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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7일 홍대입구역 근처 카페 상파울로에서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세번째 공개합평회가 열렸습니다.

참석자는 권, 미소짓는독사, 아이디어맨, 뇰, felias, jxk160 이렇게 6명이었고 합평작은 스케치, 인용, 마네킹맨, 프록시마견문 이렇게 네 편이었습니다.

곧 다가올 4월에 열릴 공개합평회도 기대해봅니다. ^^


다음은 합평회에서 오간 평과 의견을 종합한 것입니다.


스케치 - jxk160

묘사는 정교하지만 서사를 찾을 수 없어 묘사연습으로 느껴졌습니다. 여러 가지 이미지가 나오는 데 머리 속에는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다양한 심상과 여러 가지 이미지가 혼재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제목과 같이 스케치와 같은 글이었습니다. 정지되어 있는 이미지가 아닌 움직이는 이미지를 옮겨놓은 듯한 글입니다. 제목이 주는 인상이 강해서 글을 구속한듯 합니다. jxk160님의 글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문장은 여전하지만 결코 평화롭지 않고 일상적이지 않은 무언가가 이면에 가득차 있는 느낌이 듭니다. 시적인 묘사와 일상적이고 평이한 느낌이 따로 놉니다. 불가해한 글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틀을 제공하는 결말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마네킹맨 - 아이디어맨

문장이 안정되어 있고 기본기가 탄탄하고 잘 읽히는 글이었습니다. 감각적이기 보다는 평이한 문장은 지루할 수 있지만 신화에서 부터 오래동안 다루어졌던 인간이 유사인간에게 가지는 감정에 대해 다루기에는 특출난 것보다는 오히려 평히한게 좋을 있습니다. 평이하고 단조로운 문장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말이 조금 어이없기도 했지만 그러한 결말로 인해 이야기가 가지는 여러 갈래로 읽힐 수 있었습니다. 자료조사에서 허점이 드러나는데 그러한 부분이 글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복선이 드러나지 않고 긴장감이 없었습니다. 또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개개의 인물들이 추구하는 바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더 좋은 이야기일 수 있었다는 아쉬움과 오락적인 이야기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이 되었습니다.


프록시마견문 - 아이디어맨

산뜻하고 잘 읽히는 SF였습니다. 하지만 장편의 도입부 같은 느낌을 주며 전반적인 문장들이나 글의 구성이 단편의 호흡보다는 장편의 호흡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많은 지적이 나왔던 부분은 SF적인 디테일의 부족이었습니다. 중심이 되는 주제를 잡기 어렵고 결말에서 반전이 주는 박력 또한 약했습니다. 매력적인 세계를 다루었기 때문에 글을 압축하고 하나에 집중해서 쓴다면 좋은 글이 될 여지가 많은 글이었습니다.


인용 - jxk160

서사의 부재, 독자와의 소통 문제가 크게 재기되었습니다. 많은 이미지들을 다루는 데 그 이미지들이 직선적이지 않고 해체되고 혼돈되어 있습니다. 이미지들은 분명한 일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쉽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너무 많은 이미지를 넣는 실험을 한 것 같은 인상이 있었고 과다한 이미지로 인해 독자들이 단숨에 소화하기에는 어려운 글입니다. 마치 폴록의 그림이 머리 속으로 밀려오는 것 같은 난해함이 있습니다. jxk160님의 글은 친절하지는 않지만 매니악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기 쉽습니다. 고차원의 퍼즐을 짜맞추는 듯한 글이었습니다. 특히 한 번 읽어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새로움이 있는 글이었습니다.

여타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모두 옮기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이만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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