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합평작이 한 편 뿐이어서 힘들지 않았던 합평회 였습니다. 합평회는 광흥창역 근처 지행네트워크 사무실에서 했으며 참석자는 권, 진아, 미소짓는독사, 이지현, 이승현, 땅콩샌드 이렇게 총 6명 이었습니다. 합평작은 이승현님의 '부른다' 한 편 이었습니다. 이승현님은 지행네트워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또 다른 모임인 소설아놀자에서 참석해주셨습니다. 앞으로 소설아놀자와도 좋은 교류를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처음 참석해주신 이승현님과 이지현님 앞으로도 공개합평회에서 자주 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부른다 - 이승현

글의 도입부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도박사의 이야기는 재미있는 데 반해 도입부는 길고 지루하며 흡입력이 없었습니다. 소설가의 주변 상황이 현실과 동떨어져있어 설득력이 떨어지고 몰입을 방해합니다. 도입부에서 큰 의미를 느낄 수 없었고 길고 지루한 도입부로 인해 액자식의 구조가 취약해졌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챕터명에 들어간 숫자들 또한 지적이 되었는데 수비학적인 의미를 찾을 수가 없어 단지 외형에만 신경쓴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도박사의 이야기는 재미있었다는 의견이 중론이었습니다. 다만 시점이 바뀌는 데 별다른 힌트가 없어 읽는 사람들을 혼동시키고, 도입부와 전혀 다른 분위기로 인해 어떤 소설인지(사소설인지 환상소설인지) 불분명해집니다. 또한 이야기가 너무 갑자기 급변해서 읽는 사람이 당황하게 만듭니다. 도박사와 만나는 장면에 대해서는 작위적이라는 의견이 있었고 도박사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없어서 글이 흐릿하게 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소설가의 인물이 평면적이고 도박사와 소설가 사이의 말투 차이가 없어 두 인물이 헷갈리기도 합니다.
결말이 애매하고 정말로 화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순환하는 이야기라는 인상을 받았다는 참석자도 있었습니다. 소설가-도박사, 투고-도박, 글-영혼 과 같은 식으로 병치시켜 볼 수 있다는 참석자도 있었습니다. 공을 들인 문장이지만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었는지 알 수 없는 비문과 번역투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충분히 재미있는 글이었고 문장 또한 잘 쓰여진 글이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