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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어워드 2020이 수상작을 배출하며 무사히 치러졌습니다. SF어워드는 국내 SF의 질적 양적 성장과 함께 SF 창작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SF상이 필요하다는 국내 SF 팬덤과 관계자들의 공감대 속에서 2014년에 처음 실시되었습니다. 과천과학관이 주관하며 안정적으로 진행되던 SF 어워드는 2018년에 이르러 주관처의 변경과 재정적인 어려움 등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요. 그런 부침 속에서 결성된 '한국SF어워드준비위원회'는 여러 격랑에도 불구하고 SF어워드를 무사히 지켜냈습니다. 많은 장르 문학상이 3회를 넘기지 못하고 사라진 현실을 감안하면 눈부신 의지와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SF어워드 대상은 국내에서 창작되어 발표된 SF작품입니다. 발전의 과정 속에서 그 부문은 웹소설과 웹툰, 영상으로까지 확장되었고, 대표적인 SF 상으로 자리 매김함과 동시에 국내 SF 창작자를 격려하는 역할을 굳건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0년 SF어워드 장편 소설과 중단편 부문에서는 웹진 거울 필진 다수가 수상자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웹진이자 장르 문학가 공동체로 함께 성장해온 작가들의 반가운 수상 소식과 함께 다양한 소회가 담긴 수상 소감을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장편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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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인 정합성 위에 철학적인 문제의식, 탄탄한 문장, 그리고 영화적이고 오락적인 재미까지 골고루 갖추면서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작품의 탄생

정교한 설정과 더불어 긴박하게 이어지는 사건과 반전이 흡입력과 함께 읽기의 즐거움까지도 충분히 제공한다는 점 역시 높이 평가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정교한 플롯과 끈질기게 화두를 물고 늘어지며 인물에게 몰입하도록 하는 솜씨가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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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작가님 수상 소감

『테세우스의 배』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힘겹게 완성한 첫 장편이어서 감회가 남다르네요. 
원래는 아래와 같은 멋진 수상 소감을 준비해 갔었는데, 수상작 발표를 듣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더라고요. 
결국 진부한 감사 인사만 하고 내려왔던 것 같아요. 그마저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요. 
아쉬운 마음에 거울에 대신 인사말을 남겨봅니다.

작품을 쓰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영생을 누리게 되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후손이나 남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서 세상을 지금보다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갈 필요가 있어요. 이건 단지 환경문제 뿐만 아니라, 노동과 빈부격차의 문제, 혐오와 차별의 문제 등 다른 모든 문제들도 마찬가지고요. 우리가 당면한 많은 문제들에 더 관심을 갖는 작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 달 쯤 출간될 차기작도 기대해 주시길요. 감사합니다.

덧. 아래와 같은 메시지가 새겨진 티셔츠를 직접 제작해 입고 가기도 했는데, 한무더기 꽃다발에 옷이 전부 가려질줄은;;; 아쉽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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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지성적 존재들과 사건들을 첩첩이 배치해 촘촘히 수놓음으로써 태피스트리 자수 같은 작품을 완성 

각 인물의 서사를 집요할 만큼 따뜻하고도 깊이 있게 살피며 인간과 삶을 성찰하고 사유해 나간 점에 찬사

낯선 감성으로 이미 우리 안에 오래 머물고 있던 익숙한 것들을 돌아보게 하는 작가의 등장을 두 팔 벌려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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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 작가님 수상소감

『무너진 다리』를 쓸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막막함과 외로움을 이겨내는 일이었다. 소설을 다시 쓰고자 마음먹었던 초겨울, 몇 개월 동안 소설의 뼈대를 만들고 얼개를 짓고 살을 붙여 소설을 만들면서 ‘완결’만 짓자는 소박하지만 거대한 목표만 두었다. ‘나는 왜 반드시 소설로 먹고살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걸까.’ 유명한 작가가 되겠노라고 열일곱에 마음먹은 것과 달리 나는 10년이 지나도록 늘 변변찮았다. 어쩐지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것이 내가 그토록 간절히 바란 소설가라는 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긴 이야기 하나는 완결 내고 포기하자고, 그리고 이왕이면 어딘가에 투고도 꼭 해보자는 마음으로 6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썼다. 매일 아침 8시에 카페로 가던 길에는 아무 생각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 길과 외로움을 단단히 뭉쳐 만든 책이었고, 엉성한 부분도 많아 내 첫 발판쯤으로 두고 잊었는데 이렇게 커다란 상을 가지고 오다니. 나만큼이나 소설도 무언가를 견디고 이겨냈구나 싶었다. 꿈을 꾸는 모두가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꿈도 나만큼 열심히 버티고 있으니까.

 


중단편 소설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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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우주에 대해 큰 울림을 주는 작품

우리가 사라지게 한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사라지게 될 수 있다는 섬뜩한 한기

내 내면의 독자들은 초반에는 이런저런 기대며 평가를 주고받고 있다가 어느 지점부터는 더 이상 말이 없이 전원 이야기의 스크린만을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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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밀(김지현) 작가님 수상소감

「라비」는 오랫동안 준비한 글입니다. 2016년 가을에 구상을 시작했으니까요. 물론 내내 이 작업에만 매달리진 않았고 다른 일을 하는 틈틈이 썼지만, 글을 완성한 것이 2019년 가을이었으니 꼬박 3년이 걸렸습니다. 어디선가 청탁을 받은 것도 아니었기에 이 글을 이렇게까지 붙잡고 있어야 하나 싶은 회의감도 들었고, 올바른 글의 방향을 찾아가기 위해 거듭 수정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자기불신도 있었습니다. 여러 분의 도움 끝에 겨우 탈고했을 때쯤에는 이 소설을 실을 만한 지면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중편소설이라는 볼륨과 밀도와 형식에 걸맞는 방식의 편집 및 배포가 가능한, 그리고 장르적 색채가 뚜렷하지도 않고 트렌드에 썩 부합하지도 않는 작품을 게재할 수 있을 매체가 쉽사리 눈에 띄지 않았기에, 「라비」가 과연 지금 여기의 독자들에게 읽힐 가치가 있는 글인가 하는 의문을 저버릴 수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나 자신을 끝까지 믿으며 나아갔고, 독립 문예 플랫폼인 S-R-S 덕분에 마침내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라비」가 2020 SF어워드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그 모든 과정이 긍정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저 개인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뜻에서만이 아니라, 작가가 기존에 형성된 제도와 담론 안에서만 머물지 않더라도 스스로 믿는 문학적 가치를 진정으로 추구할 때 그 제도와 담론 자체를 확장할 수도 있다는 뜻을 전달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웹진 거울 역시 그런 확장을 가능케 하는 저변이 되어왔고, 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런 저변을 이룰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믿습니다. 

창작은 때로 스스로의 두려움과 맞서 싸워야 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인생이 그렇듯이요. 그럼에도 우리가 믿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갈 수 있기를, 그리하여 우리가 발 디딜 세계가 더욱 넓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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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하기 어려운 사회문제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과 고민이 돋보이는 작품

그래도 우리는 믿고 싶지 않은가. 피해자들이 슬프고 아팠던 만큼 가해자가 언젠가는 죗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픽션에서만 가능한 것을 픽션에서 해내 보이는 성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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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영 작가님 수상소감

본심에 올랐다는 얘기를 읽었을 때까지만 해도, 아마 절대 못 받겠지 생각하고 친구들과 농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벌써 3년째 본심에 오르고 있었고, 갈수록 작품들의 수준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상을 받다니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얼마 전 제가 쓰는 소설에 관해 인터뷰할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인간이 기술과 공존하는 방식”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뭔가를 계속 쓰면서도 거의 10년 가까이 되어서 간신히 진짜로 쓰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 같아요. 기술은 평평한 바닥에서 태어나지 않습니다. 세상의 기이한 생김새를 모두 담은 채로 자라납니다. 또한, 그렇게 자라나서도 그대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세상은 그 기이함을 기술에 계속 전이하지요. 기술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들 역시 기술을 통해서 살아가고, 생각하며, 바뀌어 갈 것입니다. 그 지점을 오래 지켜보기를 바랍니다. 인간은 결코 타인을 100% 이해할 수 없지만, 어쩌면 기술은 그걸 조금이나마 더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쓰는 이야기가 세계를 읽어나가는 시선들에 아주 조금은 힘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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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왜 외계인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강솔과 이원을 통해 무겁지만은 않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작품

다른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편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낯선 것과의 화해를 그려내는 시선

모처럼 제약이 폐단이 되지 않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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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혜 작가님 수상소감

거울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마감 메일이 날아옵니다. 비록 참여가 무한 자유(!) 라고 해도 늘 참가하시는 작가님들이 있고, 작가님들의 신작을 온라인으로 읽을 수 있던 건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나 혼자만 글 쓰나 외로워질 때 정기적 마감과 많은 분들(특히 곽재식 작가님...)의 정진을 보고 있노라면 그래 나'도'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출근길 퇴근길에 마음을 다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수상식장에서 거울 필진들을 보았을 때, 많이 반가웠습니다.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좋은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게 기뻤습니다. 

수상하신 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우리가 우리다운 글을 써서 또 멋진 곳에서 만나기를 빕니다. 한국장르문학의 산실 거울 짱이다!

댓글 3
  • 심너울 20.11.16 13:52 댓글

    우리 자랑스러운 작가님들 모두 축하합니다^0^

  • 이경희 20.11.20 23:09 댓글

    수상하신 작가님들 모두 축하드려요!

  • No Profile
    pena 20.11.22 14:02 댓글

    모두 축하드려요!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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