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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털 허프 한국 방문 기념 SF 관련 대담

미국 출신 SF 연구가 크리스털 허프(Crystal Huff)가 2019년 6월 5일부터 8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며 SF 작가 및 관련자들을 만나고 돌아갔다. 크리스털 허프는 현재 사회적 컨설팅 회사 〈인클루드 베터(Include Better)〉의 상임이사이며, SF 작가이자 연구자로 세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월드콘의 조직위원으로, 헬싱키에서 열렸던 75회 월드콘의 많은 부분이 그를 통해 기획되고 운영된 바 있다. 그는 웹진 거울과 함께 한중 SF 문화 교류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중국의 FAA와 함께 일하고 있으며, 중국 SF를 번역하여 영미권에 알리는데 핵심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에게 한국과 한국 SF를 소개하는 여정에는 아시아SF협회 부회장, 과환세계 사외편집자, 한국 SF컨벤션 조직위원장 등 다양한 직함으로 한국 SF를 위해 국내외로 열정적인 행보를 이어온 윤여경 작가가 동행했다. 웹진 거울 편집위원이기도 한 그가 크리스털 허프와 함께 한 대담에는 고드 셀러, 김효진 박사도 함께 참여했다.

고드 셀러(Gord Sellar)는 7년째 한국에 거주하며 대학에서 영미문화를 강의하고 있는 캐나다 SF 작가로서 2009년 ‘존 캠벨 신인상’ 후보, 2016년 및 2017년에는 앤랩(AnLab, Analytical Laboratory) 어워드 본심에 오르는 등 영미권에서 SF 작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잡지에 작품을 발표해 오고 있다. SF 연구자인 김효진 박사는 텍사스 테크 대학(Texas Tech University)에서 매스컴(Mass Communication)을 전공했으며, ‘과학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한국 닥터후 팬덤의 사례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이후, 대중문화, 과학, 국제 참여 커뮤니케이션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독립연구가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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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윤여경, 크리스털 허프, 김효진, 고드 셀러]
이들이 처음 나눈 이야기는 한국 SF 연대기 제작에 관한 것이었다. 크리스털 허프는 이미 중국 SF 연대기를 작성하여 중국과 해외에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지난 5월, 북경에서 개최된 APSFcon에서 김보영 작가를 만난 그는 한국 SF 연대기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의 이번 한국행은 한국 SF 연대기 제작 가능성을 확인해 보기 위한 여정이기도 하다.

■ 한국 SF 연대기에 대해

윤여경(이하 윤): 한국 SF 연대기를 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크리스털 허프(이하 허프): 예, 우선 중국 얘기를 할게요. 많은 중국인들이 전 세계에서 중국 과학소설의 성과를 내고 싶어 합니다. 몇 년 전에 출간된 『삼체』는 이미 중국내에서 꽤 유명했어요. 영어판은 제 친구 켄 리우가 번역했죠. 하지만 『삼체』의 기세가 커진 계기는 오바마 대통령 덕분이었어요. 『삼체』를 너무 좋아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2부가 책으로 출간되기도 전에 먼저 볼 수 있냐고 요청을 해왔거든요.
그리고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과학소설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는데 영화나 히어로 무비가 사람들에게 가치 있게 받아들여진 후 더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영화는 대중적이고, 책은 판매 종류가 많아지니까요. 80년대에 ‘트랜스포머’나 ‘마이 리틀 포니’ 같은 어린이 장난감이 인기를 끌자 그에 기반을 둔 영화들이 만들어졌어요. (윤: 일본도 마찬가지죠) 과학소설의 경우는 코믹북 캐릭터가 영화나 상품, 책으로 제작하기까지 이르렀어요. 코믹북이었다가 영화로 제작되고 다시 책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이 생겼죠.

김효진(이하 김):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네요. 오바마 대통령이 읽었다고 하면.

허프: 하지만 그건 대단한 일이었어요. 그 이후 중국내에서도 큰 반향에서 일어났죠. 국제적으로 유명해지면 본국에서도 유명해지는 일은 영어권이 아닌 국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예요. 그런 맥락에서, 한국 SF 연대기에 모든 한국 SF 작품들이 올라가고 그 작품들이 번역되어 전 세계에 알려지면 한국 내에서 한국 SF에 대한 반향이 일어나는 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윤: 바로 그것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해요. 허프 씨가 말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월드콘에서 네트워킹을 할 때 제 작품에만 집중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다른 한국 SF 작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통과시키고 싶었고, 그러려고 노력했죠. 클락스월드(Clarkesworld)에 한 달에 한 번씩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실은 예처럼요. 이 잡지에 실리면 휴고상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내년 2020년에는 이 작품들 중에서 휴고상 후보작이나 수상작이 나올 수도 있어요.
그리고 올해에는 아시아컨벤션에 앞서서 아시아 SF 앤솔로지도 발간됩니다. 제가 사외편집자로 있는 중국 『과환세계』 출판사에 기획을 제안하여 인도, 중국, 일본, 한국, 남아시아 작품들을 선정했습니다. 이렇게 번역되어 중국과 미국 등에 소개되는 한국 SF가 꾸준히 생겨나면 더 많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또 한편으로, 한국에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SF 작가 스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류츠신처럼요. 그러면 다른 작가들까지 조명할 기회를 얻는 데 유리할 테니까요. 그래서 이번에 〈왕좌의 게임〉 원작자 조지 R. R. 마틴의 책을 낸 것으로 유명한 미국 최대 출판사 하퍼 콜린스에서 김보영 작가님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국 자본으로 영화화되는 판권 계약을 한 임태운 작가님과 넷플릭스 드라마화되는 정세랑 작가님의 행보도 정말 근사하고요.

김: 그러나 스타 작가 소수를 기대하고 열망하기보다는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과학소설을 쓰고 접할 수 있는 문화가 되면 좋겠어요. 문단과 달리 권위적이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장르문학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거죠.

두 번째 주제는 글로벌 공동 단편집이었다. 아시아 각국의 SF 단편을 담은 아시아 SF 앤솔로지가 발간 예정인 가운데, 아시아를 넘어서 서구의 SF 단편까지 포함된 공동 단편집이 발간된다면 어떤 형식이 되어야 할까. 이질적인 문화권의 단편을 수집해서 책으로 묶는 것은 쉽지만 의미는 깊지 않다. 보다 깊은 의미를 담은 획기적인 프로젝트로 무엇이 가능한지, 몇 가지 아이디어가 오갔다.

■ 글로벌 공동 단편집에 대해

윤: 이건 다른 얘기지만 한국에 머무는 외국 작가들도 한국에서 작품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고드 셀러도 한국에 머무니까 한국 경험이 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죠. 저희 앤솔로지에 참여하시면 어떨까요?

고드 셀러(이하 셀러): 저는 한국에 살지만 캐나다인이고, 그래서 조심스럽긴 합니다.

허프: 캐나다인이시군요. 외국에 사는 미국작가들도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현지의 문화를 일부분만 수용하고 미국의 관점으로 쓰는 식의 문화 왜곡이 일어날 수 있죠. 캐나다 작가도 그럴 수 있겠지요.

셀러: 예전에는 그랬던 시대가 있었어요. 그래서 허프 씨가 말한 조심스러운 부분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부적절함과 건강한 적절함의 균형이 있죠.
그리고 저는 한국 인물을 사용하는 것은 망설이지 않아요. 제 소설에서는 삼분의 일 가량이 한국인이고 한국 배경이죠. 저는 여기 사니까요. 한국에 대해 쓰고, 한국 인물을 가끔 사용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죠. 저는 ‘적절함’과 ‘부적절함’을 이분법적으로 구분지어 받아들이던 세대에 속해요. 다른 문화에 대해 대충 짐작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 문화를 이해하고 공부하며 진심으로 노력을 기울인다면, 다른 문화권을 배경으로 하거나 다른 문화권의 인물이나 그 역사, 문화에 대해 쓰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①)
그리고 제가 한국에서 앤솔로지에 참여해도 되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제가 한국에 살고 있긴 하지만 한국어를 사용하지도 않고 한국인도 아니니까요. 캐나다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던 작가라면 캐나다에서는 ‘캐나다 작가’라고 칭합니다(윌리엄 깁슨이 그 예가 되겠지요. 하지만 캐나다의 몇몇 최고 문학작품 작가는 인도에서 이민 온 분입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에 오래 살았다고 해도 저는 ‘한국 작가’로는 불리지 않겠죠. 수긍합니다. 그러나 그런 맥락에서, 한국 작가들의 단편집에 제가 참여하는 것에는 조금 의문이 듭니다.(②)

김: 윤 작가가 고드에게 원하는 것은 다양성, 한국에서의 경험을 유니크한 관점으로 작품화할 수 있다는 뜻인 것 같아요.

셀러: 저도 협업을 생각한 적이 있어요. ‘마인드끼리 만나는’ 의미의 앤솔로지였죠. 한국 작가들과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 작가들이 짝을 지어 서로의 소설에 대해 답하는 방식이면 어떨까 싶었어요. 한국어로 번역된 외국 작가의 소설에 답하여 쓴 글이 다시 외국 작가의 언어로 번역되는 거죠.
많진 않지만, SF나 판타지를 쓰는 외국 작가들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흥미 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 같았죠. 한국 독자들이 관심 있어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영미권 시장에서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지만, 두 이야기를 두 가지 언어로 번역, 출간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한영, 영한으로요. 재미있는 협업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워크숍 등은 신인 작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③)
제가 앤솔로지에 참여하는 것을 망설이는 첫 번째 이유는 한국 신인 작가들의 자리를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신인이었을 때 제 소설을 팔기가 정말 어려웠다는 것을 기억하거든요. 하지만 심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팔려고 노력했죠. 잡지도 많았고요. 하지만 한국에는 신인 작가들이 출간할 자리가 적어요. 그래서 제가 신인들이 들어올 자리를 차지하게 될까봐 걱정됩니다. 저는 협업에는 관심이 있지만 한국 SF의 전반적 발전과 신인 작가 지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한국에서 외국인이 한국에 대해 평하는 것에 민감한 반응이 가끔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이 같은 비평을 했을 때는 ‘그 정도로까지’ 반응하지 않을 일에요. 그래서 ‘외국인 비평’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는데, 실제로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 자신도 포함된 일들을 비평하는 것임이 고려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과 관련된 프로젝트에서 한국을 비판하거나 정치적 비판을 하는 것에 아주 조심스럽습니다.(④)

허프: 하지만 그런 시도를 해본다면, 한국사회에 대해 다루면서 외국 작가들의 이름과 작품을 연결시키지 않는 방법으로 편견을 벗어날 수도 있겠군요.

김: 네, 이번에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라는 페미니즘 SF 공동 단편집이 그런 식으로 작가와 작품을 연결시키지 않고 냈죠. 그래서 페미니즘 문제를 다루면서, 어떤 작가가 어떤 작품을 썼는지 명시하지 않았어요. 어떤 작품을 남자 작가가 썼는지, 여자작가의 작품인지 알 수 없도록 해서 편견을 조금 벗어나려고 노력했어요.
예를 들어 서기 3000년대라고 하고 해외, 국내 작가들이 한국의 현재 정치나 사회 문제에 쓸 수도 있는 거예요.

윤: 요즘 SF 서적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고 신인 작가들의 자리를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올해만 해도 저는 4권의 SF 공동 단편집을 기획 또는 기획 참여, 출간 계약했고 거의 모든 참여자들이 신인이에요. 기성작가를 영입하지 않고 신인을 쓰려면 기획이 참신해야 하죠. 그래서 기획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앞으로도 참신한 기획으로 신인 작가들을 많이 쓸 계획이에요. 한 번에 40명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도 구상, 진행 중이고요.
저는 한국 작가들만의 앤솔로지도 좋지만 해외 작가들과 한국 작가들의 컬래버레이션이 좋을 것 같아요. 작가들의 연대는 굳이 한국이나 미국이라는 지역적인 한계를 벗어나서 지구 공동의 미래를 그릴 수 있겠죠.

세 번째 주제로는 한국 내에서 과학소설에 관한 인식이 어떠한지 짧은 이야기가 오갔다.

■ 과학소설의 인식에 대해

김: 독서회에 참석한 분들에게 왜 과학소설을 읽게 되었냐고 묻자, 과학소설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고들 하셨어요. 과학소설 팬이 되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작품을 ‘알고’ 있어야 자격이 있는 것 아니냐고. 그리고 한국 과학소설을 읽는 것을 즐기며, 어렸을 때부터 과학소설을 읽고 자란 경우가 많았어요. 또, 과학소설에서는 많은 것들이 가능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페미니즘이나 사회비평 같은 것도 과학소설에서 특이하게 형상화될 수 있기에 사랑한다고 하더군요.
세대 차이도 있어요. 젊은이들은 과학소설을 읽지만 기성세대들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제가 과학소설에 대한 연구를 하겠다고 하자, ‘과학소설 연구라고 그런 게 가능해?’라고 되물으셨죠. (일동 웃음) 청소년용이나, 판타지 같은 거라고 생각하셨어요. 그래서 부모님을 설득했죠.

허프: 중국에서는 아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치기 위해서 과학소설을 이용한 측면이 있는데 한국에서도 그런가요?

김: 한국이 경제발전을 시작한 50, 60년대 이후에 과학소설이 조명을 받았죠.

셀러: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해서 펀딩이 들어오니, ‘우리가 좋아하는 작가를 소개하자’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과학교육과는 크게 관련 없는 인기 SF 작품들이 소개되기 시작했죠.

김: 맞아요. 정부 정책에 기대기 위해서 ‘화학을 배우자’, 이런 식으로 과학소설들이 소개되기 시작했죠.

셀러: 예전에 SF와 관련된 한 한국 웹사이트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진 것 같아요. 웨이백 머신 웹사이트를 사용하면 아직도 들여다볼 수 있긴 한데, 박정희나 전두환 시대의 SF작품과 내용을 실은 사이트였죠(* 아이디어회관 SF 직지 프로젝트_편집자). 저는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려는 의도로 번역된 작품들을 보고 놀랐어요. 많은 작품이 우주여행 모험담이었고 로버트 하인라인의 청소년 우주 탐험담도 있었죠. 번역 작품들이 선정되는 과정이 궁금했어요. ‘과학과 기술 발전’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번역자 개인의 ‘취향’이었는지요.(⑤)
SF에는 재미있는 모순이 있죠. 과학과 기술에 대한 것이지만 아주 다른 얘기에 관한 것이 될 수도 있어요. 예전에 저는 모든 문학 속에 존재하는 ‘유토피아’와 ‘부르주아’ 사이의 긴장에 관한 다코 서빈의 생각을 언급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독특하게도 SF의 경우는, ‘세계는 완전히 달라지고 나아질 수 있으며, 그 변화는 좋은 것’과 ‘현 세계는 최상의 상태이며, 변화를 시도하면 훨씬 더 나쁘게 변할 것’ 사이에 긴장이 존재하죠.
권위적인 정부가 SF 번역을 허락할 때는 위험 부담이 있죠. 멋진 과학기술에 대한 이야기지만 변혁의 사회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권위적인 정부에서 많은 이들이 듣게 되길 바라는 이야기는 아니죠. 교육 목적으로 쓰일 때는 그런 위험이 있죠.(⑥)

대담의 마무리는 과학소설 작가들의 워크숍을 언급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SF 연대기 프로젝트 시작을 결의하는 것이었다.

■ 과학소설 작가들의 워크숍 등에 대해

허프: 뉴욕에도 번역가와 작가를 위한 한 달 동안의 레지던시가 있는데 한 달이라는 긴 시간 때문에 중국 작가들은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대신 중국 국내에서 2주 정도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나 봐요. 과학자들을 만나게 하고, 출판계 현황을 알려주기도 하죠, 그런 게 작가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김: 네, SF 협회 같은 단체나 윤이 하는 일이기도 하죠.

윤: 작가 워크숍은 해외와도 연결해서 진행했으면 좋겠어요.

윤: 그러면 이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국 SF 연대기 프로젝트의 시작을 공식적으로 공표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 자리에 계신 김효진 박사님과 고드 셀러를 비롯해서 한국 SF 연대기 제작에 도움을 주실 것 같은 분들이 떠오르네요. 저는 펀딩을 추진해 볼게요.

셀러: 한국 SF 연대기 제작을 위해서는 풍성한 자료가 필요하겠죠. SF 판타지 도서관처럼 한국 SF 관련 자료를 많이 보유한 곳을 찾아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윤: 마지막으로 한국 SF 연대기 제작 프로젝트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으신지요?

허프: 제가 이 프로젝트에 희망하는 바는 한국 내외로 모든 독자들에게 발견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 SF 연대기를 작성하는 것은 한국의 풍요로운 문화를 전 세계에 전하는데 도움이 될 거에요.
그리고 프로젝트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배울 게 많을 거고요! 중국에서 이와 비슷한 프로젝트를 했을 때도, 발굴 과정에서 다양한 과학소설 작품에 대한 식견을 기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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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F 연대기]

윤: 네, 좋네요. 다 잘될 거예요.

허프: 당신은 항상 모든 게 다 잘될 거라고 하네요.

윤: 그렇게 돼야 하고 그렇게 될 거니까요. (일동 웃음)

열정적인 이분들의 헌신과 프로젝트가 천천히 세계로 향해 나아가는 한국 SF와 함께 결실을 맺기를 기원하며, 대담에 흔쾌히 참여해 주신 고드 셀러 작가님, 김효진 박사님과 대담 진행에 수고하신 윤여경 작가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 오역에서 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고든 셀러의 발언 원문을 다음과 같이 옮겨 놓습니다.]

(①) Actually, I’m not hesitant to write about Korean characters. I think one-third or more of my stories have Korean characters or are set in Korea. I live here, after all—I think I can and should write about Korea sometimes. I’m from that generation that remembers when ‘appropriation’ and ‘misappropriation’ were understood as two different things. That it was okay to write characters from another culture, to draw on stories from another culture or background or group, to look at another culture and history, as long as one made a serious effort to do one’s homework [I mean to really study and try to understand, not just assume things], to show respect, and to be fair about it."

(②) I am not sure it’s right for me to participate in a Korean anthology. I don’t write in Korean, and I’m not Korean, even if I live here. Now, if a foreign writer is living in Canada for a long time, Canada claims him or her as a “Canadian writer.” [William Gibson is one example, but several top literary writers in Canada are also immigrants from India.] But I know that in Korea, even if I live here a long time, I
will never be even be seen as a “Korean writer.” That’s fine, it’s okay. However, it makes it a bit questionable for me to participate in an anthology of Korean writers.

(③) I’ve also thought about collaboration, but in a more “meeting of the minds” kind of way: an anthology where Korean writers and foreign authors living in Korea maybe respond to one another’s stories directly in pairs—one author writes something, it gets translated to the other author’s language, and the other author
“replies” in a responding story. Since there have been a few foreign SF and fantasy authors living here, I think it would be an interesting project. I don’t know if Korean readers would be interested, and I don’t know how big the market would be in English, but I think it would be interesting to publish two versions combining all the stories: one with the English-language stories translated to Korean, and the other with the Korean-language stories translated to English. I think that would be a fun kind of collaboration. and think workshops are a good idea for supporting new/emerging writers here.

(④) First, because I worry about younger Korean writers who need a place to break into the market. I remember when I was a new writer, trying really hard to sell stories… but in I was trying to sell stories in English, and though there was lots of competition, there were also lots of magazines. In Korea, there’s fewer places where new writers can publish, and I am really nervous about the possibility I’d be
using up a ‘slot’ (a place in an anthology) that some new Korean writer could have published in. I’m interested in collaboration, but I’m more concerned about the development of the Korean SF scene and about supporting new writers.

Second, I worry because in Korea sometimes some people can be hostile about hearing a non-Korean person say something that, if a Korean person said it, they wouldn’t be so upset about it (or they would be less upset). [I mean that sometimes people get mad about things foreign commenters say, and see it as "foreign criticism.] It doesn’t seem to matter to some people whether the “foreign” criticism is from someone actually who lives in Korea, or is said about things that actually affect the life of the person criticizing it.

So whether it’s something I say about Korean—critical or political things—or even just me being involved in a project where a Korean could have been involved and published instead, I know it can make some people upset or angry, so I find myself trying to be extra-careful.

(⑤) There’s an old Korean website—it’s gone now, but it used to be available, and you can still see it if you use the WayBack machine website. That site had the covers and even the text files for a bunch of Korean SF novels published back during either the Park or Chun dictatorships. I was surprised when I found out what specific books had been translated to entice young readers to study science and engineering, since so many of them were really more space-adventure novels, like, for example, a juvenile space adventure Robert Heinlein. (I can’t remember which one.)

(⑥) of course, in SF, there’s a funny contradiction: SF is about science and technology, but it’s also often about radically different societies. (I referred to Darko Suvin’s idea of the tension between “the utopian” and “the bourgeois” in all literature, but especially SF—the tension between “the world can be totally different
and better, and change is good” versus “our world is the best possible one, if we change it we risk probably only making it much worse”.)
When an authoritarian government approves SF translations from abroad, it’s taking a risk, because yes, it’s presenting stories of great technology and science… but it’s also presenting stories about societies that result from radical change, and that’s something most authoritarian governments want to avoid becoming attractive to too many people. So SF can be subversive when people try to use it for that kind of educational fun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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