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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같은 자리에 있지 않더라도 항상 반갑고 서로 관심이 가고 무어든 같이 하거나 도울 일이 생기면 발벗고 나서게 되죠. 거울에서는 그렇듯 반갑고 존재만으로도 고마운 친구, 동지들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힘 닿는 대로 가지고자 합니다.
이번에 알아볼 친구는 장르문학 비평 전문 사이트 텍스트릿Textreet 입니다. 서면 인터뷰를 통해 텍스트릿의 창설 계기와 목표, 계획 등을 들어보았습니다.
인터뷰: pena + textreet(이융희, 이지용, 김지석, 손진원, 박해울)
이미지: textreet 제공

텍스트릿의 시작

창간 전 처음으로 텍스트릿의 아이디어가 움튼 때는 언제인가요?

이융희: 텍스트릿의 아이디어는 트위터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하다가 나왔습니다. 평소 장르문학만의 비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이렇게 된 거 비평단체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떻냐 제안해 주셨던 것이지요.
어떤 단체의 장이 되거나 선언, 움직임을 하는 건 부담스러워서 그 당시에는 그냥 농담처럼 남겨놨었는데, 그것이 스스로에게 굉장한 사명감처럼 남았던 것 같습니다.
12월 29일, 제가 속해있는 대안인문학단체 인문학협동조합에서 웹소설 집담회를 최초로 열었는데, 그곳에서 김준현 선생님과 이지용 선생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웹소설과 장르에 대해서 연구를 하시는 분들이었고, 그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장르문학이라는 연구팀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편린을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1월, 저는 인문학협동조합에서 진행하는 '뉴미디어 비평스쿨 1기'에서 발제강연을 맡게 됩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이지용 선생님과 김준현 선생님까지 세 명이 모두요.
강의의 주제는 게임비평과 테크노 컬쳐라고 하는 기계비평의 영역이었습니다. 비평의 대상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던, 또는 간단히 비평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던 영역이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서 학문적 영역으로 변화되는 과정의 강의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헀습니다. 아. 단순히 장르문학을 비평한다고만 하는 게 아니라 장르문학만을 위한 방법론, 이론과 비평론부터 작품을 바탕으로 한 기준 등을 만들어야겠구나. 그런 것들이 없이 단순히 장르문학을 비평한다고 하면 지금은 몰라도 뒤의 세대들, 후속 연구자들이 이해할 수 없고 동의할 수 없는, 그냥 나만을 위한 자기만족적 이야기만 하고 말겠구나.
그러던 차에 테크노컬쳐 연구자인 임태훈 선생님이 모리 요시타카의 『스트리트의 사상』 이야기를 수업 중에 꺼내셨습니다. 그 책이름을 오랜만에 상기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그룹은 애니큐어라고 했으니, 장르문학을 연구하는 그룹은 텍스트... 스트리트... 텍스트릿? 이렇게 이름을 지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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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스트릿 로고.

텍스트와 스트리트의 조합어였군요. 전 처음에 듣고 텍스트와 스피릿을 연결시켜서 생각했더랬습니다. 중의적으로 넣을 수도 있을까요?

이융희: 여러가지 중의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텍스트+릿(reet) 같은 의미도 괜찮구요. 해석은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창간된 때는 언제인가요?

이융희: 이렇게 이름을 생각하고 1월 29일, 같이 뉴미디어 비평스쿨을 듣고 있던 사람을 끌어들였습니다. 서원득 선생님과 손진원 선생님 두 분이 합류했고, 기존의 웹소설 집담회 팀과 합쳐졌으며, 제가 개인적으로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던 김휘빈 작가님까지 모셔서 총 6명을 필두로 텍스트릿이 만들어졌습니다. 이게 1월 31일이었습니다. 이때가 도메인을 구매했을 무렵입니다.
이렇게 사람을 갖추고, 우리들의 집단이 생겼다는 것만 인터넷에 알린 후 시드원고 준비를 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홈페이지를 준비했습니다. 오픈은 4월 29일 일요일에 이루어졌습니다.

확실하게 사람이 모이고 원고와 홈페이지를 준비하면서 혹시 모델로 삼은 단체나 학회 같은 게 있나요?

이융희: 동인 집단을 만드는 데 목표가 있었던 만큼 《거울》이나 장르문학 관련 리뷰가 활발한 브릿G, 그리고 일본 서브컬쳐 담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네이버카페 애니큐어 등등을 모델로 찾았습니다. 과거 판타스틱이라는 잡지도 참고했고요. 아무래도 그 모든 활동영역에 크게 작게,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이나마 활동을 하고, 즐겼던 사람들이 모인 게 텍스트릿이니만큼, 여러가지 장르문학 관련 단체들의 향수가 남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왜 텍스트릿을 창간하셨나요? 계기가 된 일 같은 것이 혹시 있나요?

이융희: 텍스트릿의 목표는 한국에서 부족했던 장르문학 비평과 창작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만들고, 독자, 창작자, 그리고 연구자들을 매개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으로 강연과 이론서 등을 끊임없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장르문학은 그 역사가 굉장히 오래되었습니다. 100년이 넘는 SF부터, 정식 등단 코스가 있었던 추리, 미스터리나 스릴러, 호러, 그리고 PC통신 이전 시절부터 종이책으로 위세가 있었던 로맨스와 무협, 그리고 PC통신의 발달과 함께 그 세를 넓혔던 판타지…… 여러 장르들이 오래 창작되었지만 이러한 창작 시장이 지금에 와서는 자본주의 시장의 측면에서 이야기되는 것으로 마무리되곤 합니다.
학문담론장은 이러한 장르문학을 변방, 또는 저변 바깥의 문학으로 무시한 시간이 길었고, 지금의 연구도 오로지 국문학 식민주의적으로 작가나 시장의 인터뷰를 최소화하고, 자신의 지적인 사고 안에서 이야기를 완결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지금 여기의 장르문학을 그럴듯하게 수사로 꾸며낼 수는 있지만 과거의 문학이나 미래의 문학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텍스트를 창작하는 작가나 독자군에 대한 규명 없이 어설픈 이야기로만 그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장르문학 내부에서도 연구자들에 대한 적대심이나 반지성주의가 횡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평가, 또는 연구자라고 해도 자기의 취향에 대한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늘어놓고 어려운 소리를 할 뿐, 장르문학 내부의 사정이나 시장, 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구조에 대한 책임감을 갖지 않았으니까요.
처음 텍스트릿을 만들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다른 분들이 제안해 주신 계기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레진 코믹스가 웹소설을 졸속종료했을 때, 작가 연합 외에도 소비자, 또는 연구자들이 함께 연대해서 발언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니즈가 있었던 거지요.

텍스트릿의 사람

텍스트릿을 이끌어가는 분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들인가요? 어떤 식으로 모이게 되었나요?

이융희: 텍스트릿 회원의 영입 기준은 오로지 하나입니다. '당사자'일 것. 실제로 장르문학을 창작하거나, 또는 오래 읽고 소비하며 팬을 자처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현재 회원들도 대부분 그러한 기준에 맞춰서 영입한 상태입니다. 아래는 현재 정규 필진의 명단이며 총 10명이 정규 필진으로 활약해 주고 계십니다.

이융희 - 장르문학 작가 겸 칼럼니스트. 2006년 『마왕성 앞 무기점』으로 데뷔 이후 6종의 장르 문학 작품 출간. 한양대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 판타지 소설의 역사와 의미 연구」로 문학석사 졸. 현재 동대학원 박사과정. 청강대, 한신대 등에서 장르론을 강의중.
이지용 -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한국 SF의 스토리텔링 연구」로 박사 졸. 건국대 몸문화 연구소 연구교수. SF 연구 및 비평 담당. 현재 한국 SF 협회의 이사 및 대중서사학회 SF 연구팀 연구이사.
김준현 - 숙명여대 디지털 네러티브 학과 교수. 브릿G의 좀비문학상에서 수상한 이후 장르문학 작가로 활동중. 대중서사학회 판타지 연구팀 연구이사.
임태훈 - 성균관대학교 「박정희 체제의 사운드스케이프와 문학의 대응」으로 박사 졸. 현 DIGST 교수. 학부 2학년 『애벌레』라는 희곡으로 등단. 과거 《판타스틱》을 통해 SF작가 데뷔. 이후 SF와 추리소설 등의 작품을 꾸준히 창작함. 기계비평과 문학비평을 꾸준히 아우르며 『검색되지 않을 자유』, 『한국 테크노컬쳐 연대기』, 『시민을 위한 테크놀로지 가이드』 등의 저서가 있음.
손진원 - 고려대학교 박사과정. 「1960년대 과학소설 연구」를 통해서 석사 졸. 로맨스 소설 작가. 현재 텍스트릿 로맨스 팀의 팀장으로, 한국의 로맨스 연구 중.
서원득 - 연세대학교 석사과정. 무협 연구 중.
김지석 - 연세대학교 석사과정. 라이트노벨, 일본 문화와 서브컬쳐 전반을 연구 중.
김휘빈 - 로맨스 소설 작가. 『마리아의 아리아』와 『바보개와 공주님』, 『추상의 정원』 등의 작품을 창작하였으며, 『웹소설 작가를 위한 서바이벌 가이드』를 통해서 웹소설의 창작 동력과 구조 등을 비평해 옴.
이상연 - 영화 평론가. 장르문학 전반의 오랜 팬으로, 현재는 로맨스와 관련된 담론을 공부, 집필해주고 있음.
박해울 -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석사 졸. SF 연구자이자 소설가. 현재 텍스트릿에서 〈SF읽기 좋은 날〉 시리즈 연재중.

이지용 님과 김준현 님이 몸 담은 대중서사학회란 어떤 곳인가요?

이지용: 대중서사학회는 1993년부터 한국 대중서사에 관련된 학술적 연구를 진행해 온 학회입니다. 이번에 학회의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면서 연구분야를 SF, 판타지, 로맨스 장르로 나누고 각각 새로운 연구이사들을 초빙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텍스트릿의 김준현(판타지 연구팀장)과 이지용(SF 연구팀) 필자가 연구 이사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대중서사학회에서는 앞으로 2년 동안 세 장르(SF, 판타지, 로맨스)에 대한 연구팀을 운영하면서 학술세미나와 학술연구모임(스터디)를 운영하여 한국 대중서사의 학술 연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들을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인원을 늘려가실 계획이라면 어떤 기준이나 방식으로 새로운 인원을 영입할 예정인가요?

이융희: 저희는 특별히 신규 필진을 위한 자격이나 조건을 내걸진 않습니다. 오픈 세미나에 자유롭게 참석해서 의견을 교류하고, 텍스트릿 가입 의사를 보여 주시면 자연스럽게 가입이 됩니다.
정규 필진으로 의견을 여럿 주시지만 아직 평론을 올리지 못하신 분들도 계시는 만큼 크게 제약을 두거나 의무감을 두진 않습니다.
실제로 이상연 선생님이나 김지석 선생님 등이 이렇게 후반에 직접 문을 두드리신 분들입니다. 향후 텍스트릿이 직접 멤버를 영입하기 위해 뛰어다니거나 방문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공간 자체가 열린 공간이고, 제대로 된 원고료를 드릴 상업구조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만큼 민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텍스트릿의 담론

텍스트릿에서 비평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어떤 장르, 어떤 담론인가요? 또는 어떤 것은 대상에서 제한다든가 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이융희: 저희는 현재 ‘장르 담론장’이라는 것으로 확대해서 장르와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다 다루고 있습니다.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흔히 순수미술이라고 부르는 부분, 또는 대학담론이나 제도권 문학도 장르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한다면 얼마든지 다룰 용의가 있습니다.
저희가 대상에서 제하는 건 가급적 ‘한국’의 바깥으로 나아가는 걸 제외할 예정입니다. 그것이 가치가 없어서라기보다는, 이제는 장르와 관련해서 ‘한국’의 이야기를 꾸준히 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지용: 텍스트릿에서 대상으로 삼고 있는 장르는 사실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장르별 한계들을 지적하기 보다는 장르별 특징들을 찾아내는 데 좀 더 힘을 쏟고 있습니다. 같은 형식으로 담론의 폭도 딱히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장르의 특성과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방향성에 동의한다면 담론의 폭을 최대한 열어놓고 진행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비평은 결국 ‘정체를 밝히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방법론들에 대한 토론들이 정례 세미나에서 쏟아져 나오고, 이는 개별 원고와 강연을 통해 구체화됩니다.
텍스트릿의 비평 지향점은 기존의 문단 문학에서 배재했던 이야기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비평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첫 번째이고, 장르문학 담론에서도 여전히 변방이라고 여겨지고 있는 웹소설에까지 관심의 영역을 확장해 비평을 진행하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특히 웹소설 텍스트들에 대한 비평을 본격화하는 것은 현재 장르문학이 위치하고 있는 지점과 장르문학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상에서 의도적으로 제한한다든가 배제하는 것들은 원칙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을 포용하고, 더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합니다. 단지 소설에서의 장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 방송, 게임을 아우르는 모든 스토리텔링에서의 장르에 대한 접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가 비평을 하면서 추리, 호러, 미스테리 관련 담론에 대한 접근이 부족한 것은 맴버를 모으는 과정에서 해당 장르의 비평을 하실 만한 분은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지 기준을 가지고 구분하는 것은 아닙니다.

김지석: 텍스트릿을 이끌어가는 건, 모든 필진 분들과 모든 독자분들입니다. 모두의 의견을 존중하며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할 수있도록 상호 배려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점을 짚고 넘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런 전제하에,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시는 분들이 필진으로 계십니다. 대종으로 로맨스 판타지 SF 무협이 있습니다. 이외에 다른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분이 계신다면 언제나 환영하고 있습니다. 미리 연락만 주시면 매달 진행하는 세미나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아는 바로는 별도의 영입기준은 없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텍스트릿 내부에서 정해놓은, 비평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별도의 기준은 없습니다. 그저 많은 분들이 부담 갖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들과 기존 글들에 대한 피드백들을 풀어주셨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손진원: 텍스트릿은 장르 비평 담론 공간입니다. 한국에서 그동안 ‘장르’라고 불렀던 모든 텍스트들을 비평할 수 있는 곳이지요. 기본적으로 소설을 연구하거나 창작, 비평하는 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본 포맷은 장르소설이지만, 기타 비평란을 통해 소설 이외의 서브컬쳐 문화 전반까지도 커버가 가능하답니다!
참고로, 저는 그 중에서도 장르 로맨스를 주로 비평하고 있습니다. 다른 장르도 비슷하겠지만, 로맨스는 특히 더 할 이야기가 많은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 연애와 같은 사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일까요? 주 독자나 작가가 여성이라서 그런 것일까요? ‘대놓고’ 로맨스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지는 사실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로맨스 독자들은 리뷰를 하거나 간단한 비평/큐레이션을 하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말이 오갔고 어디에서 그 흔적을 찾아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담론들이 수면 위에 있지 않은 거죠. 서브컬쳐계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로맨스 소설의 개념부터 혼동하곤 합니다. (김휘빈 작가님께서 ‘광의의 로맨스’와 ‘협의의 로맨스’ 이야기를 하시기도 했지만) 로맨스는 여타의 사랑 이야기와 다른, 장르적 관습을 가지고 있는 장르소설입니다. 텍스트릿은 그 개념을 확실히 세우고, 더 나아가 로맨스의 하위장르를 구분하는 등 로맨스 장르에 대한 기초.심화 비평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박해울: 저 같은 경우에는 텍스트릿 내에서 SF리뷰를 진행해 가고 있는데, 아직 리뷰가 많이 되지 않은 작품을 중심으로 작품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영미권의 SF 말고도 다양한 문화의 SF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최대한 다양한 SF 작품을 선별하고 있습니다만 신간은 다른 분들이 리뷰를 해 주시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예전에 출간되었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다루려고 합니다.

텍스트릿의 비평 대상과 범위에 대해서 한 마디로 ‘장르라면 뭐든지’라고 하셨는데, 그럼에도 장르란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한정짓는 정의 같은 게 있을 것 같아요. 문단 문학이 아닌 것? 범주로 이름 붙여지는 것? 질문의 어휘가 정확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런 ‘장르’란 것 자체에 대한 규정을 하고 있는지, 필진들끼리 공유하거나 합의한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이융희: 저는 그렇게 ‘문단 문학’이라는 것을 제도권 문학이라고 많이 불러요. 학문담론장 문학이라고도 부르고요. 아무래도 정식으로 소설이다 아니다. 시다 아니다 같은 것들을 어떤 기준점을 바탕으로 평가하느냐? 할 때 ‘심사제도’라는 것을 통해야 하니까요. 텍스트릿의 비평 대상은 그렇게 주류 바깥에서 소비되던 모든 문학들을 다루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이걸 대중문학으로 불러야 할지 시장문학으로 불러야 할지 모르겠네요.
사실 이 문제는 애매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럼 등단한 장르문학이 없느냐, 그런 것들은 다루지 않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니까요. 궁극적으로 필진들이 공유한 건 ‘결국 장르라는 말 자체가 없어지고 나중에서는 그냥 문학 비평이라는 말만 남아야 하지 않겠느냐.’ 거든요. 저희가 “장르라면 다 다룬다”라는 말을 하는 건, 지금 시작점을 어디로 두는가? 하는 지점인 것 같아요. 비평의 대상이 아니라고 빗나가 있거나, 또는 리뷰-피드백만을 비평으로 소비해 왔던 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보겠다는 거죠.
그렇다고 이것이 뭔가 권위적인 움직임을 만들겠다는 건 아녜요. 사실 ‘장르’라는 말은 ‘우리가 재미있게 소비하던 것’에 더 가깝고, ‘지금 우리가 창작해서 즐기는 것’에 더 가까워서요. 그렇기 때문에 텍스트릿 필진들은 본진, 2진 뭐 이런 말로 담당하는 장르가 있거든요. 팀장인 저는 판타지와 로맨스, 로맨스 팀은 대부분 로맨스+SF거나 로맨스+판타지, 이지용 선생님은 SF... 뭐 이런 식으로요. 단지 자기가 즐기는 것들에 대해서 하나둘씩 이야기하고, 그것들에 대한 이야기만 해도 아직은 갈 길이 먼 상태죠.
사실 답변을 제가 하면서도 명확한 정의를 드린단 생각이 들지 않네요. 그만큼 장르라는 말 자체가 모호한 것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ㅁ;

텍스트릿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비평을 하고 담론을 만들어 왔나요?

이융희: 텍스트릿은 현재 한 달에 한 번씩 꾸준히 모임을 이어가면서 각자 자발적으로 어떤 글을 쓸 지 이야기를 가져오고, 그것에 대한 합평과 의견, 세미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걸 그냥 이야기해서 비평한다기보다는, 텍스트릿 내부의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실제 작품에 대한 점검과 이론적 측면의 점검, 그리고 그것이 제대로 일반인들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느냐 세 가지를 꾸준히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지용: 웹진은 거의가 비평 공간을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으로 취한 형태입니다. 텍스트릿이 지향하는 바는 오히려 그것보다 더 넓은 의미에서의 비평장(field)의 형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집담회나 강의 활동도 결국 비평장을 형성하는 행위와 연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러한 방식을 계속해서 활발하게 가져가는 것은, 텍스트릿의 처음 기획단계가 집담회로부터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웹진을 만든 다음에 오프라인 활동으로 확장을 한 것이 아니고,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서 함께 모인 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한 다음에 그것들을 아카이빙하고, 데이터 베이스화하기 적합한 방식 중 하나로 웹이라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손진원: 웹소설이라는 매체가 등장하면서 일반 대중은 물론이고, 아카데믹 장에서는 장르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막상 장르에 대해서 그동안 이야기하고 있던 논자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텍스트릿 멤버들은 이런 현실을 알고 장르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장르를 직접 창작하거나 그 장르의 오랜 독자였기 때문에, 장르를 대상화하여 바라보지도 않고 내부자의 시선으로 비평가 개인의 주장을 펼쳐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장르를 어떻게 비평해야 하는가, 어떻게 접근해야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정례 세미나에서는 이런 고민들을 나누고 있죠.

박해울: 장르에 대한 담론을 활성화시키려면 일단 해당 장르의 작품을 독자들이 많이 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르가 성장하려면 그냥 감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전문적인 관점에서 비평이 활발해야 합니다.
또한 그 작품과 비평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말할 창구가 있다면 장르 활성화에 더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창구가 웹진의 댓글과 오프라인 활동에서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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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텍스트릿의 집담회, 강연

웹진이지만 오프라인 집담회나 강의 활동이 활발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활동이 꼭 필요한 이유가 있나요?

이융희: 저희가 오프라인 집담회나 강의 활동을 꾸준히 하는데 그 두 가지 활동의 목적이 다릅니다. 집담회는 텍스트릿이 단순히 개인들의 이야기, 또는 학문적 사투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엘리트적 자의식 전시가 되지 않기 위해서 실제 시장과 다른 학문영역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공간입니다. 굳이 학술대회, 심포지움 등의 말이 아니라 '집담회'라는 이야기를 선택하는 것도 그러한 까닭입니다. 이러한 집담회는 열리기 전 일반 팬분들 뿐만이 아니라 실제 출판사에도 안내 메일을 개별적으로 다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로맨스 집담회때는 약 20여개 로맨스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강의는 이러한 지식에 대한 니즈와, 이론화, 그리고 지식 자체를 생생하게 살아있게끔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들이 단순히 책을 내거나 글을 쓰는 것으로 그친다면 그 이야기는 앞서 집담회 이야기를 하면서 경계했던 죽은 지식으로 그치고 말 겁니다. 골방에 갇혀있는 지식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수정하며 보완되어가는 지식이야말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식이 꾸준히 퍼져야지만 텍스트릿이라는 담론 공간이 저희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보다 넓은 의미의 담론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지용: 오프라인 활동이 필요한 이유는, 텍스트릿이 지향하는 비평이 기존과 같이 폐쇄적인 학술 활동에서 멈추거나, 대중의 지향성 혹은 수용성을 포착하여 소개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들을 궁극적으로 아우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싶기 때문입니다. 실제 오프라인에서 저희가 던진 질문들에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셨고, 저희가 만들어 나가는 담론들은 저희들만의 것이 아니라 그러한 활동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쌓아 나가는 것이라는 개념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끊임없는 소통이 결국 유의미한 담론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저희 맴버들은 믿고 있습니다.
강의활동과 같은 것들은 텍스트릿 구성원이 작가분들도 있지만, 작가활동을 하는 것과 함께 교수 혹은 대학원 과정생 분들이 많은 구성원의 특성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구상한 담론들을 발표하고, 그것을 토대로 토론을 하며, 정리된 내용을 가지고 강연이나 강의를 진행하는 것은 그러한 부류에 속한 사람들이 잘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한국에서 학술계가 이제껏 보여 준 안 좋은 인상들이 분명 많지만 오랜 시간 동안 인류가 누적해 온 지식과 정보를 다루는 방법들은 유용함이 분명히 있는데, 그것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텍스트릿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김지석: 텍스트릿이라는 담론장을 구축한 이유 중 하나가, 인터넷이라는 유동적인 공간에서 스러져 사라지는 다양한 담론들을 위한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구였습니다. 하여, 전 텍스트릿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담론과 비평이 일차적으로는 이 담론장을 형성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 집담회 및 다양한 강의 활동 또한 그러한 목적의 연장선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텍스트릿이라는 담론장을 표면에 자주 노출시켜, 더욱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감당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합니다.

손진원: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서는 웹상에서 얻을 수 없는 중요한 피드백들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집담회의 목적이 바로 그것이기도 했고요. 의견을 내놓았을 때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곧바로 새로운 질문거리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역시 피드백을 통해 또다른 비평글을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텍스트릿은 담론을 나누는 공간이지, 소수의 비평가들이 일방적으로 의견을 내놓는 공간이 아닙니다. 정례 세미나도, 집담회도, 강연도, 모두 장르 담론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 창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새로운 방식을 모색할 예정이 있다면 어떤 방식이 될까요?

이지용: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거울》과 같이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웹진의 형태를 가지고 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외부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길을 모색해서 저희에게 글을 주시는 분들에게 고료를 드릴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것이 그 다음의 목표일 것 같습니다. 실제 모태가 되는 인문학협동조합이나, 맴버 중 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교수들을 중심으로 국가에서 지원을 받아 사업을 구체화 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모색하고 있습니다. 내년 정도에는 몇 번의 시도와, 그에 따른 결과들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보고 있습니다.

안전가옥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이런 식으로 교류하는 단체들이 있나요? 또는 앞으로 계획한 교류가 있을까요? 연계를 통해 하고 싶은, 또는 연계를 해야만 가능한 계획 같은 것이 있나요?

이융희: 사실 텍스트릿은 인문학협동조합이라는 단체에서 출범한 소모임이었던 만큼, 그곳과는 끊임없이 교류하고 있습니다. 이지용 선생님을 통해서 한국 SF협회 쪽이랑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고, 최근엔 창작과 관련된 몇 개 기업, 또는 몇 개 단체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출판사들도 그렇구요. 이런 식으로 강연을 통해서 보여드릴 수 있는 건 아직까지 안전가옥과 인문학협동조합 밖에 없지만 그 외의 활동들도 꾸준히 준비하는 만큼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내용으로 저희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실 저희가 계획하는 것 중 하나는 한국 대중문화 지형도에 대한 포괄적인 담론을 이야기해보는 것입니다. 90년대 이후 게임, 만화, 영화, 장르문학, 아이돌 문화 등, 다양하게 전개된 대중문화의 이야기들을 한 차례 모여서 학술대회를 열어보거나, 또는 장르문학을 거대하게 포괄할 수 있을 법한 컨벤션을 여는 등의 행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예산과 규모가 큰 만큼 나갈 길이 많죠. 그 외에도 환상성에 대한 담론 점검처럼 아예 학술적으로 들어가는 행사도 생각하고 있으며, 대중에게 ‘장르문학개론’이라고 해서 대학교 1~2학년 학부 수준의 ‘장르+문학’의 전공 수업내용을 대중강연으로 공개해 이러한 부분에서 니즈를 느끼는 분들에게 지식전달을 하는 것은 어떨까 매개 작업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작업은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팀과 계속 연계되어야 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그렇지만 사실상 텍스트릿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집단’으로서 연구하는 연구팀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인문학협동조합의 게임과 인문학팀 정도를 제외하면 저희가 ‘연구집단으로 교류하고 파악한 곳이 없어서…… 그나마 대중서사학회 쪽은 이지용 선생님의 답변처럼 우리가 같이 연계될 여지가 있지만 거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저희들의 문은 열려 있으니 부디 언제라도 연락을 주시면……!
아이디어는 너무 많고, 지금 기획해서 서서히 추진 중인 작업도 많은데, 다 이야기 드리기엔 지면이 너무 길어질 것 같네요.

텍스트릿 사이트

텍스트릿 사이트의 꼭지들에 대해서 알려 주세요.

이융희: 텍스트릿 사이트는 아주 심플한 기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비평을 올리기 위한 공간, 그리고 자유게시판과 홍보 게시판 정도겠지요.
기획비평은 개인의 연구가 아니라 ‘텍스트릿’ 이름으로 이루어진 비평을 뜻합니다. 외부 집단과 계약을 맺거나, 또는 텍스트릿의 정례 세미나에서 다 같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연구 끝에 나온 결과물들을 올리는 곳입니다. 아마 '텍스트릿'이라는 집단의 정체성이 제일 잘 드러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자유비평은 현재 자유롭게 장르 비평을 업로드 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시면 BTS에 관련된 글이나 게임 비평, 또는 비평에 대한 메타비평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장르 리뷰는 작품에 대한 리뷰를 올리는 공간입니다. 개별 작품에 대한 리뷰는 지금은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지만, 텍스트릿이 하고자 하는 방향에 이 부분이 명확히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글들을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타 리뷰/비평 게시판은 사실 자유비평에 글을 올리시는 분들이 좀 어려워하셔서 급히 추가된 영역입니다. 자유비평의 대부분 필진이 텍스트릿의 필진이다보니까 거리감을 느끼거나 위압감을 느낀다는 의견이 있어서, 그럼 장르문학 바깥에서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싶은 마음에 공개한 창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카이브란의 장르 현황은 장르문학 관련 집담회나 행사를 아카이빙 하는 공간입니다. 공모전은 공모전, 뉴스는 뉴스 공간입니다. 업로드는 모든 사람에게 가능하도록 열려 있습니다. 예전까지는 저 혼자 글을 써서 한동안 글 업로드가 드뭅니다. 사실 이 공간은 텍스트릿을 찾아오시는 분들 중 저런 행사나 공모전 당사자들이 직접 홍보를 하시라고 오픈한 공간에 가깝습니다. 제가 보다 여유가 생긴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게시판 중 활동 안내는 텍스트릿 멤버들의 활동 중 공적인 활동이 있으면 안내하는 공간입니다. 멤버분들의 강연이나 세미나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저 활동 안내 게시판을 살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유게시판은 말 그대로 자유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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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스트릿 사이트의 메인

손진원: 개인적으로는 기타 리뷰/비평 게시판이 조금 더 활발해져서 텍스트릿이 장르와 문화 전반 모두를 아우르는 담론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해울: 저는 텍스트릿 사이트에서 〈SF 읽기 좋은 날〉이라는 제목으로 SF 장르 리뷰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한 달에 한 번씩 발행 예정이고요. 리뷰할 작품의 선정 기준은 최대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목할 만한 작품입니다. 대중적으로 친숙한 작품이나 저자는 아니지만 이야기의 설정이나 구성 방식이 독특하여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은 작품들이 참 많거든요.(지금도 계속 발굴 중입니다!) 물론,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유명한 작가가 쓴 훌륭한 SF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작품들은 다른 분들이 많이 이야기해 주시기도 합니다. 저는 이 〈SF 읽기 좋은 날〉을 통하여 SF 장르에 이런 다양한 작품도 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리고 싶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SF로 분류되지 않았던 작품들도 SF문법 측면에서 다시 살펴보고 싶습니다.

처음과 달라지거나 추가된 꼭지가 있나요?

손진원: ‘활동 안내’ 게시판은 텍스트릿 홈페이지가 출범한 지 4개월 만에 새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텍스트릿 멤버들이 오프라인 활동을 활발하게 시작하면서 그것을 홍보하여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십사, 알리는 게시판입니다. 앞선 질문에 대답한 것처럼 좀 더 많은 분들이 오프라인에서 좋은 피드백을 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비평’ 메뉴에 기타 리뷰/비평 이라는 게시판은 초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게시판입니다. 장르소설은 사회문화 전반의 크고 작은 영향력을 주고 받으며 창작되고 소비되었습니다. 장르소설을 말하는데 다른 매체와 문화 현상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에 기타 리뷰/비평 게시판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필요한 꼭지가 있나요?

이지용: 기본적으로는 기획비평과 자유비평이 가장 큰 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것 같고요. 앞으로 더 필요한 꼭지들은 몇 가지 기획했었는데, 일단은 장르에 관련된 자료들을 아카이빙 할 수 있는 페이지들을 확충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저희의 기획 안에 한국의 각 장르에 대한 역사화(historical) 작업이 포함되어 있어서 이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는 부분일 것 같습니다. 일단은 과거로부터 거슬로 올라오는, 그렇지만 여전히 난삽하게 흩어져 있는 자료들을 모으는 공간이 될 것이고, 그 다음에 비로소 2000년대 이후에 다양하게 쏟아져 나온 다양한 장르 작품들에 대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또한 장르가 아니라 매체에 대한 다양성을 확보하는 게시판들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기본 꼭지에서 나중에 추가된 게시판은 장르리뷰 게시판입니다. 일정한 형식을 견지하는 비평만을 시도하다가 저희 내부에서 좀 더 라이트하게 리뷰를 해서 장르관련 담론들을 아카이빙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소설 뿐 아니라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을 아루으는 장르 담론에 대해 다루고 그것들이 모이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공간들이 늘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2018년도에 장르를 이야기하면서 소설만 이야기한다는 것은 명백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눈독을 들이면서 스카웃하고 싶은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고료를 드릴 수 있는 조건만 만들어지면, 저돌적이고 공격적으로 영입을 할 것입니다. (음?)

김지석: 앞으로 추가될 꼭지로는, 이후 텍스트릿에 자료가 많이 집적된다면 그 자료들을 대상으로 ‘큐레이팅’을 목적으로한 게시판을 개설하면 어떨까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담론장에 쌓인 다양한 이야기들 중 하나의 갈래로 묶을수 있을 만한 게시글들을 큐레이팅해 독자분들께 소개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우선 활발한 활동을 통해 다양한 글들을 써내야겠지요. 이를 위해서라도 좀 더 분발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텍스트릿의 가장 가까운 목표와 가장 큰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융희: 최종적인 목표는 시장 바깥에서 열심히 창작하는 장르문학 작가분들을 긍정하고 그런 작품을 발굴-소개할 수 있을 정도까지, 장르문학이라는 그룹 전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거울 독자와 필진들 모두에게 인사 한 마디, 또는 바라는 것을 말씀해 주세요.

이지용: 한국 장르문학, 특히 SF와 판타지에서 《거울》에 진 빚은 사실 생각보다 큽니다. 《거울》에서 지난 시간동안 묵묵히 쌓아와주신 덕분에 2000년대 이후 한국 장르문학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텍스트릿 출발 지점에서도 《거울》과 같은 앞서 이야기를 쌓아왔던 수많은 분들의 흔적이 큰 용기가 되었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양한 이야기들과 담론의 적극적이고 꾸준한 장(field)로써 힘써 주시길 바랍니다. 저희 텍스트릿도 묵묵하고 진지한 자세로 한국에서 장르문학이 다양한 의미들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 맴버들이 생업에 바빠서(사실은 기획자였던 이지용의 개인사정으로) 기획만 해놓고 진행하지 못했던 《거울》 15주년 기념 기획비평도 올해 안에 진행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공약 남발!) 앞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한국 장르문학에 유의미한 지점들을 함께 늘려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을 깜짝 놀랄 만한 공약으로 장식했군요. 몇 번에 걸친 서면 인터뷰와 여러 가지 요청에 흔쾌히 응해 주신 텍스트릿 필진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오래오래 존재하고 흥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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