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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ento Mori


1.

별이 총총한 밤이었다.
가로등은 꺼져 있었고 냉장고도 돌아가지 않았다. 방은 후덥지근했다. 그는 지팡이 하나를 들고 밖으로 나와 산책을 했다. 공기가 식어가며 움직였다. 가로등이 켜졌다. 안개 너머 집들의 불도 켜졌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 이제 집에 가면 천장의 환풍기가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냉장고에 있던 과일은 더 이상 차갑지 않을 테고 빵에서는 쉰 내가 나리라. 돌아가지 않는 게 낫겠다. 불이 켜진 거리는 위험할 것도 없으니. 그는 절뚝거리며 좀 더 걸었다. 모퉁이를 돌자 누군가가 하늘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 사람이 돌아보자 얼굴 반 쪽만 가로등 빛에 번쩍거렸다. “날이 덥군요.” 그 사람은 말했다. 그럴 수 밖에. 그 사람은 검정 양복을 입고 가을용 와이셔츠를 안에 껴 입고 있다. “날이 덥군요, 스미스 씨.”
스미스는 오른손에 지팡이를 쥐고 왼쪽 다리에 걸린 무게의 반쯤을 기대었다. “저를 아십니까?” 그러자 그 사람이 마침내 스미스를 완전히 돌아보았다. 스미스는 그 얼굴을 알아보았다. 딘의 장례식장에서 보았다. “아아.” 그리고 스미스는 몇 걸음 물러나고 싶은 것을 참았다. “페터 씨.”  
“산책 중이셨습니까, 스미스 씨?” “네. 하지만 돌아가려고 생각중입니다.” “아직 냉장기 안은 엉망일 겁니다.” 페터가 말했다. “후덥지근한 공기도 몰아내야 할 테고요. 당신 집안 사람들에게 치워 둘 시간을 주셔야 합니다. 가로등이 켜 지니 별들이 사라져버렸습니다. 하지만 반 시간 정도만 더 걸읍시다. 이 부근의 산책로는 훌륭하군요.” 페터는 으쓱하더니 먼저 걷기 시작했다. 스미스는 눈을 감았다 뜨고는 그저 따라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팡이를 꽉 쥐었다.
페터는 미친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들은 진통을 겪고 있는 내륙 무역에 대해 이야기했다. 페터는 그에 대해 강경하게, 그러나 열의없는 어조로 이야기했고, 사실 그 이야기만으로도 반 시진은 지나갔다. 그 때 즈음 해서는 스미스는 페터를 다소 다시 보게 되었고 몇주 전의 불쾌한 사건을 통해 페터를 바라보기보다는, 어째서 페터같은 사람이 그런 불쾌한 짓을 했는가 놀라워하게 되었다. 그는 솔직하게 물어보기로 했다. “사실 궁금합니다, 페터 씨.” 그리고 스미스는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딘은 제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 스미스 씨. 그래서 더욱 불쾌하고 이상했는지도 모르겠군요. 장례식장에서 당신의 행동은 여러 사람들에게 요 몇 주동안 회자되었습니다. 당신의 평판은 물론이오, 유족들의 기분도 묘했을 것입니다.”
페터는 스미스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시신입니다, 스미스 씨.” 페터는 말했다. “시신에 입맞춤한 것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보통은 하지 않는 일입니다. 그리고 스미스 씨, 당신은 그저 입맞춤한 것이 아닙니다. 그건 열린 관도 아니었습니다. 닫혀있는 관을 당신이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입술에 입술을 대었습니다.” “장례식 때는 아니었지만,” 페터가 말했다. “딘은 오래 앓다가 죽었지요. 임종 직후에 그의 젊은 딸이 그의 입술에 키스하는 걸 보았습니다. 그러더니 금세 창백해졌습니다, 그 딸은, 왜냐하면 자신이 죽은 자와 키스했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따스했던 마음은 찰나에 싸늘해졌고 상처입었습니다.”
“그건 그럴 수 있는 일입니다.” 스미스가 말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지요.” “그런데 저는 키스해서는 안 된단 말입니까?” “그것과는 다릅니다-” 스미스가 말했다. “딸은 죽은 자에게 키스하려던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에게 작별 인사를 한 것입니다. 임종 시의 키스입니다, 이미 관에 넣어 장례식장에 나온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의 딸만큼 딘과 가까운 관계도 아닙니다.” “어지러운 변명입니다.” 페터가 말했다. “사실 잘못된 건 없지 않습니까.”
스미스는 골치가 아파졌다.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 한다, 그 점을 다 자란 신사에게 설교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가로등이 다시 꺼졌다. 정전이 왔다갔다 하는 모양이었다. 이 골목은 몹시 어둡다. 눈이 익숙해질 때까지 잠시 서 있어야 겠다. “저에 대해서는-” 페터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어둠 속에서 기어나오는 것 같았다.
“신경쓰지 마십시오. 관습일 뿐입니다.” “무슨 관습 말입니까?” “저 자신의 관습입니다.” 페터는, 소문대로 이 신사가 어떤 비의적인 단체에라도 들어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아무리 저라고 해도, 아니 오히려 저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너무 오래 되었으니까요. 당신들에게는 전혀 오래된 것이 아니지만, 저에게는 말입니다. 영원과 똑같이 오래되었으니까요. 어떤 몸으로 다시 옮겨가든 그건 상관이 없다고 저는 저 자신에게 일깨워주어야 합니다. 당신들의 관습에 익숙해져서는 안 되고, 어떤 몸으로 옮겨가든, 어떤 생애를 살게 되든, 그건 상관이 없다고 말입니다. 저는 그저 저 자신일 뿐이고 그게 전부라고 말입니다. 저는 우습게도 저만의 관습이 필요해지고 만 겁니다. 원래부터 저 자신이 무엇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만, 이제는 그게 필요해지고 만 겁니다. 나는 이 몸들과 세계들에 반항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겁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태어난 것을 기념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나의 관습입니다. 스미스 씨, 아십니까? 두려운 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시신입니다. 도대체 시신이 입맞춤따위 상관할 것 같습니까? 무슨 짓을 하든 상관할 것 같습니까? 당신들은 상관하는 척 하면서 시신을 여전히 이 세상에 매어두려고 하지만 말입니다. 두려운 것은 죽음이 아닙니다. 존재하는 것입니다. 죽음이라고는 없는 영원입니다. 당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시체의 산과 피의 계곡일 겁니다. 왜냐하면 사실 그것은 나무가 돋은 산과 송어가 뛰노는 계곡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똑같지요.”
페터가 말을 마친 직후에 가로등이 다시 깜박거렸다. 페터의 옆얼굴이 번쩍거렸는데, 스미스는 문득 피부와 거의 비슷한 색깔의 실밥이 지나간 자리를 본 것 같았다... 페터는 금방 돌아보지 않았고, 가로등이 다 켜져서, 눈이 익숙해지고 나자 더 이상 이어붙인 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페터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혹은 입술이 삐걱거렸다. 스미스는 더 이상 확신할 수 없었다. “시신에 입맞춤하는 것은...” 페터가 말했다. “오해받기 쉬운 일이기는 합니다. 이제 집 쪽으로 갈까요?” 페터는 왔던 길로 손가락질해 보이고는, 돌아서서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생각해보십시오. 중세에 그런 짓을 했다가는 무슨 이단적인 의식으로 오인받기 십상이었을 겁니다. 성기가 잘리거나 등에 골이 파이고 살점이 뜯겨나가기도 할 겁니다. 물론 목이 잘릴 수도 있습니다. 고양이의 항문에는 입맞추어 본 적 없냐고 묻는 거지요. 또 말하자면 남색가로 여길 수도 있을 겁니다. 당신 말대로, 적당히 친하게 지냈을 뿐인 동성의 시신에 입술을 대고 있으니 말입니다. 시신에 탁월하게 매혹되는 것으로 여기는 자도 있을 겁니다. 몇몇은 기계로 환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써서 치료해주려 애쓰고, 몇몇은 시신을 놀랍도록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장치를 판매하고, 성기능을 살아있는 몸과 유사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겠지요. 전쟁터에서라면 어떻습니까? 찢어진 손가락이나 내장에 입맞추는 나를 보면 그들은 스트레스에 미쳐버렸다거나, 배가 고프니 시신이라도 주워모으려 한다는 식으로 이해할 겁니다.” 페터의 억양이나 발음은 중간중간에 묘하게 변했다가 되돌아오곤 했다. 그 중에는 스미스가 아는 옛날식의 발음도 있었다. 어떤 단어는, 분명히 익숙한 단어인데, 짐작하기 어려운 다른 뜻으로 쓰는 것 같다. 스미스는 그와 몇 걸음 떨어져 걷고 있었다. 스미스는 페터를 내내 흘깃거리며 그의 말을 듣고 있었지만 얼굴에서는 실밥같은 것을 발견할 수 없었다. 불이 갑자기 켜지는 순간 먼지같은 것을 잘못 볼 수는 있었을 것이다. 순식간에 다시 찾아온 어둠이 주었던 공포가- 불이 켜지는 순간 의미의 잔상으로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순간 왜 그렇게까지 공포를 느꼈던가? 단순히 다시 정전이 되었다고 해서? 무슨 목소리라도 들었던가? 속삭이며 어둠에서 기어나오는 듯한 목소리를. 희미한 생각에 잠겨 있느라 스미스의 걸음이 느려졌다. 페터가 조금 앞으로 나서서 걷게 되었다. 그는 모자 꼭대기로부터 비스듬히 가로등 불빛을, 왼쪽 어깨로부터는 건너편 집 지붕 아래에서 새어나오는 아주 샛노란 빛의 여운을 받고 있었고, 목과 머리를 이어붙인 살가죽 색깔의 실밥 자국이 선명했고, 손바닥부터 손등까지 단단하게 박음질이 되어 있었고, 아래턱과 윗턱 사이의 촘촘한 바늘땀이 그가 입을 벌리고 닫을 빼마다 오그라들고 꽉 여미어졌다. 페터가 돌아보았는데, 그의 눈동자를 세 조각으로 가르며 흰 실밥이 조금씩 삐져나와 있었고 자세히 보면 조각마다 지름이 다르고 색깔이 조금씩 달랐다. “반가웠습니다.” 페터가 말했다.
스미스는 그를 바라보았다. 걸음이 빠른 편인지, 그는 이미 저 만치 앞에 서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모자 챙을 살짝 들어올려 인사하는 흉내를 내는 것만 알아볼 만 했다. “반가웠습니다.” 스미스가 답했다. “또 뵙죠.” “또 뵙겠습니다. 그런데,” 페터가 말했다. “절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아뇨, 이제 확실히 기억합니다.” 스미스가 답하며 미소지어보였다. 그러나 그 거리에서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페터의 표정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페터는 한동안 스미스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요.” 하고 페터는 답했다.
그 목소리는 오래 남았다. 뼛속까지. 스미스는 절뚝거리며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몸 속이 으슬으슬했다. 생각보다 늦지 않았다. 여자들은 청소를 다 끝낸 것 같다. 집안은 쾌적했다. 환풍기는 잘 돌아가고 있다. 자켓을 벗어던져놓고 스미스는 소파에 주저앉아버렸다.
부인이 땀을 닦아주었다. “괜찮아요?” “괜찮아.” 스미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무 오래 걸었나봐. 참, 전기가 왔다갔다했지?” “네?” “정전 말이야. 좋은 동네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시절도 나아졌고... 이런 건 여전히 엉망이군.” “네. 아까 정전이 되었어요.” 부인이 웃음지었다. “어떻게 아셨나요? 거기서도 문제가 있었나요? 네, 당신이 나가 계신 동안 잠시 전기가 나갔어요. 하지만 금방 켜졌어요. 몇 분도 걸리지 않았지요. 장례식장은 더웠겠지요. 많이 피곤하셨나봐요. 다녀오시자마자 이렇게 털썩 주저앉으시고는. 딘의 아내 되시는 분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딸이 아직 어릴 텐데요.” “아아...” 스미스는 눈을 깜박거렸다. “아내는 침착해. 딸도 괜찮아 보이고.” “다시 한번 뵐 수 있었나요?” “응. 열린 관을 썼더군. 완전히 열린 것은 아니고, 상반신만...” 스미스는 창 밖을 보았다. 햇빛이 바닥과 벽에서 지글지글 끓고 있었다. 교회에서부터 교구민 묘지까지 가서, 교구민 묘지에서부터 다시 저 날씨를 뚫고 걸어 왔으니. 스미스는 몸을 일으켰다.
스미스가 피곤해 했기 때문에, 그 날은 저녁을 조금 일찍 먹기로 했다. 스미스는 그날 일찍 잠자리에 들 예정이었다. 배가 부른 채로는 편안하게 잠들 수 없으리라. 아내는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두 번째 임신인데, 또 유산할 지도 모른다. 오늘 그의 친한 친구의 장례식에도 함께 가지 못한 것이다. 스미스는 저녁을 먹고 나서는 집에서 입는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서재로 가는 도중에 그는 딘의 관을 생각했다. 관 뚜껑은 상반신 덮개와 하반신 덮개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상반신 부분만 열어놓아 얼굴을 보게 했다. 사자의 얼굴은 희었고 관 안쪽은 검붉은 벨벳으로 되어 있었다. 매장 전에는 물론 덮개를 닫았는데 - 햇빛 아래 들어올리자, 위아래 덮개의 틈이 희미하게 하얗게 드러났다 - 스미스는 움찔했다. “어서 들어요.” 부인이 권했다. 스미스는 접시를 내려다보았다.
“당신은 괜찮아?” 스미스는 고기를 잘게 썰었다. “괜찮아요.” 부인은 대답했다. 그녀는 한 손을 배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스미스는 끄덕거렸다.


                                        2


비참한 생애다.
웨일스는 생각했다. 그는 다리를 구부리고 앉아서 그 애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 애는 머리털도 가늘었고 살결도 보드라웠다. 하루에도 몇 번씩 희고 끈적거리는 것이 그 애의 입 안에 목구멍까지 분사되었고 삼키지 못해서 입가까지 넘쳐흘렀다. 다리를 벌린 사이로 몇 번이나 분비물을 내놓았고 허벅지가 젖어들었다. 뱃속 끝까지 들어왔던 것이 몸 밖으로 나가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엉덩이의 구멍이 움찔거리면서 받아들였던 것을 내놓았다. 하지만 무슨 약이라도 먹인 것 같았다. 피로에 지쳐 나가떨어져 짧은 잠을 자다가도,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 그 애는 잠을 깨고, 뺨이 붉어지고, 몸을 뒤틀며 신음하고 온 호홉으로 앙탈하기 시작한다. 울면서 그 애는 그리고 또 그런 과정을 갈구하게 되는 것이다. 뱃속 끝까지 넣어달라고, 자신의 몸 속에 퍼부어달라고 자신의 세포 하나하나 핏속의 욕망 하나하나를 채워달라고 갈구한다. 그리고 처넣어지고, 마침내 끝까지 이르면, 구멍에서 체액이 흘러나오고.
웨일스는 방 구석에서 그저 허벅지께를 탁탁 두드리면서 보고 있었다. 웨일스. 이것의 이름은 웨일스. 이 몸의 이름은 웨일스다.
그는 이 몸이 싫증나면 다른 시신을 주워모을 것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이든 좋다. 가끔 접합이 잘 맞지 않을 때도 있지만, 예컨대 눈동자의 색을 조절하기 위해서 이것 저것 섞어올 경우, 가끔은 예상 외의 이상한 색이 되어버리거나 귀찮게도 한순간 실명해버릴 때도 있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조금 쉬면서 기다리면 결국 어두침침하게나마 시야가 트이는 것이다. 타협하지 못할 살점들은 없다.
살점들, 저 애처럼. 웨일스는 자기 손을 내려다보았다. 비늘 다섯 개가 손가락 끝에 가지런히 박혀 있었다.
웨일스는 자기 코 밑에 손을 대어 본다. 물론 그것은 구멍 모양으로 생겨 있다. 시커멓고  잘 보면 콧털도 달려 있으니까. 이 콧털들을 달아놓는 건 섬세한 작업이었다. 정 하고 싶으면 킁킁대는 소리를 낼 수도 있다. 그는 자기 입을 만져본다. 정 하고 싶다면 무엇이든 입에 넣을 수도 있다. 저장해 두었다가 나중에 버리면 되니까. 아니면 웨일스 자신의 몸의 일부로 재조립해넣으려면 못 할 바도 아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그렇게 할 수 있다. 가슴의 유두 대신 동전을 달 수도 있는 노릇이지. 들키면 더 이상 ‘웨일스’ 행세는 어렵겠지만.
이런 몸으로 그는 한스 폰 어쩌고가 들어가는 이름으로 가발을 써 보기도 했다. 지구니 목성이니 하는 걸 매일 살펴야 하는 일도 하게 되는데, 후자는 속여야 하는 게 더 많아서, 가발 쓴 폰이나 드 씨들은 옷을 잘 갖춰입고 있나 슥 훑어보고 끝이었는데 별 사이로 항해하는 인간들은 그 자신도 모르는 새에 그의 가슴이라는 부분에 방사선이란 것을 쏘아 사진을 현상해놓고 이놈이 사실은 숨어든 외계인 아니냐며 혼비백산해버린다. 그 후부터 비로소 웨일스는 내장이니 뼈같은 것을 만들려고 해 보았는데, 웨일스는 처음 내장을 만들어서 걸치고 다녔다가 여러 사람을 기절시켰고 결국 도망쳐야 했다.
하긴 한스 폰 어쩌고일 때도 그랬다. 한스 폰 어쩌고 씨는 방금 여기 있었는데 금방 저기도 있거나, 매우 젊어보이는데도 상대의 아주 어릴 때 친구에 대해 기억하고 있거나, 상대가 아주 늙었을 때의 일들을 지껄여 대곤 했다. 더 이상 한스 폰 어쩌고의 몸을 유지하기가 귀찮아졌을 때 즈음에야 그는 시계가 뭐하는 물건인지 알아차렸던 것이다.
그는 지극히 귀찮아졌다. 매 순간 그들을 따라 이동하면서, 때마다 몸을 재조립해주어야 했다... 망할 주름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건 쉽지 않았다... 머리카락도 지워버리고 나중에는 내장 색깔까지 바꾸어야 했다. 오기가 붙어서 몇 번쯤 재조립해보긴 했지만, 귀찮은 나머지 그는 요절하거나 신비롭게 남기로 했다.
이러니까 귀찮다고. 이번엔 못이랑 나무로 의자나 만들걸. 철덩어리의 절걱거리는 소리도 좋지. 증기 덩어리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어쩌다 이런 것들이나 쫓아다니게 되었을까. 웨일스는 허벅지께를 탁탁 두드렸다. 어린애가 깨어나버린 것이다. 웨일스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어린애에게 다가갔다. 시계는 그래도 알기 쉬웠다. 하지만 내장이라.
아이를 안고 얼러주었지만 표정이 좋지 않았다. 웨일스는 몸의 온도를 높였다. 아이 입에 우유병 꼭지도 물려주었다. 기저귀를 확인하고 나서 웨일스는 아이를 도로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그 모양을 바라보았다.
아이는 쌕쌕 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에는 코에 난 구멍으로 공기를 빨아들이는 것이다.
그렇게밖에 살 수 없도록 결정지워져 있다. 웨일스는 생각했다. 지독한 욕망, 넣어지고 흘러 나와야만 하는 것들, 오직 그것들을 위해 연동하는 과정, 빠짐없이 정해져 있다. 몸에 뚫린 구멍들로 철저하게 정해져 있다. 약을 먹이다시피, 그러니까 구멍을 뚫어놓고, 너는 이렇게 살아라, 하고 마치 드릴이 달린 조그만 손기계는 구멍을 뚫기 위한 것이고 구멍밖에 뚫을 수 없다는 식으로 정해버린 것이다.
아이가 다시 깨어날 때까지 웨일스는 가만히 걸터앉아있다. 그는 아기가 뒤척거리는 것을 본다. 자신들의 구조에 대해 이해하려 애쓰는 자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의 자신들의 몸에 관한 기본적인 이해는 다음과 같다. 살점 한 조각의 증식- 자기 복제, 그리고 살점 한 조각 한 조각은 각각 저 애와 거의 동일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창자 시계. 구멍으로 이리저리 관통된 구조 말이다. 금방 울음을 터뜨리며 정시를 알리는. 작은 것들이 합쳐져서 큰 것이 되고 더 큰 것이... 사실이라면 웨일즈에게 그것은 무서운 질병과 같은 것이 될 것이다. 아무리 다른 시신 조각을 붙여넣으려 해도, 순식간에 그 살점이 전신으로 번져버려서, 그 몸뚱아리로밖에 살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그 살점이 그를 지배하는 것이다. 좋을대로 다닐 수도 없어서, 얽히고 설킨 구멍들에 꿰인 채 실에 걸린 빨래처럼 째각째각 실려갈 것이다... 그래, 그러고 보면 괜찮은 분석인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또 깨어났다. 웨일스는 다가서 눈을 보았다. 찌그러진 것 같은 몰골이다.
웨일스는 이 아이가 좀 더 자랄 때까지 따라다닐 생각이다. 많은 아이들을 키웠다. 그러느라 웨일스는 이런 귀찮은 몸으로 있는 것이니 말이다.

                                      *

웨일스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 찡그린 몰골 - 벌어진 입과 비틀거리는 입매를. 그것을 따라서 웨일스도 자기 입을 잠시 훈련시켜 보았다. “힘드니?” 하고 그는 말을 걸었다.
아이들에게는 말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전해지겠는가. 그는 아이를 돌려눕혔다. 머리가 납작해지면 좋지 않다고 한다. “마음에 들어?” 그는 말했다.
이 아이들은 증오를 배운다. 그렇게밖에 태어나지 못한다. 그렇지 않다면 구멍들 뿐이겠지. 그들은 강간자에 대한 증오를 배운다. 자기 몸에 대한 순수하고 강렬한 증오를. 그 증오로 인해서만 자신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구멍들에 대한 증오를. 빨간 입을 벌리고 우는 소리에는 구멍에서 울려퍼지는, 지독하고 지긋지긋한 썩은 욕망과 함께, 그 욕망을 몸의 썩은 구멍들로부터 쥐어짜 되토해놓으려는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 웨일스는 가끔은 이 아이들에게 우유를 주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숨구멍을 막아주어야 할 것 같다. 들쑤시듯 쌕쌕거리는 소리를.
봐요 얀, 내 아이가 태어나는 걸. 내가 아니라 내 아이지. 정액이 쏟아부어지고 머리카락도 몸도 그렇게 더럽혀진 채로. 우리는 원래 더럽게 태어나. 닦아낼 재간이 없지. 몸을 지워버리면 우리는 아예 없어져버리니까.
가슴에 달린 두 개의 종양 덩어리가 덜렁거렸다. 온 몸의 구멍이 움찔거렸고 그 핏덩어리와 더러운 고깃덩어리를 싸버렸다. 웨일스는 아이를 무릎으로 데리고 왔다. 그는 아이의 침을 닦아주었다. 아이가 쩝쩝거리는 소리를 냈다. “이야기를 들려주마,” 그는 말했다. 아이가 관자놀이에 웨일스의 손마디를 느끼고는 찡그렸다. 하지만 온도를 높이고 손모양을 부드럽게 해서 쓰다듬자 곧 누그러졌다. 비참한 생애. 웨일스는 배웠던 대로 웃어보았다. 그러다가 한번 더 엉덩이를 툭툭 쳐 주고 가슴에 안았다. “이야기를 들려주마.”
“예전에 태양신이 있었단다.” 웨일스는 말했다. “그는 눈이 먼 신이었단다. 눈이 먼 빛의 신이었어. 하지만 그는 어두워서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거라고 생각했단다. 빛이 있으면 뭐든 보일 거라고 말이야. 그는 어둠을 증오했고 빛을 보고 싶어했단다. 늘 그리워했단다. 빛의 얼굴을 말이다. 우리는 이제는 알 수 있다. 그러려면 그는 자신의 심장을 파내야 했다고 말이다. 그의 심장이 빛이었으니까. 그는 빛의 심장을 지닌 눈먼 태양신이었단다. 하지만 빛의 심장을 꺼내면 그는 태양신으로서의 힘을 잃고 심장도 꺼져버리겠지, 그도 그렇게 생각했단다. 그래서 그는 심장을 꺼내지 않았다. 대신에 그는 조금씩 몸을 변형시켰다. 그의 눈들은 안으로 파고들어갔고 눈동자는 살점과 허무를 뚫으며 전진했다. 그는 그런 동물이 되려고 했다. 심장을 향해 움푹 파고들어간 수천개의 눈을 가진 동물. 그는 그런 식으로 진화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육신이라고는 심장이 전부였고 심장에 수천개의 구멍이 뚫린 채 그는 힘을 잃어버렸단다. 심장에 뿌리박힌 수천개의 눈을 심장 속으로 되돌려보냈던 그는. 자신의 몸이라곤 그것 뿐이었는데. 그리고 그 눈들은 원래부터 멀어있었던 것을. 그것이 빛의 심장에 뿌리내리는 대가였으니까. 그래서 태양신은 사라졌고 심장은 빛을 잃었지 - 구멍들은 꽉 찼다, 어둠으로, 어둠이 구멍들에서 새어나왔다, 아무데서도 오지 않은 그것이, 새어나오고 흘러나가 태양신을, 심장의 윤곽을, 빛의 줄기를 하나하나 감싸고 동공을 눈물을 채웠고 마침내 수천개의 눈들을 감겨 주었단다.
그래서 마침내 그 모든 일들은 실제로 일어났던 것이 되었단다. 빛줄기, 눈동자, 빛의 심장, 태양신, 눈물, 그 자신도 알지 못했던 눈물, 그런 것들이.
영원히 고동치게 되었단다.“ 웨일스는 말을 맺었다.
웨일스는 관자놀이에서 실밥을 하나 빼냈다. 눈가가 늘어져서 주름이 생긴 것처럼 되었다. 그는 다른 쪽 관자놀이에도 마찬가리로 처리해주었다. 그는 아이가 실눈을 뜨고 웨일스를 바라보고 있는 걸 눈치챘다. 아이는 다시 볼살에 밀리다시피해서 눈을 감아버렸다. 그는 곡식을 갈기 시작했다. 이제 이 애는 건더기가 있는 것을 먹어야 한다.

                                      *

  아이가 웨일스를 바라보았다. 웨일스는 눈을 맞추고 있었다. 아이가 몸을 뒤집을 듯 하더니 찡그렸다. 그것은 ‘아부’라고 하는 듯 했다. 그것은 몸을 뒤집고 싶을 때도, 배게를 원할 때도, 입에 넣을 것을 원할 때도, 똥을 쌌을 때도 ‘아부’라고 한다. 그러다가 웨일스와 눈이 마주치면 한동안 시선을 맞댄채 입을 쪼물거린다. 웨일스는 거의 다 되었다고 생각한다.
로베르토, 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이건 모두 당신이 가르친 말이야, 당신을 증오해, 머리가 타버릴 것 같이, 하지만 이건 모두 당신이 가르친 말이야, 나는 강해지고 싶어, 당신을 증오하지 않아도 될 만큼, 하지만 이건 모두 당신이 가르친 말이야, 사랑한다는 것, 증오한다는 것, 강해진다는 것, 당신이 가르친 말, 말들이 새겨둔 욕망, 새겨진 곳을 따라 흐르는 피처럼, 가로놓여있는 수로들처럼, 욕망은 도시, 로베르토, 도시의 하수구와 배수로, 마음은 물, 이 피는 액체일 뿐이라서, 새겨진 수로들을 따라서, 당신을 증오해, 증오해, 그런데 이 증오는 당신의 것이라서, 내 피는 맑고 투명하고 아무것도 담지 못하고 어디로 가든 상관이 없지, 그 뿐, 그 뿐.
웨일스는 손을 닦는다. 한스, 이봐 한스, 그래 나는 시체가 두려워. 영원히 존재하게 되는 것이 두려워. 아이가 ‘아부’하고 소리를 낸다. “괜찮아,” 웨일스는 아이를 들어올렸다.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 피도 나의 피란다. 너희들의 피는 맑지 않아. 가슴에 종양 덩어리가 달린 그런 자들은 그 점을 아주 잘 알고 있었지. 너희들의 피는 내 피란다. 내가 가장 먼저 있었단다. 누구보다 무엇보다도 먼저. 그리고 내가 퍼져나가 모든 것이 있게 했지. 나의 피가 사방으로 흘러나왔단다. 가장 먼 과거에까지도. 너희들은 수천개의 수로를 따라 거슬러올라 나를 찾아올 테지만 나는 거기에는 없을 거란다.”
그는 아이가 고개를 모로 꼬면서 침을 흘리는 걸 보았다. 그의 옷자락에 침이 묻었다가 그대로 사라졌다. 웨일스는 아직도 천을 잘 지어내지 못한다. 젖거나 보풀이 일게끔 해야 할 텐데. 웨일스는 눈 근처의 실밥을 만져보았다. 아이 때문에 표정을 자주 썼더니 튀어나온 것 같다. 그는 적당히 눌러서 가다듬어주었다. 수염을 몇 줄기만 더 붙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닮은 것 같긴 하지만, 아무래도 그 자는 턱 밑에 수염이 더 굽슬굽슬하고 부숭부숭하단 말이다. 체취나 입냄새도 비슷하게 맞춘 것 같은데. 아기가 옹알대는 소리를 냈다. “그래,” 웨일스가 말했다. “처음으로 제대로 불러주는구나.” 웨일스는 아기 뺨에 입술을 대었다가 떼었다. 그리고 그 애를 침대에 앉혀놓고, 아이가 빤히 바라보는 가운데, 멀찍이 구석 의자에 가서 앉았다. 아이가 찡그리며 좀 더 명확한 발음으로 웅얼거렸다.
웨일스는 자신의 멀어버린 눈들 중 하나가 마침내 무척 탐욕스럽게 욕망하는 것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가만히 그 혈관을 타고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3.

토마스는 물가에 앉아있었다- 숲 속의 작은 개울이다. 그저 수초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 뿐이다. 얼굴이 희미하게 비치기도 한다. 그 얼굴에 수초들이 얽혀있는 것은 오싹하게 보이기도 한다. 토마스는 쭈그리고 앉은 채 수초들이 일렁이는 것을 바라본다. “시체가 가라앉아 있는지도 몰라.“ 디아나는 말하곤 했다. ”젊은 여자나 소녀의 시체 말이야!“
“뭐하고 있는 거니?”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리는 바람에 토마스는 깜짝 놀랐다. 그는 거의 한 발을 물에 담글 뻔 했다. 물 속으로라도 도망가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돌아보자 익숙한 스미스의 얼굴이 있었다. “아버지.”
“왜 그러고 있어?” 스미스가 다시 물었다. 그러나 토마스가 대답하지 않자 으쓱해보이고는 슬그머니 도로 별장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버렸다.
토마스의 기분을 나아지게 해 주기 위한 여행이었던 셈이다. 토마스는 오기 싫다고 했지만, 스미스가 어머니와 상의해서 강행했다. 스미스는 모르겠지만, 별장도 이 숲도 토마스가 디아나와 한번 왔던 곳이다. 디아나는 별장은 좋아하지 않았지만 숲과 작은 개울들을 좋아했다. “시체가 들어있을지도 몰라!” 그런 말을 하면서 낄낄대는 걸 좋아했다. 토마스가 기분나빠했기 때문이다. 그런 말을 했다고 정말로 이런 개울에 잠겨있을 리가 없지. 사람이 들어가기 빠져 죽기엔 너무 작기도 해. 하지만 토마스는 수초들이 일렁거리는 것을 보았다. 자신의 얼굴 위로. 약간 냄새가 나는 녹색 물에 창백하기 비친 자신의 얼굴 주위로.
수초들. 구불구불한 잎사귀들이 서로 건드렸다가 물결 혹은 물에 비친 그림자들에 뒤섞이는 것을 바라본다. 토마스는 죽은 디아나의 이마에 키스한다. 그녀는 죽어서 얼마 전에 매장지에 묻혔다. 스미스는 토마스가 매장지에 다녀오는 것을 허락해주었다. 기꺼운 마음으로 허락해주었을지도 모른다. 디아나는 정강이 아래로 내려오는 치마는 입기 귀찮아하는 여자였다. 당연하지. 늘 사람들 사이로 종종걸음쳐야했고 골목길을 뛸 일도 있었다. 늘 바빴다. 생전에 멈추어있는 몸은 보지 못했다. 매장되는 장면도 보지 못했고 시신도 보지 못했다. 수초들. 그런데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녀를 떠올리면 그녀의 몸이 떠오른다. 반드시 알몸으로. 아직 알지도 못했던 부위들이 더 크게 떠오르는데- 시신에는 음영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몸의 부위들이 정면으로 드러나 있다. 옆모습, 앞모습, 뒷모습이 한 몸으로 조합되어 있는 그림처럼. 말이 되지 않지만 말이 되는 모습이다. 수초들. 다리는 벌린 것 같기도 하고, 꾹 다문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토마스는 수면에 손을 담그어 보았다가 찌푸리며 털어냈다. 냄새나고, 다 썩은 듯한 물덩어리일 뿐이다. “디아나.” 그는 죄책감을 털어내듯이 중얼거렸다.
다리가 저렸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버지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허락해주지도 않을 것이다. 그의 여자들을 못마땅해했듯이, 그가 부르고 새겨넣을 모든 이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는 그것들을 창녀 취급을 할 것이다. “디아나.” 그는 중얼거렸다. 그는 결국 글을 쓰며 살게 될 지도 모른다.
하긴 아버지는 그런 신문은 애초에 살펴보질 않는다. 그런 잡지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토마스의 필명을 눈치챌 가능성이라고는 사실 없는 것이다. 굳이 필명을 쓸 이유도 없는지도 모른다. 나중에 혹시라도 유명해지면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게 되고 말 것이다, 그런 경우를 대비한 것은 아니다 - 다만 필명을 하나 갖고 싶었다. 종이 위에만 흘러나오는 새까만 것을 말이다, P로 시작하며 깨끗하게 구부러지는 이름을 상상하자 마음에 들었고, 그래서 써 보냈다,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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