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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영 로보를 위하여

2012.07.27 22:5407.27

로보를 위하여
 


 근지러웠다. 
 겨드랑이부터 스멀스멀 근질거리더니 삽시간에 허리를 타고 발끝까지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겨드랑이에 손을 갖다 댔다가 다칠까봐 손을 내렸다. 어느 새 앞발톱이 단단하게 솟아오르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거울 앞으로 걸어갔다. 가슴이 뽀얗게 융기하고 있었다. 어깨에도 엉덩이에도 수북하게, 눈송이처럼 올라오던 털들은 드디어 얼굴에까지 빼곡하게 올라왔다.
 전신이 새하얀 털로 뒤덮이기까지는 10초 정도 걸린다. 거울 속의 나는 키가 훌쩍 자라 있고, 엉거주춤하게 서 있고, 여기저기에 이상한 뼈들이 툭툭 불거져 나와 있다. 입을 벌렸다. 털 다음으로 격렬한 변화를 보이는 곳은 입이었다. 작은 입 안에는 다 담지도 못할 만큼 커진 치아들이 뾰족하게 반짝거렸다. 손가락을 들어 치아들을 만져 보았다. 심지어 엄니는 손가락만큼 거대했다. 일그러진 얼굴과 튀어나온 무릎 뼈도 쓰다듬어 보았다. 다리는 약간 구부러져서 메피스토펠레스나 판을 연상시키는 모양이 되어 있다.
 곧바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는 커다랗게 변한 혀로 엄니를 한 번 쓸어 넘기고서는 튼튼한 다리로 거실을 향해 달려 나갔다. 텔레비전 옆에 주저앉아서 거침없이 전화기를 들었고, 역시 거침없이 치킨집 전화번호를 눌렀다.
 “후라이드 한 마리, 양념 한 마리 주세요. 콜라 필요 없어요.”
 처음에는 후라이드 반 양념 반이 아니냐고 몇 번씩 다시 물어보더니, 이젠 주소도 물어보지 않는다. 나는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변신하기 직전에 찢어질까봐 급하게 벗어놓은 교복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까먹고 잠들었다가 옷이 갈가리 찢어진 채 발견된 게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교복이 그렇게 찢어졌다가는 다음날 상당히 난감해진다. 밤에만 입는 커다란 트레이닝복을 꺼냈다. 안쪽 여기저기 하얀 털이 붙어 있고, 소매는 여기저기 터져 있다. 옷을 다 입고 나서야 겨우 안도했다.
 베란다에 나가 하늘을 쳐다봤다. 오늘따라 달빛이 눈이 부시게 환했다. 난간을 붙잡다가, 달빛보다 더 하얗게 빛나는 손등을 보고 얼른 손을 뗐다. 이 눈부신 빛깔이 털이 아니라 살갗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엄마가 처음 아빠를 만난 날에도 달빛은 그렇게 환했다고 했다. 환한 달빛이 엄마 목에 겨누어진 칼날에 반사되었고, 엄마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야산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지갑이고 가방이고 가진 건 다 주겠다고 애원했는데도, 남자는 엄마 뒤에 서서 거칠게 욕설을 퍼부으며 올라가기를 재촉했다. 엄마는 늦은 시간에 집까지 주택가도 아닌 길로 걸어가려고 생각했던 자신을 원망했다. 남자가 엄마를 끌고 올라간 야산의 공터에는 다른 남자가 둘이나 더 앉아 있었다. 그때, 산을 흔드는 거 같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붉은 빛을 띠는 털이 달빛에 흔들렸고, 눈이 번뜩였다. 엄마는 늑대의 빛나는 눈동자 앞에서 돌처럼 굳어버렸다. 엄마에게 칼을 들이대고 있던 남자는 늑대 앞에서 맥도 못 추고 오줌을 지렸겠지만, 그런 건 이미 엄마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산 전체가 달빛과 함께 허공으로 떠올랐다. 늑대는 가볍게 한 남자에게 달려들었고, 남자들은 고꾸라지며 발을 헛디디며 혼비백산 산을 내려갔다. 늑대는 엄마에게 돌아와서, 가볍게 엄마의 뺨을 핥았다. 엄마는 늑대의 불타오르는 눈동자 속으로 뛰어들었다. 해가 뜨고 마법처럼 늑대는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뜨는 해를 바라보며 가만히 늑대의 붉은, 아니 검은 머리털을 쓰다듬었다.
 어릴 적에 아빠는 동전으로 변신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어릴 적에는 목욕을 하다가 문득 장난이 치고 싶어지면 둥글게 반짝이는 물건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반짝이는 빛깔이  내 눈동자를 지나서 몸 속 어딘가에 숨어 있는 달의 여신에게 닿으면, 눈부시게 새하얀 털들이 온 몸에서 솟구쳐 올랐다. 하지만 아빠도 나도, 그때 엄마가 봤다는 것처럼 정말 주둥이가 튀어나오고 네 발로 기어 다니는 진짜 늑대가 되지는 않았다. 어릴 적, 나는 진짜 늑대가 되어보고 싶었다.
 “진짜 늑대로 변하려면 사랑을 해야 해.”
 진짜 늑대가 되는 순간은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도 잊어버리고, 달의 목소리도 들린다고 했다. 이 세계 너머에 있는 세계들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인간으로 다시 깨어났을 때는 늑대였을 때의 기억을 까맣게 잊어버리지만, 늑대를 타고 달리는 엄마를 상상하면 아빠는, 아빠의 튼튼한 다리가 다 기억하는 거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아빠는 진짜 늑대로 죽었다. 엄마와 나는 떨고 있었고, 코앞까지 불이 다가왔다. 불보다 더 뜨거운 눈동자로, 붉은 늑대 한 마리가 뛰어들었다. 물에 흠뻑 젖은 털은 몇 걸음씩, 계속해서 길을 냈다. 엄마와 내가 집을 빠져나왔을 때, 붉은 늑대는 까맣게 그을린 털로, 가만히 내 뺨을 핥고는 엄마 발에 기대어서 숨을 거두었다. 진짜 늑대는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엄마는 아빠를 동물병원에 안고 가서 화장했다. 아빠의 뼛가루도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다시 말하자면, 아빠는 아주 멋진 수컷 늑대였다. 그리고 덕분에 날 암컷 늑대로 낳아놓고 떠났다. 손등에 돋은 털을 쓰다듬어보았다. 털은 부드럽게 움직인다. 멋진 수컷 늑대는 엄마를 한 눈에 반하게 할 수 있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 암컷이 털북숭이라는 건 크게 문제가 있다. 그나마 “진짜 늑대”가 되지 않는 게 다행이었다. 엄마는 늘 엄마를 구하기 위해 달려들었던 붉은 늑대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말하면서, 늑대인간이 인간보다 훨씬 진화된 종이라고 말하곤 한다. 진화고 뭐고 나는 앤을 구하는 킹콩보다는 앤이 되고 싶다. 그리고 1930년대부터 2005년까지 모든 킹콩 중, 그 어떤 앤도 털북숭이인 적은 없었다. 물론 밤마다 치킨을 먹어치운 적도 없었지.
 닭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반경 50m 안에 들어온 게 틀림없었다. 나는 떨리는 다리로 소파에서 뛰어내렸다. 닭이었다, 닭이 오고 있었다. 텔레비전 아래의 서랍장을 당기다 한쪽 손잡이를 또 부서뜨렸다. 이따 엄마가 오면 혼나겠지만, 일단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길어진 귀에 마스크를 걸고, 모자를 눌러썼다. 닭이 가까워졌고, 닭들이 바닥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냄새, 닭 냄새가 온 거실에 진동했다. 나는 현관에 앉아 눈을 감았다. 이 정도로 냄새가 짙어졌다면, 아마도 5층, 8층, 10층, 12층, 다리에 힘을 주고 벌떡 일어났다. 닭이었다.
 벨이 울렸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 쉬고 문을 살짝 열었다.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썼다고 해도 털투성이 얼굴을 남에게 공개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배달 소년은 거침없이 바깥쪽에서 문을 잡아당겼다. 나는 당황해서 문을 도로 당기려고 했지만, 문은 활짝 열렸다.
 “주문하신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 양념 치킨 한 마리 왔습니다.”
 문이 열렸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로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닭이 눈앞에 두 마리나 나타났다. 닭을 잡으려는데, 닭 뒤로 어렴풋이 무언가 빛이 보였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빛은 닭을 들고 있는 손, 팔, 어깨, 목을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배달 온 남자애와 눈이 마주쳤다. 둥글고 커다란 눈동자가 달빛처럼 환하게 일렁거렸다. 그는 영수증을 꺼내려다 아이팟을 떨어뜨렸다. 얼떨결에 닭을 건네받았다. 이어폰이 빠진 아이팟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팀파니소리가, 쾅쾅쾅쾅쾅, 트럼펫이 울렸다. 그리고, 트롬본과 트럼펫이 함께, 하모니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요한 슈트라우스였다. 「차라투스트라」……. 그는 아이팟을 주워서 주머니에 넣고는 입을 열었다.
 “3만원입니다.”
 만원권 세 장을 내밀면서, 나는 잠깐 비틀거렸다. 닭 냄새도 나지 않았다. 중력의 법칙이 어긋난 건지, 시신경의 원근감이 어긋난 건지, 후각에 문제가 생긴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현관문이 닫히고 나서도 한참 동안 머릿속에서 차라투스트라가 끽끽대는 원숭이들과 함께 말을 걸어왔다. 
 남자애가 탄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나는 차마 문을 닫지도 못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문이 닫히고 나서, 그가 떠난 복도에 시선을 돌렸다. 아이팟이 떨어지면서 같이 떨어진 걸로 보이는 작은 플라스틱 조각, 명찰이었다. 그의 이름은 김정우, 초록색 명찰 위에는 이름보다 더 작은 글씨로 기계과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근처에 기계과가 있는 공고는 딱 하나뿐이었다. 닭 냄새가 물큰하게 코에 스며들었다. 김정우, 날카로운 송곳니가 닭을 찢었고, 김정우, 나는 정말 오랜만에 눈물이 날 만큼 아빠가 보고 싶었다. 아빠, 나는 오늘 약간 진화한 것 같습니다.
 
 5교시가 끝나자마자 나는 고개를 툭 떨어뜨리고 교무실로 내려갔다. 담임은 교재를 펴놓고 열중해서 읽고 있었다.
 “선생님, 저…… 자꾸 잠이 와서요.”
 담임은 펜을 책상에 소리 나게 내려놓았다.
 “그럼 집에 가야지, 얼른.”
 옆 자리에 앉아 있던 과학 선생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랑이, 아파요?”
 “잠이 온대요.”
 과학 선생님의 얼굴도 삽시간에 어두워졌다.
 변신을 하기 때문에 야자를 할 수 없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미술이나 음악에 재능이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엄마는 무슨 수를 썼는지 병원에서 소견서를 작성해 왔다. 내 병명은 「기면증」이었다. 나는 그렇게 오후 다섯 시가 지나면 종종 픽 쓰러져서 잠들어버리는 기괴한 병을 앓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타인들에게 내 병을 들키는 걸 매우 부끄러워해서, 사람들 앞에서 기면이 찾아올 때면 발작성 우울증 증세도 보인다고 한다. 대체 그 「발작성 우울증」이 무슨 병인지, 실제로 있기는 한 병인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가방을 챙겨서 교실을 나왔다. 몇몇 아이들이 어디 아프냐고 물어왔을 때, 나는 힘없이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고까지는 걸어서 1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 학교 언덕을 달려 내려가는 대신 힘없이 걷기 위해 매우, 매우, 노력해야만 했다. 더 이상 학교가 보이지 않을 곳까지 걸어가서 나는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명찰을 돌려주면서 말을 붙일 수는 있을 것이었다. 그래서 명찰을 받으면 그 다음에는 뭐라고 해야 할까. 닭을 주문하다가 널 만났다고는 말할 자신이 없었다. 그때 분명히 나는 그의 눈을 보았다. 그도 틀림없이 내 털투성이 팔을 보았을 것이다.
 공고 옆 담벼락에 가만히 붙어 서서, 온갖 생각들에 가쁘게 숨을 쉬며 한 시간이 지났다. 하나 둘 씩 공고 학생들이 하교하기 시작했다. 남자애들은 서로에게 발길질을 하기도 하고, 생전 처음 듣는 욕설을 소리 높여 외치기도 하면서 왁자지껄하게 쏟아져 나왔다. 그때 그를 발견했다. 
 그는 친구를 향해 뭐라고 낄낄대면서 하얀색 오토바이 위에 몸을 숙여 엎드렸다. 그리고 힐끗 이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 쪽으로 걸음을 내딛으려고 했지만, 어처구니없게 다리의 힘이 풀려서 휘청거렸다. 오른쪽 다리에 손을 짚었다. 둥근 물체를 본 건 아무 것도 없었는데 가슴 속에서 달의 눈꺼풀이 뜨일락 말락, 깜빡이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다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어쩌면 그가 먼저 날 볼 지도 몰랐다. 오토바이 위에 앉아서 그는 시동을 걸다가, 이쪽을 돌아보고, 왜 공고 앞에 인문계 여학생이 서서 눈을 감고 머뭇거리는지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어쩌면 내가 그랬듯이 지금 이 순간 그의 귓전에 요한슈트라우스가 울릴 지도 모를 일이다. 그가 한 걸음 한 걸음 내게로 다가오는 장면을 떠올리는데, 튜닝한 머플러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나는 살그머니 눈을 떴다. 그가 탄 오토바이가 기괴한 배기음을 내면서 멀어지고 있었다. 다리에 힘이 탁 풀렸다.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집까지 10분 거리인 버스는 하필이면 오늘따라 심하게 막혔고, 이럴 거면 차라리 걸어갈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20분이 지나서야 길이 열렸다. 얼마 가지 않아 찌그러진 철가방과 아스팔트에 흩뿌려진 탕수육 소스가 보였다. 버스는 이제야 시원하게 그 옆을 지나쳐 갔다. 나는 창문을 열었다. 바람이 얼굴로 거세게 불어왔고, 여전히 마음이 갑갑했다. 주머니에서 명찰을 꺼내 보았다. 김정우, 명찰이 없어서 오늘 선생님한테 혼나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여분의 명찰이 많아서 이런 건 필요 없을지도 모르는데. 닭을 시키면 그가 올까…… 생각하다가, 귓불이 후끈해져서 거세게 고개를 흔들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옷을 벗었다. 교복 치마를 벗고, 블라우스를 벗고, 속옷들도 다 벗고 나서 나는 태어난 모습 그대로 책꽂이에 다가섰다. 시튼 동물기는 매우 아껴서 보았는데도 책등이 이제 나달나달하다. 책을 들고 침대에 엎드려서 《늑대왕 로보》를 펼쳤다. 
 블랑카는 발이 몹시 빨라서, 22kg이나 되는 암소 머리를 끌고 가면서도 내 동료와의 거리를 금세 벌려놓았다. 하지만 우리는 바위 지대에서 블랑카를 따라잡았다. ……블랑카는 내가 본 중 가장 아름다운 늑대였다. 털은 흠잡을 데 없이 고왔고 털빛은 거의 흰색에 가까웠다. 고개를 돌리자 화장대 옆의 거울이 눈에 들어왔다. 흠잡을 데 없이 고운 털이 돋아나기 전에도 나는 여전히 하얗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아마 그 하얀 털들이 빽빽하게 돋아나겠지만. 아빠가 이 책을 읽어줄 때면, 나는 내 하얀 털이 블랑카의 털과 같기를 기대했었다. 아름다운 블랑카는 날쌔고 강하지만, 로보보다는 약해서 결국 로보의 발목을 붙잡는다.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암컷들은 사실 결정적으로 연약한 순간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었다. 나는 나보다 훨씬 강한 그 로보와 사랑에 빠지게 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문득, 이상한 느낌에 혀로 송곳니를 쓸어내렸다. 어느새 커다랗고 날카로운 송곳니가 단단하게 잇몸을 떠받치고 있었다. 닭이 그리운 건지, 로보가 그리운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여느 때처럼 닭을 시키고 이번에는 미리 3만원을 꺼내 손에 쥐었다. 닭 냄새는 아파트 단지에 들어설 때부터 어렴풋이 맡을 수 있었다. 닭이든 토끼든 인간이든, 맛있는 냄새가 가까워질수록 발끝부터 오스스 소름이 돋는 건, 모든 늑대의 본능이다. 어릴 때는 이빨을 드러내고 닭 봉지에 매달려서 배달원을 상처 입힌 적도 있었다. 엄마는 몇 번씩 고개를 숙여가며 배달원에게 사과했고, 배달원은 할퀸 자국을 쓰다듬으며 연신 “장애가 있는 애를 키우시려면 얼마나 힘드시겠느냐”는 말만 반복했다. 나는 닭 앞에서 차분할 자신이 없었다. 그가 올지조차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나는 그에게 이빨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았고, 침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더욱 싫었다. 어쩌면 사람을 좋아한다는 거 자체가 문제일지도 몰랐다. 나는 강하고 날쌘 로보를 만나야 했다. 닭 냄새로 그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3만원을 현관문에 내려놓고 집 문을 살짝 열어두었다. 명찰을 3만원 옆에 내려놓을 생각이었는데, 막상 명찰을 꺼내서 내려놓으려니 손이 떨렸다. 나는 다시 명찰을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닭 냄새와 그의 냄새가 섞여서 났다. 분명히 그였다. 웬만해서는 닭 냄새에 다른 냄새는 제대로 맡지도 못할 텐데, 그렇다고 해서 그의 향취가 유독 강한 편인 것도 아니었는데.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서 일하지 말랬는데. 어? 내가 거기서 일하지 말랬다고. 지금 일하는 데가 좋은 건 아니지. 근데 그 짱깨는 좆만한 가게에서 거기가 도미노 피잔 줄 안다고. 어디든 30분 만에 배달하래. 개새끼가, 그 자식은 존나 열심히 하잖아. 30분 만에 배달하라고 하면 씹창날 줄 알았다고. 말을 하면 들어 처먹어야지, 새끼가 귀에 좆을 박았나.”
 내일 얘기하자, 나 지금 일해야 돼, 라고 내뱉고 그는 전화를 끊은 듯 했다. 그는 저번처럼 또 문을 훅 잡아당겼고, 나는 현관 옆에 몸을 숨겼다.
 “거기 돈 놔뒀으니까, 가져가시면 돼요. 닭은 현관에 두고 가세요.”
 그가 닭을 내려놓는 동안, 나는 현관문의 거울을 훔쳐보았다. 거울에 비친 그의 눈에서 가느다란 눈물이 떨어졌다. 눈물이 닭 봉지 위에 떨어질 때까지, 심장이 세 번 정도 뛰었다. 나는 그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갈 때까지 등을 돌리고 앉아 있었다. 심장이 백팔십 번, 삼백육십 번, 끊임없이 뛰었다. 심장이 뛰는 속도와 관계없이 닭 냄새가 집 안에 퍼지기 시작했다. 나는 닭을 물어뜯으면서 계속해서 심장박동을 세었다. 너무 세게 뛰어서인지, 가슴 아래가 묵직하게 아팠다. 나는 멍하니 꼬리를 움직이다가 벌떡 일어났다. 꼬리라니. 나는 손을 뻗어서 꼬리를 쓰다듬었다. 가느다랗지만, 분명히 꼬리가 자라나 있었다.
 해가 뜨자, 꼬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평생을 꼬리가 없었는데도 꼬리가 달리자마자 나는 아무렇지 않게 꼬리로 감정표현을 했다. 꼬리가 다시 자라지 않을까 화장실에서 유심히 엉덩이를 지켜보기도 하고 전등을 바라보면서 변신하려고 시도도 해 봤지만, 꼬리는 전혀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느 새 지각이었다. 
 등굣길에 이상한 운구행렬과 맞닥뜨렸다. 차가 들어올 수 없는 좁은 길을 관 하나가 지나가고 있었고, 관 앞에서 사진을 들고 있는 건 허리가 약간 굽은 할아버지였다. 관 뒤를 똑같이 바지통이 좁은 공고생들이 훌쩍거리며 따라가고 있었다. 앞 쪽에서 관을 들고 있는 달처럼 하얀 얼굴에 눈이 꽂혔다. 나는 주머니 안에 손을 넣어서 명찰을 꼭 쥐었다.
 나는 김정우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학교를 향해 걸음을 다시 옮겼다. 다섯 걸음을 걷는 시간이 백 년 같았다. 귓속에 날카롭게 그의 목소리가 내리꽂혔다. 
 “이 새끼에요, 이 새끼가 권이 죽인 거라고. 내가 일할 때도 맨날 빨리 갖다 주라고, 지랄했던 새끼라고.”
 고개를 돌리자, 그는 관을 바닥에 내려놓고서 거칠게 소리치고 있었다. 그의 앞에 그에게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옹송그린 어깨가 있었다. 고개를 조금 기울였다. 후줄근한 회색 티셔츠가 남자를 더 작아보이게 했다. 남자는 연신 땀과 눈물을 함께 닦아내며 불쌍한 표정으로 김정우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형이 여길 왜 와? 꺼져.”
 거칠게 그가 양손으로 남자를 밀치자, 남자는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남자는 바닥을 내려다보다가 주춤거리며 고개를 들었고 매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권이가 일하는 동안 계속 같이 살았어. 집을 나와서, 어떻게 좀 해달라기에……. 권이가…….”
 남자는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사진을 들고 있던 노인이 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내 죄요, 내가 죽인 거요. 그때 나가버리라고만 안 했으면, 그리 되지는 않았을 텐데.”
 그는 노인의 눈물과는 상관없이 계속 남자를 떠밀었다. 남자는 그에게 어깨를 흔들리면서도 관 앞을 떠나지 않으려고 했다. 갑자기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려서, 휴대폰을 꺼내다가 명찰이 바닥에 떨어졌다. 나는 허겁지겁 명찰을 줍고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대체 어디냐며, 이러다 1교시 시작하겠으니 얼른 오라는 짝의 문자였다. 나는 신발끈을 다시 묶고 줄을 맞춰 선 공고생들을 지나쳐 달렸다. 동네 어딘가의 오토바이 위에서 한 번쯤은 모두 만난 적이 있음직한 표정들이 휙휙 스쳐지나갔다.
 겨우 1교시 시작 전에 자리에 앉았다. 짝이 등짝을 후려쳤고, 나는 손을 들어 웃어보이고서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다.
 「엄마, 오늘 몇 시에 와?」
 「밤에」
 「조금 일찍 오면 안돼? 그리고 오는 길에 생닭 하나 사오면 안 돼?」
 「오늘 바빠. 시켜먹지 뭔 생닭?」
 짧은 문장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엄마에게 미안해졌다. 늑대로 변신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귀찮은 딸년이 이젠 닭까지 사오라고 하다니. 야생성이 넘쳐흘러서 생닭 아니면 못 먹는 종류의 늑대인간도 아닌 주제에. 그의 하얀 얼굴이 떠올랐다가, 그 작고 예쁜 머리통이 깨져서 도로 위에 그의 뇌수가 흩어지는 장면이 떠올랐다. 나는 수업 시간 내내 불안하게 다리를 떨어댔다.
 그날 밤에는 전화를 받은 가게 주인에게 몇 번씩 부탁을 했다. 천천히 와도 돼요, 천천히 오라고 해 주세요. 아뇨, 도착해야 되는 시간이 있는 건 아니고 급하게 오실 필요가 없다고요. 네, 괜찮아요. 닭 다 식어도 되니까, 천천히, 천천히 오라고 해 주세요. 가게 주인은 의아한 목소리로 아무튼 알겠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한 건 아무 것도 없는데도, 나는 괜히 마음이 놓였다. 나는 소파에 누워서 빙그레 웃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보드라운 감촉에 놀라서 앞발을 내려다보았다. 멍하니 소파를 긁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가죽 소파가 완전히 찢어져서 속을 드러내고 있었다. 또 엄마한테 혼날 일만 남았다. 우울해져서 뾰족한 발톱을 있는 힘껏 쥐었다. 밤의 나는 아주 힘이 세지만, 내 발톱은 그 힘을 견뎌낼 정도로는 강한 모양인지, 미세하게 금이 가는 것 정도가 한계인 것 같았다. 집안은 온통 상처투성이다. 부러진 손잡이도 한두 개가 아니며, 장식장은 한 쪽이 아예 우그러져 있다. 어쩌면 배달을 하다가 그가 혹시라도 위험에 처한다면 그를 향해 돌진하는 중형차 정도는 한 손으로 번쩍 들어서 날려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날따라 헬멧을 가지고 오지 않은 그가 급하게 차들 사이를 가로지르며 커브를 돌았을 때, 맹렬한 속도로 달려오는 까만 소나타 한 대. 늑대의 다리로 달려서 그의 앞을 막아선 나는 달려오는 소나타를 보닛부터 번쩍 들어올리고, 그는 내게 고맙다고 말하며…… 나는 잠깐 미소를 짓다가, 다시 침울해졌다. 한 손으로 자동차를 번쩍 드는 여자애를 좋아할 남자애가 어디 흔할까. 마음이 우울해지자 정말로 생닭이 먹고 싶어졌다. 그냥 허옇기만 한 녀석 말고, 피가 아직 남아서 꼬꼬꼬 노래를 부르는 생닭으로.
 현관 거울 앞에 서서 모자와 마스크를 썼다. 모자를 벗었다. 캡 모자를 벗고 사파리 모자를 썼다가, 집 안에서 이런 걸 쓰고 있는 꼴이 우스워 보일 것 같아서 다시 벗었다. 여름이니 밀짚모자를 써볼까 했다가, 이것도 우스워 보여서 다시 벗었다. 생각해보니 집 안에서 모자를 쓰고 있다는 상황 자체가 어차피 우스운 거라, 그냥 캡 모자를 다시 눌러썼다. 아무리 그래도 마스크는 연쇄 살인범처럼 보일 것만 같았다. 마스크를 벗자 볼에 수북하게 하얀 털들이 드러났다. 나는 처음으로 털을 깎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멀리서 흐릿한 닭 냄새가 났다.
 허둥지둥 부엌에서 가위를 가져와서 주둥이 근처의 털을 잘라냈다. 발톱에 가위가 걸려서 제대로 자르기가 힘들었다. 닭 냄새가 점점 짙어졌다. 왜 진작 털을 잘라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튀어나온 이빨은 어쩔 수 없지만, 털만 잘라도 아주 흉측하게 보이지는 않을지도 모르는데. 한참 털을 자르는데 열중하고 있자니 어느 새 그는 이 아파트 근처까지 다가와 있었다. 아까 꺼내놓았던 면도기로 볼을 슥 밀었다. 피부가 드러났다. 털이 아닌 말랑말랑한 살갗이었다. 나는 신이 나서 한참 동안 면도를 했다. 순간, 익숙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의 냄새가 난다고 인지하는 순간, 또 다시 어처구니없는 속도로 가슴이 뛰었다. 심장이 바들바들 떠는 것과 동시에 털들은 쑤욱, 다시 수북하게 자라났다. 내가 당혹스러워서 얼굴을 손으로 감싸는 순간, 그가 벌컥 현관문을 열어젖혔다. 
 그의 눈을 본 순간 뒷걸음질을 쳤다. 그리고 뒷걸음질을 치자마자 깨달았다. 내가 그가 보기에는 거의 짐승에 가까운 엄청난 속도로 움직였다는 사실을. 나는 서둘러 얼굴로 앞발을 가져갔다. 다행히 그 경황 중에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이성은 발동한 모양이었다. 나는 천천히 일어나서 주춤주춤 그에게 3만원을 건넸다. 그는 멍하니 3만원을 받았고, 나는 닭 봉지를 거의 뺏다시피 낚아챈 후에 서둘러 현관문을 닫았다.
 문을 잠그고 나서 마스크를 끌러보았다. 심지어는 주둥이가 어제보다 더 튀어나온 것처럼 보였다. 나는 흐느끼면서 닭 봉지를 열었다. 오늘따라 울음소리도 늑대소리처럼 들렸다. 그가 이 털북숭이 얼굴을 봤을까. 제발, 못 봤어야 하는데. 초등학교 때 털보라고 놀리던 남자애들이 떠올라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지금도 나는 틀림없이 털보였다. 양념이 하얀 털에 계속 묻었다.
 이번 토요일에는 엄마도 오전 근무가 없는 모양이었다. 엄마는 아침 열시가 넘도록 늘어지게 자다가, 밥하기 귀찮으니 나가서 빵 좀 사오라며 지갑을 떠넘겼다. 엄마는 어제 바쁘다면서도 새벽에 생닭을 사들고 집에 들어왔다. 나는 귀찮다고 입술을 비죽이면서도 지갑을 들고 빵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빵집 앞에는 온갖 색깔과 디자인의 오토바이들이 늘어서 있었다. 낯익은 오토바이가 있었다. 그의 학교 앞에서 그가 몸을 낮춰서 올라타던 시트였다. 손잡이가 높지 않은 하얀색 바이크. 아마도 저기에 닭을 올려놓고 다닐 거라고 생각했던 노끈으로 칭칭 묶인 아래 쪽 빈 공간. 바이크의 주인들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빵집 옆 중국집 앞에 모여 있었다.
 무리의 맨 앞에 서 있는 하얀 얼굴은 그였다. 옆에 서 있는 삐죽머리에게 무언가 속삭이더니 그는 가게를 향해 돌을 던졌다. 처음 날아든 돌이 중국집 창문을 깨부수자 소년들은 저마다 무언가 소리치며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돌 뿐만 아니라 페트병도 날아들었고, 소주병도 날아들었다. 거친 욕설들이 창문 깨지는 소리에 섞여 들렸다. 창문에 이어서 꽤 두꺼워보이던 유리문도 깨졌다. 유리문이 부서지자 그들은 소리 높여 환호했다. 구경꾼들이 하나둘 씩 늘어났다. 저걸 어쩌느냐고 낮은 소리로 사람들은 혀를 찼지만, 아무도 그 상황에 뛰어들지는 않았다. 동네 노인들이 미친놈들이라고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유리문을 깨부수고 나서 그는 옆에 놓아두었던 각목을 집어 들었다.
 “씨빨, 작살내자.”
 그는 가게로 돌진해서 들어가려는 듯이 한 발을 내딛다가 멈칫거리며 그 자리에 멈춰섰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크게 술렁거렸다. 누군가 가게 안에서 어깨에 힘이 쭉 빠진 채 걸어 나오고 있었다. 아까 소년들이 던지던 돌을 맞았는지 이마에 피가 흘렀다. 관 앞을 가로막던 그 남자였다.
 “정우야.”
 각목을 들고 그는 한참동안 남자를 앞에 두고 서 있었다. 남자는 슬픈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 결국 그는 각목을 남자 앞에 집어던지고 바닥에 침을 뱉었다. 그리고 그는 몸을 돌려서 걷기 시작했다.
 그가 무표정으로 이쪽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왔다. 숨이 차올랐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김정우의 눈 속에 달이 보였고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엉덩이께에서 꼬리뼈가 꿈틀대려는 게 느껴졌다. 나는 전봇대를 붙들고 그에게서, 그의 눈 속에 있는 달에게서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했다. 그는 고개 숙이고 있는 나를 힐끗 보더니, 바이크 위에 올라탔다. 그가 멀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내 손을 내려다보았다. 흰 털이 어스름하게 비치려다가 다시 살밑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가 탄 바이크가 한참을 멀어지고 나자, 남자는 그제야 어깨를 폈다.
 “이 깡패새끼들이, 내 가게 물어 내.”
 남자의 태도 변화에 소년들은 다시 웅성거렸다. 잡아서 족치자는 목소리가 중간중간 튀어나왔다. 남자는 피가 흐르는 이마를 누르면서 소년들 앞에 섰다.
 “안에서 돌 던지는 사진도 다 찍었고, 112에 신고도 했으니까, 늬들 잡는 건 일도 아니야.”
 삐죽머리가 남자의 멱살을 잡았다.
 “이 살인마 씨발년이, 오늘 진짜 뒈지고 싶냐?”
 남자는 차분하게 말을 되받았다.
 “서북공고 2학년 기계과 조성민. 김정우랑 같이 소년원 한 번 가보고 싶나보지?”
 아무도 나를 보고 있지 않았는데,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 누군가 다가와서 김정우를 아느냐고 물어올 것만 같아, 나는 잰 걸음으로 빵집에 들어가서 아무 빵이나 집어 들고 바깥을 바라봤다. 소요를 구경하던 빵집 주인이 가게에 손님이 들어온 걸 보고서는 서둘러 가게로 돌아왔다. 우물쭈물 소년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요란한 바이크 소리가 한참 동안 울렸다. 나는 집어든 빵을 계산대 위에 올렸다.
 “2900원이에요.”
 내가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동안에도 빵집 주인은 계속 조잘거렸다.
 “진짜 저 공고 좀 없어졌으면 좋겠어. 쟤네들 때문에 무서워서 어딜 나다닐 수가 없다니까요. 중국집 아저씨는 저게 무슨 날벼락이래. 하여간에 나쁜 놈들이에요.”
 빵처럼 하얗고 말랑말랑한 손으로 빵집 주인은 내 손에 100원을 쥐어줬다.
 “학생은 어느 학교 다녀요?”
 “서북고요.”
 “좋은 학교 다니네. 공부 열심히 해요.”
 빵집 주인은 사람 좋게 웃어보였다. 나도 쑥스럽게 웃어보였다. 빵집을 나오고 나서 보니 내가 손에 들고 있는 건 밤식빵이였다. 엄마는 우유식빵을 더 좋아하는데.
 어릴 적에는 언제나 별명이 털북숭이였다. 조금이라도 눈물이 날 거 같으면 눈물보다 털이 먼저 돋아났고, 화가 날 거 같아도 털이 먼저 돋아났다. 털이 돋아날 때마다 엄마와 아빠는 내 학교를 옮겼다. 나는 끊임없이 전학을 다녔지만 곧 다시 털보라고 불렸다. 나는 밤식빵을 멍하니 씹다가, 앞에서 똑같은 표정으로 밤식빵을 씹고 있는 엄마에게 말을 걸었다.
 “엄마, 은지 기억해? 최은지.”
 “그게 누구야?”
 오랫동안 친하게 지낸 단짝친구 같은 건 한 번도 없었다. 은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 달 정도 붙어 다녔지만 난 다시 전학을 갔다. 내가 인사를 할 때 은지는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나 상안초등학교에서 전학갈 때, 소문 퍼뜨린 애가 은지였어.”
 “나쁜 계집애네.”
 엄마는 식빵을 우유에 푹 찍었다.
 “아니야. 걔가 나한테…… 손잡고 같이 집에 가자고 해서…… 내가 손을 잡았어.”
 손을 잡는 순간, 기분 좋은 촉감이 손바닥에 스며들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 두근거림조차 기뻐서 은지의 손을 꽉 쥐었다. 은지가 비명을 질렀다. 날카로운 발톱이 은지의 손등을 파고들었고, 내 손은 벌써 하얀 털로 뒤덮여 있었다. 은지가 피가 흐르는 손등을 붙잡고 울었고, 당황한 내가 한 걸음 다가서자 은지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다. 그 이후로 내가 전학갈 때까지 은지는 결코 말을 걸지 않았고, 내 근처로 오지도 않았다. 전학가던 날, 나는 아빠 차 안에서 변신해 버렸다. 나는 울지 않았고 가슴이 뛰지도 않았는데도 어느새 몸이 변해 있었다. 엄마가 여기서 변신하면 어떡하냐고 한 마디 하자, 아빠는 엄마에게 담요를 주며, 덮어씌우고 들어가라고 말했다.
 “이랑이, 눈 좀 봐요. 눈 속에 달이 있을 땐 어쩔 수 없어.”
 나는 집에 돌아가서 침대에 누워서 달이 뜰 때까지 오래도록 잠을 잤다.
 날 놀리던 남자애들을 미워해야 했을까, 은지를 미워해야 했을까, 불량배에게서 엄마를 구한 아빠를 미워해야 했을까, 그 날 괜히 밤늦게 다니다 불량배를 만난 엄마를 미워해야 했을까, 털북숭이 여자애에게 저주를 내린 세상을 미워해야 했을까. 아빠는 살풋 잠이 든 내 머리털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눈 속에 달이 있는 늑대가 진짜 늑대야. 게다가 암컷은 눈 속에 달이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다워. 넌 블랑카보다 더 아름다운 늑대가 될 거야.”
 하지만 그날 밤 꿈에 나는 덫에 걸렸다. 하얀 눈으로 가득한 숲 속에서, 가만히 달을 바라보는 거 외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김정우는 누구에게 화를 내야 하는 것일까, 지금 그 눈을 하고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한참을 말이 없던 엄마는 내 손을 물끄러미 보다가 입을 열었다.
 “식빵 맛없어? 그러게, 웬 밤식빵을 사와서.”
 “그러게, 미안해.”
 엄마는 내 잔에 우유를 가득 따랐다.
 김정우와 그 무리들은 이상한 유인물을 뿌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출근길과 등굣길에 동네 사람들 모두 그 유인물을 하나씩 받았다. 험상궂게 생긴 소년들은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며 꼭 읽어달라고 부탁했다. 철가방과 닭 배달 청년들은 자장면과 닭 봉지 위에 종이를 놓아두고 돌아갔다. 우리 집에 온 닭 봉지 위에도 작은 종이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서북공고 학생들은 오토바이를 함부러 운전하지 않습니다. 며칠 전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한 우리 친구 임권은 영화루에서 음식을 빨리 배달하라고 해서 함부러 운전한 것입니다. 영화루말고도 많은 음식점들이 우리들에게 음식을 빨리 배달하라고 말합니다. 삼미아파트 옆에 있는 피자집에서는 아예 20분안에 배달하겠다고 써있어서 우리는 아주 함부러 운전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면 서북공고 학생들은 자꾸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서북공고 학생들은 토요일 저녁 다섯시에 신보마트 앞에서 오토바이 시위를 할것입니다.>
 토요일 저녁 다섯 시. 그가 닭을 내게 배달하러 오는 건 하루에 단 몇 분뿐이다. 닭을 배달하러 오지 않을 때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나는 매우 알고 싶었다. 그 자리에 수많은 바이크 주인들을 끌고 온 그의 표정을 읽고 싶었다. 진정한 늑대는 눈 속에 달이 있다. 그런 늑대만이 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로보는 무리들보다 앞장서서 위험한 곳들을 헤매어서 먹이를 찾아냈고, 먹이를 찾아내면 큰 소리로 동료들을 불렀다. 블랑카를 찾으려다가 인간들에게 잡힐지언정 늑대왕은 결코 혼자 살아남으려고 하지 않았다.
 늑대왕이라니. 나는 더 굵어진 꼬리를 흔들며 크게 웃었다.
 토요일 저녁, 신보마트 앞에는 서북공고 학생들만 모인 것 같지 않았다. 하필이면 그날은 한일친선 축구가 있는 날이었고, 서북공고 불량학생들 없이는 어느 닭집도 닭을 배달할 수 없었기에 아저씨들은 일곱 시에 시작할 축구를 볼 자리를 맡으려고 신보마트 맞은편 편의점 앞 TV로 몰려들었다. 편의점 주인은 신이 나서 파라솔을 잔뜩 내놓았다. 도로에는 축구보다 더 신명나는 구경거리가 펼쳐져 있었다.
 색색깔의 오토바이들 위에 동네 불량배들이 전부 모여 도로 위에 진을 치고 있었다. 사람들은 텔레비전을 보는 척하면서 도로를 힐끔거리기도 했고 도로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혀를 차기도 했다. 나는 망설이며 가로수 옆에 가만히 서서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여섯 시가 되면 해가 지기 시작할 터였다. 다섯 시 반이었고, 30분 안에 그가 이 시위를 끝내고 돌아갈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계속 주머니 속의 명찰을 만지작거렸다. 바이크 앞에 걸어놓은 비뚤비뚤한 글씨들이 눈에 들어왔다. 
 「20분 안에 니가 배달해봐라」「권아 우리가 있다」「영화루 사장 새끼 죽여 버려」「서북공고 전기과 짱」
 무리의 맨 앞에 그가 보였다. 그가 손을 높이 들자, 하얀 오토바이는 살짝 흔들리는가 싶더니 표범이 울부짖는 거 같은 요란스러운 배기음을 냈다. 기다렸다는 듯이 도로에 깔린 바이크들이 다 함께 울부짖기 시작했다. 구경나온 동네 주민들이 귀를 틀어막았다. 에라이, 이 깡패새끼들아, 벌써부터 맥주에 취해 욕을 하는 아저씨 목소리도 묻혔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선량한 주민들의 좋은 친구, 경찰들이 나타났다. 커다란 버스가 도로 양쪽에 세워졌고, 까만 옷을 입은 늠름한 경찰들이 무법천지의 불량배들 앞을 가로막았다. 바이크들은 이제야 놀 물을 만났다는 듯이 신명나게 울부짖었다. 짭새는 꺼지라고 괴성을 지르는 소년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경찰차에서 고운 여자 목소리로 방송이 흘러나왔다.
 “서북공고 학생 여러분은 지금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있습니다. 어서 해산하고 부모님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방송을 듣던 김정우는 경찰차를 손가락질하며 낄낄거렸다.
 “맨날 빨리 달리면 잡아 족치겠다고 쫓아오더니, 이제는 집에 가라는데?”
 사방에서 머플러 소리가 더 요란하게 울렸다.
 “너희 같은 새끼들이 쫓아오니까 권이 같은 놈들은 더 빨리 달리려다 뒈지는 거야, 개자식들아!”
 “서북공고 학생 여러분은 지금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있습니다. 어서 해산하고 부모님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무리 가운데쯤의 누군가가 키티 모양의 작은 스피커를 꺼내들었다.
 “지금 씨부리는 개년은 아구창 터지기 전에 닥치고 부모님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도로 안쪽에서는 왁자하게 웃음이 터졌고, 도로 바깥쪽에서는 한숨이 터졌다. 아주머니들이 혀를 찼고, 새댁들이 끔찍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고, 술에 취한 아저씨의 버르장머리 없는 놈들을 다 혼내줘야 한다는 고성은 더 높아졌다. 경찰차에서 나오는 방송은 조금 거친 남자 목소리로 바뀌었다.
 “지금 경고방송 몇 번씩 했다. 서북공고, 집에 안 가면 진압하겠습니다.”
 방송이 나오자마자 방패를 든 전경들이 줄을 맞추어서 몇 걸음 앞으로 다가섰다. 전경들을 바라보는 김정우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김정우 뿐만 아니라, 수많은 바이크들이 붉게 반짝이고 있었다. 전경들의 방패도 파도처럼 반짝였다. 하늘 가득히 노을이 지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어느 새 여섯 시가 지나있었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위풍당당한 바이크들 앞에서 경찰들은 주춤거리면서, 하지만 일사불란하게 앞으로 걸어나갔다. 안경을 낀 전경 한 명이 손잡이가 높은 바이크 앞에서 천천히 방패를 들어올려서 앞쪽을 찍어 내렸다. 유리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더 이상은 무리였다. 나는 근처 상가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등 뒤에서 거칠게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누가 이기나 해 보자고?”
 내가 고개를 돌렸을 때, 김정우는 바이크의 핸들을 돌리고 있었다. 곧 달이 떠오를 시간이었다. 현명한 늑대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조심성 없이 앞서나가면 반드시 덫에 걸리게 되어 있다. 조심성 없는 블랑카를 위해 로보는 오래도록 산을 헤맸다. 빠른 속도로 해가 떨어졌다. 나는 상가 뒤쪽 후미진 담벼락에 몸을 붙였다. 어깨뼈가 솟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킹콩이 앤을 구한다면, 로보가 위험에 처했을 때 구해주는 누군가도 있어야 할지 모른다고, 잠깐 생각했다. 또 전학을 가게 되면 그를 만날 일은 더 줄어들 수도 있을까. 하얀 꼬리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겁이 덜컥 났다. 이 변신은 평소와는 분명 달랐다. 나는 손으로 주둥이를 만져보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 앞발은 벌써 내 몸무게를 지탱하고 있었고, 나는 바닥에 엎드린 자세였다. 옷 솔기들이 뜯어져 나갔다.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커진 나는, 커다란 꼬리를 한 번 휘둘렀다. 달이 뜨고 있었다. 귓속에 달빛이 꽉 차올랐다. 나는 도로로 시선을 옮겼다. 세상의 감각이 완전하게 달라져 있었다.
 김정우를 시작으로 수십 개의 바이크들이 전경들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나는 큰 소리로 한 번 울고 나서 힘차게 발을 내딛었다. 내 울음소리는 방송 소리보다, 머플러의 굉음보다 더 컸고,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눈을 뜬 곳은 습기 차고 어두운 방 안이었다. 걸치고 있는 옷이 아무 것도 없다는 걸 깨닫자마자 벌떡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더러운 매트리스와 방 여기저기에 흩어진 옷가지들, 씻지 않은 그릇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 방이 어딘지도 알 수 없었지만, 고개를 약간 돌리자 휴대폰과 지갑이 김정우의 명찰과 함께 옆에 잘 모셔져 있었다. 엄마에게 온 문자는 40개가 넘었다.
 「어디니」
 「빨리 연락 좀」
 「너 어디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경찰들이랑 학생들이랑 다 같이 와서 병원이 미어터지고 있어 왜 이런 거니」
 「오토바이들도 다 부쉈다며」
 「네 교복 찢어진 거 신고 됐더라 사람들이 너 늑대한테 물려죽은 거 아니냐고 물어 보잖아 대체 어디야」
 「문자 보자마자 연락해」
 「이랑아 엄마 화 안 났어 빨리 연락이나 해 제발」
 「사살하려고 수색 중이래 늑대인 상태로 나오지 마 절대로 그리고 연락해라 엄마가 이랑이 사랑하는 거 알지」
 반 친구들에게 온 문자도 있었다.
 「이랑아.......괜찮아???」
 「늑대 나타났다는데 정말이야?? 네 찢어진 교복 발견되었다고 뉴스에 나왔던데... 괜찮은 거지?ㅠ」
 어쨌든 엄마에게는 어서 연락을 해 주어야 했다. 배터리는 간당간당, 6%가 남아 있었다.
 「엄마, 나 여기가 어딘지 잘 모르겠는데 휴대폰도 있고 지갑도 있으니까 어떻게든 집에 찾아갈게. 걱정하지 마. 자세한 이야기는 이따 집에서 해.」
 더듬더듬 벽에 손을 짚어서 형광등 스위치를 켜자, 입으라는 듯이 옷걸이에 걸어서 문고리에 걸어둔 옷이 있었다. 한쪽 어깨만 끈이 걸려 있는 샛노란 원피스였다. 몸에 너무 끼어서 지퍼를 올리는 데에도 한참을 낑낑댔다. 어깨 끈에 달려 있는 싸구려 같은 레이스가 기분 나쁘게 간지러웠다. 대체 누가 여기다 데려다 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사람이 돌아오지 않았을 때 빨리 빠져나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보였다. 휴대폰과 지갑을 챙기고, 3초 정도 망설이다가 김정우의 명찰도 집어 들었다. 내 신발은 보이지 않아서, 그냥 현관에 있는 샌들을 발에 꿰었다. 여기가 어디든 집으로 가야 했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이 후줄근한 다세대 주택 대문 앞에서 누군가 주저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고개를 들자 익숙한 동네 상가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상가 뒤편으로는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집은 여기서 20분 정도 거리였다. 이 옷을 입고 집까지 걸어가는 동안 제발 아는 사람을 만나지 않기를. 종종걸음으로 대문 계단을 내려가다 샌들의 굽에 휘청거렸다. 그때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입을 열었다.
 “깼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그가 날 치어다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긁힌 자국이 하나 생겨 있었고, 다리에는 커다란 멍이 보였다. 나는 돌처럼 굳은 표정으로 그를 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집, 집으로 어서 가야 했다. 걸음을 재촉하려는데 계속 다리가 휘청거렸다. 이건 위험했다. 여기서 또 변신했다가는 사살 당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바닥을 바라보며 열심히 걷는데, 김정우가 다시 말을 건넸다.
 “야, 1502호.”
 다리에 힘이 풀렸다.
 “태워다 줄게.”
 그의 하얀 바이크는 그 난리통에도 건재했다. 그는 내게 헬멧을 건넸고, 나는 헬멧을 받아썼다. 바이크가 출발하고, 바람이 불자 땀냄새가 담배냄새와 함께 실려 왔다. 나는 그의 허리를 힘껏 붙잡았다. 얼마 달리지 않아 아파트 단지가 나타났다. 오른손에 힘을 꽉 주자, 휴대폰 안쪽에 같이 쥐고 있던 그의 명찰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오늘은 반드시 돌려주면서 말을 걸어야 했다. 건넬 말을 열심히 고민하는데, 순간, 그의 바이크가 늑대 같은 속도로 하늘을 가로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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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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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그네 12.07.28 20:18 댓글 수정 삭제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었는데.... 이게 결말인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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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윈 12.07.29 11:27 댓글 수정 삭제
    네…… 결말이 허전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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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그네 12.07.29 14:32 댓글 수정 삭제
    아니에요 잘 봤습니다. 늑대인간이라는 소재는 많이 보았지만 이걸 신선하게 다루신 점이 좋았고, 주인공의 과거 배경과 막 첫사랑에 빠지게 된 점에서 미루어볼때 앞으로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어 분량이 조금 더 길어 독자가 뚜렷한 결말을 볼 수 있었다면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여운을 남기는 결말도 나쁘진 않은 것 같습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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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윈 12.07.30 21:20 댓글 수정 삭제
    긴장했어요… 저한테는 '첫사랑'의 이미지가 그 이상 말하기 힘든 이미지인가 봅니다. 좋은 평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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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엉엉엉. 늑대 너무 멋져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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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하고 끝나는 결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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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z you are my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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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망니 12.08.05 00:45 댓글 수정 삭제
    전, 정말이지 맘에 쏙 드는 결말이네요. 이번에도 역시 너무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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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윈 12.08.13 23:08 댓글 수정 삭제
    @고양이기지개 저도 늑대가 되고 싶어요! …그 그런데 주인공들, 제 머릿속에선 안 죽었습니…

    @도망니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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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jade 12.09.14 13:27 댓글 수정 삭제
    재밌습니다. 성문너머코끼리 이후에 보는 작품인데, 재밌어요!
    특히나 초반의 도입느낌과, 결말이 완벽하게 제 맘에 쏙 들었네요.
    앞으로 좋은글들 많이 부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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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 12.09.17 14:51 댓글 수정 삭제
    우와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어찌나 가슴이 간질간질 하던지...코멘트 다는 지금도 막 두근거리네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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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윈 12.09.25 16:51 댓글 수정 삭제
    @Redjade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리 이런 반응이라니, 청춘 로맨스물을 쓴 보람이 있네요;ㅅ;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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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왕 최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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