건전한 대다수 필진들의 자세이다. 한 원고의 경우 한달을 기준으로 그보다 조금 더 말미를 받으므로 충분하며, 연심님의 경우 보통 며칠이면 읽을 책을 한 달 동안 이렇게 보고 저렇게 보면서 새롭게 볼 만한 여지를 찾는다고, 그래서 시간이 많이 주어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5. 기사를 쓸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요?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글을 쓴다든가.


작품 내에 집중하거나
작품을 매개로 내 이야기를 하거나


  이 부분은 확연히 답이 갈렸다.
  작품 자체에 집중하는 타입으로는 박종수님, 연심님, 잠본이님, LuNa님을 들 수 있다.
박종수님의 경우에는 줄거리라든가 작품이 그 장르 내에서 가지는 위치라든가 작가가 어떤 글을 주로 쓰는 사람이라든가 하는 정보는 리뷰에서 아예 빼버린다고 한다. 그리고 온전히 작품 내의 분석에만 집중해서 순수문학 비평하듯이 하며, 성격상 칭찬보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비중이 높다고.
  잠본이님은 최대한 작가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작품 내에서 받은 인상을 가감 없이 전달하려고 하기 때문에, 일단 글에서 본인이 쓸 개념과 언어를 정의하고 정리하는 데에 일단 공을 들인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글의 구조를 분석하는데, 작품을 하나의 집이라고 생각하면 2층에는 방이 있고 여기에 계단이, 저기에 화장실이 있는데 쓰는 사람은 불편할지도 모르지만 미학적으로는 화장실이 이쪽에 있는 게 더 맞을 것 같다든가, 건축가는 그림을 벽에 걸었지만 본인은 천장에 걸어도 괜찮았다고 하는 식으로 뜯어본다는 것이다.
  연심님은 위의 마감에 관한 이야기에서 말했듯이 같은 책을 두고 이리저리 살펴보고 찔러보고 둘러본다.
  LuNa님의 경우 순수한 독자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본인을 규정하고 리뷰를 읽는 사람이 편하게 손님처럼 읽을 수 있길, 또한 이 소설을 읽으면 적어도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미리 알려주길 바라면서 쓴다고 했다. 다만 오해의 여지가 없도록 단어를 검열하는 것에 특히 신경을 쓴단다.
  작품은 소재이자 매개일 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따로 하는 타입으로는 박가분님, 아프락사스님을 들 수 있다.
  박가분님은 철학이든 사상이든 소재는 상관없이 비평적인 관점이 살아 있는 글을 쓰려고 한다고 한다. 이러한 특징은 책의 리뷰 외에도 기획 원고처럼 주장을 펴는 글에도 매진하는 것과, 거울 밖에서 활발하게 인문학 비평 활동을 하는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아프락사스님은 글마다 이리저리 스타일이 바뀌다가 미래경 리뷰에서부터 자신의 성향을 안 것 같은데, 작가가 그 글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가보다 그 글에서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뽑을 수 있는가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비평이 소설을 해설해줄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본문에 대한 말은 쓰지 않기도 한단다.
  어느 쪽으로 분류할 수 없는 라티루스님과 pena 같은 경우도 있다.
  라티루스님은 작품 내부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지만, 이야기를 하는 도중 작품의 맥락이나 사회적 함의를 끌어들이려고 노력하며,
작품을 읽는 동안 떠오르는 다른 매체의 자료를 자주 인용한다.
  pena는 절반쯤은 정보와 소개를 위주로 쓰고, 나머지는 작품 소개를 통해 더 큰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회색분자다. 책 한권의 리뷰지만 그보다 더 큰 이야기를 집어넣을 수 있을 때 더 말이 많아지고 신나며 리뷰도 많이 쓰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6. 기사를 쓸 때 고민되는 점이나 고충이 있나요?


할 말이 없거나
반응이 무섭거나
어떻게 쓸까 방황하거나


  기사를 쓰는 필진에게 가장 무서운 대상은 무엇일까?
  거의 이구동성으로 기사 필진들은 ‘단편집’을 꼽았다. 그것도 딱히 큰 주제로 묶은 앤솔러지가 아닌 단편집들. 일단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나쁜 말을 해야 하는 작품이 아니라 할 말이 없는 작품인데, 여러 작품이 묶여 있는 단편집의 경우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가장 단편집 리뷰를 많이 한 잠본이님은 큰 주제가 없는 단편집이란 게 나쁜 것도 아니고 사정상 그럴 수 있다고 이해도 하지만 리뷰하는 입장에서는 “사람 살려”라는 간명한 표현으로 폭소를 일으켰다. 단편이 여러 편인데 왠지 단편마다 평하는 분량을 맞춰야 할 것 같다는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 조금만 줄거리를 밝혀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마당에 줄거리 소개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는 고민까지 겹친다. 주제가 없는 단편집의 경우, 또다시 잠본이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예,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하나하나 보죠.” 라고 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줄거리 소개 문제는 더욱 고민스럽기 마련이다.
  많은 필진들이 단편집 안에서 이야기할 거리가 있거나 맘에 들거나 취향에 맞는 단편 몇 편만을 골라서 이야기하는 방법이 괜찮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러기 힘든 단편집도 있으니, 앞으로도 단편집 리뷰를 맡은 필진의 고민은 계속될 것 같다. 그러나 스스로 단편집 전체를 관통하는 의미를 찾는다든가, 각 단편의 리뷰를 정성스럽게 하는 것으로 이미 많이들 극복해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또 하나 무서운 것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의 글을 평하는 것이다.
  저자가 읽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만, 국내에 현존하는 사람의 글을 평하는 것은 왠지 더욱 조심스럽고 이런 말을 해도 되나 싶다. 농담 삼아 평생 원수 하나 만드는 것 아닌가, 암살 위협을 받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잠본이님의 경우 글에서 받은 인상을 가감 없이 전하고 싶다고 하지만 그 앞에 전제로 ‘작가의 마음을 최대한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가 붙는다. 실수를 하지 않을까 염려해서 문장 하나를 써도 구글이나 네이버를 뒤져보며 점검하고, 법학 전공이다 보니 개념이나 단어에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설명하고 들어가거나, 다른 곳에서 쓰지 않는 의도로 이 단어를 쓰고 있다고 먼저 명확히 정의내리고 글에 들어간다. askalai님의 경우 합평회 같은 곳에서 얼굴을 보고 말로 전할 수 있으면 차라리 나은데, 글로 하는 리뷰는 오해의 소지가 많을 것 같기도 하고, 리뷰는 전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여겨서 소설 리뷰를 피한다. pena 또한 이제까지 썼던 리뷰 중 가장 고민스러운 것이 가까운 사람의 작품을 평하는 것이었다.
물론 현장에 있던 작가들은(본인이 기사를 쓰는 사람일지라도) 더 세게 써도 된다고, 아니 제발 그래달라고 그게 더 고맙다고들 했다. 어차피 까기 위해서 까는 것은 비평이 아니라고 받아들일 수 있고, 논리적이고 근거가 확실한 쓴 소리는 도움이 되니까.

 어떤 식으로 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고,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해주는 이가 없어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고 글을 쓰겠다고 결심할 때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기도 한다. 자신은 능력이 없고 부족한데 다른 사람들은 이미 너무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라티루스님과 연심님은 그러한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다. 연심님은 리뷰가 아닌 기사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에 부담과 혼란을 동시에 느꼈고 많이 고민하고 기사도 띄엄띄엄 썼지만 어느 순간 ‘그래,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청탁받는 기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라티루스님 또한 처음 거울에 발을 들이고 거의 1년 동안 두세 번의 청탁을 거절해가면서 글을 쓰지 않고 고민했지만, 어느 순간 내린 결론은 누구와 비슷하게 글을 쓰는 것은 의미가 없으므로 내 스타일대로 써야겠다는 것이었다. 쉽지 않은 고민을 두 사람이 어느 순간 극복했기 때문에 거울에는 좋은 기사가 늘었다.

  그밖에 기사를 쓸 때나 쓰기 전에 느끼는 고충은 아니지만, 반응이 없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불만이었다. 쓴 소리밖에 나올 게 없는 책보다 더 무서운 건 할 말이 없는 책, 그리고 악플보다 무서운 건 무플인 법. 사람들의 관심을, 정확히는 힘을 주는 댓글과 감상을 불러모을 수 있는 각종 아이디어가 나왔다. 언젠가는 실체로 나타날 것이다.



 7. 앞으로의 바람, 또는 미래에 대해서


소박하거나
거창하거나


  앞으로 쓰고 싶은 글이나 기획한 것이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을 때 필진들은 각자 성격에 따라 소박하거나 거창한 바람과 청사진을 이야기했다.
  잠본이님은 독자가 읽고 나서 리뷰의 대상이 되는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글, 또한 나중에 본인의 글을 되돌아볼 때 자아도취할 수 있고 덜 오그라들도록 좋은 글을 쓰는 것이 목표이자 바람이라고 했다. 연심님 또한 책을 하나의 관점으로 꿰뚫는, 이 글은 이거다 라고 깊이 있게 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아프락사스님은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만나는 소설이 그 만남을 통해 무엇을 말하는가에 관심이 많아 앞으로 글을 쓴다면 그런 글에 대해 쓸 것 같단다.
  조금 거창한 바람을 말한 사람은 박종수님과 pena이다. 박종수님은 마케팅 공부를 하면서 시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장르문학의 경향과 트렌드, 역사 같은 것을 완벽히 정리한 자료 같은 것이 현재 얼마나 있는지 궁금해졌다고, 거울 자체 내에서도 그런 걸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았다고 했다. pena는 이전에 비소설 꼭지가 신화서적일 때를 잇고 1차 레퍼런스를 추천하는 의미에서 세계의 신화서 추천 시리즈나 환상문학을 이론적으로 다룰 수 있는 비평이론을 파보자는 거창한 꿈을 가지고 있다.
  영 거창해빠진 꿈을 가진 pena 외에 다른 필진들의 꿈과 목표는 계속 노력들 하는 만큼 점점 가까워지리라 본다. 본인들은 또 성장한 만큼 자기 자리에 불만을 가지고 더 멀리 더 높이 가려고 노력하게 될지 몰라도.



  인터뷰를 진행하고 정리하면서 느낀 점은, 글의 성격이 달라도 역시 글 쓰는 사람들은 비슷한 점을 고민하고 비슷한 것을 바란다는 것이었다. 내가 지금 맞는 말을 쓰고 있는가 점검하고, 내가 정말 쓰고 싶은 것, 잘 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고민하고, 어렵게 쓴 글이 나쁜 말을 들을까, 아무 반응도 못 얻을까 두려워한다. 그리고 힘들지만 또 쓴다. 누군가가 원해서, 가장 크게는 자신이 원해서.
  거울의 커다란 한 부분인 기사 필진 여러분, 힘내시길. 그리고 계속 아름답게 걸어가주시길.




덧 1. 녹취록 작서에 도움을 주신 진아님께 심심한 감사를!
덧 2. 법학이 전공인 필진 분들께서 추천하셨던 [법과 문학 사이]처럼 법률용어로 분석한 리뷰를 써주신다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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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연 11.08.01 23:03 댓글 수정 삭제
    [법과 문학 사이] 지른 1인입니다. +_+

    거울 기사 필진이 필진 수에 비해 많은 꼭지를 맡고 계신데(서적 꼭지 만이 아니라...) 이런 자리를 통해 이야기를 들으니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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